전문성의 발달

 

인지 심리학과 그 응용 : John R. Anderson 저서, 이영애 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0  (원서 :  Cognitive Psychology and Its Implication (4th ed), 1995), Page 279~309

 

1. 기술 획득의 일반 특징

     (1) 기술 획득의 세 단계

     (2) 학습의 멱법칙

2. 전문성의 성질

     (1) 절차화

     (2) 책략 학습

     (3) 방략 학습

     (4) 문제 표상

     (5) 패턴 학습과 기억

     (6) 장기 기억과 전문성

3. 기술의 전이

     (1) 동일 요소설

4. 교육적 함의

     (1) 지능적 개인 교수 체계

5. 일러두기와 읽을 거리

 

우리는 도처에서 새 문제에 부딪치는 것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당히 낯익은 영역인 말하기, 운전하기, 합산하기 등등에서 대체로 목표를 달성한다. 여기서 우리의 행동은 매우 자동적이어서 우리가 문제를 풀고 있음을 거의 깨닫기 어렵다. 그러나 낯선 언어로 소통하려는 사람, 처음 운전대를 잡은 사람, 또는 덧셈을 배우는 아이를 보면, 이 일들이 이들 초보자에게는 매우 어렵고 신기한 새로운 문제 영역임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끊임없는 연습을 거쳐 이 영역들에서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된다. 방금 언급된 기술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가 된다. 소수의 사람들만이 전문가가 되는 기술로는 장기 두기, 과학 연구, 주요 경기에서 안타를 때리기 등등이 있다. 그렇지만, 이 특정 영역의 전문성 발달은 일반 영역의 전문성 발달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카네기 멜런대학교에 재직했던 체이스 (William G. Chase, 작고) 는 전문성 (expertise) 을 연구한 전문가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문성의 성격과 그 발달에 관해 많은 것을 요약해 주는 두 가지 좌우명을 간직하고 있었다 :

첫 번째 좌우명은 그 누구도 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전문성을 발달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헤이스 (John R. Hayes) 는 카네기 멜런대학교의 또 다른 교수로서 음악으로부터 과학 그리고 장기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천재들을 연구한 결과, 적어도 10 년의 연습이 없이는 그 누구도 천재의 수준에 도달할 수 없음을 발견하였다. 체이스의 두 번째 좌우명은 초보자들과 전문가들 간의 차이는 문제가 어려워질수록 커진다는 사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서양 장기에서 말을 이동하기까지 시간이 무제한 주어지면, 지는 한이 있더라도 대가와 맞서서 감히 장기를 두려는 엉뚱한 장기꾼들이 많다. 그러나 한 번 이동하는 데 5 초의 여유만 주고 번개처럼 빨리 장기를 두도록 하면, 이들은 당황해서 지고 만다.

8 장은 낯선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지배하는 원리들을 개관했다. 이 연구는 문제 해결에서 전문성의 발달을 분석하는 틀을 마련했다. 전문성 연구는 인지 과학에서 새롭게 대두한 중요한 연구이다. 전문성 연구는 수학, 과학 및 공학과 같은 영역의 전문 교육이나 기술 교육에 갖는 함의 때문에 특히 기대되는 분야이다.

이 장은 기술 (skill) 이 전문 수준으로 발달하는 과정의 일반적 특징부터 알아본다. 그 다음, 전문성 발달의 기초가 되는 요인들은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기술이 한 전문성 영역으로부터 다른 영역으로 어떻게 전이되는지 그 어려운 문제를 알아본 후, 이 연구가 여러 영역의 고급 기술 훈련에 갖는 함의를 논의하려고 한다.
 

    피나는 노력을 통하여, 사람들을 당면한 문제를 푸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고급의 전문성을 발달시킨다.

1. 기술 획득의 일반 특징

(1) 기술 획득의 세 단계

기술의 발달을 보통 세 단계로 구분하다 (Anderson, 1983 ; Fitts & Posner, 1967). 피츠와 포스너는 첫 단계를 인지 단계 (cognitive stage) 라고 부른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기술의 서술적 약호화 (8 장 처음에 나온 서술 표상과 절차 표상 간의 차이를 보라), 즉 그 기술에 적합한 일련의 사실들을 기억하려 한다. 학습자들은 어떤 기술을 처음 수행할 때 이 사실들을 암송한다. 예를 들면, 필자가 표준 변속 장치의 자동차로 변속 방법을 처음 배울 때, 변속 장치의 위치 (예 : '상ㆍ좌측') 와 클러치를 잡고 변속 레버를 움직이는 정확한 순서를 암기했다. 그리고 필자는 기술 수행시에 이 정보를 암송했다.

변속 장치의 위치와 기능에 관해 학습한 정보는 자동차 운전을 위한 일련의 문제 해결 조작자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후진시키려면, 변속 장치를 상ㆍ좌측으로 이동하는 조작자를 쓰면 가능했다. 다음 단계에서 할 일을 명백히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필자의 운전 솜씨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필자의 지식은 여전히 서술 형태였기 때문에 그 지식을 쓰는 속도가 느렸다. 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특정 사실들을 인출해야 했고 또 그들을 해석해야 했다. 그 지식들은 절차 지식 형태로 되어 있지 않았다.

기술 획득의 두 번째 단계는 연합 단계(associative stage) 이다. 두 가지 중요한 일이 이 단계에서 발행한다. 첫째, 처음의 이해 단계에서 있었던 오류가 서서히 탐지되고 제거된다. 그래서, 필자는 엔진을 꺼뜨리지 않기 위하여 가스의 주입과 첫 번째 변속 장치에 놓인 클러치 풀기를 조정하는 방법을 서서히 익혔다. 둘째, 성공적인 수행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 간의 연결이 강화된다. 따라서, 첫 번째 변속 장치를 두 번째 변속 장치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내기 위하여 몇 초간 그대로 앉아 있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연합 단계의 결과는 기술을 수행하기 위한 성공적인 절차이다. 그러나, 지식의 절차적 표상이 반드시 서술적 표상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두 지식이 공존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외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면서 많은 문법 규칙을 기억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숙련된 수행을 지배하는 것은 서술 지식이 아니고 절차 지식이다.

연합 단계의 산물인 절차는 산출 규칙 (production rules) 으로 기술될 수 있다. 문제 해결 조작자를 표상하기 위해 사용된 산출 규칙은 앞 장에서 소개되었다. 예를 들면, 서술 지식을 적용하는 지침으로서의 일반 문제 해결법의 사용보다, 학습자는 후진 이동을 위한 특수한 산출을 발전시킬 수 있다 :

기술 획득의 세 번째 단계는 자율 단계 (autonomous stage) 이다. 이 단계에서 절차들은 더 자동화되고 빨라진다. 3 장에서 자동성 개념을 살펴 볼 때 간단한 지각-운동 과제는 주의 자원이 별로 필요 없을 정도로 자동화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자동차 운전이나 장기 두기와 같은 대부분의 복잡한 기술도 자동화되면서 처리 자원을 거의 요하지 않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은 사람들이 그들이 지나쳐 온 교통량을 기억하지 않고도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자동화된다.

연습과 더불어 좋아지는 두 차원은 속도 (speed) 와 정확성 (accuracy) 이다. 즉 절차들이 더 빨리, 더 적절하게 적용된다. 앤더슨 (Anderson, 1982) 그리고 러멜하트와 노먼 (Rumelhart & Norman, 1978) 은 절차들의 적절성이 향상되는 것을 조율 (tuning) 이라고 불렀다. 차를 후진시키는 산출을 예로 들어 보자. 이것은 표준 3 단 변속 장치에만 적용된다. 조율 과정은 이 조작의 적절성을 부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산출이다. 이 산출은 다음과 같다 :

 

    기술 획득의 세 단계는 인지, 연합, 그리고 자율 단계이다.

(2) 학습의 멱법칙

6 장에서는 간단한 연합의 인출이 멱법칙에 따라 향상함을 보았다. 이러한 여러 연합의 협응을 포함하는 복잡한 기술의 수행도 멱법칙 (power law) 에 따라 향상됨이 밝혀졌다. 그림 1 은 이런 기술 획득으로 가장 잘 알려진 예이다. 이 그림은 궐련 공장에서 10 년간 종사하면서 일의 능률이 어떻게 향상되는지를 보여 준다. 자료는 연습 햇수에 따라 궐련을 마는 속도를 나타낸다. 두 척도 모두는 멱법칙을 나타내기 위해 대수 척도 (log - log) 로 표시된다 (6 장과 7 장에서 대수 척도에서의 선형 관계가 원래 척도에서는 멱함수 이었음을 상기하라). 이 그래프의 자료는 5 년까지는 대강 선형 함수이지만, 그 지점에서 향상이 중단된 듯이 보인다. 작업자가 기계 장치에 의한 처리 시간 (cycle time) 에 접근하고 있었으므로 더 이상의 향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보통 어느 정도까지 향상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한계가 있는데, 기계 장치, 관련되는 근육의 역량, 연령 등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제외하면 기술이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 지에는 한계가 없다. 기술을 구성하는 인지적 성분이 요하는 시간은 충분한 연습만 거치면 영이 될 것이다.

그림 1 경험량의 함수로서 궐련 하나를 생산하는 시간. (Crossman, 1959.)

6 장에서 대수 좌표로 시간 T 와 연습 P 간의 선형 관계를 다음과 같이 나타냈음을 상기하라 :

                     log (T) = A – b log (P)

이것을 변형하면,

                           T = aP ‾b

여기서 a = 10A 이다. 6 장에서는 기억에서 이러한 멱함수를 논의했다 (그림 5). 기본적으로, 이들은 연습과 더불어 처리 시간의 감소가 매우 급격히 작아지는 함수들이다.

연습 효과는 기하와 같은 증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의 복잡한 문제 해결을 포함하는 영역에서도 연구되어 왔다(Neves & Anderson, 1981). 그림 2 는 기하 영역의 멱함수를 정상 척도와 대수 척도로 보여 준다. 이 함수는 많은 연습으로 인한 이득이 급격히 감소하지만, 연습을 많이 할수록 약간의 이득은 계속 있음을 보여 준다.

콜러스 (Kolers, 1979) 는 그림 3 과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읽기 기술이 획득되는 과정을 연구했다. 첫 번째 덩이글 (text) 유형은 정상이지만 (N), 다른 것들은 다양하게 변형 되었다. R 형에서는 줄 전체가 상하 좌우로 역전되었고, Ⅰ형에서는 각 낱자가 상하로, M형에서는 줄 전체가 거울상을 만들면서 역전되었다. 너머지는 이 변형들의 조합이다. 한 연구에서, 콜러스는 역전된 덩이글 (I) 을 집중적으로 읽게 해서 그 연습 효과를 검토했다. 정상 덩이글 첫 페이지를 읽는 데 1.5 분이 걸린데 비해 역전된 덩이글에서는 16 분 이상이 걸렸다. 읽기 속도를 처음 측정한 후, 피험자들은 역전된 덩이글 200 페이지로 읽기 연습을 하였다. 그림 4 는 연습량에 따른 읽기 시간을 대수 척도로 보여 준다. 이 그림에서, 연습량은 읽은 페이지의 수로 측정된다. 연습에 따른 읽기 속도의 변화는 '역전된 덩이글로의 첫 훈련' 이라는 이름의 선분으로 나타나 있다. 콜러스는 중간중간 삽입된 정상 덩이글로도 읽기 속도를 측정했으며, 이 자료는 '정상 덩이글로의 첫 검사' 라는 이름의 선분으로 나타나 있다.

역전된 덩이글에서도 그림 1 과 그림 2 와 같은 향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대수 척도상에서의 선형 함수). 200 페이지를 읽은 후, 콜러스의 피험자들은 비로소 정상 덩이글을 읽는 피험자들과 거의 같은 속도인 페이지당 1.6 분의 속도로 읽게 되었다.

콜러스는 피험자들을 일 년 후에 다시 불러서 역전된 덩이글을 읽게 하였다. 이 자료는 '역전된 덩이글로의 재훈련' 이라는 이름의 선분으로 그림 4 에 나타나 있다. 이번에는 역전 된 덩이글의 첫 페이지를 읽는 데 약 3 분이 걸렸다. 1 년 전 첫 페이지를 읽는 데 걸렸던 16 분에 비하면 상당히 단축되었지만, 1 년 전 200 페이지를 읽은 후 보였던 속도의 거의 두 배가 걸린 셈이다.

피험자들이 무엇인가 잊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림에서 보듯이, 재훈련 시행에서 피험자들의 향상은 원래의 훈련과 마찬가지로 연습과 수행 간에 대수-대수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었다. 처음에 200 페이지를 읽은 후 도달했던 것과 같은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피험자들은 50 페이지를 더 읽어야 했다. 기술이 매우 높은 수준의 파지를 보인다는 것은 일반적 특징이다. 많은 경우에 그런 기술들이 손실되지 않고 수년 간 유지된다. 스키를 몇 년 간 타지 않다가 다시 타게 될 때, 기술이 다시 살아나기까지 짧은 기간의 워밍업이 필요하지만 그 후 수행은 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간다 (Schmidt. 1988.)

 

    인지 기술의 수행은 연습의 멱함수로 향상되며 긴 파지 간격에 걸쳐 약간 감소된다.

2. 전문성의 성질

이 장에서 이제까지 기술 획득과 관계되는 몇몇 현상들을 논의했다. 이 현상들 배후의 기제는 여러 분야에서 전문성의 성질을 검토하면서 잘 알려지게 되었다. 1970 년대 중반부터 수학, 서양 장기, 컴퓨터 프로그래밍, 그리고 물리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다루는 연구가 대단히 많았다. 이 연구는 다양한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비교하였다. 때로는 이 연구가 사실상 종단적 연구여서 한 분야에 입문한 학생들이 어느 수준의 전문성을 발달시키기까지 그들을 추적하기도 한다. 보통 이런 연구는 여러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을 표집한다. 예를 들면, 의학 전문성에 관한 연구는 의대를 시작하는 학생들, 레지던트, 그리고 여러 해 동안 치료를 해 온 의사들로 표본을 구성한다. 이 연구는 경험에 따라 해결이 좀더 효과적이 되는 몇몇 방법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문성 발달의 몇 가지 차원을 다음에서 개관하겠다.

(1) 절차화

피험자들이 서술 지식과 절차 지식에 의존하는 정도에는 대단한 변화가 있다. 기하의 전문성 발달에 관한 필자의 연구가 이를 설명한다. (Anderson. 1982).  한 학생이 삼각형의 합동 증명에 필요한 두 가지 정리인 변 – 변 - 변 (SSS) 정리와 변 – 각 - 변 (SAS) 정리를 방금 배웠다. 변 – 변 - 변 정리는 만일 삼각형의 세 변이 다른 삼각형의 세 변과 일치하면, 그 삼각형은 합동이라고 본다. 변-각-변 정리는 한 삼각형의 두 변과 그 사이각이 다른 삼각형의 대응하는 부분들과 일치하면, 그 두 삼각형을 합동이라고 본다. 그림 5 는 그 학생이 풀어야 했던 첫 문제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하여 그가 처음 한 일은 어떤 정리를 사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이었다. 다음은 그가 적합한 정리를 정하는 동안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소리 내어 말한 프로토콜 (protocol) 의 일부이다 :

 

    주어진 것 : ∠1 과 ∠2 가 직각
                     
    증명할 것 :  

그림 5 한 학생이 변 – 변 - 변 및 변 – 각 - 변의 정리를 배운 후 첫 번째 받은 기하 증명 문제.

이 지점까지 도달한 후 그 학생은 증명을 실제로 길게 써 내려가는 과정을 거쳤는데, 이것은 무엇이 SAS 정리의 적절성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평가할 때 적절한 부분이다. 네 문제를 더 푼 후 (두 문제는 SAS, 그리고 두 문제는 SSS 로 해결되었다), 그 학생은 그림 9. 6 의 문제를 풀기에 이르렀다. 프로토콜의 방법-재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

두 프로토콜 간에 뚜렷이 대조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 하나는 정리를 적용하는 시간이 확실히 빨라졌다는 점이다. 둘째. 두 번째의 경우에 정리를 말로 암송하는 것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 학생은 정리의 서술 표상을 더 이상 작업 기억 안으로 불러들이지 않고 있다. 첫 번째 프로토콜을 보면, 작업 기억의 실패가 몇 번 있는데- 학생이 잊었던 정보를 회상해야 했던 지점들이다.

 

    주어진 것 : ∠1 ∠2
                    

    증명할 것 :

그림 6 한 학생이 변 – 변 - 변 및 변 – 각 - 변 정리를 외운 후 여섯 번째 받은 기하 증명 문제.

세 번째 차이점은 첫 번째 프로토콜에서 정리를 단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학생은 정리의 각 요소들을 분리해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이 두 번째 프로토콜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정리가 한 단계로 짜맞춰진 듯하다.

이러한 전환은 피츠와 포스너가 규정한 기술 획득의 연합 단계에 속한다. 학생은 정리를 언어적 회상에 더 의지하지 않고, 정리의 적용을 단순히 한 패턴으로 인식할 수 있는 지점까지 발전했다. 이 능력을 다음과 같은 산출 규칙으로 나타낼 수 있다 :

이처럼, 학생은 정리에 관한 언어 지식이나 서술 지식을 위와 같은 산출 규칙에 내포된 절차 지식으로 바꾸었다. 이 전환 과정을 절차화 (proceduralization) 라고 부른다.

스웰러 등 (Sweller, Mawer, & Ward, 1983) 이 비슷한 결과를 보고 하였다. 이 연구자들은 간단한 운동학 문제들을 풀면서 전문성의 발달을 연구했는데 피험자들이 속도, 거리, 가속도가 포함된 v = at 와 같은 공식을 얼마나 자주 써놓는지를 보았다. (여기서 v 는 속도이고, a 는 가속도이고, t 는 속도이다). 피험자들이 처음에는 스스로 상기하기 위해 공식을 써 놓았지만 나중에는 이 문제에서 상수를 변수로 대치한 등식, 예를 들면, v = 2 * 10 = 20 을 써 놓았다. 공식은 이처럼 그들의 문제 해결에서 명료하게 회상되기 보다는 암묵적이었다.
 

    절차화는 명료한 서술 지식의 사용을 직접 절차 지식의 적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2) 책략 학습

학생들이 문제들을 연습하면서 문제 또는 문제의 일부를 푸는 데 필요한 일련의 행위들을 학습하게 된다. 이것을 책략 학습 (tactical learning) 이라 부르는데, 책략은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면, 그리노 (Greeno, 1974) 의 피험자들은 선교사와 야만인 문제 (그림 8.4 와 관련된 논의를 참조) 를 단지 네 번 반복으로 완전히 풀 수 있었다. 피험자들은 이 실험에서 사람들이 강을 건너기 위한 일련의 이동 순서를 학습하고 있었다. 일단 학습하면, 그들은 더 이상 검색하지 않고서도 그 순서들을 단순히 회상할 수 있었다.

 

    주어진 것 : M 은 의 중간점

    증명할 것 : M 은 의 중간점

그림 7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준 다소 어려운 기하 문제.

더 복잡한 영역에서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지만, 문제의 성분들은 반복되고, 학생들은 이 성분들의 해결책을 기억한다. 예를 들면, 그림 7 의 증명 문제를 보자. 학생들이 기하 증명의 일반화에서 전문성을 쌓아가면서, 그들은 ΔACM 과 ΔBDM 이 합동임을 추론해야 함을 재인하는 학습을 하는데, 그 까닭은 그 삼각형들이 두 쌍의 변이 일치하고 이들이 포함하는 각이 맞꼭지각 (또는 반대각) 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많은 기하 문제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하위 패턴이다. 사실상 그들은 다음의 산출 규칙을 배웠다.

이 규칙은 이 문제의 완전한 증명으로 발전하는 통로를 따라 하나의 추론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책략 학습은 사람들이 특수한 문제를 풀기 위해 특수한 규칙을 학습하게 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림 8 한 물리 문제의 예의 표본 스케치. (Larkin, 1981.)

(3) 방략 학습

위의 논의는 학생들이 하위 문제 해결을 위한 이동 순서들이 책략을 어떻게 학습하는지를 다루었다. 방략 수준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학생들이 전체 문제에 대한 해결을 체제화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문제해결을 체제화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방략 학습 (strategic learning) 이다. 이러한 방략 변화가 명확하게 입증된 영역은 물리 문제 해결이다. 라킨 (Larkin, 1981) 은 그림 8 에 있는 것과 같은 문제를 초보자와 전문가들이 어떻게 다르게 푸는지를 비교하였다. 블록 하나가 길이가  인 경사면을 미끄러져 내려오는데 경사면과 지면 간의 각은 세타(θ) 이며, 마찰계수는 뮤 (µ) 이다. 피험자는 블록이 경사면의 바닥에 도달했을 때의 속도를 알아내어야 한다. 표 1 은 초보자의 해결을, 표 2 는 전문가의 해결을 보여 준다.

초보자의 해결은 전형적인 역행 추리 방법이다. 즉, 알려지지 않은 속도 v 로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 초보자는 v를 계산하는 식을 찾는다. 그러나, 이 식으로 v 를 계산하려면 가속도 a 를 계산해야 한다. 그래서 a 가 포함된 식을 찾고, 문제가 해결될 일련의 식을 찾을 때까지 거꾸로 사슬을 이어 나간다.

전문가는 비슷한 식을 쓰지만 그 순서가 완전히 반대이다. 전문가는 중력과 같이 직접 계산할 수 있는 양부터 시작해서 운하는 가속도를 계산한다.

라킨은 이러한 문제에서 전문가와 초보자가 물리 원리들을 보통 정반대 순서로 적용함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연습을 통하여 초보자가 전문가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시뮬레이트하는 컴퓨터 모형을 개발하였다. 이것은 산출 체계의 틀 내에서 작성되었다. 초보자들은 역행 추리 (reasoning backward) 의 산출로 시작해서 순행 추리 (forward inference) 의 산출로 서서히 발전한다.

초보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수단-목표 산출로 시뮬레이트 된다 :

표 1 초보자의 물리 문제 해결

원하는 최종 속도 v 를 찾기 위해 v 를 포함한 원리가 필요하다. 즉

    v = v0 + 2at

그러나 a 와 t 모두를 모르므로 이 식은 가망이 없어 보인다. 대신 다음을 시도해 보자.

    v2 - v02 = 2ax

이 식에서 v0 는 0 이고 x 는 알고 있으므로, a 를 찾는 일만 남았다. 따라서 다음을 시도해 보자.

    F = ma

이 식에서 m 이 주어지고, 단지 F 만 모르므로, 사용할 식은

    F = ΣF's

이 경우에 이 식이 뜻하는 바는

    F = Fg" - f

여기서 Fg" 와 f 는 다음에서 구할 수 있다.

    Fg" = mg sin θ

    f = μN.

    N = mg cos θ

각각을 대입하면 속도를 계산하는 정확한 식은 다음과 같다.

출처 : Larkin (1981).

   만일 목표가 x 라는 양을 계산하는 것이고
          x 를 포함하는 물리 원리가 있으면
그러면 x 를 계산할 때 그 원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목표가 가속도 a 를 계산하는 것이면, 이 산출은 v = v0 + at  (속도는 초기 속도 더하기 가속도 곱하기 시간과 같음) 라는 식을 사용하도록 한다. 그러나 경험이 늘어나면서 그녀의 체계는 전문가 학생들을 모형화하는 산출로 발전하였다 :

기하에서도 역행 추리에서 순행 추리로 비슷한 전환이 발생한다. 기하와 물리 같은 영역에서도 순행 추리를 하면 실제로 유리하다. 역행 추리에서는 목표와 하위 목표를 정해서 이들은 계속 추적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면, 학생은 a 를 계산하여 v 값을 얻는 과정에서도 그가 F 를 구해야 함을 계속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은 작업 기억에 상당한 제약을 가하기 때문에 오류를 초래하기 쉽다. 순행 추리는 하위 목표들을 계속 추적할 필요를 없앤다. 그러나 순행 추리의 비결은 순행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방법 중에서 궁극적으로 해결에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전문가가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전문가는 문제에 내포된 다양한 패턴의 특징들을 토대로 여러 추론들을 연합하는 것을 배운다.

표 2 숙달된 물리 문제 해결

블록의 움직임은 중력으로 설명되는데, 면 아래로 내려갈 때는

    Fg" = ms sin θ

면을 따라 위로 올라갈 때의 마찰력은

    f = μ mg cos θ

이 때 블록의 가속도 a 는 이러한 힘들의 합에 의해, 다음 식으로 표시된다.

    F = ma

또는

    mg sin θ - μ mg sin θ = ma.

가속도 a 를 알면, 다음의 관계에서 블록의 최종 속도 v 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v = at

출처 : Larkin (1981).

모든 영역에서의 문제가 역행에서 순행 해결로 전환되지는 않는다. 그 반대 예로 좋은 본보기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다 (Anderson, Farrell, & Sauers, 1984 ; Jeffries, Turner, Polson, & Atwood, 1981). 초보자와 전문가 프로그래머 모두가 소위 하향 (top-down)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즉, 그들은 문제의 진술로부터 문제를 풀기까지 하위 문제에서 하위 문제들 등등의 식으로 작업한다. 그림 9 는 한 학급에서 남녀의 평균 키의 차이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첫째, 이 문제는 (1) 남자들의 평균 키 계산, (2) 여자들의 평균 키 계산, 그리고 (3) 그들간의 차이 계산의 하위 문제들로 나뉜다. 남자들의 평균 키를 계산하는 문제는 모든 남자의 키를 합산해서 이를 남자의 수로 나누는 목표로 나뉜다. 프로그램 전개는 다음과 같은 언어 진술문이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

하향 방식의 전개는 기하 또는 물리에서 역행 추리라고 부르는 것과 근본적으로 같다. 프로그래머들이 점차 전문적이 되어도 (이것은 개별 프로그램 진술로부터 더 큰 프로그램 구조를 다루게 됨을 뜻함) 순행 풀기로 바뀌지 않음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전문가들이 보통 순행 풀기로 바뀌는 기하 또는 물리학과 현저한 대조를 이룬다. 이 대조는 문제 영역에 따른 차이를 고찰하면 이해될 수 있다. 물리와 기하 문제들의 경우, 풍부하게 주어진 것들이 목표보다 더 많은 해결을 시사하는 경우가 있다. 대조적으로, 프로그래밍 문제의 진술은 순행 풀기 또는 상향 처리를 유도하는 주어진 조건들에 해당하지만 그 진술에는 해결과 관련된 아무것도 없다. 보통의 문제 진술은 목표만을 기술하는데, 그것도 하향 처리를 유도하는 정보를 써서 그렇게 한다. 따라서 전문성의 발달이 모든 영역에 걸쳐 같은 경로를 밟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한 특정영역의 특성들에 자신을 적응시킨다.

그림 9 한 반에서 남녀간 평균 키의 차이를 계산하기 위한 프로그램 계획의 부분 표상.

컴퓨터 프로그램 전개에서 전문가와 초보자 간의 중요한 차이가 있다 (Anderson, 1983 ; Jeffries, Turner, Polson, & Atwood, 1981).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폭 우선 (breadth first) 으로 전개시키지만, 초보자들은 깊이 우선 (depth first) 으로 전개시킨다. 그림 9 처럼 간단한 문제에서는 이 차이가 드러나지 않지만, 복잡한 계획들이 들어 있는 규모가 큰 프로그램에서는 이 차이가 상당히 크다. 전문가들은 다음 수준을 하향 확장하기 전에 계획 위계도의 전체 수준들을 확대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초보자들은 처음 문제를 최하위 수준까지 하향 확장한다. 예를 들면, 전문가는 그림 9 문제에서 남자들의 키를 계산하는 세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남녀 모두의 키를 계산하는 기본 계획을 정하지만, 초보자는 여자들의 키 계산을 계획하기 전에 남자들의 키 계산을 완전히 계획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의 접근을 폭 우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위계도 전체가 한 번에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초보자의 접근을 깊이 우선이라고 하는 이유는 위계도의 가장 왼쪽 가지를 바닥까지 우선 완성시키려는 경향 때문이다. 전문가의 접근에는 그럴 만한 좋은 이유가 있다. 프로그래밍 문제들은 비독립적이므로 (이 책 267 쪽 논의를 참조), 나중 문제 해결이 처음 문제 해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남자의 키를 계산하는 프로그램으로 여자의 키를 계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폭 우선의 확장 때문에, 하위 문제들 간의 이러한 의존 경향을 잘 파악한다.

요약하면, 초보자로부터 전문가로의 전환이 모든 영역에서 방략상 같은 변화를 포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 영역마다 서로 다른 고유한 방략을 최적으로 만드는 나름대로의 구조를 가진다. 어떤 영역의 전문성 발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그 영역에서 최적인 방략을 발견하는 것이다. 물리 전문가들은 순행 추리를 배우지만 프로그램 전문가들은 폭을 우선적으로 확장하는 것을 배운다.
 

    방략 학습은 그 영역의 문제에 최대로 적합한 해결을 체제화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4) 문제 표상

문제 해결의 또 다른 차원은 문제 해결자들이 효과적인 해결 절차를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문제를 표상하는 것으로, 물리학 영역에서 이를 잘 입증해 준다. 물리학은 지적으로 심오한 주제이므로, 그 원리들이 문제의 표면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는 원리들을 이해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문제를 표상하는 것을 배운다.

치 등(Chi, Feltovich, & Glaser, 1981) 은 피험자들에게 문제들을 비슷한 범주들로 분류하도록 하였다. 그림 10 은 초보자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들과 이러한 분류에 대한 그들의 설명을 보여 준다. 초보자들은 회전 또는 경사면들과 같은 표면 특성들을 분류의 기초로 택했다. 필자 자신이 물리의 초보자이므로, 이 문제들이 직관적으로 비슷하게 보임을 인정한다. 이 분류들과 그림 11 에서 전문가 피험자들이 비슷하다고 분류한 문제 쌍들을 대조해 보라. 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 완전히 다른 문제들을 비슷하다고 보았는데 그 까닭은 두 문제 모두가 에너지 보존을 포함하고 있거나 뉴턴의 제 2 법칙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문제의 표면 특성들과 배후의 원리들을 짝짓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은 매우 쓸모 있는데 그 까닭은 심층적인 원리들이 해법을 더 잘 예언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분류가 표면 특징에 대한 의존에서 심층 특징에 대한 의존으로 이렇게 바뀌는 현상이 수학 (Silver, 1979 ; Schoenfeld, & Herrmann, 1982), 컴퓨터 프로 그래밍 (Weiser & Shertz, 1983). 그리고 의료 진단 (Lesgold, Rubinson, Feltovich, Glaser, Klopfer, & Wang, 1988) 등의 영역에서 보고되었다.

문제 표상의 변화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는 전문성 획득의 토대가 된다. 프로그래밍의 전문성을 획득하는 한 측면은 언어 독립성의 발달이다. 여러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각기 다른 수단을 써서 같은 결과를 얻는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언어들은 지시들을 되풀이하는 반복 (iteration) 을 목적으로 여러 기제들을 쓴다. 초보자들은 반복을 어떤 한 언어에 국한된 기제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반복을 추상적으로, 특정 언어와는 무관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물리학에서 관찰된 발달과 매우 비슷한데, 물리 전문가들도 문제들을 추상적 원리들로 지각한다.

표상 발달의 또 다른 유형은 해결을 기술하기 위한 고급 언어가 많이 출현한다는 것이다. 아래에 한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전문가' 의 기술이 나와 있다. 독자가 목록 구조에 관한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아니면,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위의 기술 중에서 특수 용어처럼 보이는 말들이 매우 많다. (특이한 예는 영어 대문자로 표시했다.) 실제로, 이 용어들은 중요한 프로그래밍 구조에 소속되어 프로그래머로 하여금 프로그램을 좀더 경제적으로 표상하고 그 계획을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전문성 발달의 중요한 측면은 문제의 핵심 측면들을 표상하는 새 구조 세트들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5) 패턴 학습과 기억

전문성에 관한 놀라운 발견 중 하나는 전문가들이 자기 영역의 문제에 관한 정보를 특히 잘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실은 드 그루트 (de Groot, 1965, 1966) 가 처음 발견했는데 그는 서양 장기의 고수와 하수를 구분하는 요인들을 밝히고자 하였다. 그는 고수와 하수 양자간에 거의 어떤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 – 물론 고수들이 더 나은 수 (move) 를 택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예를 들면, 고수들은 수를 정하기 전에 하수와 동일한 양의 수를 고려한다. 실상, 고수들은 하수보다 더 적은 수를 짜낸다.

그러나, 드 그루트는 고수와 하수간에 한 흥미 있는 차이를 발견하였다. 그는 고수들에게 장기말 들이 배치된 형상 (진행중인 게임)을 5 초간 보여 준 다음 그 말들을 치웠다. 고수들은 말들을 단지 5 초간 보고 20 개 이상의 말들을 원위치에 복기 (reconstruction) 할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투른 하수들은 단지 넷 또는 다섯 개의 말들로 패턴화 하는 것같다. 따라서 그들은 개개의 말들을 기억하기 보다는 그 패턴들을 기억한다. 이와 같은 분석과 병행하여, 만일 진행 중인 장기판이 아니고, 무선적으로 배치된 장기 말들을 제시하면, 고수와 하수간의 복기에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두 유형의 피험자들 모두가 단지 몇 개의 말들만을 제대로 복기 할 수 있었다. 고수들은 이런 혼란스러운 장기판 때문에 무척 기분이 상했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의미 있는 문제에 관해 전문가들이 뛰어난 기억을 갖고 있다는 기본 현상은 바둑 (Gogame, Reitman, 1976), 전자회로 도표 (Egan & Schwartz, 1979), 교두보 (Engle & Bukstel, 1978 ; Charness, 1979)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McKeithen, Reitman, Rueter, & Hirtle, 1981; Schneiderman, 1976)을 포함하여 여러 영역에서 관찰되었다.

체이스와 사이먼 (Chase & Simon, 1973) 은 고수들이 쓰는 패턴 또는 청크의 성질을 검토했다. 그들은 그림 9. 12 에 나와 있는 장기판 복기 과제를 사용했다. 문제는 자극판에 있는 표적 말들을 검사 장기판에 복기 하는 것이었다. 피험자들은 장기판을 흘낏 보고 검사 장기판에 몇 말을 복기하고, 다시 자극판을 본 다음 검사 장기판에 다른 몇 말을 두었다. 체이스와 사이먼은 한 번 주시한 후, 피험자들이 움직인 알의 수를 청크로 규정하였다. 그들은

이 청크가 장기 말들 간의 의미 있는 게임 관계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면, 고수들의 청크 중 반 이상이 졸(pawn) 사슬이었다 (졸 형상은 장기에서 빈번히 일어 난다.)

사이먼과 길마틴 (Simon & Gilmartin, 1973) 은 고수들이 50,000 개 가량의 장기 패턴을 기억하고 있으므로, 장기판에서 이 패턴을 재빨리 알아차릴 수 있고, 그리고 이 능력이 그들의 우수한 장기 실력의 바탕이라고 짐작하였다. 고수가 되기 위하여 바쳐야 했던 학습 횟수들을 생각하면 50,000 만이란 숫자는 결코 큰 숫자가 아니다.

이러한 장기 패턴의 기억과 우수한 수행 간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 뉴웰과 사이먼 (Newell& Simon, 1972) 은 고수가, 패턴 학습 이외에도, 그런 패턴들이 주어졌을 대 해야 할 바를 학습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기본적으로, 산출 조건 (만일 부분) 이 장기 패턴이고, 행위 (그러면 부분) 가 그 패턴에 적합한 반응이라고 볼 때, 그들은 50,000 개의 산출에 해당하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 없다. 예를 들면, 어떤 청크 패턴이 약세를 보이면, 그 산출에 대한 반응은 공격을 시사한다. 이처럼, 고수들은 가능한 수들을 '알고' 있으므로 이들을 일부로 짜낼 필요가 없다. 이것이 고수들이 한 수를 몇 초 만에 두어야 하는 벼락 장기에서 그렇게 잘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요약하면, 장기 고수들은 하수들이 새 문제로 여기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책을 기억하고 있다. 하수들은 장기판의 형상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추측해서,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고수들은 이 정보를 모두 기억하므로,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정확한 해결책을 기억하므로 문제를 푸는 데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없다. 둘째, 수많은 상황에 관해 정확한 분석을 기억하고 있으므로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장기의 미묘한 측면과 방략에 경주할 수 있다. 이처럼, 고수가 장기판에 관하여 보유한 패턴 학습과 좋은 기억은 앞서 논의한 책략 학습의 일부이다.
 

    전문가들은 문제들에 걸쳐 반복되는 요소들의 패턴들을 문제 내의 청크로 재인할 수 있다.

(6) 장기 기억과 전문성

전문가들의 뛰어난 기억이 단지 작업 기억의 이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이득은 장기 기억 (long-tern memory) 까지 확장된다. 차니스 (Charness, 1976) 는 고수들을 대상으로 장기 말들을 본 직후의 기억과 간섭 과제로 (6장에서 논의된 피터슨과 피터슨 과제에서처럼) 30 초 지연시킨 후의 기억을 비교했다. A 급 서양 장기꾼들은 30 초 간격 이후의 회상에서 어떠한 망각도 보이지 않았으나 하수들은 상당한 망각을 보였다. 이처럼, 고수들은 초보자들과는 달리 그 영역의 정보 저장 용량이 크다. 흥미롭게도, A 급 장기꾼들은 세 낱자열에 대하여는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비약한 기억을 나타낸다. 결구, 장기 기억용량 증가는 전문 영역에만 국한된다. 기억의 이득이 문제를 친숙한 패턴으로 약호화할 수 있는 전문가의 능력을 초월한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더 큰 패턴뿐만 아니라 더 많은 패턴을 기억할 수 있다. 체이스와 사이먼이 드 그루트처럼 피험자들에게 장기판을 회상시킨 실험 (그림 12 에 있는 재생 과제와는 다름) 에서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이 장기판을 호상하는 데 쓴 패턴들을 파악하고자 했다. 그들은 피험자들이 한 패턴을 회상하고 쉬고, 또 다른 패턴을 회상하고, 쉬는 등의 경향을 발견하였다. 그들은 피험자들이 패턴 간의 경계를 파악하려면 약 2 초의 쉼이 필요함을 발견하였다. 패턴이 무엇인지에 관한 이 같은 객관적 정의로, 그들은 얼마나 많은 패턴이 회상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고수와 하수를 비교할 때 두 집단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고수의 패턴 크기는 3.8 개였으나 하수는 2.4 개에 불과하였다. 더욱이, 고수는 매 장기판에 대하여 평균 7.7 개의 패턴을 회상하였으나 하수는 평균 5.3 개의 패턴만을 회상하였다. 이처럼, 전문가의 기억 이득은 큰 패턴뿐만 아니라 더 많은 패턴을 회상하는 능력에 기초한다. 전문성이 더 큰 패턴뿐만 아니라 더 많은 패턴들을 기억하는 능력을 포함한다는 강력한 증거가 체이스와 에릭슨 (Chase & Ericsson, 1982) 이 연구한 간단하지만 그 결과가 놀랄만한 기술의 발달에서 나타난다. 그들은 SF 라는 피험자가 한 번 제시 받고 반복할 수 있는 숫자의 수, 숫자 기억 폭 (digit span) 을 늘이는 것을 지켜 보았다. 6 장에서 논의했듯이, 숫자 기억 폭은 보통 7 또는 8 개로서, 전화 번호를 넣기에 충분하다. 200 시간 연습 후, SF 는 1 초당 한 개의 속도로 제사된 81 개의 무선적 숫자들을 회상할 수 있었다, 그림 13 은 264 회의 연습기간을 통해 그의 기억 폭이 어떻게 늘어났는지 보여 준다. 이러한 초인적인 기억의 원인은 무엇일까? 부분적으로, SF 는 숫자들을 의미 있는 패턴으로 묶어서 청크로 만들기를 배우고 있었다. 그는 장거리 경주선수였으므로, 그의 기법 중 일부는 숫자들을 달리기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3492 와 같은 네 숫자들을 '거의 세계 기록에 가까운 3 분, 49.2 초' 로 바꾸었다. 이런 방략을 써서 그는 7 개의 숫자 기억폭을 한 개의 숫자 길이가 3 또는 4 인 7 - 숫자 패턴의 기억 폭으로 바꾸었다. 이 방략으로, 최종 수행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그는 20 개가 넘는 숫자 폭을 가지게 되었다. 이 청킹 (chunking) 이외에, 그는 체이스와 에릭슨이 인출 구조라고 부른 것을 발달시켰는데, 이것이 그로 하여금 22 개의 그러한 패턴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이 인출 구조는 매우 독특해서, 숫자가 아닌 낱자 인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체이스와 에릭슨은 서양 장기와 같은 영역에서 전문성 발달의 기반은 부분적으로 과거 패턴의 우수한 회상을 허용하는 인출 구조의 발달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사람들이 어떤 영역에 점차 전문적이 됨에 따라. 그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장기 기억에 저장하고 또 인출할 수 있는 더 나은 능력을 발달시킨다.

3. 기술의 전이

체이스와 에릭슨의 피험자는 숫자로부터 낱자로 기억 폭 기술을 전이할 수 없었다. 이 것은 인지 기술 발달에서 흔한 패턴의 어이없는 일로서, 이 기술들은 매우 협소하여 다른 활동에 전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양 장기 고수들이 장기에서 천재성을 드러내지만 그다지 훌륭한 사고의 소유자는 아닌 것 같다. 카라어 등 (Carraher, Carraher, & Schliemann, 1985) 의 연구는 협소한 전문성의 재미있는 예를 보여준다. 이 연구자들은 노점상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브라질 아동들이 쓰는 수학 방략을 연구했다. 장사를 할 때, 이 아동들은 개수와 종류가 다른 물건들을 주문 받고 그것을 계산할 때 (예 : 코코넛 네 개와 레몬 열두 개) 매우 복잡미묘한 방략을 썼으며, 더욱이, 그들은 이를 암산으로 해내었다. 연구자들은 실제로 거리로 나가서 이 아동들이 파는 몇 가지 물건들을 사면서 계산이 정확한지를 기록했다. 그 다음 아동들을 실험실로 데리고 가서, 거리에서 성공적으로 다룬 것과 동일한 숫자와 연산이 포함된 수학 문제지를 주었다. 예를 들면, 거리에서 하나에 35 크루제이로 (cruzeiro :브라질의 화폐 단위) 인 레몬 다섯 개의 값을 정확히 계산했으면 아동은 다음과 같은 형태의 문제를 받는다:

                      5 × 35 = ?

이 연구에서 아동들은 상황 맥락에서는 제시된 문제의 98 퍼센트를 푼 데 비해, 실험실 맥락에서는 37 퍼센트밖에 풀지 못했다. 이 문제들이 있는 그대로 똑 같은 숫자와 산수 조작을 포함하였음에도 그러했다. 흥미롭게도, 이 문제들이 실험실에서 문장형으로 진술되자, 수행은 74 퍼센트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이것은 문장형의 문제들이 같은 문제라도 '숫자' 로 제시한 것보다 어렵다는 보통의 사실과 반대이다 (Carpenter & Moser, 1982). 문장형 문제들이 제공하는 합산 맥락 때문에 아동들은 그들의 실용적 방략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카라어 등의 연구는 전문성이 교실로 전이되지 못함을 보여 주었지만, 교육자들은 한 교과 내용이 다른 교과로 그리고 현실 세계로 전이되는지에 관심을 둔다. 금세기로 접어들 대 심리학자들은 이 문제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았다. 몇몇 교육 심리학자들은 형식 도야설 (doctrine of formal discipline) 을 찬성하기도 하였다 (Angell, 1908 : Pillsbury, 1908 : Woodrow, 1927). 이 설은 라틴어와 기하처럼 비법이 포함된 과목의 공부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그 까닭은 이런 공부가 마음을 단련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형식 도야설은 마음을 기능 (faculty) 이라는 입장으로 보았는데, 이것은 아리스토텔레스로 거슬러 올라가서 18 세기 후엽 토머스 레이드 (Thomas Reid) 에 의해 처음으로 형식화되었다 (Boring, 1950). 기능적 입장은 마음이 관찰, 주의, 변별, 그리고 추리와 같은 일반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근육의 단련과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단련된다고 본다. 단련되는 내용은 거의 차이가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단련의 수준이다 (그로부터 라틴어와 기하에 대한 맹목적인 호감). 이러한 입장은 전이란 광범위하고, 일반 수준에서 발생하며 때로는 어떤 내용도 공유하지 않은 영역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형식 도야설에서 기대한 것처럼 일반 전이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 좋겠지만, 그 주제로 한 세기 남짓한 연구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증거가 없었다. 손다이크 (예 : Thorndike & Woofworth, 1901) 가 초창기에 이 주제에 관한 몇몇 연구를 하였다. 어떤 연구에서는 단어 기억과 숫자 기억 간에는 상관 관계가 없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철자의 정확성이 계산의 정확성과 전혀 관계가 없었다. 손다이크는 이 결과들을 기억과 정확성이라는 일반 능력과 대조되는 증거로 해석하였다.
 

    비슷한 기술 영역 간의 전이가 자주 실패하고 매우 다른 영역으로의 전이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

(1) 동일 요소설

손다이크는 형식 도야설 대신에 동일 요소설 (theory of identical elements) 을 제안하였다. 손다이크에 의하면, 마음은 일반 능력이 아니고, 매우 구체적인 자극에 대하여 다양한 정밀 반응을 제공하는 특수한 습관과 연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상, 마음은 수없이 특수한 조작이나 기능에 대한 편리한 명칭이다 (Stratton, 1922). 손다이크의 이론은 한 활동의 훈련이 다른 활동으로 전이되는 경우는 그 활동들이 공통된 상황-반응 요소들을 공유했을 때라고 진술한다.

이처럼, 손다이크는 전이가 동일한 요소들에 의해 매개됨을 보여주는 한, 다양한 기술간의 전이를 기꺼이 인정하였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형식 도야설은 전이를 너무 넓게 예언한 반면, 손다이크는 그의 동일 요소설을 지나치게 좁은 범위에서 입증되도록 형식화하였다. 예를 들면, 그는 한 세트의 낱자들로 그 점들이 명명된 도형을 포함하는 기하 문제를 푼 사람이 다른 세트의 낱자들로 명명된 도형 문제는 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 장에서 본 유추 연구는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말해 준다. 표면 요소들이 다르더라도 같은 논리적 구조를 가지는 두 기술 간에는 상당한 정적 전이가 있다 (Singley, Anderson 1989 참조). 예를 들면, 상이한 단어 처리 체계 간에, 상이한 프로그래밍 언어 간에,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해 쓰는 계산법과 기하 문제를 풀기 위해 쓰는 계산법 간에 큰 정적 전이가 있다. 그러나 현재 쓸 만한 증거에 따르면, 기술의 전이 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한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다른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는데 아무런 정적 효과도 미치지 못한다. 두 영역이 같은 사실, 산출, 그리고 패턴, 즉 같은 지식을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서 정적 전이가 있다. 따라서, 손다이크는 같은 요소들을 공유하는 한 두 기술간에 전이가 있다고 말한 점에서 옳았다. 그러나, 그가 이 '요소들' 을 자극-반응의 결합으로 파악한 것은 틀렸다. 현대 인지심리학은 이 요소들을 광범위한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추상적 지식 구조들로 파악하였다.

기술의 전이를 이렇게 구체화하면 긍정적 측면이 생긴다. 이따금 어떤 기술을 학습하면 다른 기술을 배우기 어려워지는 부적 전이 (negative transfer) 도 있다. 사실을 기억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간섭 (7장 참조) 이 기술 획득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폴슨 등 (Polson, Muncher, & Kieras, 1987) 은 덩이글 편집 영역에서 부적 전이가 없음을 잘 보여 주었다. 그들은 피험자들에게 어떤 덩이글 편집자를 학습시키고 그 다음, 최대로 혼란스러운 두 번째 덩이글 편집자를 학습시켰다. 한 덩이글 편집자에서 한 줄을 내려가는 명령어는 n 이고 한글자를 삭제하는 명령어는 k 인데, 이 n 이고 다른 덩이글 편집자에서는 한 글자를 삭제함을 뜻하고 k 는 한 줄을 따라 내려감을 뜻한다. 그러나, 피험자들은 두 덩이글 편집자 간에 정적 전이를 경험하였으며, 그 까닭은 표면적 명령어들은 혼란스러웠지만 두 덩이글 편집자들이 같은 방식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 인지 기술 영역에서는 부적 전이가 분명히 입증되었다. 이것은 앞장에서 논의된 아인스텔룽 효과이다. 학생들은 어떤 영역의 문제 해결이 다른 영역의 문제 해결에 전혀 효과가 없는 방법을 배우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려운 수학 계산을 피하기 위해 대수에서 어떤 요령을 배우기도 한다. 이 요령이 계산기로 계산을 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전혀 필요가 없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수 조작에서 여전히 이 불필요한 단순 작업을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것은 전이 실패의 예가 아니다. 이것은 전혀 쓸모 없는 지식의 전이를 보여 준다.
 

    기술들이 같은 추상적 지식 요소들을 포함하는 경우 기술 간에 전이가 일어난다.

4. 교육적 함의

기술 획득을 이렇게 분석한 후 이러한 기술 훈련의 함의가 무엇인지를 물을 수 있다. 한 함의는 문제의 분해와 관련된다. 고등 학교 대수는 보통 수천 개의 산출 규칙들을 배우는 것으로 간주된다 (Anderson, 1992). 이 과목의 교수법은 이 개별 요소들이 무엇인지 분석함으로써 향상된다. 가르칠 요소들의 분석부터 시작하는 이 접근을 성분 분석 (componential analysis) 이라고 한다. 앤더슨 (Anderson, 1995) 은 읽기와 수학에서 몇몇 주제를 가르칠 때 성분 분석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기술한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성분 분석을 포함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높은 성적을 얻게 된다.

성분 분석을 다루는 프로그램 중 특히 효과적인 것이 숙달 학습 (mastery learning) 이다. 숙달 학습의 기본 생각은 학생들이 인지 기술 배후의 각 수행 성분들을 따르게 하여 그 성분들이 모두 숙달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의 수업에서는 숙달 학습이 없이, 일부 학생들이 학습 재료의 일부를 모르더라도 그냥 지나간다. 앞 부분 학습 재료의 숙달이 뒷부분 재료의 숙달에 필수적인 과목에서 이 효과는 가속도로 커진다. 숙달 학습은 높은 성취를 가져온다 (Guskey & Gates, 1986 ; Kulik, Kulik, & Bangert-Downs, 1986).
 

    수업은 배후의 지식 요소들을 파악해서 학생들이 그들을 모두 숙달하게 하는 접근에 의해 향상된다.

(1) 지능적 개인 교수 체계

성분 분석이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우는 아마 지능적 개인 교수 체계 (intelligent tutoring system, Sleeman & Brown, 1982) 일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학습하고 문제를 풀 때 인간 튜터가 도와 주는 것처럼 학생들과 상호 작용하는 컴퓨터 체계이다. 그러한 튜터의 한 예가 LISP 튜터로서 (Anderson, Conrad, & Corbett, 1989 ; Corbett & Anderson, 1990 ; Anderson & Reiser, 1985), 이 튜터는 프로그래밍 언어 LISP 를 가르친다. LISP 는 인공 지능에서 쓰이는 주요 프로그래밍 언어이다. LISP 를 계속 가르쳤다. 정부와 산업체뿐만 아니라 몇몇의 다른 대학에서도 이 튜터를 사용한다. 사람들은 보통 대학 강의실에서 배울 때보다 튜터를 쓰면 더 빨리 배울 수 있다.

지능적 튜터를 연구하는 한 동기는 개별적인 인간 튜터가 보여 주는 증거가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인 인간 튜터를 둔 학생들의 98퍼센트가 보통 강의실에서 배운 학생들보다 더 성적이 좋다(Bloom, 1984). 이상적인 튜터는 학과목을 공부하는 동안 줄곧 학생들과 함께 있는 사람이다. 튜터는 복잡한 문제 해결 기술을 요하는 LISP 와 같은 영역에서 문제를 푸는 동안 함께 있어야 한다. LISP 에서 문제 해결이란 프로그램 짜기, 다른 말로 하면 LISP 에서 기능이라 부르는 것을 글로 쓰기이다. 그러므로 LISP 튜터의 개발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동안 튜터링을 계속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표 3 LIPS 튜터와 학생 간의 상호 작용

학생은 아래의 문제 기술을 만족시키기 위한 부호 하나를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튜터와 학생이 상호 작용하는 지점 이전에서, 매번 학생이 써놓은 부분적 부호가 인쇄된다.

 

문제 기술

섭씨 온도를 읽고 그것은 화씨 온도로 바꾸는 데 쓰이는 ctof 라고 불리는 기능을 정의하라. 첫째, 그 항에 1.8 을 곱해서 척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 다음 32 를 더해서 그 척도를 바꾸는데, 그 까닭은 섭씨 0 도가 화씨 32 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ctof 20) 은 68 로 바뀐다.

 

튜터와 학생 간의 소통 사이클

부호 : (defun ctof (cdeg)

                     ((*)

튜터 : 자, 온도를 확대된 척도상에서 구하기 위해 '*' 를 부를 필요가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섭씨 온도와 같은 화씨 온도를 구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하나의 항으로 여기서 '*' 를 취하는 다른 기능을 필요로 한다.

부호 : (defun ftoc (cdeg)

                    (+ <NUM> <NUM2>))

학생 : 도와 주세요.

튜터 : * 기능을 써서 섭씨 온도를 읽어서 화씨 온도 크기와 함께 곱할 필요가 있다. 이 숫자들을 곱할 때 확대된 척도상의 온도를 얻게 될 텐데, 우리의 예에서 그것은 36 이다.

부호 : (defun ctof (cdeg)

                     (+ (* 1.8 cdge) <NUM2>))

튜터 : 학생은 cdeg 를 뜻했는가?

학생 : 예.

부호 : (defun ctof (cdeg) (+ * 1.8 cdge) 32)

튜터 : 이제 다 됐다. 네가 정의한 기능을 검사한 후 계속하기 위해 다음 (next) 을 타이핑하라.

표 3 은 교과목의 초기 문제에 관해서 학생과 LISP 튜터 간의 짧은 대화이다. 튜터가 학생의 수행을 얼마나 자세히 감찰하는지 주목해 보라. 튜터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LISP 기능을 어떻게 작성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학생이 그 기능을 작성하고 있을 때 튜터도 학생이 풀고 있는 문제를 동시에 풀고 있다. 튜터는 학생이 틀리면 곧바로 수정 방안을 가지고 개입한다.

튜터가 학생이 푸는 문제를 풀고 학생의 문제 해결을 모니터 할 수 있는 능력의 배후에는 학생들이 풀 수 있다고 예상하는 것과 같은LISP 프로그래밍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일련의 산출 규칙들이 있다. LISP 와 관련된 지식을 약호화하는 산출 규칙들을 모두 합하면 대략 500 개가 된다. LISP 튜터에서 보통의 산출 규칙은 다음과 같다 :

LISP 튜터의 기본 목표는 이 500 개의 산출 규칙들을 학생에게 알려 주고, 학생이 이 규칙들을 올바른 형태로 알고 쓰는지를 모니터 해서, 학생들에게 이 규칙들을 연습시키는 것이다. LISP 튜터가 성공적이라는 한 증거는 이 500 개의 규칙이 LISP 에서 부호화 기술의 토대가 된다는 점이다.

교수법 도구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 LISP 튜터는 기술 획득 과정을 연구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튜터는 학생들이 저지르는 오류의 수와 각각의 산출 규칙에 해당하는 부호를 쳐 넣는 데 걸리는 시간을 수치로 기록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를 모니터할 수 있다. 이 자료는 학생들이 500 개의 규칙 각각을 배워 LISP 기술을 획득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림 14 는 이 규칙들에 대한 학습 곡선을 보여 준다. 그림에서 두 종속치는 산출 규칙에 대한 오류 수와 규칙에 해당하는 부호를 써넣는 데 걸리는 시간 (규칙에 맞게 부호화되었을 때) 이다. 통계치들은 학습 기회의 함수로 표시되어 있다. 학습 기회는 학생이 문제에서 규칙이 적용되는 지점에 도달할 때마다 발생한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규칙에 대한 수행은 첫 번째에서 두 번째 학습 기회로 이동하면서 극적으로 향상하며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향상한다. 이 학습 곡선은 8 장의 간단한 연상 학습에서 밝혀진 결과와 비슷하다.

연구자들은 이 규칙을 학습할 때 발생하는 개인차에도 관심을 가졌다. 프로그래밍 언어를 미리 배운 학생들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 비하여 상당한 이득을 보였다. 이 이득은 어떤 한 언어로 프로그래밍을 했을 때의 규칙이 다른 언어로 프로그래밍할 때 전이된다는 동일 요소론으로 설명된다.

LISP 튜터에서 개별 학생들의 수행을 분석하여 두 요인들에 관한 증거를 찾아 냈다. 어떤 학생들은 수업에서 새 산출을 매우 빨리 배우는 데 비해, 다른 학생들은 매우 어려워 하였다. 이 획득 요인들과는 다소 독립적으로, 선행 수업에서 산출 규칙들을 얼마나 잘 배웠느냐에 따라 학생들을 분류하였다. 이 획득과 파지 요인들이 SAT 의 수학 점수와 매우 상관이 높았으나 언어 점수와는 상관이 낮았다. 이처럼 학생들이 LISP 튜터를 배우는 속도에 개인차가 있었다. 그러나, LISP 튜터는 숙달 학습 체계를 써서 속도가 느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연습 기회를 주어 튜터 재료를 동일한 수준에 이르게 한다.

학생들은LISP 튜터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복잡하고 세련된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그들의 향상된 프로그래밍 능력은 다른 동료들에 비해 그들을 더 지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새롭게 향상된 지능을 잘 검토해 보면, 그것이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500 여 개의 방법론적 규칙의 획득임을 알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과거의 경험과 특수한 능력을 기반으로 이 규칙들을 더 쉽게 획득한다. 그러나 그들이 LISP 과정을 졸업하면, 모두가 500 개의 산출 규칙을 학습한 셈이다. 이 규칙들을 배운 후, LISP 로 프로그램하는 능력에 관한 한 학생들 간에는 거의 아무런 차이도 없다. 궁극적으로, 개인차에 관해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학습했는가 이지 그들의 타고난 능력이 아니다. 인지에서 개인치를 결정하는 지식과 능력의 역할에 관해서는 13 장에서 더 논의하겠다.
 

    기술의 개개 성분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학습에 피드백을 줌으로써, 지능적 튜터는 학생들이 복잡한 기술을 빨리 숙달하게 만든다.

5. 일러두기와 읽을 거리

체이스와 사이먼 (Chase & Simon, 1973) 그리고 라킨 등 (Larkin, McDermott, Simon, & Simon, 1980) 의 논문들은 전문성 발달에 관한 고전이다. 레스골드 (Lesgold, 1984) 는 전문성 개념들을 개관했다. 앤더슨 (Anderson, 1981) 의 편저 그리고 치 등(Chi, Glazer, & Farr, 1988) 의 편저는 전문성 발달에 관한 신간 논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차니스 (N.Charness) 가 편집한 1985 년판 Canadian Journal of Psychology 도 같은 주제를 다루었다, 카드 등 (Card, Moran, & Newell, 1983) 은 특히 덩이글 편집자 (text editors) 를 중심으로 컴퓨터 체계와의 상화 작용을 기술한다. 솔로웨이와 스포러 (Soloway & Spohrer, 1989) 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한 논문들을 모았다.

이 장은 인지 기술의 발달을 주로 다루었다. 그러나, 운동 기술의 발달을 다룬 연구들도 많다. 여기에는 로젠바움 (Rosenbaum, 1991) 과 슈미트 (Schmidt, 1988) 의 최근 저서가 포함된다. 로젠블름과 뉴웰 (Rosenbloom & Newell, 1983) 은 지각-운동 기술 영역에서 연습과 전이의 산출 체계를 분석했다. 싱글리와 앤더슨 (Singley & Anderson, 1989) 은 전이 연구를 개관하고 손다이크의 동일 요소설이 산출 체계에 주는 현대적 의미를 논하고 있다. 앤더슨 등 (Anderson, Corbett, Koedinger, & Pelletier, 출판중) 이 지능적인 튜터링 체계에 관한 최신 연구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