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억: 약호화 와 저장

 

인지 심리학과 그 응용 : John R. Anderson 저서, 이영애 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0  (원서 :  Cognitive Psychology and Its Implication (4th ed), 1995), Page 178~205

 

1. 단기 기억 이론의 흥망성쇠

2. 암송과 작업 기억

     (1) 전두엽 그리고 영장류의 작업 기억

3. 활성화와 장기 기억

     (1) 활성화 확산

4. 연습과 강도

      (1) 정교화 처리

      (2) 의미 있는 정교화 대 무의미한 정교화

      (3) 우연 학습 대 의도 학습

      (4) 정교화 처리와 덩이글 재료

5. 처리 수준

      (1) 장기적 상승 작용과 멱법칙

6. 약호화 대 인출

7. 일러두기와 읽을 거리

 

에빙하우스(H. Ebbinghaus)는 인간의 기억을 처음으로 연구한 사람으로서, 1885 년에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논문에 보고 된 연구는 인간의 기억을 처음으로 엄격한 실험으로 밝힌 것이었다. 에빙하우스가 연구한 당시에는 피험자 집단이 없었다. 그러므로 그 자신이 피험자가 되었다. 그는 DAX, BUO, LOC 와 같은 자음-모음-자음의 세 낱자 무의미 철자들을 혼자서 학습하였다. 에빙하우스는 여러 실험 중 하나에서 13 개 음절들로 구성된 목록을 틀리지 않고 순서대로 두 번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했다. 그 다음 지연 기간을 달리하여 이 목록의 파지 (retention) 검사를 하였다. 그는 완벽하게 두 번 암송한다는 기준을 사용하여 이 목록들을 재학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다. 그는 두 번째 학습이 첫 번째 학습보다 얼마나 더 빠른지 측정하였다. 그가 어떤 목록을 처음 학습하는 데 1,156 초가 걸렸고, 그 목록을 재학습하는 데 467 초가 걸렸다고 하자. 이것은 그가 재학습에서 1,156 – 467 = 689 (초)를 절약했음을 뜻했다. 이 절약은 원래 학습에 대한 백분율로 689   / 1,156 = 64.3 퍼센트라고 표기할 수 있다. 에빙하우스는 파지 간격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 그림이 보여 주듯이, 처음에는 급격한 망각이 일어나지만, 재료를 학습한 후 30 일까지는 망각이 지속적으로 서서히 일어난다.

24 시간을 파지 간격으로 사용하여, 에빙하우스는 만일 어떤 목록을 완전히 두 번 반복 암송하는 기준까지 학습한 후, 그 목록을 30 번 더 암송하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관찰하였다. 과잉 학습 (overlearning) 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33.8 퍼센트의 절약 점수를 얻을 수 있었지만, 이와 같은 과잉 학습을 함으로써 24 시간 후 파지 검사에 나타난 절약 점수는 64.1 퍼센트였다. 이처럼, 추가 학습 시행은 나중의 파지 검사에서 절약 점수를 높였다.

지난 수십 년간 여러 연구자들은 에빙하우스의 기초 실험 결과들이 다양한 기술과 측정치를 사용하여 반복하였다. 인지심리학이 1960 년대에 행동주의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을 때, 인간의 기억 연구에 큰 격동이 있었다. 이 격동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이 격동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째, 행동주의 전통의 연구는 동물 학습에 그 초점을 두었으므로 이론과 연구에 새로운 자유가 주어졌을 때 답을 기다리는 인간 기억에 관한 수많은 질문들이 무르익었다.

둘째, 인간 기억은 기억 그 자체보다는 인지에 관한 물음을 다루는 데 매우 유용한 몇몇 연구 과제를 가지고 있음이 입증되었다. 예를 들면, 앞의 두 장에서, 기억 과제를 사용한 지식 표상 (그림 5.9 에 포함된 것과 같은) 에 관한 실험들이 있었다. 후속 장들은 문제 해결과 언어 처리상의 문제점을 밝히기 위해 기억 실험들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인지의 다른 분야들도 인간의 기억 연구 과제를 많이 사용한다.

이 장과 다음 장은 이러한 연구에서 나온 인간 기억 체계의 핵심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이 장에서는 정보가 인간의 기억 체계에 들어오는 방향에 초점을 둔 연구를 고찰하겠고, 다음 장에서는 정보가 어떻게 보존되고 인출되는지에 초점을 둘 것이다. 어떠한 기억 실험이든 약호화, 파지, 인출을 포함하기 때문에 이 구분은 다소 인위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이 장에서 다루게 될 실험들은 주로 초기의 약호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인간 기억 연구는 긴 역사를 가졌지만 행동주의가 끝난 후부터 크게 강화되었다.

1. 단기 기억 이론의 흥망성쇠

인지심리학 역사상 중요한 사건은 1960 년대의 단기 기억 (short-term memory) 이론의 발전이었다. 이 이론은 이전의 행동주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거대한 양의 자료를 인지심리학 방법론의 힘으로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브로드벤트 (Broadbent, 1958) 는 단기 기억 이론을 예상했고 와우와 노먼 (Waugh & Norman, 1965) 은 이 이론을 설득력 있게 형식화하였다. 그러나, 단기 기억 이론을 가장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사람들은 애트킨슨과 쉬프린 (Atkinson & Shiffrin, 1968) 이었다. 그들의 이론은 이제 다른 학자들에 의해 더 이상 정확한 설명으로 수용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여전히 여러 책에서 발견된다. 그들의 단기 기억 이론이 여기 포함된 이유는 그것이 인지심리학에 미친 막대한 영향과 그 이론을 빼놓고서는 인지심리학을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론이 이제 더 이상 수용되지는 않지만, 거기서 유래한 아이디어들은 SAM (Gillund & Shiffrin, 1984 ; 이 장의 후반에 나옴) 과 킨치와 반 다이크 (Kintsch & van Dijk, 1978, 12장) 를 포함하여 앞으로 언급하게 될 몇몇 현대 이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림 2 는 기본 이론을 보여 준다. 3 장에서 이미 환경에서 오는 정보가 어떻게 주의를 받지 못하면 사라져 버리게 되는 일시적 감각 기억 (아이콘과 에코)에 잠시 머물게 되는지를 보았다. 단기 기억 이론은 주의를 받은 정보는 중간 상태의 단기 기억으로 가서 거기서 암송되어야만 비교적 영구적인 장기 기억으로 들어간다고 제안하였다. 단기 기억이 저장할 수 잇는 정보의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 한때 그 용량은 기억폭으로 간주되었다. 기억폭 (memory span) 이란 즉각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요소의 수를 말한다. 여러분의 기억폭을 친구에게 부탁해서 검사해 보라. 친구에게 다양한 길이의 숫자 목록을 만들어서 여러분에게 읽어 달라고 하라. 여러분이 몇 개의 숫자를 반복할 수 있는지 보라. 여러분은 아마도 일곱 또는 여덟 개를 완전하게 반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이상은 반복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화 번호가 보통 일곱 숫자임을 보더라도 기억폭의 크기는 편리하다. 이와 같이 단기 기억 내에 약 일곱 요소의 공간이 있다는 입장이 있고, 한편 단기 기억의 용량이 더 작아서 기억폭은 단기 기억뿐만 아니라 다른 기억 저장소에 의존한다는 입장 (예 : Broadbent, 1975) 도 있다.

그림 2 중간에 단기 기억을 포함하고 있는 기억 모형.

보통 기억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단기 기억 내용을 암송한다고 가정되었다. 예를 들면, 기억폭 실험에서 피험자는 숫자들을 혼자서 계속 반복하면서 암송한다. 한 항목을 암송할 때마다 그 정보가 비교적 영구적인 장기 기억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가정되었다. 그러나, 그 항목이 영구적 장기 기억 표상으로 발전되기 전에 단기 기억을 떠나면, 그 정보는 영원히 소멸된다. 사람들은 정보를 단기 기억에 영원히 유지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새 정보가 항상 들어오고 있으며 옛 정보는 한정된 용량의 단기 기억으로부터 밀려나기 때문이다.

셰퍼드와 테흐트수니언(Shepard & Teghtsoonian, 1961) 의 실험은 이 생각을 잘 보여 준다. 그들은 피험자들에게 200 개의 세 자리 숫자를 연속해서 보여 주었다. 피험자의 과제는 한 숫자가 언제 반복되었는지 밝히는 것이었다. 연구자들은 숫자의 처음 출현과 재출현 사이에 얼마나 많은 숫자들이 개입되었는지의 함수로 반복된 숫자를 재인하는 피험자의 능력에 관심이 있었다. 이 변수가 '지연 (leg)' 변수이다. 만일 피험자가 단기 기억에 가장 최신 숫자들만을 간직하고 있으면, 방금 전에 보았던 극소수의 숫자들은 잘 기억하겠지만, 단기 기억에서 밀려난 숫자들은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 결과가 그림 3 에 나와 있다. 재인 기억이 처음 몇 숫자에 대하여는 급격히 하락하지만 그 하락이 약 60 퍼센트 지점에서는 일종의 접근선에 도달하면서 서서히 느려진다. 급격한 하락은 숫자들이 단기 기억에 있을 가능성이 점차 감소함을 나타낸다. 나중 숫자들의 60 퍼센트 회상 수준은 장기 기억에 들어온 정보의 양을 반영한다. (주석 : 이 기억수준은 정말로 60 퍼센트 수준이 아닌데, 그 이유는 피험자들이 새 항목의 20 퍼센트 이상을 반복된 것으로 잘못 인정하기 때문이다.)

단기 기억 이론을 믿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림 3 과 같은 자료가 보여 주는 급격한 망각 때문이다. 이 자료는 그림 1 의 에빙하우스 함수에서 장기 기억이 보이는 망각 함수 보다 더 빠름을 보여 준다. 이 현상은 사람들에게 이 과제와 관련된 기억 체계에 매우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믿게 하였다. 이러한 단기 기억 과제와 관련된 기억은 특히 순간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중 연구와 분석 (다음 장에서 기술하겠음) 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망각 함수들 간에 근본적인 차이가 정말 있는지를 묻게 하였다. 정보가 손실되는 속도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얼마나 잘 학습되었는지의 함수이다. 에빙하우스는 본인이 기억 재료를 잘 학습했으므로, 그의 파지 함수에서는 기억 손실이 지연되었지만, 기억 손실의 성질은 그림 3 의 결과와 같다. 두 함수 모두가 초기의 급격한 손실과 후기의 점진적 손실을 보여 주는 부적 가속화 현상을 나타낸다. 기억 흔적의 강도 그리고 그 강도와 망각 속도와의 관계는 다음 장에서 논의하겠다.

단기 기억 이론을 믿는 또 다른 이유는 암송의 양이 장기 기억으로 전이되는 정보의 양을 제어한다는 증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런더스 (Rundus, 1971) 는 피험자들에게 소리 내어 암송하라고 했을 때, 많이 암송한 항목일수록 기억이 더 잘됨을 입증하였다. 이 자료는 단기 기억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데, 그 이유는 그것이 단기 기억의 근본 특성-장기 기억으로 가는 데 필요한 중간 정거장임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들어가기 위해 단기 기억에서 '시간을 써야' 하며,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더 잘 기억된다.

한 영향력 있는 논문에서, 크레이크와 록하트 (Craik & Lockhart, 1972) 는 중요한 것은 정보의 암송 기간이 아니라 그 정보가 처리되는 깊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이론은 처리의 깊이(depth of processing) 라고 부르는데, 재료를 심도 있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암송해야만 기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면, 글렌버그 등 (Glenberg, Smith, & Green, 1977) 은 피험자들에게 네 자리 숫자 하나를 2 초간 학습시키고, 단어 하나를 2 초, 6 초,   또는 18 초간 암송시킨 후 그 네 자리 숫자를 회상시켰다. 피험자들은 그들의 과제가 네 자리 숫자의 회상이라 생각하고 단어를 정해진 시간 동안 그냥 암송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예상하지 못한 단어 회상 검사를 최종적으로 받았다. 피험자들은 2 초, 6 초, 또는 18 초간 암송한 단어들을 각각 11, 7, 그리고 13 퍼센트 회상하였다. 그들의 회상은 빈약했으며, 암송의 양과 무관함을 보여 주었다. (주석 : 글렌버그 등 (Glenberg et al., 1977) 은 재인 기억이 암송량에 따라 정말로 향상됨을 보여 주었다. 재인 기억인 새 기억 흔적을 뚜렷이 만들지 않고도 일종의 친숙성 판단에 의존하기도 한다.)

한편, 의미 처리에 관하여 앞 장에서 개관하였듯이. 피험자의 기억은 재료를 심도 있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상당히 향상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장기 기억으로 가는 도중 단기간의 중간 정거장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장기 기억 흔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다. 정보는 감각 저장소에서 장기 기억으로 직접 가기도 한다.
 

    인지심리학에서 한때 인기 있었던 입장은 정보가 장기 기억에 저장되려면 한정된 용량의 단기 기억에서 암송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2. 암송과 작업 기억

앞에 제시된 증거는 독립적인 단기 기억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이 한 시점에서 암송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다는 경험적 관찰이 있다. 이 한계를 기억폭 연구가 가장 분명히 보여 준다. 기억폭 검사에서 우리가 산출하는 정보의 양을 제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기 기억의 설명은 그 안에 정해진 수 (예 : 일곱)의 요소만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배들리 (Baddeley, 1986) 는 기억폭의 길이를 정하는 것은 정보의 암송 속도라고 제안하였다. 그는 언어 재료의 경우, 고정 기간 동안 암송 가능한 최대한의 정보를 유지시키는 발성 고리 (articulatory loop) 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이 고리에 관한 가장 강력한 증거 중의 하나는 단어 길이의 효과이다(Baddeley, Thompson, & Buchanan, 1975). 다음 다섯 개의 단어를 읽은 후 책을 보지 말고 반복하라 :

대부분이 이 과제를 할 수 있다. 배들리 등은 피험자들이 다섯 개 단어 중 4.17 개를 반복할 수 있었음을 발견하였다. 이제 다음 다섯 개의 단어를 읽고 반복해 보라 :

사람들은 다섯 개 단어 중 평균 2.80 개만을 회상할 수 있었다. 여기서 결정적인 요인은 단어를 말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발라와 배들리(Vallar & Baddeley, 1982) 는 음절 수가 한 개부터 다섯 개까지인 단어들의 회상 수준을 알아보았다. 그들은 또 1 초 동안 말할 수 있는 단어들의 길이도 측정했다. 그림 4 가 그 결과이다. 정답 백분율이 읽는 속도를 그대로 반여하고 있다.

정보를 작업 기억에 유지하려는 노력은 갈대로 접시를 돌리는 서커스 묘기와 비슷하다. 서커스 출연자는 한 개의 갈대로 한 개의 접시를 돌리고, 또 다른 갈대로 또 다른 접시를 돌리고, 계속해서 다른 갈대로 다른 접시를 돌린다. 그는 첫째 접시가 그 속도를 늦추면서 떨어지기 전에 그 쪽으로 달려가야 한다. 그는 그 접시를 다시 돌리고 다른 접시들도 다시 돌린다. 그가 계속 돌려야 할 접시가 너무 많을 뿐이다. 배들리는 작업 기억도 똑 같은 상황이라고 말한다. 작업 기억에 지나치게 많은 항목들을 유지하려 하면, 첫째 항목을 암송하기 위해 다시 돌아 왔을 때 그것을 인출해서 재암송 하기에는 이미 늦어서 쇠잔해 버린 상태가 된다. 배들리는 발성 고리에서 암송되는 재료가 1.5 초의 갑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발송고리가 실제로 말하기와 관련된다는 증거가 많다. 콘라드 (Conrad, 1964) 가 처음에

몇몇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는 피험자들이 기억폭 과제에서 무엇인가 잘못 기억했을 때, 그들은 소리가 비슷한 다른 것을 회상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주었다. 피험자들이 HBKLMW와 같은 낱자들을 회상해야 할 때, 콘라드는 또한 각운의 비율이 많은 낱자열 (BCTHVZ) 이 그렇지 않은 낱자열 (HBKLMW) 보다 회상하기 더 어려움을 발견하였다.

발성 고리가 재료를 암송하기 위한 유일한 기제는 아니다. 배들리는 4 장에서 논의된 심상을 암송하기 위한 것으로 시공간 스케치판 (visuospatial sketchpad) 을 제안한다. 그는 정보를 작업 기억에 유지하기 위한 두 개의 분리된 '부속' 체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와 같은 체계들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그림 5 는 다양한 부속 체계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배들리의 개념들로 설명한다. 중앙 집행부 (central executive) 는 시공간 스케치판과 음운 고리 (phonological loop) 와 같은 여러 부속 체계를 제어한다. 중앙 집행부는 어느 부속 체계이든 거기에 정보를 넣거나 뺄 수 있다. 중앙 집행부는 한 체계에서 다른 체계로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다. 배들리는 중앙 집행부가 부속 체계를 제어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하여 정보를 일시 저장하기 위한 자체 저장소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단기 기억과 배들리의 음운 고리 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정적 차이는 장기 기억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정보가 음운 고리에서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음운 고리는 단순히 정보의 가용을 유지하기 위한 보조체계이다.

37 ⅹ 28 을 암산할 때 이 체계가 어떻게 관여하는지 보자. 머리 속에서 답을 계산하는 과정을 잘 관찰하라. 우선 곱셈의 심상을 간직할 것이고, 그것이 완성되면 다음과 같아질 것이다.

여러분이 해보았으면,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 숫자들을 입 속에서 암송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과제를 해내려면 음운 고리와 시공간 스케치판 모두가 사용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체계 어디에도 없는 정보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과제가 곱셈임을 기억해야 하고, 7 ⅹ 8 = 56 이고, 56 에서 5 는 일시적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을 계속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정보는 중앙 집행부에 의해 유지되며, 문제 해결 과정과 부속 체계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배들리는 중앙 집행부에 의해 제어되는 발성 고리와 시공간 스케치판을 제안하였다.

(1) 전두엽 그리고 영장류의 작업 기억

전두엽은 적어도 영장류의 작업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두엽은 쥐와 같은 하등 포유류로부터 원숭이로 올라가면서 더 커지고 원숭이로부터 인간으로 올라가면서 비례적으로 더 많은 발달을 한다. 한동안 전두엽은 작업 기억 과제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이 문제를 연구하는 데 사용된 것이 지연된 표본 맞추기 (match-to-sample) 과제로서, 그림 6 에 나와 있다. 원숭이는 모양이 같은 두 개의 구멍 중 어느 하나에 음식이 놓여지는 것을 본다 (그림 6a). 그 다음 구멍들이 가려지고 원숭이는 한동안 — 약 10 초간 앞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림 6b).  마지막으로 원숭이는 음식을 꺼낼 기회를 갖게 되고 이 때 원숭이는 음식이 어느 구멍에 숨겨져 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그림 6c). 전두엽을 손상 당한 원숭이들은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없다 (Jacobson. 1935.1936). 인간 유아도 전두엽이 성숙하기까지 약 1 년이 되기 전에는 이와 비슷한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다 (Diamond. 출판중).

전두엽의 어떤 영역이 원숭이가 공간의 어느 위치에 물체가 놓여졌는지를 기억해야 할 때 관여한다(Goldman-Rakic, 1988). 이것은 영역 46 이라고 부르는 매우 작은 부위로서 전두엽 옆에서 발견된다 (그림 7). 이 영역의 손상은 공간 과제 수행의 결함을 나타낸다. 이 영역의 뉴런들은 지연 기간 중에만 흥분하는데, 마치 그 기간 중 정보를 활성화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지연 기간 전후에는 활동하지 않는다. 더욱이, 그 영역의 다른 뉴런들은 시야의 다른 부분에 있는 물체들을 기억하도록 조정되어 있는 듯하다 (Funahashi, Bruce, & Goldman-Rakic, 1991). 인간이 작업 기억에 정보를 유지할 때는 같은 뇌 영역에서 혈류가 증가된다는 보고가 있다. (Cohen, Jonides, Smith). (주석 : 카네기 멜런대학교의 조너선 코헨(Jonathan Cohen) 은 MRI 를 사용하여 인간의 영역 46 을 시각화하였으며, 한편 미시간대학교의 존 조나이드즈 (John Jonides) 와 에드 스미스 (Ed Smith) 도 PET 를 사용해 왔다 (사적인 대화)) 영역 46 은 배들리의 시공간 스케치판과 같은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림 7 원숭이의 대뇌 피질의 측면. 영역 46 이 점선으로 나타남. (Goldman-Rakic, 1987.)

골드먼 - 래킥 (Goldman-Rakic, 1992) 은 지연 기간 동안 여러 유형의 정보 유지를 요하는 다른 과제에서 원숭이의 수행을 연구하였다. 예를 들면, 그녀는 원숭이가 여러 물체들을 기억해야 하는 과제를 검토하였다. 즉 원숭이가 일정 간격 후 초록 네모가 아닌 빨간원을 선택해야 함을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전전두엽의 여러 영역이 이 과제에 관여하는 듯하다. 이 영역의 여러 뉴런들이 원숭이가 초록 네모가 아닌 빨간 원을 기억해야 하는 동안 흥분하게 될 것이다. 골드먼-래킥은 전전두엽은 여러 작은 영역들로 구분되어 있으며, 그 각각이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기억하는 일을 맡고 있다고 추측한다.
 

    전두엽의 여러 영역은 상이한 유형의 정보를 작업 기억에 유지시키는 책임을 지고 있는 듯하다.

3. 활성화와 장기 기억

그 동안 사람들이 암산이나 언어 이해와 같은 과제를 어떻게 수행하는지를 모형으로 설명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다(예 : Baddeley & Hitch,1974 ; Anderson, Reder, & Lebiere, 미발간). 그 결과, 단순히 환경에 있는 또는 암송되는 정보 이상의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7 ⅹ 8 = 56 과 같은 곱셈이 그 예이다. 이것은 장기 기억으로부터 나와야 하는 정보이다. 여기서 질문은 어떤 과제를 해낼 때 장기 기억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정보가 가용되는가 — 그 전부인가 또는 일부인가? 만일 그 일부라면, 그 양과 방법을 어떻게 결정하는 가이다. 이 질문의 답은 장기 기억의 활성화 개념을 포함한다.

장기 기억에 있는 단편적 정보들이 순간적으로 어떻게 가용되는지를 가정하는 몇몇 이론들이 제안되었다. 이 현상을 설명할 때 각각의 이론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이 장에서 필자가 사용하는 언어는 필자의 ACT 이론 (Anderson, 1983, 1993) 과 비슷하다. 그러나 잘 알려진 또 다른 이론인 SAM (Gillund & Shiffrin, 1984 ; Raaijmakers & Shiffrin, 1981) 은 심상 (기억 흔적 참조) 이 맥락 단서의 함수로 친숙해진다고 (활성화 참조) 말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생각은 정보를 사용한 직후에는 가용성이 매우 높지만 그것을 쓰지 않거나 암송하지 않으면 가용성이 곧 없어진다는 것이다.

활성화(activation) 는 기억으로의 접근 가능성과 그 속도 모두를 결정한다. 속도 효과는 정보를 장기 기억에서 인출하는 빠르기로 알 수 있다. 로프터스 (Loftus, 1974) 는 이점을 잘 입증했다. 그녀는 피험자들이 과일처럼 잘 학습된 범주의 정보를 인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예를 들면, 피험자는 p 로 시작하는 과일을 인출해야 했다. 그녀의 피험자들은 한 범주에 관해 처음 질문 받고 그 과제를 수행하는 데 평균 1.53 초가 걸렸다. 그 다음, 지연 시간을 달리하여 피험자들에게 같은 범주에서 다른 낱자로 시작하는 예를 말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b 로 시작하는 과일을 인출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로프터스는 한 범주에 대한 두 검사 사이에 이 범주와 무관한 다른 범주의 예들을 삽입하여 지연 기간을 달리 했다. 예를 들어, 두 항목 지연 조건에서는, p 로 시작하는 과일, c 로 시작하는 개의 품종, r 로 시작하는 나라 이름, 그리고 b 로 시작하는 과일을 인출하는 식이다. 삽입 항목이 0, 1, 그리고 2 개일 때, 인출 시간은 각각 1.21 초, 1.28 초, 그리고 1.33초 였다. 처음 검사에서 피험자들이 관련 단어를 생성하는 데 1. 53 초가 걸렸다. 그러므로 처음 인출 후 범주 정보가 여전히 작업 기억에 활성화되어 있을 때 그 범주가 즉시 다시 검사되면, 강한 촉진을 보여 준다. 그러나 지연 기간이 길어지면, 활성화가 쇠퇴하며 더 긴 인출 시간을 초래하게 된다.

두 요인이 기억의 활성화 수준을 결정한다. 하나는 로프터스의 실험에서처럼 얼마나 최근에 그 기억을 사용하였는 가이며, 다른 요인은 그 기억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였는 가이다. 필자의 실험실에서 수행된 다른 실험 (Anderson, 1976) 은 인출 속도가 연습의 최신성 (recency) 과 빈도 (frequency) 모두의 영향을 받음을 보여 준다. 이 실험의 첫 단계에서, 피험자들은 몇몇 특정인의 소재를 기억해야 했다. 예를 들면, 피험자들은 다음 문장들을 학습했다 :

나중에, 그들은 문장을 제시 받고 학습 여부를 질문 받았다. 예를 들면, 피험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았다 :

이 문장은 '예' 반응을 요한다. 틀린 문장은 사람과 소재를 학습시와 다른 방식으로 조합하였다. 예를 들면, 피험자들은 다음과 같은 틀린 문장을 제시 받기도 했다 ;

과학자들은 이 문장을 학습하지 않았으므로 '아니오' 반응을 해야 했다. 피험자들은 문장을 거의 매번 맞출 정도로 잘 알고 있었으므로, 연구자들은 그들이 정확한 재인 판단을 하는 데 걸리는 속도에만 관심이 있었다.

두 변수들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한 변수는 검사 전 각 문장에 대한 연습량의 차이였다. 어떤 문장들은 다른 문장들의 두 배로 학습되었다. 빈도가 문장의 약호화와 관계되므로 빈번하게 접한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부터 빨리 인출될 것이다. 두 번째 변수는 한 문장을 두 번 제시할 때 지연 간격이었다. 문장의 반복 간에 삽입 문장이 없는 경우부터 두 개의 다른 문장이 삽입된 경우 (따라서 문장이 아직 작업 기억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조건) 가세 문장 또는 그 이상의 다른 문장들이 삽입된 경우 (따라서 문장이 재활성화되어야 할 조건) 와 비교되었다. 검사들 간의 지연이 두 번째 제시되는 문장 재인에 미치는 효과가 관심 대항이었다.

표 1 은 두 번째 제시되는 문장을 판단하는 시간이 이 두 변수에 따라 분류된 것이다. 최근에 본 문장의 재인 시간이 빨랐으며, 또 여러 번 보았던 문장의 재인 시간이 빨랐다.

표 1 반복의 지연과 제시 빈도가 두 번째 제시되는 문장의 재인 시간에 미치는 효과

학습정도

지        연

짧다 (삽입항목이 0 ~ 2)

길다 (삽입 항목이 3 또는 그 이상)

적다

많다

1.11 초

1.10 초

1.53 초

1.38 초

이 두 요인들은 짧은 간격을 두고 검사된 문장들에 대하여는 학습량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식으로 상호 작용한다.
 

    기억에 접근하는 속도와 확률은 활성화 수준에 의해 결정되며, 활성화 수준은 기억을 얼마나 빈번하게 그리고 얼마나 최근에 사용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1) 활성화 확산

5 장에서 발전시킨 망조직 틀에서 활성화 개념을 생각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 은 활성화가 망조직의 통로를 따라 흐름을 뜻한다. 그림 8 은 개라는 개념 주변의 명제 망조직 일부를 보여 준다. 개가 뼈라는 개념과 연결되어 있음에 주목하라. 따라서, 개라는 단어가 피험자에게 제시되면, 그 개념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활성화가 개 주변의 개념들로 확산되므로, 뼈도 마찬가지로 활성화돤다. 펄머터와 앤더슨 (Perlmutter & Anderson) 의 미간행 실험은 활성화 확산 과정의 존재를 증명해준다. 연속된 단어들을 제시 받은 피험자들은 특정 낱자로 시작하는 연상어를 생성해야 했다. 다음과 같이 대조되는 순서가 주요 관심사였다 :

              점화           통제

            개 – ㄱ      화가 – ㄱ

            뼈 – ㅅ       뼈  - ㅅ

첫 번째의 경우, 점화 조건에서, 피험자는 개에 대한 연상어로 고양이를 생성할 수 있고, 뼈가 제시되면 살을 생성할 수 있다. 두 번째의 경우, 통제 조건에서, 반응은 그림과 살이 될 수 있다. 점화 조건의 주요특성은 기존의 연상 통로가 개에서 뼈로 그리고 개에서 살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첫 연상어를 말하기 위한 망조직 구조의 활성화는 두 번째 답에 필요한 구조를 활성화시킨다. 첫 연상 과제 (개 – ㄱ) 는 두 번째 연상 과제 (뼈 – ㅅ) 를 점화시킨다. 대조적으로, 통제 조건에서는 점화 연결이 없다. 따라서 점화 조건에서의 피험자가 두 번째 연상어를 더 빨리 말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이 기대는 사실로 입증되었다.

 

그림 8 기억에 저장된 개의 표상 및 이와 연합된 몇몇 개념들.

점화 조건의 피험자들이 연상어를 생성하는 데에는 1.41 초가 걸렸으며, 이것은 통제 조건의 1.53 초에 비하면 매우 빠른 것이었다.

활성화 확산 과정이 전적으로 개인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피험자들은 앞의 실험에서 개의 연상어를 생성할 때 뼈-살 연상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성화의 일부가 망조직의 뼈 부분까지 확산되어 뼈와 살 간의 지식을 점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었다. 인지심리학의 많은 실험들이 활성화 확산을 통하여 연상적 점화 (associative priming) 라는 지식의 무의식적 점화를 입증하였다.

메이어와 슈바네벨트(Meyer & Schvaneveldt, 1971) 의 실험은 연상 점화의 고전이 되었다. 피험자들은 항목 쌍들이 단어인지를 판단해야 했다. 표 2 는 실험 재료의 예와 피험자들의 판단 시간을 보여 준다. 항목들은 위 아래의 쌍으로 나란히 제시되었다. 만일 한 쌍에서 산 항목이 비단어 (nonword) 이면, 피험자들은 '아니오' 라고 반응해야 했다.

표 2 연상적 점화를 보이는 쌍들의 예

긍정 쌍

부정 쌍

무관

유관

첫째가 비단어

둘째가 비단어

모두가 비단어

Nurse

Butter

940 ms

Bread

Butter

855 ms

Plame

Wine

904 ms

Wine

Plame

1087 ms

Plame

Reab

884 ms

출처 : Meyer & Schvaneveldt, 1971.

'아니오' 에 해당하는 부정 쌍들을 자세히 보면 피험자들이 우성 위 항목, 다음에 아래 항목을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위 항목이 비단어인 경우, 아래 항목이 비단어인 경우보다 '아니오' 반응이 더 빨랐다. 위 항목이 단어가 아니면, 두 번째 항목을 판단할 필요가 없이 더 빨리 반응할 수 있었다.

이 연구의 주요 관심은 '예' 를 요구하는 긍정 쌍에 있었다. Nurse 와 butter 처럼 무관한 쌍도 있었고, bread 와 butter 같은 연상 관계의 쌍들도 있었다. 피험자들은 관련된 쌍을 85 msec 더 빨리 판단하였다. 이 결과는 활성화 확산 분석으로 설명할 수 있다. 피험자가 관련된 단어 쌍에서 첫째 단어를 읽었을 때, 활성화가 그 단어로부터 둘째 단어로 흘렀을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둘째 단어의 철자를 더 활성화된 정보로 만들어 판단을 쉽게 하였을 것이다. 이 결과의 함의는 기억을 통한 활성화의 연상적 확산이 읽혀지는 단어의 속도를 촉진시킨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강한 연상적 응집력을 가진 재료를 무관한 단어들이 만들어 낸 덜 응집된 재료보다 더 빨리 읽을 수 있다.

래트클리프와 매쿤(Ratcliff & McKoon, 1981) 은 활성화 확산을 다른 점화 효과로 보고한다. 피험자들은 그 의사는 책을 싫어한다 와 같은 문장들을 기억해야 했다. 이 문장을 기억한 후 피험자들은 단어 재인 과제로 옮겨가서 거기에 나온 명사들이 학습한 무장에서 본 명사인지를 판단해야 했다. 예를 들면, 피험자들은 책이라는 단어를 보면, 그것이 기억된 문장에 있었으므로 '예' 라고 반응해야 할 것이다.

래트클리프와 매쿤은 표적 (예 : 책) 을 제시하기 전에 때로는 같은 문장에 있었던 점화명사 (즉, 의사) 를 제시했다. 피험자들은 점화 명사가 없었던 통제 조건에 비하여 점화 조건에서 더 빨리 반응했다. 피험자들은 통제 조건에서 667 msec 가 걸린 데 비해 점화 조건에서는 624 msec 가 걸렸다. 이 결과는 활성화가 표적 명사로 학습된 연상을 따라 확산된다고 가정함으로써 설명된다. 표적 명사는 점화명사에 의해 활성화되므로 더 빨리 재인될 수 있었다.

래트클리프와 매쿤은 점화 자극 (의사) 과 표적 자극 (책) 간의 제시 간격을 50 sec 에서 300 msec 까지 지연시켰다. 이 간격들은 피험자의 어떤 의식적 기대를 발달시키기에는 너무 짧았다. 그러므로, 활성화 확산은 자동적 효과로 간주된다. 그림 9 는 점화 조건에서 반응 시간들이 이 간격들에 걸쳐서 어떻게 감소했는지를 보여준다. 점화와 표적간의 간격이 단지 50 msec 인 경우에도 점화 조건이 통제 조건보다 약간 더 빨랐다. 점화는 보통 200 msec 후에 점근선에 도달한다. 잠재기의 이러한 감소는 망조직을 통해 흐르는 활성화의 속도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활성화는 제시된 재료로부터 연상 재료로 확산된다. 활성화가 연상 재료로 더 많이 확산될수록, 그 재료는 더 빨리 인출된다. 기억에서 확산되는 활성화의 양은 기억의 강도에 의존한다고 밝혀졌다. 다음 절에서 기술하겠지만, 기억이 더 많이 연습될수록, 그 기억은 더 강해지므로 더 성공적으로 인출될 수 있다.

그림 9 점화 단어와 표적 단어 간의 시간 간격 함수로서 점화조건과 통제 조건 간의 차이

 

    활성화는 제시된 항목으로부터 연상된 기억을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망조직을 통해 흐른다.

4. 연습과 강도

두 독립적인 양, 즉 활성화와 강도는 기억 흔적과 관련된다. 기억 흔적의 활성화 수준이 기억 접근의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이미 논의한 바 있다. 기억 흔적의 활성화 수준은 매우 빠른 변화를 경험한다. 예를 들면, 래트클리프와 매쿤의 실험에서 흔적은 5 분의 1 초가 지나서 최대로 활성화되었다. 흔적은 그 활성화를 곧 잃기도 한다. 이 절에서는 그 양이 훨씬 천천히 변하는 강도 (strength) 에 대해 논의하겠다. 기억 흔적은 매번 쓸 때마다 그 강도가 조금씩 증가한다. 흔적 강도는 부분적으로 그 흔적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를 정하며, 이에 따라 흔적에 어떻게 접근하게 되는 지가 정해진다. 흔적 강도는 반복된 연습을 통해 서서히 증가될 수 있다.

연습이 기억 흔적에 미치는 효과는 매우 규칙적이며 대단히 크다. 피롤리와 앤더슨 (Pirolli & Anderson, 1985) 은 피험자들에게 선원이 공원에 있다 와 같은 문장을 연습시키고 연습이 문장 재인 시간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았다. 그림 10a 가 이 결과를 보여준다. 피험자들은 약 1.6 초에서 0.7 초로 인출 신간의 50 퍼센트를 줄이면서 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림은 또한 향상률이 연습과 함께 감소함을 보여 준다. 자료는 다음과 같은 멱함수에 잘 들어 맞는다:

           T = 1.40 P ‾ 0.24

여기서 T 는 시간이고, P 는 연습 일수이다. 이것을 멱함수 (power function) 라고 부르는 데 그 이유는 연습량 P 가 거듭 제곱되기 때문이다. 수행 (반응 시간 및 다른 몇몇 측정치로 측정된) 과 연습량의 멱함수 관계는 학습에 만연한 현상이다. 결과 자료가 멱함수와 일치함을 쉽게 볼 수 있는 한 방법은 연습량과 반응 시간을 대수 (log - log) 로 표시하는 것이다. 정상 좌표에서의 멱함수가 대수 좌표에서는 선형 함수로 나타난다:

         log T = 0.34 – 0.24 log P

그림 10b 는 자료가 변형된 모습을 보여 준다. 두 대수 함수 관계는 선형 함수에 매우 가깝다.

기억 수행이 연습의 멱함수로 향상된다는 현상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뉴웰과 로젠블룸 (Newell & Rosenbloom, 1981) 은 이것을 학습의 멱법칙 (power law of learning) 이라고 불렀다. 그림 11 은 블랙번 (Blackburn, 1936) 이 두 피험자들에게 10,000 개의덧셈 문제를 풀게 했을 때 그들이 보여 준 연습 효과를 나타낸다. 자료는 대수로 표시 되어 있으며, 선형 관계를 나타낸다. 이 그래프와 이 책의 다른 그래프에서 원래 숫자들 (그림 10b 의 괄호 안 숫자들) 이 대수 척도로 표시되었다. (원래 숫자들이 대수 척도로 표시될 때, 그림 11 처럼 괄호 안에서 'log 척도' 라고 진술된다.) 블랙번의 자료는 학습의 멱법칙이 그림 10 에 있는 것 이상의 연습량으로 확장됨을 보여 준다. 기억 흔적이 강해질수록, 더 큰 활성화를 얻게 되므로 따라서 더 빠른 인출이 가능해진다.
 

    기억이 연습될수록, 멱함수에 따라 그 강도는 증가된다.

(1) 장기적 상승 작용과 멱법칙

연습의 멱법칙은 무엇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 이 법칙이 학습에 관여하는 기본 신경변화와 관계됨을 시사하는 증거가 약간 있다. 주의를 많이 끌었던 신경 학습의 하나가 장기적 상승 작용 (long-term potentiation : LTP) 으로서 해마와 피질 영역에서 발생한다. 이것은 학습의 행동 측정치와 관련되는 신경 학습 형태이다. 신경 회로가 고빈도의 전극으로 자극되면, 그 회로를 따라 그 이상의 자극에 대한 세포들의 민감성이 증가한다. 반스 (Barnes, 1979) 는 쥐의 흥분성 연접후 전위 (EPSP) 가 초기값에 비하여 증가함을 측정하여 이 현상을 관찰했다. (주석 : 1장에서 논의되었듯이, 뉴런의 수상 돌기와 세포체가 흥분

반스는 11 일 동안 매일 쥐의 해마를 자극하고 LTP 의 증가를 백분율로 측정했다. 그림 12a 는 그녀의 실험 결과인데, 매일 연습에 따른 변화량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연습량의 증가와 함께 백분율의 증가분은 감소 경향을 보인다. 멱함수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그림 12b 는 연습량에 대한 변화율을 대수로 표시했다. 두 관계는 거의 선형적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신경 활성화는 측정치처럼 연습과 함께 변화한다.

그림 12a 의 활성화 측정치는 매우 서서히 증가하는 한편, 재인 시간 (그림 10a) 은 매우 서서히 감소한다. 재인 시간과 같은 수행 측정치는 내적으로 발생하는 강도의 증가를 역으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기록의 강도가 증가하면서 (그림 12), 수행 측정치는 더 좋아진다 (더 짧은 시간과 더 적은 오류를 뜻함).
 
할수록 세포 안팎 간의 전기적 전위차가 줄어든다. EPSP 는 이 차이가 감소됨에 따라 '증가한다' 고 말한다.)

    장기적 상승 작용은 멱법칙을 따르는 신경 학습의 형태이다.

5. 처리 수준

앞의 논의에서 기억 수행을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는 기억해야 할 재료를 얼마나 많이 학습하고 연습하는지 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재료를 단순히 학습한다고 회상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몇몇 증거를 이미 보았다. 학습자가 학습할 재료를 어떻게 처리 하는 지가 중요하다. 앞 장에서 재료를 의미 있게 처리해야 기억이 증진됨을 이미 보았다. 크레이크와 록하트 (Craik & Lockhart, 1972) 의 처리의 깊이 이론과 관련해서, 이 장의 앞에서 얕게 처리한 학습은 기억을 증진시키지 못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같은 입장에서, 넬슨 (Nelson, 1979) 은 피험자들에게 의미 연상어 (예 : 튤립 – 꽃) 또는 각운 연상어 (예: 타워 – 플라워) 를 읽게 하였다. 그들은 각운 (70 퍼센트) 보다 의미 (81 퍼센트) 관련 연상어를 더 잘 기억하였다. 피험자들은 의미 연상어를 더 의미 있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1) 정교화 처리

의미 있는 처리 이외에도, 정교화 처리가 기억을 증진시킨다는 증거가 있다, 정교화 처리 (elaborative processing) 는 기억해야 할 항목을 추가 정보와 함께 윤색하는 것이다. 보브로와 바워 (Bobrow & Bower) 의 1969 년 실험이 바로 처리의 정교성을 연구한 고전이다.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에게 주어 – 동사 - 목적어로 구성된 간단한 문장들을 기억하게 하였다. 이 실험의 관심사는 두 조건에 있었다. 조건 1 에서 피험자들은 실험자가 쓴 문장들을 제시 받았다. 조건 2 에서 피험자들은 주어진 주어와 목적어 명사들을 사용하여 문장을 만들어야 했다. 문장을 학습한 후, 피험자들은 주어 명사가 주어지면 목적어 명사를 생성해야 했다. 두 조건의 회상 수준은 실험자가 문장을 생성한 조건 1 에서는 29 퍼센트였으며, 그리고 피험자가 문장을 생성한 조건 2 에서는 58 퍼센트였다. 문장을 스스로 생성했을 때, 피험자들은 두 명사의 의미와 그들의 가능한 상호 관련성을 더 깊이 있게 생각해야 했을 것이다. 생성에 의한 이득 효과를 자코비 (Jacoby, 1978) 그리고 슬래메카와 그라프 (Slamecka & Graf, 1978) 도 보고 하였다.

스테인과 브렌스퍼드(Stein & Bransford 1979) 의 일련의 실험들은 자기 생성 정교화 (self-generated elaboration) 가 실험자가 제공하는 정교화 보다 더 나은 이유를 밝혔다. 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뚱뚱한 사람이 표지판을 읽는다 와 같은 문장 10 개를 기억해야 했다. 이 연구에는 네 조건이 있었다. 기본 조건의 피험자들은 그 문장만 학습하였다. 자기 생성 조건의 피험자들은 그 문장을 스스로 정교하게 처리해야 했다. 부정확한 정교화 조건의 피험자들은 그 표지판의 크기는 2 피트였다 와 같은 문장을 함께 제시 받았다. 정확한 정교화 조건의 피험자들은 빙판에 관한 경과와 같은 부가 내용을 함께 제시 받았다, 재료를 학습한 수, 모든 조건의 피험자들은            사람이 표지판을 읽는다 와 같은 문장을 제시 받고, 빠진 형용사를 회상해야 했다. 피험자들은 기본 조건에서 10 개 중 4.2 개를, 그리고 스스로 정교화를 생성한 조건에서는 5.8 개를 회상하였다. 자기 생성 정교화가 확실히 더 도움을 주었다. 피험자들이 부정확한 정교화 조건에서는 단지 2.2 개를 회상하였으며, 이것은 자기 생성 정교화에 비하여 실험자가 제공하는 정교화가 드러내는 전형적 열등 효과를 반복 검증한 결과이다. 피험자들은 정확한 정교화 조건에서 가장 많은 7.8 개의 형용사를 회상하였다. 그러므로, 정교화를 세심하게 선택하면, 실험자 제공의 정교화가 피험자가 생성하는 정교화보다 더 나을 수 있다.

정교화를 생성하는 사람이 실험자인지 또는 피험자인지가 중요한 요인은 아니다. 정교화가 회상될 내용을 제약하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한 요인이다. 피험자 생성의 정교화가 매우 효과적인데, 그 이유는 그 정교화가 특정한 피험자의 지식을 독특하게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테인과 브랜스퍼드가 입증하였듯이, 실험자가 제약을 더 명료하게 만드는 정교화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학습 재료에 대한 우수한 기억은 그 재료가 더욱 정교하게 처리될 때 가능하다.

(2) 의미 있는 정교화 대 무의미한 정교화

콜러스(Kolers, 1979) 와 같은 학자들은 처리 수준에 관한 모든 연구들이 그 재료를 원래 학습했을 당시에 관련된 과정에 관한 기억으로 설명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정상 형태로 읽혀지는 문장들에 대한 기억과 위 아래가 바뀌어 인쇄된 문장들에 대한 기억을 비교하여, 후자에 대한 기억이 더 좋음을 발견하였다. 위 아래가 바뀐 문장들의 글자체를 읽을 때에는 과외의 처리가 요구되므로 이 노력이 기억 향상의 기반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더 의미 있는 처리라기보다는 더 광범위한 처리의 예이다.

슬라메카와 그라프 (Slamecka & Graf, 1978) 의 연구는 정교화 처리와 의미 처리가 기억에 각기 미치는 효과를 보여 주었다. 그들은 '생성' 조건과 '읽기' 조건을 비교하였다. 생성 조건에서, 피험자들은 특정 낱자로 시작하면서 제시된 단어와 비슷한 말을 생성하거나 (낱자 o 로 시작하면서 sec 와 비슷한 말은 무엇인가? 답 ocean) 특정 낱자로 시작하면서 제시된 단어와 각운을 이루는 말을 생성해야 했다 (낱자 c 로 시작하면서 save 와 각운을 이루는 말은 무엇인가? 답 cave). 읽기 조건에서 피험자들은 각운을 이루는 쌍 또는 비슷한 뜻을 가진 쌍을 읽고 둘째 단어에 대한 재인 검사를 받았다. 그림 13 은 그 결과를 보여 준다. 피험자들은 유사어 조건에서, 그리고 생성 조건에서 더 우수한 수행을 보였다. 따라서, 의미 처리와 정교화 처리 모두 효과가 있는 듯하다.

그림 13 정교화 유형과 생성 또는 읽기의 함수로서의 재인 확률. (Slamecka & Graf, 1978.)

 

    더 정교화된 처리는 재료의 의미에 초점을 두지 않은 경우에도 더 나은 기억을 초래할 수 있다.

(3) 우연 학습 대 의도 학습

기억에서 중요한 것은 재료의 처리 방식이며 학습 의도가 아님이 하이드와 젠킨스(Hyde & Jenkins, 1973) 의 실험에서 밝혀졌다. 피험자들은 3 초 간격으로 제시되는 24 개의 단어를 보았다. 한 집단의 피험자들은 각 단어에 낱자 e 또는 낱자 g 가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다른 집단은 단어의 유쾌성을 평정해야 했다. 두 과제는 정향 과제 (orienting task) 라고 불린다. 유쾌성 평정은 낱자 확인에 비하여 더 의미 있고 정교한 처리를 요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다른 조직은 실험의 실제 목적을 피험자에게 알려 주었는지의 유무였다. 각 피험자 집단의 반은 실험의 실제 목적을 들었다. 이들은 의도 학습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각 집단의 나머지 반은 실험의 실제 목적이 단어 평정 또는 낱자 확인이라는 말만 들었으며, 따라서 이들은 우연 학습 집단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유쾌성 - 의도, 유쾌성 - 우연, 낱자 확인 - 의도, 낱자 확인 - 우연의 네 실험 조건이 만들어졌다.

목록을 학습한 후, 모든 피험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단어들을 회상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표 3 은 하이드와 젠킨스의 결과로서 24 개 단어 중 회상된 단어들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두 가지 결과가 주목을 끈다. 첫째, 단어 학습의 목적에 대한 피험자의 지식(회상 검사 유무) 이 별로 효과가 없었다. 둘째, 정교화 과정의 효과가 컸다. 즉, 피험자들은 추후 검사에 대한 기대와는 관계 없이 유쾌성 평정 조건에서 높은 회상을 보여 주었다. 단어의 유쾌성을 평정할 때 피험자들은 그 뜻을 생각해야 했으며, 그것이 그들에게 단어를 정교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표 3 정향 과제 그리고 피험자들의 학습 목적 의식 여부의 함수로서 단어 회상 백분율

학습 목적
조건

정향 과제

유쾌성 평정

낱자 확인

우연

의도

68

69

39

43

출처: Hyde & Jenkins, 1973.

하이드와 젠킨스의 실험은 의도 학습과 우연 학습에 관한 연구에서 반복해서 입증된 중요한 발견을 보여 준다. 학습자의 학습 의도 유무가 실제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Postman, 1964 참조). 중요한 것은 재료가 제시되는 동안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학습하려는 의도가 없어도 의도가 있을 때와 동일한 심적 활동에 참여하면, 두 조건에서 똑 같은 기억 수행을 보인다. 사람들이 학습을 의도할 때 우수한 수행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암송과 정교화 처리와 같은 좋은 기억을 유도하는 활동에 참여하게 되기 때문이다. 젠킨스와 하이드의 실험에서 의도적 피험자들이 보여 준 작은 이득은 처리상의 약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처리 과정을 제어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인 실험들은 학습 의도나 학습 동기의 양이 전혀 효과를 미치지 못함을 보여 준다 (Nelson, 1976 참조).
 

    개인의 학습 의도와는 무관하게 처리 수준이 기억되는 양을 결정한다.

(4) 정교화 처리와 덩이글 재료

프레이즈(Frase, 1975) 는 덩이글 재료와 관련해서 정교화 처리의 이점을 입증하였다. 그는 덩이글 기억에 관해 두 집단의 피험자들을 비교하였다. 한 집단은 덩이글을 읽기 전에 주제를 받아서 덩이글에 관해 생각할 기회가 있었고, 통제 집단은 주제가 없이 덩이글을 단순히 학습했다. 주제는 피험자들이 때때로 답해야 하는 사전 체제자 (advance organizer, Ausubel, 1968) 라고 불리는 질문들로 구성되었다. 피험자들은 덩이글을 읽으면서 사전 체제자에 대한 답을 찾아야 했다. 이 요구는 그들이 덩이글을 더 면밀하게 처리하고 그 함의를 생각하게 하였다. 추후 검사에서 사전 체제자 집단을 질문의 64 퍼센트에 정확히 답했고, 통제 집단은 57 퍼센트에 정확히 답했다. 검사에 사용된 질문들은 사전 질문에 적절한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로 나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만일 검사 질문이 제 2 차 세계 대전에 미국의 참여를 촉진시킨 사건에 관한 것이고, 사전 질문이 피험자들에게 미국의 참전 이유를 학습하도록 한 것이라면, 그 질문은 적절하다고 간주되었다. 사전 질문이 피험자들에게 제2 차 세계대전의 경제적 결과를 학습하도록 한 것이라면 그 검사 질문은 적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전 체제자 집단은 적절한 질문의 76 퍼센트, 그리고 부적절한 질문의 52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다. 따라서 그들은 사전 경고를 받지 못한 주제에 대하여는 통제 집단보다 약간 더 못했지만, 사전 경고를 받은 주제에 대해서는 훨씬 더 잘했다.

여러 대학교의 학습 기술 (study skill) 담당 부서뿐만 아니라 영리 업체들은 덩이글 재료의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목을 개설한다. 이 과목들은 물리학과 수학에서 쓰여지는 조밀한 덩이글이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재료가 아닌 사회 과학에서 쓰여지는 덩이글을 주 재료로 학습 기법을 가르친다. 상이한 프로그램들에서 나온 학습 기법들은 비교적 비슷하며 그 성공도도 어느 정도 입증되었다. 대중화되어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법 중 두 가지는 SQ3R (Robinson, 1961) 과 그 후에 개발된 PQ4R (Thomas & Robinson, 1972) 이다. 이들의 성공은 덩이글의 정교화 처리를 향상시키기는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 두 방법은 서로 비슷하므로, 한 예로 PQ4R 을 보도록 하겠다.

PQ4R 의 명칭은 교재의 한 장을 학습하는 데 필요한 여섯 단계에서 나왔다 :

이 기법을 약간 변화시킨 것이 이 책의 학습 방법으로 1 장에 나와 있다. PQ4R 기법의 핵심은 질문 생성과 질문에 답하기이다. 이 특징의 한 주요 측면이 교재를 더 깊고 정교하게 처리하도록 권장하는 것임은 고려의 여지가 없다. 앞서 본 프레이즈의 실험은 사전 체제화를 염두에 두고 덩이글을 읽는 것의 이점을 입증하였다. 이런 활동의 이점은 질문과 관련된 검사 항목들에만 국한된 듯하다.

프레이즈(Frase, 1975) 의 다른 실험은 질문 생성의 효과와 질문에 답하기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그는 피험자들을 둘씩 짝지어 준비한 덩이글의 반을 학습시켰다. 한 피험자는 덩이글을 읽어 나가면서 질문을 만들었다. 이 질문들이 두 번째 피험자에게 주어졌고, 그는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덩이글을 읽어 나갔다. 피험자들은 역할을 바꾸어 나머지 덩이글을 읽어 나갔다. 모든 피험자들이 구절에 대한 최종 질문들에 답했다. 다른 특별한 일은 하지 않고 단순히 덩이글만 읽은 통제 집단은 질문의 50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다. 질문을 만들기 위하여 덩이글을 읽은 실험 집단의 피험자들은 관련된 항목의 70 퍼센트, 그리고 관련 없는 항목의 52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다.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덩이글을 읽은 피험자들의 경우에는 관련된 항목의 67 퍼센트, 그리고 관련 없는 항목의 49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다. 이처럼, 질문 만들기와 질문에 답하기 모두는 기억을 향상시킨다. 앤더슨 (T. H. Anderson, 1978) 은 문헌 개관에서 질문 만들기가 특히 중요하다는 다른 증거를 제시하였다.

질문을 염두에 두고 덩이글을 읽는 것이PQ4R 의 한 주요 성분이다. 로스코프 (Rothkoff, 1966) 는 질문을 염두에 둔 덩이글 읽기의 장점과 덩이글을 읽은 후 복습을 위해 일련의 질문 만들기의 장점을 비교하였다. 로스코프는 피험자들에게 매 페이지에 질문들을 끼워 넣은 긴 덩이글을 읽게 하였다. 질문들은 바로 앞 또는 뒤 세 페이지의 내용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전자의 경우, 질문들을 염두에 두고 후속 덩이글을 읽도록 되어 있다. 후자의 경우, 방금 읽은 것을 회상하여 질문에 답하도록 되어 있다. 이 두 실험 집단이 질문이 없는 덩이글을 읽은 통제 집단과 비교되었다. 통제 집단은 덩이글 전체에 대한 최종 검사에서 질문의 30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다. 질문으로 덩이글을 예습한 실험 집단은 관련된 질문의 72 퍼센트, 그리고 관련 없는 질문의 29 퍼센트에 정확하게 답했으며, 이것은 프레이즈가 관련 있는 질문과 관련 없는 질문의 효율성을 비교해서 얻은 결과와 근본적으로 같았다. 질문으로 덩이글을 복습한 실험 집단은 관련 있는 질문의 72 퍼센트, 그리고 관련 없는 질문의 42 퍼센트에 정확히 답했다. 따라서, 질문을 염두에 두고 덩이글을 복습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이익이 된다.
 

    질문 만들기와 질문에 답하기를 포함하는 학습 기법은 덩이글 재료를 더 잘 기억하게 만든다.

6. 약호화 대 인출

이 장은 정보를 기억에 집어 넣기와 관련된 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나, 그 정보를 내놓기와 관련된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는 어떠한 기억 실험도 논할 수 없다 — 이것이 다음 장의 주제이다. 이 장에서 검토된 여러 논점들이 인출에 의해 상당히 복잡하게 됨을 볼 것이다. 방금 논의했던 정교화 처리의 효과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제 학습시 기억이 처리되는 방식과 검사시 처리되는 방식 간에 중요한 상호 작용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장에서조차 정교화에 의해 촉진되는 활성화에 기초한 인출 과정을 논의하지 않았으므로 연습과 같은 요인의 효과를 논의할 수 없었다. 다음 장은 기억 흔적의 활성화에 관해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것이다.

7. 일러두기와 읽을 거리

인간의 기억을 다룬 교재들에는 앤더슨 (Anderson, 1995), 크라우더 (Crowder, 1976), 크라츠키 (Klatzky, 1979), 그리고 제크마이스터와 나이버그 (Zechmeister & Nyberg, 1982) 가 있다. 크라우더 (Crowder, 1982) 는 단기 기억 연구의 쇠락을 논의한다. 배들리의 최근 저서 (Baddeley, 1990) 는 작업 기억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잘 보여 준다. 작업 기억과 단기 기억에 관한 여러 입장들도 잘 나타나 있다. 배들리 (Baddeley, 1986) 와 크라우더 (Crowder, 1982) 는 여러 연구와 의견을 잘 개관하고 있다. Memory & Cognition 의 1993년 3월 발행본은 단기 기억에 관한 몇몇 논문을 싣고 있다. 인지심리학에서 활성화 확산 개념은 퀼리언 (Quillian, 1966. 1969) 과 라이트만 (Reitman, 1965) 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형에 관한 연구로 잘 알려지게 되었다. 퀼리언의 생각을 심리학의 논점에 적용하기 위한 포괄적 진술은 콜린스와 퀼리언 (Collins & Quillian, 1972) 그리고 콜린스와 로프터스 (Collins & Loftus, 1975) 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활성화 확산에 관한 최근 논쟁은 맥쿤과 래트클리프 (McKoon & Ratcliff, 1992a). 그리고 맥나마라 (Mcnamara, 1992) 간에 이루어졌다. 학습의 멱법칙은 앤더슨과 스쿨러 (Anderson & Schooler, 1991) 그리고 뉴웰과 로젠블룸 (Newell & Rosenbloom, 1981) 이 검토하였다. 최근에 Scientific American 지에는 직업 기억에서 전전두엽의 역할 (Goldman-Rakic, 1992) 과 해마에서 장기적 상승 작용의 성질 (Kandel & Hawkins, 1992) 을 포함하여 다른 종류의 신경 학습을 논의하는 논문들이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