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 전망

괴델, 에셔, 바흐 : Douglas Hofstadter 저서, 박여성 옮김, 까치, 1999 (원서 : Godel, Escher, Bach : an Ethernal Golden Braid, Harper-Collins Pub, 1979), Page 826~875

"거의" 라는 상황과 가상세계

안전성의 층위

프레임과 그물구조로 쌓인 맥락들

봉가드 문제

예비처리가 최소 - 어휘부를 선별한다

높은 층위의 기술

판형과 동일성 - 검색장치

헝클어진 질서로 된 프로그램

개념망

가상화와 잠정성

메타-기술

유연성이 중요하다

초점 맞추기와 여과하기

과학과 봉가드 문제의 세계 

다른 사고방식으로의 연계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 프레임 및 기호

효소와 인공지능

분열과 융합

"게 카논" 의 생성과정

개념의 뼈대와 개념의 사상

재결합하는 개념들

추상화, 뼈대, 유추

다중 표상

접근 포트

강요된 일치

요약

창조성과 우발성

모든 층위에서 패턴들을 선택하기

언어의 유연성

지능과 감정

인공지능 연구, 아직 갈 길이 멀다

질문과 풀이

"거의" 라는 상황과 가상세계

반사실 편을 읽고 친구가 내게 말했다 : "내 삼촌은 미합중국 대통령이나 거의 다름없었지." "정말이야?" 라고 나는 말했다. "물론이고 말고" 라고 그가 대답했다. "그는 어뢰정 PT 108 호의 선장이었어." ([미국의 35 대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바로 PT 109 의 선장이었다.)

그것이 바로 반사실이라는 것이다. 일상적인 사고에서 우리는 우리가 직면하는 상황들, 우리가 가지는 생각들 또는 일어나는 사태들의 변이체를 끊임없이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가상화하는" 일정한 특징들을 유지한다. 어떤 특징들을 가상한다고 생각조차 안 하는 경우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실제로 일어난 것과 밀접한 친척으로서 깊은 직관의 층위에서 어떤 사건들이 인식되는가? 분명히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거의" 또는 "아마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들을 때, 별다른 의식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도 어떤 다른 형태의 사건들이 팍 떠오르는가? 어째서 일정한 반사실들은 다른 "반사실들" 보다 덜 반사실적인 것으로 생각되는가? 어째서 일정한 반사실들은 다른 "반사실들" 보다 덜 반사실적인 것으로 생각되는가? 결국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다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일어나지 않았음" 에 있어서는 어떤 차이도 없다. 그것은 "거의 ...일 뻔하다" 는 가정법적인 상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거의 ...일뻔했다" 고 불평하는 순간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마음 놓고 말하는 다른 순간들도 있다. 그러나 그 "거의" 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이 외부세계 속에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분이 차를 타고 시골길을 가다가 벌떼의 소리를 듣게 된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것을 그냥 지각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상황 전체가 여러분의 정신 속에 밀려들어오는 "반복" 의 벌떼에 의해서 즉각 어떤 시각으로 분절되는 것이다. 흔히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이다 : "휴우, 창문을 닫아놓았기에 천만다행이로군." 더 나쁜 상황을 들자면 : "제기랄, 창문이 열려 있었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닌데", "내가 5 초만 더 일찍 이곳을 지나갔더라면."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가능한 반복들로는 : "저것이 사슴떼였다면, 나는 밟혀 죽었겠군", "나는 이 벌떼가 오히려 장미덤불과 충돌한다고 내기하지." 더욱 드문 반복은 다음과 같다 : "제기랄, 이 벌떼가 지폐가 아니라면." "운이 좋게도 저 벌떼가 시멘트로 만들어지지 않았군." "제기랄, 저것은 벌 한마리가 아니라, 벌떼로군." "내가 벌떼가 아니여서 천만다행이군." 그러면 무엇이 가상화되고 무엇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잡지 「뉴요커 (The New Yorker)」의 최근호를 보면, "필라델피아 웰코메트 (Philadelphia Welcomat)" 로부터 발췌한 인용이 하나 있다 :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여자로 태어났더라면,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는 그려지지 않았을 텐데.

「뉴요커」의 해설은 다음과 같다 :

미켈란젤로가 샴 쌍둥이였다면, 그의 걸작을 두 배는 빨리 그렸을 텐데.

이 해설의 위트는 그런 반사실들이 오류라는 점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의 성별이나 수를 가상화하려는 생각을 즐기는 사람은 좀 미친 놈이라는 것을 지적하는데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동일한 잡지 안에 있는 서평의 끝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거리낌없이 표현되어 있다 :

나는 그 [필립 프랑크 교수] 가 이 두 권의 책을 상당히 즐겁게 보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그 가엾은 프랑크 교수는 당시에 이미 죽고 없었다. 물론 누군가 자기가 쓴 책을 자신이 죽은 다음에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난센스다. 이 심각한 문장이 어째서 비난받지 않았는가? 어쨌든 꼭 집어내기는 어려운데, 이 문장 안에 스며든 매개변수들은 "가능성" 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손상시키지 않는다. 무엇인가가 이런 것보다는 다른 것들에서 "모든 것은 같다" 고 상상하게 해준다. 그러나 왜 그런가? 무엇이 쉽게 "가상화" 되고 무엇이 "납득할 만한가" 에 대해서 숙고하게 해 주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구별시키는 방식은 무엇인가?

"나는 러시아어를 할 수 없어" 라는 하찮은 평서문으로부터 더 강한 "나는 러시아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라는 조건문 및 더 감정적인 "나는 러시아어를 알았으면" 이라는 가정법 그리고 결국 "내가 러시아어를 안다면, 안톤 체호프나 레르몬토프의 작품을 원어로 읽을 텐데" 라는 완전히 반사실적인 확인에까지 가상화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생각해보라. 부정표현에서 불투명한 장벽만을 보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단조롭고 척박할지 생각해보라. 생기있는 정신이라면 창문 너머로 가능성의 세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거의" 라는 상황과 무의식적으로 생성된 가정법들은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을 조직하고 범주화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의 가장 풍부한 원천을 보여준다. 이 견해를 열렬히 대변한 사람은 언어학자이자 번역가인 조지 스타이너인데, 자신의 책 「바벨 탑 이후」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

결국 스타이너는 반사실성에게 반사실성 찬가를 불러준다 :

"가상세계" 의 창출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거의 알지 못할 정도로 자명하게 이루어진다. 우리는 환상으로부터, 좀 내적인 정신적인 의미에서, 현실세계와 가까운 하나의 세계를 선택한다. 그리고 현실적인 것과 거의 현실적이라고 지각하는 것을 비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어떻게든 현실에 대한 대략적인 시각을 얻게 된다. 나무늘보 선생은 현실의 변이형을 나타내는 우스꽝스런 보기이다 : 즉 가정법으로 가상화하는 능력이 없는 생각하는 존재이다 (아니면 적어도 그는 그것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독자는 나무늘보의 말이 반사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만약에 현실의 한복판으로부터 편안한 "가상" 의 세계로 가는 창조적인 능력이 없다면, 우리의 정신적인 삶이 얼마나 삭막해질 것인가 상상해보라. 그런데 인간의 사고과정의 연구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가상화는 매우 재미있다. 왜냐하면 대부분 이 과정은 별다른 지향성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종류의 사실들이 가상화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관찰이 무의식적인 마음을 통찰하는 훌륭한 조망을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신적인 운율의 본성을 조망하려면, "이열치열" 로 파악해야 한다. 가상의 개념조차 가상화되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비교되는 그런 세계를 떠올리라는 "가상능력" 에 대한 대화 편에서 그것이 시도되었다. 팔린드로미가 들어 있는 대화 속에 있는 첫번째의 가상의 반복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경우이다. 사실 그 이야기는 내 옆에서 풋볼 경기를 보고 있는 사람의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해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것이 나의 뇌리를 스쳤으며, 그래서 나는 터치다운 수라던가 현재 스코어가 아니라, 무엇이 바로 그 특징을 자연스럽게 가상화하는지 자문했다. 그러한 숙고로부터 나는 날씨와 같은 덜 가상화될 수 있는 특징들 (대화 편 참조), 시합의 방식 (대화 편 참조) 그리고 더욱 말도 안 되는 변이형들을 감안하게 되었다 (대화 편 참조). 그러나 나는 어떤 상황에서 가상화되면 완전히 어이없는 것이 다른 상황에서는 전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공의 모습이 다르면 그 시합이 어떻게 될지 자문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반쯤 공기를 불어넣은 농구공으로 풋볼을 한다고 해보자). 그러나 (예를 들면, 텔레비전에서 풋볼 시합을 볼 경우처럼) 다른 시점에서는 그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안전성의 층위

오늘날도 여전히 그렇지만, 당시에는 어떤 사건 (또는 상황) 의 속성을 가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건 (또는 상황) 이 지각되는 공간 속의 다층적인 맥락에 좌우되는 것으로 보였다. 이때 수학으로부터 빌려온 상수, 매개변수 및 변수 같은 용어들이 유용한 것 같다. 수학자, 물리학자 및 그밖의 사람들은 종종, " 는 상수이고, 는 매개변수이며, 는 변수이다" 라고 말하며 연산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그들은 ("상수" 까지 포함하여) 모든 것이 변경될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일종의 가변성의 위계구조가 존재한다. 기호에 의해서 표상되는 상황에서는, 는 전반적인 조건을 규정한다. 는 고정된 채로 있는 반면에, 는 이보다 덜 전체적인 변경 가능한 조건을 규정한다. 그리고 끝으로 와 는 고정된 채로 있는 반면에, 는 자유롭게 변할 수 있다. 와 는 가변적인데 반하여 를 고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와 는 가 의미를 가지는 맥락을 규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각 환자들의 목록, 각 환자들의 이빨에 대한 목록을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를 생각해보라. 이때 환자 수를 고정적으로, 그 이빨수는 변경 가능한 것으로 보는 것은 전적으로 의미있지만 (그리고 큰 돈도 되지만), 이빨 수를 먼저 고정적으로 규정하고 환자 수를 변경 가능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의미하다 (종종 치과의사를 바꾸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이다).

우리는 상황에 대한 우리의 정신적인 표상을 층층이 구축한다. 가장 낮은 층위는 연관맥락의 가장 깊은 국면을 규정하는데, 종종 그 층위는 전혀 변하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곳에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사는 세계의 3 차원성은, 우리 대부분이 그 세계에 정신적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곳에 뿌리박고 있다. 3 차원성은 불변의 상수이다. 그렇다면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배경전제라고 일컫는, 이를테면 어느 정도는 변경 가능하지만 거의 의심의 여지없이 불변의 측면으로 수용될 수 있는 상황의 고정된 국면들을 규정하는 층위들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도 "상수" 로 불릴 수 있다. 예를 들면 풋볼 시합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는 경기규칙이 그런 종류의 상수인 셈이다. 또한 "매개 변수" 도 존재한다. 그것을 더 가변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잠정적으로 상수라고 해보자. 풋볼에서는 날씨나 상대 팀 등이 매개변수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상황을 정신적으로 표상하는 가장 "불안정한" 측면들, 즉 변수에 도달한다. 이를테면 팔린드로미가 공을 놓치는 따위의 일인데, 그것들은 정신적으로 "긴장을 요하지 않으며", 그 실제적인 가치로부터 잠시 동안이라도 가상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프레임과 그물구조로 쌓인 맥락들

인공지능 연구에서는 오늘날 프레임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프레임이란 이를테면 어떤 맥락을 연산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다. 프레임에 대한 일반적인 착상은 수십 년전부터 수시로 거론되어 왔지만, 그 용어는 마빈 민스키에게서 유래한다. 프레임 언어에서는 상황의 정신적인 표상들은 서로 그물로 짜인 프레임들을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상황에 대한 다양한 각 성분은 고유의 프레임을 가진다. 그물구조 속에 짜인 프레임에 대한 나의 정신적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해보면 재미있다. 예를 들면 어마어마한 수의 장롱들을 상상해보라. 그중에서 하나의 장롱을 고르면, 우리는 하나의 프레임을 가진다. 그러면 장롱에 난 서랍구멍들은 "하위 프레임" 이 할당될 수 있는 위치들이다. 그러나 이제 하위 프레임들 자체가 다시 장롱들이다. 그러면 저 모든 장롱들을 다른 장롱들의 어느 한 서랍 속에 구겨 넣을 수 있을까? 간단하다 : 두번째 장롱을 뒤틀어서 구겨버리면 된다. 그 모든 것은 결국 정신적인 것이지 눈앞에 있는 물질세계의 사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제 외부 프레임에는 채워져야 하는 장롱의 다양한 서랍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내부에 있는 장롱들 (또는 하위 프레임) 의 서랍을 채워야 할 것이다. 이것은 재귀순환적으로 계속 진행될 수 있다.

임의의 형태로 된 빈틈을 메우는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장롱들을 초현실적으로 그린 그림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개념들이 우리가 빨려들어가는 맥락에 의해서 찌그러지고 뒤틀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풋볼 선수들일 경우, "사람" 에 대한 우리의 표상은 무엇이 되는가? 그것은 전체 맥락에 의해서 우리에게 강요된 일그러진 개념일 것이다. 우리는 "사람" 프레임을 "풋볼 프레임" 의 빈틈에 끼워넣었다. 지식을 프레임에 표상하는 이론은 이 세계가 준 - 폐쇄 하위체계들로 이루어졌으며, 각 하위체계들은 다시 다른 하위체계들에 대하여 맥락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하고 있다.

프레임에 관한 가장 중요한 생각들 중의 하나는 모든 프레임이 고유의 기대집합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그에 상응하는 이미지로는 헐겁기는 하지만 원래부터 붙박이된 장롱, 장롱의 빈틈에 설치된 서랍들이 초기 설정조건 [표준해석] 이라는 것을 떠올려 보자. 내가 여러분에게 "강둑을 떠올리라" 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상이한 속성을 가지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ㄱ서이다. 그 이미지의 대부분은 "가뭄에 시달리는", "브라질에 있는" 또는 "회전목마가 없는" 따위의 추가적인 설명을 붙일 경우, 대부분 무시할 수 있는 것들이다. 빈틈에 대한 초기설정값이 존재함으로써 빈틈을 채우는 재귀순환적인 과정이 끝나게 해준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 "나는 세 층위 아래로 나 자신을 그 빈틈에 메울 거야. 뿐만 아니라 나는 그 초기설정조건을 취할 거야." 초기설정조건 예측과 더불어, 하나의 프레임은 자기의 적용 가능성의 한계에 대한 지식과, 그것이 한계치를 넘어설 경우에 대비하여 다른 프레임으로 전환시키는 발견술을 포함한다.

프레임의 그물구조는 "줌 렌즈" 로 사물을 확대하여 원하는 만큼 세부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원하는 정도의 세부구조에 이를 때까지 적절한 하위 프레임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중의 하나를 겨냥하면 된다. 예를 들면 각 주들과 세부 정보를 위하여 꽤 큰 도시들의 상세한 지도까지 포함하는 우리나라 전체의 도로지도를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개개의 주거지역과 주택, 방 등 원하는 정도의 세부에까지 그 지도를 세분하여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은 다양한 배율을 가지는 렌즈가 달린 망원경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렌즈마다 제각기 용도가 있다. 이때 모든 상이한 확대배율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세부적인 것들은 종종 잉여적이며 심지어 헷갈리게도 한다.

임의의 상이한 프레임들이 다른 프레임의 틈 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갈등이나 "충돌" 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다. "상수", "매개변수" 및 "변수" 의 층위들의 집합 전체에 대한 깔끔한 도식을 기대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단순화이다. 사실 각 프레임은 고유의 가변성의 위계구조를 가질 것이며, 이로 인하여 우리는 풋볼과 같은 복잡한 사건을 수많은 하위 프레임들과 하위하위 프레임 등으로 지각하는 방식을 분석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많은 프레임들은 서로 어떻게 교호작용을 하는가? 어떤 프레임은 "이것은 상수이다" 라고 말하지만, 다른 프레임은 "아니다. 그것은 변수이다" 처럼 말하는 갈등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소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내가 대답할 수 없는 프레임 이론의 심각하고도 어려운 문제 중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프레임이 정말 무엇인지, 프레임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어떻게 산입해야 할 지에 대해서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다음 절에서, 이 질문들 중의 몇 가지를 내 방식으로 논의하는 가운데, "봉가드 문제" 라고 불리는 시지각 패턴 인식의 수수께끼 몇 개를 다루어보겠다.

봉가드 문제

봉가드 문제 (BP : Bongard problems) 는 러시아의 과학자 봉가드가 그의 책 「패턴 인식 (Pattern Recognition)」에서 제시했던 일반적인 유형의 문제들이다 (100 개 중에서 51 번째의 문제인 그림 119 는 그 전형적인 보기를 보여준다).

그림 119  봉가드 문제 51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Rochelle Park, N. J. Hayden Book Co., Spartan Books, 1970)].

이 절묘한 문제들은 인간이건 기계이건 간에, 패턴 인식을 위해서 제시된 것이다 (ETI - 지능을 갖춘 외계인 - 를 떠올려도 된다). 각 문제는 열두 개의 상자모양의 그림 (그래서 상자로 불린다) 으로 이루어졌다 : 부류 I 의 여섯 개의 상자는 왼쪽에, 부류 II 의 여섯 개의 상자는 오른쪽에 자리잡는다. 상자들은 다음과 같이 표시될 수 있다 :

문제는 다음과 같다 : "부류 I 의 상자들과 부류 II 의 상자들이 어떻게 구별되는가?"

봉가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은 처리되지 않은 데이터들을 서서히 언어적 기술로 변환하는 단계들을 가질 것이다. 초기 단계들은 비교적 경직되어 있으며, 더 높은 층위의 단계들은 점점 더 유연해진다. 최종 단계들은 내가 잠정성이라고 부르는 속성을 가지는데, 그것은 그림이 표상되는 방식이 늘 잠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높은 층위의 기술은 우리가 나중 단계의 모든 수단들을 사용하는 가운데 곧바로 재구성될 수 있다. 아래에 제시된 생각들 또한 잠정적인 성격을 가진다. 나는 독자들에게 일단 일반적인 생각을 설명한 다음, 좀 묵직하고 어려운 문제로 들어가려고 한다.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미묘한 점과 세부기교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 독자들은 그 모든 것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논의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한다.

예비처리가 최소 - 어휘부를 선별한다

그렇다면 해결하고자 하는 봉가드 문제들이 몇 개 있다고 해보자. 그 문제는 텔레비전 카메라로 제시되고 처리되지 않은 데이터들이 불러들여진다. 그리고 나서 그 데이터들이 예비처리된다. 즉 두드러진 일정한 속성들이 검색된다. 이런 속성들의 명칭들이 그 문제에 대한 "최소 - 어휘부" 를 구성한다. 그것들은 일반적인 "두드러진 속성을 가지는 어휘부" 로부터 취해진다. 이 어휘부의 몇 가지 전형적인 낱말들을 들어보자 :

선분, 곡선, 수평선, 수직선, 검은, 흰, 큰, 작은, 뾰족한, 둥근 ……

예비처리의 두번째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도형에 대한 지식이 사용된다. 그런 것들 중의 어떤 것이 발견되면, 그들의 명칭들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용어들이 선택될 수 있다 :

삼각형, 원, 사각형, 함몰부위, 돌출부위, 직각, 꼭지점, 접점, 화살표 ……

이것은 대략 인간에게서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우리의 논의는 우선 이제부터 일어나는 일을 기술하려는 것이다.

높은 층위의 기술

이제 그 그림이 어느 정도 친숙한 개념에 비추어 "이해되었다면", 무엇인가가 개괄된 것이다. 열두 개의 상자들 중의 하나 또는 여러 개에 대해서 잠정적인 기술이 이루어진다. 이때 통상 다음과 같은 간단한 한정사들을 사용한다 :

위에, 아래에, …… 의 오른쪽에, …… 의 왼쪽에, 안에, 바깥에, …… 의 가까이에, …… 에서 먼, …… 와 나란히 있는, …… 에 수직인, 일렬로 늘어선, 분산된, 규칙적인 간격을 가진, 불규칙적인 간격을 가진 등.

또한 특정 수 한정사나 불특정 수 한정사들이 사용될 수 있다 :

, 2, 3, 4, 5, ……, 많은, 적은, 등.

다음과 같은 더 복잡한 한정사들도 만들어질 수 있다 :

…… 의 훨씬 왼쪽에, …… 에 훨씬 가까운, …… 와 거의 나란히 있는, 등.

그림 120  봉가드 문제 47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그렇게 해서 전형적인 상자 - 이를테면 BP 47 의 I-F (그림 120) - 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할 수 있다 :

이 기술들 각각은 하나의 "여과기를 통하여 상자를 관찰한다. 맥락을 떼어 놓고 보면, 그 각각은 유용한 기술일 것이다. 그러나 실은 그것들은 특정한 봉가드 문제에 맥락에서는 다 "오류" 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리가 BP 47 의 부류 I 과 부류 II 사이의 차이를 알았고, 앞쪽의 기술 중의 하나가 보이지 않았던 그림에 대한 기술로서 주어진다면, 그 정보는 그 그림이 어떤 부류에 속할지를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 맥락 안에서 이 상자의 본질적인 특성은 바로 그것이

삼각형을 포함하는 원

이라는 점이다.

그런 기술을 들은 누군가가 원래의 그림을 재구성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 속성을 가지는 그림들은 인식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음악의 양식과 엇비슷하다. 여러분이 모차르트의 작품을 실수 없이 알아차릴 수 있지만, 동시에 모차르트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게끔 남을 기만하는 작품도 만들 수 있다.

그림 121  봉가드 문제 91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이제 BP 91 에 있는 상자 I - D (그림 121) 를 보자. BP 91 에 대한 복잡하지만 "올바른" 기술은 다음과 같다.

세 개의 직각의 함몰부위를 가지는 원

이때 "…… 를 가지는" 이라는 표현이, 그 "원" 이 실은 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술하는 교활성에 주목하라 : 그것은 …… 라는 사실만 제외하면 거의 원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함몰부위들은 완전한 직각은 아니다. 우리가 사물을 기술하기 위해서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에는 "유희성" 이 풍부하다. 분명히 상당한 양의 정보는 폐기되었으며, 앞으로 더욱더 많은 정보들이 폐기될 수 있다. 직관적으로 말하건대, 무엇이 폐기되고 무엇이 보존되어야 현명할지는 알기 매우 어렵다. 따라서 바로 지성적인 절충을 위한 일정한 방법론이 발견술적인 방식으로 코드화되어야 한다. 물론 사람들이 그들의 관념구조를 재구성하기 위하여 늘 수수께끼를 관찰하듯이, 폐기된 정보가 호출되어야 할 경우에는 당연히 더 낮은 기술층위들 (즉 응축이 덜 된 기술들) 로 소급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제 비결은 다음 사항에 대한 명시적인 규칙을 고안하는 것이다.

각 상자의 잠정적인 기술을 만드는 방식 ; 그것을 상대방 부류의 상자들에 대한 잠정적인 기술들과 비교 ; 다음 사항에 따라 재구성하기 ; (i) 정보의 추가, (ii) 정보의 폐기, 또는 (iii) 동일한 정보를 다른 시각에서 보기 ; 이 과정은 두 부류의 차이가 발견될 때까지 반복될 수 있다.

판형과 동일성 - 검색장치

좋은 전략이란 될 수 있으면 구조적으로 서로 유사하게 기술하는 것이다. 그 기술들이 공유하는 어떤 구조도 비교를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다. 이 이론의 두 중요한 성분은 이 전략을 연구한다. 그 첫번째 성분은 "기술도식" 또는 판형 (template) 이라는 개념이고, 다른 하나는 "동일성-검색장치" 인 샘 (Sam) 이다.

일단 샘부터 보자. 샘은 프로그램의 모든 층위에 존재하는 특수공작원이다 (실제로는 상이한 종류의 샘들이 상이한 층위에 존재할 수 있다). 샘은 개별적인 기술들과 상이한 기술들의 내부에서 반복되는 기술자와 또 다른 것들을 탐색하면서 작동한다. 그래서 어떤 동일성이 발견되면, 상이한 재구성 연산들이 단일 - 기술층위 또는 상이한 여러 기술층위에서 동시에 작동될 수 있다.

이제 판형으로 가보자. 예비처리 이후에 생기는 첫번째 것은 하나의 판형 또는 기술 도식, 즉 어떤 문제에 있는 모든 상자들을 기술하기 위한 통일적인 체재 (uniform format) 를 만들려는 시도이다. 즉 하나의 기술은 종종 자연스럽게 하위기술들로 분할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다시 하위 하위기술로 분할된다. 예비처리장치의 층위에 속하는 원초적인 개념들에 도달하면 우리는 바닥까지 내려간 것이다. 이제 모든 상자들의 공통점을 반영하기 위하여 기술들을 분할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세계에 불필요하고도 무의미한 "사이비-질서" 를 끌어들이게 된다.

그림 122  봉가드 문제 49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그러면 어떤 정보를 토대로 판형이 구축되는가? 보기를 하나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BP 49 (그림 122) 를 보자. 예비처리는 각 상자마다 여러 개의 작은 ㅇ 들과 하나의 커다란, 폐곡선을 가진다는 정보를 얻는다. 이것은 중요한 관찰이며, 그 판형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첫번째 시도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커다란 폐곡선 : -
작은 ㅇ 들 : -

그것은 아주 간단하다 : 기술의 판형은 하위기술이 할당되어야 하는 두 개의 명시적인 빈틈을 가진다.

헝클어진 질서로 된 프로그램

이제 "폐곡선" 이라는 용어로 인하여 재미있는 일이 하나 벌어진다. 그 프로그램 안에 있는 가장 중요한 모듈 중의 하나는 일종의 의미론적인 그물 구조 - 즉 개념망 - 이다. 그 안에서는 알려진 모든 명사 또는 형용사 등이 그들 상호간의 관계를 암시하는 방식으로 결속되었다. 예를 들면 "폐곡선" 은 "안에" 와 "밖에" 라는 용어들과 강력히 결속되었다. 개념망은 예를 들면 무엇이 무엇의 정반대이고, 무엇이 무엇과 유사하며, 무엇은 종종 무엇과 더불어 나타나고 등의 용어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그림 123 은 잠시후 설명될 개념망의 일부분을 간략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문제 49 의 해결에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추적해보자. "안에" 와 "밖에" 라는 개념들은, 개념망 속에서 "폐곡선" 에 근접하기 때문에 활성화되었다. 그 결과 판형 - 제작자는 곡선의 안과 밖에 별도의 빈틈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잠정성의 정신에 따라 그 판형은 잠정적으로 다음과 같이 변경된다 :

커다란 폐곡선 : -
안에 있는 작은 ㅇ 들 : -
밖에 있는 작은 ㅇ 들 : -

이제 하위기술들을 탐색해보면, "밖에" 와 "안에" 라는 용어들은 상자의 특정한 영역을 탐색하는 과정을 촉발할 것이다. 봉가드 문제 49, 상자 I - A 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커다란 폐곡선 : 원
안에 있는 작은 ㅇ 들 : 세 개
밖에 있는 작은 ㅇ 들 : 세 개

그리고 같은 봉가드 문제의 상자 II - A 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

커다란 폐곡선 : 시가 [담배]
안에 있는 작은 ㅇ 들 : 세 개
밖에 있는 작은 ㅇ 들 : 세 개

이제 샘은 늘 다른 연산들과 평행적으로 활성화되면서, "세 개" 라는 개념의 반복출현을 ㅇ 에 관련되는 모든 빈틈에 채워넣는다. 그렇기 때문에 제 2 판형 - 재구성 연산을 가동하는 것이다. 전자는 개념망에 의해서 그리고 후자는 샘에 의해서 제시되었다는 것을 유의하라. 이제 문제 49 에 대한 판형은 다음과 같다 :

커다란 폐곡선 : -
안에 있는 작은 ㅇ 들 : -
밖에 있는 작은 ㅇ 들 : -

이제 오히려 "세 개라는 개념" 의 일반성 층위 - 판형으로의 층위 - 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개념망에서 그 인접항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삼각형" 인데, 이를 통하여 ㅇ 의 삼각형들이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은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었는가? 그것은 인간이 연구해야 할 전형적인 막다른 골목이다. 따라서 우리의 프로그램이 그것을 찾는다면 좋을 것이다. 상자 II - E 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만들어질 수 있다 :

커다란 폐곡선 : 원
안에 있는 세 개의 작은 ㅇ 들 : 이등변삼각형
밖에 있는 세 개의 작은 ㅇ 들 : 이등변삼각형

물론 삼각형의 크기, 위치 및 방향에 대한 엄청난 양의 정보가 폐기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처리되지 않은 데이터를 쓰기보다는, 기술을 하려는 중요한 이유이다. 그것은 우리가 제 11 장에서 언급한 바 있는 누두작용과 같은 아이디어이다.

개념망

우리는 문제 49 의 모든 해결을 다 살필 필요는 없다. 여기에서는 개별적인 기술, 틀, 동일성 - 검색장치인 샘 그리고 개념망의 부단한 왕복작용을 보여주는 것으로 족하다. 이제 우리는 오히려 개념망과 그 기능을 좀더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앞의 그림에서 단순화된 부분은 다음과 같은 개념들을 코드화한다 :

"높은" 과 "낮은" 은 대립항이다.
"위로" 와 "아래로" 는 대립항이다.
"높은" 과 "위로" 는 유사하다.
"낮은" 과 "아래로" 는 유사하다.
"오른쪽" 과 "왼쪽" 은 대립항이다.
"오른쪽-왼쪽" 의 구별은 "높은-낮은" 의 구별과 유사하다.
"대립항이다" 와 "유사하다" 는 대립항이다.

이때 이 개념망 안에 있는 모든 것들 - 절점들은 물론 결합들 - 에 대하여 어떻게 말해질 수 있는지 주목하라. 그런 점에서 그 개념망 안의 어느 것도 다른 것들보다 더 높은 층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개념망의 또 다른 부분이 제시되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개념들을 코드화한다 :

사각형은 다각형이다.
삼각형은 다각형이다.
다각형은 폐곡선이다.
삼각형은 면을 세 개 가지는 반면에, 사각형은 네 개를 가진다는 것이 양자의 차이이다.
4 는 3 과 유사하다.
원은 하나의 폐곡선이다.
폐곡선은 하나의 "안에" 와 "밖에" 를 가진다.
"안에" 와 "밖에" 는 대립항이다.

개념망은 어쩔 수 없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하다. 그것은 얼핏 보기에는 지식을 오로지 정태적으로 또는 정언적으로만 저장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개념망의 절반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 지식은 개념망 안에서의 근접성이 상자 안에 있는 그림을 이해하는 방식을 핵심 프로그램에게 알려주는 안내자 또는 "프로그램" 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로 보아, 절차적인 측면들도 가진다.

그림 124  봉가드 문제 33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예를 들면 촉의 몇 가지 추측들이 오류로 판명될 수 있지만, 올바른 대답의 싹이 그 안에 있다. BP 33 (그림 124) 에서 우리는 일단 부류 I 의 상자들은 "뾰족한" 형태들을 포함하지만, 부류 II 의 상자들은 "밋밋한" 형태들을 포함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좀더 자세히 점검해보면 이것은 오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유익한 통찰이 있으며 "뾰족한" 형태들로부터 시작하는 개념망 안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그것을 계속 추구해 볼 수 있다. 그것은 "뾰족한 각을 가지는" 이라는 개념에 가까운데, 바로 부류 I 의 변별특징이다. 따라서 개념망의 핵심기능들 중의 하나는 초기의 틀린 개념을 좀 수정해서 옳은 것으로 여겨지는 변이형으로 가상화하는 것이다.

가상화와 잠정성

주어진 하나의 대상을 다른 대상에 대한 변이형으로 간주하는 것은 연계된 용어들 사이의 "가상화" 라는 개념과 긴밀히 연관된다. 이에 대한 훌륭한 보기가 언급된 바 있다. 즉 "세 개의 작은 함몰부위" 를 가지는 원의 보기이다 (그것은 실은 전혀 원이 아니다). 우리는 필요하다면, 개념들을 구부릴 수 있어야 한다. 그 어느 개념도 완전히 단단해서는 안된다. 다른 한편으로 전혀 의미를 가지지 못할 정도로 물렁물렁해서도 안된다. 이제 여기에서 속임수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한 개념을 다른 개념으로 가상화시켜야 할지 그 시점을 아는 것이다.

그림 125  봉가드 문제 85-87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봉가드 문제 85-87 (그림 125) 는 한 기술에서 다른 기술로 가상화하는 것을 잘 보여주는 매우 재미있는 보기들이다. 봉가드 문제 85 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 프로그램이 그 예비처리 단계에서 "선분" 을 확인한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은 그 프로그램이 선분들을 세고 그런 식을 BP 85 안에 있는 부류 I 과 부류 II 의 차이에 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면 BP 86 으로 가보자. 그것이 사용하는 일반적인 발견술적 원리는 기능이 작동된 최근의 개념들을 점검해보는 것이다. 최근의 방법론을 성공적으로 반복하는 것은 현실세계에서는 매우 빈번한데, 봉가드는 이런 종류의 발견술을 자신의 문제집에서 지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행히도 강화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로 융합된 두 개의 개념 ("세다" 와 "선분") 을 가지는 문제 86 의 정가운데로 진입하는 것이다 : "선분을 세다." 그러나 BP 86 의 속임수는 선분보다는 선열을 세는 것인데, 이때 "선열" 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여러 개) 의 직선의 연쇄를 의미한다. 이때 "선열" 과 "선분" 이라는 개념이 다 알려져 있으며, 개념망 안에 갇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그 프로그램이 "선열" 이라는 개념을 창안할 수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것인데, 조심스럽게 표현하자면, 이것은 참 거북한 사안이다.

그러면 계속해서 "선분" 의 개념이 다루어지는 BP 87 에 도달한다. 그러면 하나의 선분이 언제 세 개의 선분으로 되는가? (상자 II - A 를 보라). 그 프로그램은 그림의 일정한 부분에 대한 상이한 표상들 사이를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유연해야 한다. 그래서 낡은 표상들을 망각하거나 재구성하는 대신에, 그것을 저장하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새로운 표상이 낡은 표상보다 더 낫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낡은 표상을 원하든 그렇지 않든, 각각의 낡은 표상 몇 가지가 저장되어야 한다 (점점 더 복잡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은가?).

메타-기술

이제 우리는 인식과정의 또 다른 매우 중요한 부분에 도달하는데, 그것은 추상화 및 메타 기술의 층위와 관련된다. 이를 위하여 BP 91 (그림 121) 을 한 번 더 보도록 하자. 여기에는 어떤 종류의 판형이 구성될 수 있을까? 이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알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다양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사실 자체는 단서에 불과하다. 그 단서는 말하자면, 부류의 구별은 기하학적 기술의 층위보다는 더 높은 추상화 층위에 존재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관찰은 그 프로그램에, 기술의 기술, 즉 메타 기술을 구성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아마 이 두번째의 층위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이 창발할 것이며, 운이 좋으면, 메타 기술에 대한 판형을 공식화해주는 공유점을 충분히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판형이 없어도 돌진하며, 다양한 상자들에 대한 기술을 만든다. 그래서 일단 이런 기술들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것들을 기술한다. 메타 기술에 대한 우리의 판형은 어떤 빈틈을 가질 것인가? 아마 이런 것들일 것이다 :

사용된 개념들 : -
반복 출현하는 개념들 : -
빈틈의 명칭 : -
사용된 여과장치 : -

메타 기술에 필요한 또 다른 많은 종류의 빈틈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보기일 뿐이다. 이제 BP 91 의 상자 I - E 를 기술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판형이 없는) 기술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수평의 선분
수평의 선분 위에 놓인 수직의 선분
수평의 선분 위에 놓인 수직의 선분
수평의 선분 위에 놓인 수직의 선분

물론 세 개의 수직의 선분이 길이가 같고, 서로 떨어진 간격이 같다는 따위의 많은 정보들이 폐기되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기술이 취해질 법하다. 따라서 메타 기술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

사용된 개념들 : 수직의 - 수평의 선분, ……위에 놓여 있다
기술에서 반복 출현하는 개념들 : "수평의 선분 위에 놓인 수직의 선분" 이 세 번 나타남
빈틈의 명칭 : -
사용된 여과장치 : -

메타 기술의 모든 빈틈이 다 채워질 필요는 없다. 정보는 "단순한 기술층위" 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층위에서도 폐기될 수 있다.

우리가 이제 부류 I 의 다른 상자들의 기술을 완료하고 그것에 대한 메타 기술을 할 수 있다면, 결국 "기술 속에 나타나는 반복" 이라는 빈틈을 그때마다 "……의 세 개의 복제" 라는 구절로 채우는 일을 중지하게 될 것이다. 동일성-검색장치는 이것을 식별해서 세 개라는 속성을 두드러진 특성으로, 그것도 아주 높은 추상화 층위에서 채택한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네 개라는 속성은 메타 기술의 방법을 통하여 부류 II 의 표지로서 인식될 것이다.

유연성이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여기서 메타 기술의 방법으로 소급하는 것이 마치 참새에게 대포를 겨냥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에 의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왜냐하면 네 개라는 속성과 달리 세 개라는 속성은 우리의 기술을 약간 달리 구축했다면 낮은 층위에서도 쉽게 출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 문제를 다른 경로를 통해서 해결하는 가능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 프로그램에는 엄청난 규모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스꽝스런 은유로 말하자면, 그 프로그램이 "막다른 골목에서 시간을 좀 허비한다" 고 해서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스꽝스러운 은유 [malaphor]" 라는 우아한 표현은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로렌스 해리슨에게서 유래하는 표현인데, 우스꽝스러운 표현과 은유의 복합어이다. 이에 대한 좋은 보기가 "재조합형인 관념들" 이다.) 좌우간 나는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기본원리를 보여주고자 한다 : 예비처리장치가 너무 많은 다양성을 찾아내기 때문에 판형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면, 그것은 개념들이 예비처리장치가 아는 것보다는 한 층 더 높은 추상화 층위에서 작동한다는 단서를 시사한다.

초점 맞추기와 여과하기

이제 우리는 좀 다른 문제, 즉 정보를 어떻게 폐기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루어보도록 하자. 그것은 내가 "초점 맞추기" 와 "여과하기" 로 부르는 서로 연관되는 두 개념과 관계가 있다. 초점 맞추기는 그 초점이 상자 안의 그림의 일정한 부분을 기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다른 것은 모두 배제된다. 여과하기란 상자의 내용물을 특정한 시각에서 관찰해서 그밖의 것은 일부러 무시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개념은 상보적이다. 초점 맞추기는 대상 (대략 명사들) 과 관련되며, 여과하기는 개념들 (대략 형용사들) 과 관계한다. 초점 맞추기에 대한 보기로는 BP 55 (그림 126) 를 보라. 여기에서 우리는 함몰부위는 물론 그 주위의 작은 원들에 초점을 맞추지만 다른 것은 모두 배제한다. BP 22 (그림 127) 는 여과하기의 보기를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크기를 제외한 모든 개념을 걸러내야 한다. BP 58 (그림 128) 을 해결하려면 초점 맞추기와 여과하기를 복합해야 한다.

그림 126  봉가드 문제 55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그림 127  봉가드 문제 22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그림 128  봉가드 문제 58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그림 129  봉가드 문제 61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초점 맞추기와 여과하기라는 생각에 이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는 바로 또 다른 종류의 "초점 맞추기" 이다. 즉 특정한 단순한 상자 - 예를 들면 가능하면 대상이 적게 들어 있는 상자 - 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래서 두 부류의 가장 간결한 상자들을 비교하는 것이 가장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에 대한 기술을 가지지 않는 한 상자가 간결한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이제 간결함을 확인하는 방법은 예비처리장치로 최소한의 속성을 제공한 상자를 탐색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초기단계에서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그것을 위해서는 기존의 판형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판형을 구축하는 속성을 발견하는 유용한 방법일 수 있다. BP 61 (그림 129) 은 그 처리기술이 신속하게 해결로 귀결될 수 있는 보기이다.

과학과 봉가드 문제의 세계

우리는 봉가드 문제의 세계를, "과학" 이 행해지는 - 즉 이 세계 안에 있는 패턴들을 식별하는 목적을 가지는 - 작은 장소로 생각할 수 있다. 거기에서는 패턴들이 탐색되는 가운데 판형들이 생성되거나 폐기되거나 또는 재생성된다. 빈틈들은 일반성의 어느 층위로부터 다른 층위로 이동한다. 그래서 여과하기와 초점 맞추기가 이루어진다. 복잡성의 모든 층위에 발견들이 존재한다. "규범 (정상)" 과학과 "개념 혁명"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패러다임 교체" 라고 불리는 일정한 진귀한 현상을 연구하는 토머스 쿤의 이론은 맞는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체 체계 안에서 언제라도 패러다임 교체 해프닝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유연성은 패러다임 교체가 모든 층위에서 일어날 것임을 확신시켜준다.

그림 130  봉가드 문제 70-71 [출전 : M. 봉가드, 「패턴 인식」].

물론 일정한 발견들은 다른 것들에 비해서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더 "혁명적" 이다. 예를 들면, 충분히 추상적인 층위에서 관찰하면, 봉가드 문제 70 과 71 (그림 130) 은 "동일한 문제" 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결정적인 관찰은 이 두 문제가 심도 1 과 대립하는 심도 2 의 그물구조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봉가드 문제에 대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새로운 층위의 발견이다. 그 수집목록 전체로 보면 발견의 더 높은 층위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수집목록을 전혀 보지 못했다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훌륭한 수수께끼가 될 수 있다. 그것을 파악하는 것은 혁명적인 통찰일 테지만, 그런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사고 메커니즘은 개별적인 봉가드 문제를 해결할 때 작동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과학은 실제로는 "규범적인" 시기 대 "개념 혁명" 으로 분할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패러다임 교체는 다양한 층위에서 크고 작은 형태로 이루어진다. INT 와 Gplot (그림 32 와 34) 의 재귀순환적인 단락은 이 착상에 대한 기하학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그것들은 최상 층위뿐만 아니라 모든 층위에서 불연속적인 도약으로 가득한 동일한 구조를 가진다. 다만 층위가 낮아질수록 도약의 폭도 작아진다.

다른 사고방식으로의 연계

이 프로그램 맥락 속에서 조망하기 위하여, 인지의 다른 측면들과 연계된 두 가지 방식을 제안해보자. 그것은 인지의 다른 측면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체에도 좌우된다. 일단 이것이 인지의 다른 측면들에 어떻게 좌우되는지 해설해보자. 언제 구별을 무력화하고 재기술을 시도하며, 궤환하고, 층위교체를 할 것인가 …… 등의 일을 파악하는 데 요구되는 직관은, 일반적으로 사고 속에서 많은 경험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무엇이다. 따라서 그 프로그램의 결정적인 측면에 대한 발견술을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종종 세계에 있는 실제의 대상들을 통해서 얻은 경험은 상자를 (재) 기술하는 데 확실한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BP 70 의 해결에서 살아 있는 나무와의 친숙도가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이 수수께끼에 관련되는 사람들에게 개념들의 부분망이 별 어려움없이 전체망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오히려 내가 실제의 대상들 - 빗, 기차, 목걸이, 나무토막, 편지, 고무줄 등 - 을 다루면서 가지는 직관이 이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데 - 잘 보이지는 않지만 -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와 달리 실재 - 세계의 상황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시각 이미지와 공간 직관에 의존해서, 그 결과 봉가드 패턴들과 같은 강력하고도 유연한 표상방식이 사고과정의 일반적인 효율에 분명히 기여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봉가드 문제들은 아주 신중하게 고안된 것으로 보이며, 그 각각이 유일한 정답을 가진다는 점에서 보편성이라는 특성을 가진다고 하겠다. 물론 여기서 우리가 "옳다" 라고 부르는 것이 결국 전적으로 인간에 좌우되고 다른 행성계에 사는 존재와는 전혀 부합하지 않을 거라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비록 구체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봉가드 문제가 지구상의 거주자들에게만 국한되지는 않는 단순성이라는 감각에 기대고 있다고 믿는다. 빗, 기차, 고무줄 등 전적으로 지구에만 국한된 사물과 친숙해지는 것이 아마 중요할 것이라는 나의 이전의 언급은 단순성이라는 우리의 감각이 보편적이라는 사실과 저촉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별 사물들 중의 어떤 것 하나가 아니라, 그것들이 모두 함께 커다란 공간을 펼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아마 그 어떤 다른 문명도 인공물과 자연적인 대상 그리고 우리가 창출한 바 그대로의 다양한 경험의 거대한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봉가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만약에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순수한" 지능의 핵심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것은 패턴이나 메시지 안에 있는 "내재적인 의미" 를 발견하는 능력을 연구하는 데 훌륭한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 극도로 흥미로운 문제집의 선택된 극히 일부분을 재생산했을 뿐이다. 나는 많은 독자들이 봉가드의 책에서 수집된 모든 보기들을 직접 살펴보기를 바란다 (참고 문헌을 보라).

우리 인간이 아마도 완벽하게 무의식으로 "밀어넣은" 패턴인 시각 패턴 인식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문제들은 상당히 놀라운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얼굴의 인식 (나이, 표정, 조명 및 거리, 각도 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불변체로 인식하는 것 등) ;

숲속이나 산 속에서 등산로를 인식하는 것 - 어쨌든 내게는 패턴 인식의 가장 확실한 능력 중의 하나로 인식되었다 - 동물들도 그러한 능력이 있다

수백 가지의, 아니 수천 가지의 상이한 글자체로 쓰인 텍스트를 즉석에서 읽어내는 능력.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 프레임 및 기호

패턴 인식의 복잡성과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다른 요구들을 다루는 제안 중의 하나는 칼 휴윗이 제안한 바 있는 "활성자" 형식체계 (앨런 케이와 다른 사람들이 개발한 "스몰토크 [Smaltalk]" 와 비슷하다) 라는 프로그램인데, 그것은 프로그램들 사이를 이리저리 왕복하면서 교호작용하는 활성자들을 모아 놓은 프로그램이다. 어떤 일정한 의미에서는 이것은 서로를 호출할 수 있는 과정들의 헝클어진 수집과 유사하다. 다만 주요한 차이는 활성자들에 의하여 교환된 메시지들은 그 길이나 복잡성이 자의적일 수 있는 반면에, 과정들은 일반적으로 작은 수의 논거들만을 이리저리 전달한다.

메시지를 교환할 능력을 갖춘 활성자들은 어느 정도는 자율적인 주체가 된다. 즉 거의 프로그램에 준하는 메시지를 가지는 자율적인 컴퓨터와 비슷하다. 각 활성자는 임의의 메시지를 해석하는 자기 고유의 방법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그 메시지의 의미는 그것에 개입된 활성자에 좌우된다. 그래서 활성자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프로그램의 조각을 가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결과 활성자들의 수만큼 많은 해석장치들이 존재할 것이다. 물론 동일한 해석장치들을 가지는 많은 활성자들이 존재할 수 있다. 즉 세포 안에서는 모두 다 하나의 정보 (mRNA) 를 동일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세포질 속을 떠다니는 동일한 리보솜의 집합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동시에 장점도 많을 것이다.

프레임의 개념을 활성자 개념과 어떻게 융합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흥미있다. 이제 복합적인 메시지를 생성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가지는 프레임을 기호라고 불러보자 :

프레임 + 활성자 = 기호

이제 우리는 제 11 장과 제 12 장에 나온 파악하기 힘든 활성적 기호들을 실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할 시점이 되었다. 이 장에서부터 "기호" 는 그런 의미로 쓰일 것이다. 어쨌든 여러분이 이 합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즉시 인식하지 못한다고 그렇게 실망하지는 말라. 분명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인공지능으로 가는 가장 기발한 방향 중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나아가 이 개념들을 아무리 잘 합성하더라도 그 궁극적인 효과에 있어서는 인간 정신의 실제적인 기호에 비해서는 훨씬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프레임-활성자의 합성을 "기호" 라고 부르는 것은 시기상조이지만, 낙관적인 관찰방식이기는 하다.

이제는 메시지 전달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로 되돌아오자. 개개의 메시지는 특별히 목표기호에 정향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mRNA 가 리보솜을 찾기 위하여 세포질로 팽개쳐지듯이 거대한 허공으로 팽개쳐져야 하는가? 메시지들이 그들의 목적지를 가진다면 모든 개개의 기호는 하나의 주소를 가져야 할 것이며, 기호의 메시지들은 늘 그 주소로 보내져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메시지가 그것을 필요로 하는 기호에 의해서 수용되는 순간까지 그저 기다리는 메시지에 대한 중앙 접수창구가 존재할 것이다. 마치 우체국 업무에 상응하듯이 말이다. 아마 가장 좋은 해결은 두 가지 유형의 메시지를 허용하고 다양한 등급의 긴급성에 대한 준비 - 이를테면 "특급우편", 속달, 보통우편 등 - 를 하는 것이다. 전체 우편 및 체신 체계는 메시지 전달을 위한 아이디어의 풍부한 근원을 형성한다. 이를테면 수신자 자신의 주소가 쓰여지고 우표가 붙여진 회신봉투 (신속한 답장을 원하는 메시지), 소포 (매우 느린 경로를 통해서만 배달될 수 있는 아주 긴 메시지) 등이 있다. 전화체계는 우편체계의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도 부족할 경우 더 많은 영감을 준다.

효소와 인공지능

메시지 전달을 위한 - 물론 정보처리 전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인데 - 아이디어의 또 다른 풍부한 원천은 당연히 세포이다. 세포 안에 있는 몇 가지 물질, 특히 효소는 활성자에 준하는 것이다. 모든 효소의 활성표면은 일정한 종류의 기층들 (메시지들) 만을 인식하는 여과장치로 작동한다. 따라서 효소는 사실 하나의 "주소" 를 가지는 것이다. 효소는 (그것이 가지는 3 차적 구조로 인하여) 그 "메시지" 에 대하여 일정한 연산을 수행하고 그것을 다시 세상으로 방출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그러면 이런 방식으로 하나의 메시지가 화학적인 경로를 따라서 한 효소로부터 다른 효소로 인도되면, 많은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금지나 억제에 의해서) 세포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복잡한 피드백 메커니즘들을 기술한 바 있다. 이런 메커니즘들은 세포 안에 존재하는 메시지의 전달방식에 따라서 복잡한 제어과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효소에 대해서 가장 놀라운 것 중의 하나는, 효소들은 적절한 기층이 그들을 격발하기까지 하는 일 없이 기다린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기층이 도착하면, 효소는 갑자기 곤충을 잡아먹는 끈끈이 주걱의 파리채처럼 전광석화같이 작동한다. 이런 종류의 "머리카락-격발" 프로그램이 악마 (demon) 라는 이름을 가진 인공지능에 응용되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격발되기를 기다리는 다양한 "종류" 의 격발 가능한 하위 프로그램 과정들을 구상하는 것이다. 세포 안에는 모든 복합적인 분자들과 기관들이 한 단계씩 차례차례 구축된다. 이 새로운 구조들 중의 몇 가지는 종종 그 자체가 다시 다른 유형의 효소들의 구축에 영향을 미치는 효소들이기도 하다. 효소들의 그와 같은 재귀순환적인 계단구조는 세포에 강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단계적인 구축이 인공지능의 유용한 하위 프로그램의 구축에 동원되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반복은 종종 반복된 행동이 의식의 흐름 아래에서 코드화될 정도로 우리의 정신적인 하드웨어로 연결되는 새로운 회로를 가동시키는 속성을 가진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의식" 의 더 높은 층위에서 배운 것과 동일한 순서로 연산할 수 있는 코드의 효과적인 부분들을 합성하는 유추적인 경로가 있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효소의 계단구조는 이것을 만드는 모델을 제공할 것이다 (제럴드 수스먼이 만든 프로그램 "HACKER" 는 효소의 계단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작은 하위 프로그램들을 합성하고 오류를 수정한다).

봉가드 문제 해결장치의 동일성-검색장치 (Sams) 는 효소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서 실행될 수 있을 것이다. 샘은 효소와 마찬가지로 자기의 관심과 기분에 따라서 작은 데이터 구조들과 좌충우돌한다. 샘이 두 "활성표면" 을 동일한 데이터 구조들로 채워넣으면, 샘은 메시지를 프로그램의 다른 부분 (활성자) 에게 보낸다. 그 프로그램들이 직렬적인 한, 샘의 복제를 여러 개 가지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병렬처리를 하는 컴퓨터에서는, 마치 세포 안의 효소의 복제의 수가 그 하위 프로그램의 기능의 실행을 조절하듯이, 연산의 종결에 이르는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샘들이 합성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 정신의 깊은 층위들에서 패턴을 탐색하는 누출량에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분열과 융합

기호들의 교호작용에 관련되는 두 개의 흥미있는 상보적인 개념은 바로 "분열" 과 "융합" 이다. 분열이란 부모기호 (즉 복젱�l틀로 작용하는 기호) 로부터 새로운 기호가 점차 떨어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융합이란 원래는 인접하지 않은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여러 개) 의 기호들이 "공동 활성화" 에 참여하고 메시지들이 점점 집약되어 마치 하나의 기호인 것처럼 결속될 경우에 일어난다. 분열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과정이다. 왜냐하면 일단 하나의 새로운 기호가 다른 낡은 기호로부터 "떨어져나오면" 자율적이 되고, 외부세계와의 교호작용은 자체의 개별적인 내부구조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전한 복제로서 시작한 그것은 불완전해지기 시작하고 그리고 나서 붙어 있었던 기호와의 유사성은 점점 사라진다. 그러나 융합의 경우는 좀더 확실하다. 두 개념은 언제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가? 하나의 융합이 시작하는 정확한 시점이 있는가?

공동 활성화라는 개념은 질문의 판도라 상자를 연다. 예를 들면, 우리가 "도우넛 (doughnut)" 이라고 말할 때 어느 정도나 "반죽 (dough)" 이라는 낱말과 "땅콩 (nut)" 이라는 낱말을 따로 듣는가? 혹시 독일인들은 "장갑 (Handschuhe)" 이라는 낱말을 듣고는 "손 (Hand)" 과 "신발 (Schuh)" 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가? "동서" 라는 말이 "세상만사" 를 의미하는 중국인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그것은 "의장 (chairman)" 과 같은 낱말에는 남성적인 색채가 강하게 개입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정치적인 사안이기도 하다. 그 전체 안에서 부분들이 반향하는 정도는 사람들마다 그리고 상황마다 다를 것이다.

기호의 "융합" 이라는 개념의 실질적인 문제는 붕괴하는 기호들로부터 의미를 담지하는 새로운 기호들을 창출하는 일반적인 알고리듬을 상상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이것은 나란히 진행되는 두 개의 DNA 나선구조와 유사하다. 각각의 DNA 의 부분을 어떻게 취해서 그것을 어떻게 동일한 종의 개체에 대해 코드화하는 새로운 활기찬 DNA 나선으로 다시 복합하는가? 아니면 그것들은 새로운 종류의 나선인가? DNA 의 부분들을 우발적으로 조합해서 어떤 생육대상을 코드화할 수 있는 확률은, 두 권의 책 속에 있는 낱말들을 마구 조합해도 제 3 의 책이 될 수 없듯이, 거의 희박하다. 가장 낮은 층위는 예외로 하고, 그 어떤 층위에서도 재복합된 DNA 가 의미를 가질 확률은 매우 낮다. 그 이유는 바로 DNA 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 층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재복합된 기호들" 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게 카논" 의 생성과정

"게 카논" 이라는 대화를 생각할 때, 나는 그것을 두 개의 개념이 나의 정신 속에서 부딪히며 새로운 방식으로 결속되어 갑자기 새로운 종류의 언어구조를 야기시킨 전형적인 보기라고 본다. 물론 나는 음악적인 "게 카논" 과 언어적인 대화를 따로 생각할 수 있다. 그것들은 여전히 서로 독립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나 "게 카논" 의 대화를 위하여 융합된 기호는 또한 자기 특유의 활성 방식을 가진다. 융합 또는 "기호의 재결합" 이라는 개념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나의 "게 카논" 에서 나타나는 전개방식을 사례로 삼고자 한다. 왜냐하면 "게 카논" 이 나에게 당연히 매우 친숙하고 재미있으며, 우리가 개별적인 개념을 어디까지 추구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보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감수분열 (meiosis) 이라고 명명된 단계에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이때 감수분열이란 진화과정의 모든 다양성의 원천인 "교차" 나 유전자 재결합에서 나타나는 세포분할을 일컫는 말이다.

    유사분열 전기 : 나는 예를 들면 카논과 같은 음악작품이 언어적으로 복제될 수 있다는 좀 단순한 착상에서부터 출발했다. 이것은 텍스트나 음악의 일부분이 공유하는 추상적 형식을 통하여 연계될 수 있는 관찰의 결과이다. 다음 단계는 이러한 예감의 희미한 가능성을 실현하려는 시도였다. 여기에서 나는 카논에 나오는 "성부들 (voices)" 이 대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 로 복제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특정한 종류의 카논에 몰두했으며, 그때 "음악의 헌정" 에 게 카논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에 나는 그 대화를 막 쓰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그때에는 등장인물이 아킬레스와 거북 둘밖에 없었다. 바흐의 "게 카논" 은 성부가 둘이었기 때문에 이 복제는 완벽했다 : 아킬레스에 한 성부가 할당되어야 했고, 거북에게 또 다른 성부가 할당되어야 했다. 이때 전자는 앞으로 진행하는 반면에 후자는 역방향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 즉 어느 층위에서 역전진행이 시작해야 하는가? 철자의 층위에서? 낱말? 문장?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나는 가장 적합한 층위는 "희곡이라는 선" 의 층위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제 적어도 바흐의 게 카논의 "뼈대" 가 언어적 형태로 이식되었는데,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두 개의 성부가 한가운데에서 교차하면, 반복의 극단적인 짧은 주기가 생길 것이다. 이것은 약질적인 결함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생겼다. 이를테면 창조적인 행위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층위-교차이다 : "게 카논" 에 나오는 "게" 라는 낱말이 "거북" 이라는 개념과 공유하는 어떤 추상적인 속성 때문에 주저없이 "게" 라는 낱말이 뇌리를 때리고 지나갔다. 그래서 즉시 새로운 등장인물을 언급할 때 특별한 행을 삽입함으로써, 죽어버린 중심점에서 반복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방식으로 "게 카논" 의 "유사분열 전기" 에서 게가 고안된 것이다 : 즉 아킬레스와 거북을 "교차" 시킴으로서 말이다 (그림 131).

그림 131  "게 카논" 이라는 대화를 나타낸 그림.

    유사분열 중기 : 이것은 나의 "게 카논" 의 뼈대였다. 그후에 나는 그 뼈대에 살을 입혀야 하는 두번째 단계 - "유사분열 중기" - 로 접어들었다. 물론 그것은 고된 작업이었다. 나는 그런 형식 (예를 들면, "전혀 ……이 아니다") 을 확정할 때, 어떤 종류의 중의성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기 위하여, 앞으로부터 읽거나 뒤로부터 읽는 등 이리저리 시도하면서, 연속하는 행들의 쌍이 의미를 생성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갔다. 초기의 두 개의 버전이 있었는데, 둘 다 흥미있지만 좀 빈약했다. 나는 1 년 이상 그 책을 더 이상 진척시키지 않다가, "게 카논" 으로 되돌아왔을 때 몇 가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바흐의 카논 하나를 언급하는 것이었다. 먼저 나는 "음악의 헌정" (내가 말하는 "나무늘보 카논") 에 나오는 "반주제의 확대에 의한 카논 (Canon per augmentationem, contrario motu)" 을 언급하기로 했다. 그 곡은 좀 우습기는 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게 카논" 편에서 바흐의 "게 카논" 을 언급하기로 결심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사실 이것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이제 그 대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의 하나가 바흐의 작품을 언급하려고 할 때, 상응하는 자리에서 동일한 것을 말한다면, 다른 등장인물에게는 어색할 것인가? 하긴 에셔가 나의 생각과 책 속에서 바흐와 동일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에셔에 관련되도록 모든 행을 약간 수정할 방법이 없었을까? 결국 우리는 카논의 엄격한 기법에서 우아함이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악보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즉시 "낮과 밤" (그림 49) 이라는 그림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물론 나는 그것이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주제를 오른쪽과 왼쪽으로 전달하여 조화시키는 상보적인 두 성부를 가지는 일종의 그림으로 그려진 "게 카논" 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서 음악과 미술이라는 상이한 매체로 설명되는 하나의 유일한 "개념의 뼈대" 라는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평행적인 언어로 바흐에 대해서는 거북, 에셔에 대해서는 아킬레스를 표현했다. 물론 이것은 엄격한 모방으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나지만 "게 카논" 의 원래 정신은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지점에서 나는 좀 기적적인 일이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 즉 그 대화 편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재귀 - 준거적이 되어버렸다. 더욱이 등장인물들이 그들이 등장하는 대화 편에 대해서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 대화와 동형태의 (특정한 추상화 층위에서) 구조에 대하여 말한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재귀 - 준거였다. 내가 사용한 용어로 표현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 나의 대화 편은 괴델의 G 와 "개념 뼈대" 를 공유한다. 따라서 이 대화는 "핵심 게 복제 (Central Crabmap)" 를 창출하기 위하여 핵심 도그마 복제가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G 에 복제될 수 있었다. 이것은 나를 매우 흥분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바로 무로부터 괴델, 에셔 그리고 바흐의 미학적인 삼위일체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유사분열 후기 : 다음 단계는 그야말로 기막힌 것이었다. 나에게는 몇 년 전부터 에셔의 모자이크 그림에 관하여 캐럴라인 맥릴러브리가 쓴 책이 하나 있었다. 그 책을 넘기다가 판화 23 번 (그림 42) 에 나의 시선이 멈추었다. 지금껏 본 적이 없었던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 거기 있는 그림은 형식에 있어서나 내용에 있어서나 그야말로 "게 카논" 그 자체였다! 에셔 자신은 그 그림에 제목을 붙이지는 않았다. 아마 그가 다른 동물의 모습으로 유사한 모자이크 판화를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때 바로 형식과 내용 사이에 어떤 조응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우연이든 아니든 이 제목 없는 판화는 형식과 내용을 합일시키는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의 축소판이었다. 기쁜 나머지 나는 그 그림을 "게 카논" 으로 불렀고, "낮과 밤" 대신에 그 제목을 썼다. 그에 따라 아킬레스와 거북의 해설도 수정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분자생물학에 푹 빠져 있던 당시, 나는 어느 날 책방에서 왓슨의 책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책의 색인에서 "팔린드롬" 이라는 낱말을 찾아내었다. 몇 장을 넘기자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무엇을 찾아내게 되었다 : 즉 DNA 속에 투영되어 있는 "게 카논" 의 구조였다. 그 즉시 게의 해설은 수정되었고, 게가 전진과 후진을 헷갈리는 것은 전적으로 게의 유전자 때문이라는 짧은 주석을 달게 된 것이다.

유사분열 종기 : 마지막 단계는 몇 달이 좀 지나서 내가 DNA 의 게-카논적인 구조 (그림 43) 에 대하여 말하던 시점이었다. 나는 A, T 및 C 가 - 놀랍게도 - 우리의 대화에 등장하는 아데닌, 티민 및 시토신과 일치하며, 아킬레스, 거북 및 게와도 일치하며, 심지어 아데닌과 티민이 DNA 안에서 짝지어지듯이, 대화에 등장하는 아킬레스와 거북도 짝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았다. 잠시 생각한 후에 나는 이 층위-교차의 다른 부분에서 DNA 안에서 'C' 와 짝지어진 'G' 가 "유전자" 를 표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대화 편으로 되돌아와서 이 새로운 발견을 반영하기 위하여 게의 말을 약간 수정했다. 그 결과 DNA 구조와 대화 편의 구조 사이의 복제를 얻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DNA 는 표현형, 즉 대화 편의 구조를 코드화하는 유전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최종적인 손질은 재귀-준거를 결정적으로 강화했으며, 내가 예견하지 못한 의미의 밀도를 대화에 불어넣었다.

개념의 뼈대와 개념의 사상

그것은 어느 정도 "게 카논" 의 생성과정을 요약한다. 그 모든 과정은 변동하는 추상화의 층위에서의 개념의 연속적인 사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개념적 사상이라고 부르고자 하며, 두 개의 상이한 개념을 연계하는 추상적인 구조를 개념의 뼈대라고 부르겠다. 그러면 게 카논의 추상적인 개념의 뼈대는

이다.

이것은 봉가드 패턴과 마찬가지로 정신으로 거의 조절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하학적인 이미지이다. 내가 오늘날 "게 카논" 을 생각한다면, 실은 그것을 가운데에서 교차하여 하나의 "절점" (게 선생이 말한 것) 으로 묶인 두 개의 나선으로 구상해보고 싶다. 이것은 나의 정신에 생생하게 표상된 것이며, 중심립 [또는 동원체] 에 의해서 가운데에서 연결된 두 개의 상동적인 염색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감수분열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그림 132).

그림 132

사실 바로 이 이미지가 "게 카논" 의 진화를 감수분열의 시각으로 기술하는 영감을 주었다. 물론 그 그림 자체는 개념적인 사상의 또 다른 보기이다.

재결합하는 개념들

두 기호를 융합하는 여러 가지 기법들이 있다. 한 가지 기법에서는 두 관념이 (마치 직선처럼) 나란히 줄지어 놓여지고, 그것을 새로운 기호로 재결합하기 위하여 각 기호를 선택한다. 이것은 유전자 재결합을 생각나게 한다. 그러면 이제 염색체들은 무엇을 교환하고, 또 어떻게 하는가? 그들은 유전자를 교환한다. 그러면 기호에서 유전자에 비견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기호들이 프레임 같은 빈틈을 가진다면, 유전자도 아마 빈틈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어떤 빈틈을 교환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왜? 여기에서는 게 카논의 융합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음악적인 게 카논" 의 개념을 "대화" 로 사상하는 것은 상이한 보조 사상을 포함한다. 실은 그것들을 유발한다. 즉 일단 이 두 개념들이 융합될 수 있다고 결정되면, 유추적인 부분이 창발하기 시작하는 층위에서 그것을 관찰하고, 계속 진행하며 그 부분을 서로 사상하고, 등 …… 재귀순환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여기에서 예를 들면 "게 카논" 과 "대화" 를 추상적으로 간주하면, "성부" 나 "등장인물" 을 그것에 상응하는 빈틈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추상적인 관점은 어디에서 왔는가? 이것이 사상-문제의 핵심이다. 추상적인 관점은 어디에서 오는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추상적인 관점을 어떻게 산출하는가?

추상화, 뼈대, 유추

어떤 개념의 일정한 차원들로부터 추상화된 시각을 나는 개념의 뼈대라고 부른다. 그 용어를 굳이 언급하지 않았어도 사실 우리는 개념의 뼈대를 진작부터 다루어왔다. 예를 들면 우리는 봉가드 문제에 해당하는 개념들의 대부분을 이 용어로 다시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은 늘 재미있으며, 공통의 개념의 뼈대를 가지는 둘 또는 그 이상의 개념이 발견될 경우에는, 아마 중요할 것이다. 반사실 장의 앞 부분에서 언급했던 기괴한 개념의 집합 : 안장이 둘 달린 외바퀴 자전거, 한쪽으로만 흔들리는 그네, 핑핑-토너먼트, 일방-결합, 양면을 가지는 뫼비우스의 띠, "바흐 쌍둥이", 두 개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단성의 푸가, 한 손으로 박수치기, 모노로 된 투-채널 축음기 등이 그것에 대한 보기이다. 이 모든 개념들은 다음과 같은 개념의 뼈대를 공유하기 때문에 "동형관계" 이다.

단수가 되었다가 그릇되게도 다시 복수가 되어버린 복수적인 하나의 사태

그 개념의 뼈대를 공유하는, 이 책에 나오는 두 개의 또 다른 착상은 (1) "HE" 로 시작해서 "HE" 로 끝나는 말을 찾으라는 아킬레스의 수수께끼에 대하여 거북이 찾아낸 해답 (두 개의 사태를 하나로 뭉뚱그리는 "HE" 라는 대명사) 과, (2) 하나의 삼각형이 두 개로 지각되는 파포스 - 겔레른터의 당나귀 다리 (Pons Asinorum) - 정리의 증명이다. 아마 이 절묘한 혼합을 "절반의 곱배기" 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의 뼈대는 가상의 반복이나 복제-연산으로 가상화되어서는 안 되는 (매개변수나 변수와는 다른) 상수적 속성의 집합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어떤 자기 고유의 매개변수나 변수들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 상이한 개념들의 불변의 핵일 것이다. "안장이 둘 달린 외바퀴 자전거" 와 같은 모든 개별 사례는 가변성의 층위들을 가지며, 따라서 다양하게 "가상화" 될 수 있다.

"개념의 뼈대" 라는 이름은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실은 매우 헐겁다. 개념의 뼈대들은 상이한 추상화 층위에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봉가드 문제 70-71 사이의 "동형관계" 는 이 두 문제를 따로 해결할 때보다도 더 높은 층위의 개념의 뼈대를 필요로 한다.

다중 표상

개념의 뼈대들은 다양한 추상화 층위뿐만 아니라, 상이한 개념적인 차원들에도 존재함에 틀림없다. 그 보기로 다음 문장을 들어보자 :

"부통령은 정부라는 자동차의 예비 타이어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 (유머의 본질적인 성분은 별도로 하고) 를 어떻게 이해하는가? 미리 지정한 동기가 없이 "우리 정부를 자동차로 간주하라" 고 말한다면, 우리는 핸들 = 대통령 따위의 임의의 많은 상응물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미국의 헌법은 무엇에 상응하는가? 안전벨트에는 또 무엇이 상응하는가? 사상된 두 사물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 사상은 기능적인 측면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자동차의 부품을 표상하는 개념의 뼈대의 창고로부터, 모양보다는 기능과 관련이 있는 것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아가 "기능" 을 너무 좁게 정의하지 않는 매우 높은 추상화 층위에서 작업하는 것이 의미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 예비 타이어의 기능에 대한 두 개의 정의 : (1) "펑크난 타이어의 교체" 또는 (2) 자동차의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부품의 교체" 중에서 분명히 후자가 선호될 것이다. 이로부터 자동차와 정부란 아주 높은 추상화 층위에서야 사상될 정도로 너무 이질적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 특별한 문장을 점검하면, 그 사상은 완전히 어색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점에서 부자연스럽다. 사실 부통령이란 낱말은 "정부 부처의 무능력한 분야의 교체" 를 말해주는 개념의 뼈대를 이미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부자연스런 사상은 어려움 없이 기능할 것이다. 그러나 비교를 위하여, 우리가 "예비 타이어" 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의 뼈대를 호출했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면 물질적인 측면의 기술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예비 타이어가 "둥글고 바람이 빵빵하게 넣어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히 올바른 방법은 아니다 (아니면 혹시 그럴지도? 내 친구는 몇몇 부통령들은 좀 거만하고, 대부분은 아주 빵빵하게 살이 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접근 포트

사고의 모든 특유한 스타일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바로 새로운 경험들을 분류하고 기억 속에 축적하는 방식이다. 그것이 나중에 호출하는 데 쓰이게 될 사건, 대상, 관념 등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고아범위한 분야에 대한 "손잡이" 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자동차의 라디오를 켤려고 손을 내리뻗으면 그것이 이미 켜져 있다는 것을 알 때마다 생각나는 일이다. 이때 라디오에 대한 두 개의 상이한 독립적인 표상이 사용된다. 한 표상은 "음악 프로듀서" 이고, 다른 표상은 "지루함 해결자" 이다. 나는 음악이 나온다는 것을 의식하지만, 그래도 왠지 지루해진다. 이 두 가지 실현방식이 교호작용을 하기 전에 아래로 손을 뻗는 나의 반사동작은 이미 격발되었다. 그런데 내가 라디오를 수리점에 넘겨주고 떠난 다음, 다시 음악을 들으려고 아래로 손을 뻗치려고 한 어느 날 그것과 동일한 반사동작이 다시 갑자기 나타났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표상들이 존재한다 :

반짝이는 은단추를 가진 사람
과열된 문제를 가지는 사람
차를 수리할 때 등 밑에 까는 자동차 카바
소음을 만드는 장치
가상화-다이얼 물체
다차원적인 표상의 보기

이 모든 것은 자동차 라디오를 위한 기호에 할당되어 있기는 하지만, 접근 포트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호들 중의 하나를 통과하여 다른 모든 포트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손을 뻗어서 라디오를 켜려고 시트를 고정하는 것을 기억하는 것에 영감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역으로 내가 등을 대고 누워 나사를 풀 때, 아마도 그 라디오에서 바흐의 "푸가의 기법" 을 들었던 시간을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에는 한 기호의 이런 측면들 사이의 "분리벽", 즉 나의 생각이 자유연상 같은 것에 의해서 무질서해져 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분리벽들이 있다.

분리벽들이 단단이 고정되는 장소는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여러 언어에서 존재하는 그러나 서로 차폐된 낱말들이다. 그 벽들이 견고하지 않다면, 이중언어를 하는 사람은 매우 불편하게도 그 두 언어 사이를 늘 방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새로운 두 언어를 동시에 배우는 성인들은 종종 낱말들이 헷갈린다. 언어들 사이의 분리벽이 얇아져서 부서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통역자들이 재미있는 경우를 보여준다. 그들은 마치 분리벽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들이 구사하는 모든 언어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한 언어로부터 다른 언어로의 진입을 가능하게 하고 번역을 하기 위한 명령에 따라 이 분리벽을 극복할 수 있을 뿐이다. 언어를 세 개나 구사하며 자라난 조지 스타이너는 그의 책 「바벨 탑 이후」에서, 자기의 정신의 층위에서 일어나는 불어, 영어 및 독일어의 혼합으로 인하여 개념들에 대한 상이한 접근경로들이 어떻게 열리는지 여러 쪽에 걸쳐 술회하고 있다.

강요된 일치

우리가 어떤 추상화 수준에서 두 개념 사이의 공동의 개념의 뼈대를 인식한다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길 수 있다. 첫번째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신의 눈길을 두 개념에 맞추고 높은 층위에서의 일치를 길잡이로 삼아서 상응하는 하위 개념들을 확인하려고 한다. 종종 그 상응은 여러 단계 아래로 계속 재귀순환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거러면 깊숙이 자리잡은 동형관계가 드러난다. 종종 그것은 일찍 중단되거나 유추성 또는 유사성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다시 낮은 층위에서의 복제가 지속되지 않더라도, 높은 층위의 유사성이 강력해질 수가 있다. 그러면 우리는 그냥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상응물을 만든다 : 이것은 바로 강요된 일치, 말하자면 "강제 결혼" 인 셈이다.

강요된 일치는 신문의 정치 만평에서 매일 볼 수 있다 : 정치가는 비행기, 배, 물고기, 모나리자로, 정부는 사람이나 새 또는 시추탑으로, 조약은 서류철, 칼, 벌레가 가득한 깡통 등으로 묘사된다. 이때 바로 의도된 대로 가정된 복제를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놀랍기만 하다. 즉 우리는 그 복제를 너무 깊지도 너무 얕지도 않게 실행한다.

우리가 한 사물을 다른 사물의 형태로 부어넣는 또 다른 보기는, 내가 "게 카논" 의 전개를 감수분열에 비추어 묘사하고자 했을 당시에 떠오른 것이었다. 그것은 두 단계로 일어났다. 일단 나에게는 게 카논과 중심립에 의하여 연결된 염색체의 이미지가 공유하는 개념 뼈대가 떠올랐다. 이것은 강요된 일치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나서 "성장", "단계", "재결합" 등을 포함하는 높은 층위의 유사성을 인식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추를 계속했다. 이때 - 봉가드 문제의 해결에서와 유사하게 - 잠정성이 더 큰 역할을 했다. 나는 설득력있는 일치를 찾을 때까지 진퇴를 반복했다.

개념의 사상에 대한 세번째 보기는 핵심 도그마 복제에 의해서 제공된다. 일단 나는 수리논리학자들의 발견과 분자생물학자들의 발견 사이의 높은 층위에서의 유사성을 생각했다. 그리고는 강력한 유추를 찾을 때까지 낮은 층위로 하강했다. 그것을 더욱 강력히 주장하기 위하여, 나는 유전자 코드를 흉내낸 괴델 수 매기기를 선택했다. 이것은 핵심 도그마 복제에 있는 강요된 일치의 고독한 성분이었다.

강요된 일치, 유추 및 은유들은 서로 쉽게 분리될 수 없다. 스포츠 캐스터는 종종 분류하기 어려운 생생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램스 [풋볼 팀 이름] 가 바퀴를 돌린다" 같은 은유에서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려야 할지 말하기가 어렵다. 바퀴는 팀 전체를 암시하는가? 아니면 선수 각자를? 아마 둘 다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진흙이나 눈밭 속에서 굴러가는 바퀴의 이미지가 번쩍 떠오르고 나서 왠지 신비스러운 방식으로 바로 그 유효한 부분들이 강조되어서 팀의 행동에 적용될 것이다. 풋볼 팀과 자동차는 그들이 쓸 수 있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서로에게 얼마나 깊이 사상되었는가? 

요약

앞의 사안들을 좀더 연계시켜 보도록 하자. 나는 기호의 생성, 조작 및 비교와 결부된 일련의 인접한 개념들을 제시한 바 있다. 그것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가상화와 관계가 있다. 즉 개념들은 부분적으로는 견고하고 부분적으로는 헐거운 그물구조로 짜인 맥락들 (프레임) 로부터 유래하는 성분들로 이루어진다. 헐거운 성분들은 추출되어서 매우 쉽게 교체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상황에 따라 "가상의 반복", 강요된 일치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 두 기호의 융합은 각 기호의 일부분은 제거되고 나머지는 남는 과정으로부터 귀결될 수 있다.

창조성과 우발성

우리는 분명히 창조성의 기계화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체 모순은 아닌가? 거의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전적으로 그렇지는 않다. 창조성은 기계적이지 않은 무엇의 정수이다. 그러나 모든 창조적인 행위는 기계적이다. 딸꾹질의 경우를 보기로 설명이 가능하다. 창조성의 기계적인 기층은 아마 보이지 않을 테지만 실존한다. 이와 반대로 유연한 프로그램들에서는, 심지어 오늘날에 이미 비기계적인 어떤 것이 있다. 그것은 아마 아직 창조성을 창출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그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조차 그 프로그램에 당혹해지기 시작한다면, 일단 창조성으로 가는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발성이 창조적인 행위의 불가분한 성분이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 이것은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창조성의 기계화나 프로그래밍 가능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세계는 우발성의 거대한 덩어리이다. 우리가 세계의 일정한 부분을 두뇌에 반영한다면, 두뇌의 내부구조는 그 우발성의 일부분을 흡수한다. 따라서 기호의 격발 패턴은 아마 전적으로 우발성에 내맡겨진 경로를 따라 진행될 것이다. 그 이유는 그 패턴들이 이 광란의 우발성의 세계와 그 패턴들 사이의 교호작용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그것은 컴퓨터 프로그램에서도 존재할 수 있다. 우발성은 사고에 내재하는 속성이지, 주사위 놀이나 붕괴하는 원자핵 또는 우연의 수의 도표 따위의 "인위적으로 작성될" 수밖에 없는 것과는 무관하다. 우발성이 자의적인 원천에 토대한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창조성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가 우발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종종, 우리가 "불량한" 여과장치를 통하여 대칭적인 무엇을 관찰한 효과에 불과하다. 살비아티는 π/4 라는 수를 관찰하는 두 가지 방식에 대한 멋진 보기를 든다. π/4 라는 십진법적 확장은 완전히 우발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목적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는 우발적이다. 즉 "사이비 우발성" 이다. 수학은 당대의 모든 사이비 창조자들을 만들 정도로 사이비 우발성들로 가득하다.

과학이 모든 층위에서 그리고 어느 시대이건 "개념혁명" 에 의해서 점령당해온 것처럼, 개체들의 사고는 전적으로 창조적인 활동으로 장악되어 있다. 그것들은 가장 높은 평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처에 존재한다. 그것들은 대부분 미미하며 이미 수백만 번이나 만들어져왔지만, 그것들은 가장 창조적이고도 혁신적인 활동의 친척이다. 오늘날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아직도 초보 수준의 "창조" 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들이 만드는 것은 대부분 여전히 전적으로 "기계적이다." 그것은 단적으로 그 프로그램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을 시뮬레이션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목표에 점점 더 접근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아마도 일상적인 관념들로부터 고도로 창조적인 관념들을 분리해내는 것은 아름다움, 단순성 및 조화로 복합된 감각일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화음과의 비교를 통한 "메타-유추" 를 가장 좋아한다. 그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 표면적으로 유사한 개념들이 낮은 층위에서는 종종 인접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낮은 층위에서 인접하는 개념들이 표층에서는 종종 상이하기도 하다. 화음으로의 유추는 아주 자연스럽다 : 물리적으로 인접한 음표들은 화성학적으로는 인접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E-F-G). 그리고 화성학적으로 인접한 음표들은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다 (예를 들면, G-E-B). 개념의 뼈대를 공유하는 개념들은 일종의 개념적인 유추 안에서 움직인다. 이러한 조화로운 "개념의 화음" 은 그들에게 가상의 "개념을 위한 피아노 건반" 이 없다면 종종 서로 멀리 떨어져 있게 된다. 물론 멀리 팔을 뻗쳐보거나 옛날 방식으로 줄을 튕기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혹시 7 도 화음이나 9 도 화음을 칠지도 모른다. 아마 현재의 유추는 9 도 화음처럼 넓은 음정을 가지는 불협화음일 것이다.

모든 층위에서 패턴들을 선택하기

이 장에서는 봉가드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연구해보면, 인간이 자신의 유전자로부터 상속받은 패턴에 대한 정의하기 어려운 감각이 지식, 그물구조로 짜인 맥락, 개념의 뼈대 및 개념의 사상, 가상화 가능성의 기술, 기술 및 메타 기술과 그 교호작용, 기호의 분열 및 융합, (추상화와 상이한 차원들과 층위를 따라) 다중표상에 관련되는 모든 메커니즘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한 영역에서 패턴을 선택하면, 다른 영역에서는 분명히 우리들 모두에게 동질적인 다른 패턴이 결여된다고 확신할 수 있다. 독자들은 내가 이미 제 1 장에서 인간은 기계와 달리 반복에 민감하다고 말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예를 들면 SHRDLU 를 관찰해보자 : 에타 오인이 "커다란 블록을 가져와서 여기 놓아라" 라는 문장을 자꾸자꾸 반복해서 입력하면, SHRDLU 는 자꾸자꾸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해서 반응할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2 + 2" 를 자꾸자꾸 반복해서 칠 정도로 진득한 인내심을 가진다면, 더하기 기계처럼 자꾸자꾸 반복해서 4 를 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패턴들이 자꾸자꾸 반복되면 인간은 그것을 그냥 선택한다. SHRDLU 에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거나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없었다 : 더욱이 그것은 포괄적인 개괄을 할 수 없었다.

언어의 유연성

언어를 처리하는 SHRDLU 의 능력은 - 한계치 내에서는 - 매우 유연하다. SHRDLU 는 데이터베이스를 내적으로 성찰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경우에는 상당히 복잡한 통사구조나 의미론적 중의성을 가지는 문장들도 "해독할" 수 있다. 그러나 "애매한" 언어는 처리할 수 없다. 예를 들면 다음 문장을 살펴보자 : "탑을 쌓으려면 얼마나 많은 블록들이 각자 위에 올라가야 하는가?" 우리는 그것을 즉각 이해하지만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사실 무의미하다. 그것은 약간의 관용구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각자의 위에 올라간다" 는 구문은 어쨌든 원하는 이미지를 잘 전달하지만 부정확한 표현이다. 그렇지만 하나 위에 다른 하나가 놓여 있는 두 개의 블록에서 생기는 이율배반적인 정렬이나, 어쨌든 "올라가는" 통을 상상하는 식으로 오독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놀라운 점은 우리가 언어를 부정확하게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언어는 그럭저럭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이라면 낱말을 "스폰지같이" 또는 "고무같이" 심지어 "반죽 덩어리같이" 사용하는 반면에, SHRDLU 는 낱말을 "금속처럼" 사용한다. 낱말이 볼트와 너트라면 인간은 모든 임의의 볼트를 임의의 너트에 맞출 것이다. 단적으로 모든 것이 다 물렁물렁한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어느 하나를 다른 것에 맞출 것이다. 언어는 알갱이 같은 핵심성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손에 들어오면 거의 액체처럼 되어버린다.

최근에 자연언어의 이해에 관한 인공지능 연구는 고립된 개별 문장들의 이해보다는 간단한 아동 언어의 이해 같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상생활의 상황의 "개방성" 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다 :

한 남자가 비행기를 타고 갔다네.
    안됐지만 그는 떨어졌다네.
운이 좋게도 낙하산을 가지고 있었다네.
    안됐지만 낙하산은 펴지지 않았다네.
운이 좋게도 건초더미를 찾았다네.
    안됐지만 거기엔 갈고리가 꽂혀 있었다네.
운이 좋게도 갈고리를 피했다네
    안됐지만 건초더미를 빗나갔다네.

이 놀이는 임의로 무한정 길어질 수 있다. 이 웃기는 이야기를 "인간", "비행기", "탈출구", "낙하산", "낙하" 등의 개념들을 공동 활성화하는 하나의 프레임 위에 구축된 체계로 표상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것이다.

지능과 감정

또는 이 작지만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생각해보라 :

이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행간에 숨어 있는 많은 것을 읽어내야 한다. 예를 들면 : 매기는 자그마한 소녀이다. 그 장난감 풍선에는 잡아 붙들 수 있는 끈이 달려 있다. 이것은 어른들에게는 그렇지 않겠지만 애들의 눈에는 아름답다. 소녀는 바깥에 있다. 바람이 건드린 "그것" 이란 바로 풍선이었다. 바람은 풍선과 함께 매기를 당기지는 않았다. 매기는 그것을 놓았다. 풍선은 무엇인가 뾰족한 것이 닿으면 터질 수 있다. 일단 터지고 나면 그것은 완전히 사라진다. 애들은 풍선을 좋아한다. 그래서 풍선이 터지면 아주 슬퍼할 것이다. 매기는 풍선이 터진 것을 보았다. 애들은 슬프면 운다. "하염없이 운다" 는 것은 매우 오래 그리고 심하게 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기는 풍선이 터진 것이 슬펐기 때문에 하염없이 울었다.

이것은 아마 표층에서는 안 보이는 내용의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프로그램은 무엇이 진행되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지식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지적인 의미로 말해진 것을 "이해한다" 고 할지라도, 그것이 하염없이 울 수 있을 때까지는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런데 컴퓨터가 도대체 언제 그런 것을 할 수 있을까? 요세프 바이첸바움은 그의 책 「컴퓨터의 위력과 인간의 이성」에서, 이런 종류의 일을 인본주의적인 시각에서 다루었는데, 나는 그의 책이 중요하고도 진정으로 심오한 문제를 다루었다고 본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상당수의 인공지능 학자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런 시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일정한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 : 울고 있는 컴퓨터를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그렇게 되려면 일단 우리는 언어 및 다른 것들을 다루는 컴퓨터를 위한 규칙들을 고안해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더 심각한 문제들에 다시 직면할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 아직 갈 길이 멀다

가끔 인간이란 규칙에 지배되지 않는 것처럼, 즉 규칙에 따라서 조절된 행동을 전혀 가지지 않는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수정과 금속이 확고한 기저원리들로부터 창발한다고 생각하지만, 액체와 꽃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착각과 다름없다. 이 문제는 다음 장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이 분야에 들어서도록 야기했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하거나 아니면 기억하기 조차 매우 어렵다. 반대로 아웃사이더는 어떤 특정한 낭만의 영역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자세히 묘사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에는 울람의 인용이 설득력이 있다. 왜냐하면 그의 인용은 인공지능 연구의 생경함을 문학적으로 전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하지만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질문과 풀이

이 장을 끝내면서 나는 인공지능에 대한 열 개의 "질문과 풀이" 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것들은 확실한 "대답" 이라고 장담하기에는 부족하고, 다만 나 자신의 견해일 뿐이다. 따라서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인공지능 연구가 더욱 진척되면 그 풀이 또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다음에 쓰이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이라는 표현은 현재의 것을 훨씬 능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진정으로 지능을 갖춘"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한편 "프로그램" 이나 "컴퓨터" 같은 낱말들이 너무나 기계적인 냄새를 풍기는 부수적 의미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대로 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