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계와 카오스

 

프랙탈과 카오스의 세계 : 김용운.김용국 저서, 도서출판 우성(308-0163), 1998, Page 214~

 

역학과 결정론적 세계관

  갈릴레이

  뉴튼역학

열역학과 통계역학

  에너지란 무엇인가?

역학계

  결정론적인 역학계

  결정론, 확률론, 그리고 카오스의 관계

여러 가지 역학계

역학계의 자유도

  기상 현상의 자유도

  자유도와 카오스

역학계의 종류

  상태 공간

  주가

  어트랙터와 리펠러

  어트랙터의 종류

  기묘한 어트랙터

  분기 이론

호프 분기와 인생 행로

  불안정한 계

  선형과 비선형 역학계

  선형의 특성

  최소량의 법칙과 카오스

결정론적인 역학계에 숨어있는 카오스

  기호역학계 -질서 속의 혼돈, 혼돈 속의 질서-

복소역학계

만델브로 (Mandelbrot) 집합

쥴리아 집합 (Julia set)

 

여러 분야에서 발견된 다양한 카오스 현상을 살펴 보면, 이들이 어떤 공통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순한 시스템이든, 복잡한 시스템이든 하나의 변수를 바꾸어 가면, 일정한 경로를 거쳐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 카오스가 발생하고, 또한 불규칙한 카오스에도 각기 특성에 따라 특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카오스 현상에 대한 일관된 통일적인 이론이 가능함을 충분히 직감할 수 있다. 특히 카오스는 주로 역학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생태계, 증권시장 등의 복잡한 시스템은 모두 역학계이다.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카오스 이론에 대한 준비를 하게 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상태공간, 어트랙터 (attracter), 분기등, 몇 가지 낯선 용어들은 결코 어려운 것들이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역학과 결정론적 세계관

갈릴레이

역학상의 용어라고 하면, 여태 무심코 자주 써왔던 '역학' 이라는 낱말이 있다. 이것쯤은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였지만, 기왕이면 이에 대해서도 분명히 정의해 두자.

무거운 물건일수록 운반하는데 힘이 많이 든다. 컵을 맨 바닥에 떨어뜨리면 깨지고, 방석 위에 떨어뜨리면 깨지지 않는다. 이처럼 어떤 물체에 힘이 작용하면 운동이나 변화가 생긴다. 이때 물체의 질량, 물리적 성질과 작용하는 힘, 운동 속도 등의 관계를 수량화해서 다루는 물리학을 특히 역학 (dynamics, mechanics) 이라고 한다.

역학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사람은 시계의 진자운동, 천체운동 등, 물체의 움직임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갈릴레이 (G. Galilei, 1564~1642) 이다.

다음 글은 갈릴레이의 과학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진리는 눈 앞에 언제나 열려있는 가장 거대한 '책' (= 우주) 안에 쓰여져 있다. 그러나, 먼저 그 언어를 이해하고 거기에 쓰여진 문자의 해독을 배우지 않는다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이 우주는 수학의 언어로 되어 있으며, 그 문자는 삼각형·원, 그 밖의 기하학적 도형이다. 만일 이들 수단이 없다면, 인간의 힘으로는 그 '언어' 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책' 이란 우주를 가리킨다. 갈릴레이는 신에 의해서 창조된 우주 (자연) 의 수학적 규칙성이 성서와 마찬가지로 신의 위대함과 그 창조의 완벽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낙체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온갖 자연현상의 배경에는 수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법칙성이 숨어있기 때문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신념은 이윽고 근대 과학자들의 공유물이 된다.

실제로 갈릴레이는 그때까지 지배적이던 아리스토텔레스의 관념적인 운동론을 부정하고, 엄밀한 실험 관찰의 결과를 수학적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뉴튼에 의해 집대성 되었다. 그래서 이 과학은 '창시자' 인 갈릴레이가 아니라 완성자인 뉴튼의 이름을 따라 흔히 '뉴튼 (고전) 역학' 이라고 불리어지고 있다. 특히 뉴튼의 고전역학은 칸트 (I. Kant, 1724~1804) 등의 철학자에게 영향을 끼쳐 결정론적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기본적인 개념을 제공한다. 그 후 앞에서 이야기한 라플라스에 이르러 결정론적인 세계관은 그 절정을 이루며, 20 세기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나사 (NASA) 에서 오늘날 행하는 우주 계획은 모두 뉴튼역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뉴튼역학

뉴튼의 고전역학은 거의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생기는 운동과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다.역학에는 몇 가지 운동에 관한 기본적인 법칙이 있다. 원래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의 법칙, 주어진 힘과 가속도의 관계를 나타내는 운동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 등이다. 이런 간단한 몇 개의 법칙을 바탕으로 물체의 운동과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 역학이다. 이처럼 과학은 대상을 단순화하여 간단한 몇 개의 법칙에 적용하고, 그 현상을 통합적으로 설명한다. 반명에 개개인의 현상들을 너절하게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 (case by case, 하나 하나 개별적으로) 로 설명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 뉴튼역학은 그 당시에는 정밀과학의 전형으로서 다른 과학의 모범이 되었으며, 이것으로 과학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구밖에 광활한 우주로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것도 간단한 역학 이론으로 가능하다. 우주선의 무게, 발사속도 등을 계산하면, 정확히 우주선이 우주공간의 적당한 궤도에 진입하는지 알 수 있다. 또 지금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일정한 속도를 안다면, 몇 시간 후에 그 자동차가 어디를 지나갈지도 간단히 알 수 있다.

또한, 역학은 아주 단순한 물질의 입자와 그 운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물리학은 물질의 궁극적인 기본 입자와 그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모든 자연현상을 역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역학은 가장 분명하고 간단한 법칙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다.

역학에서 중요한 사고방식의 하나는 안정성과 평형 (균형) 이다. 변화되거나 운동하는 물체는 결국에는 가장 안정된 상태에 이른다. 그 안정된 상태는 힘의 평형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역학은 운동의 최종적인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안정된 평형상태의 연구만이 역학의 대상은 아니다. 그 중에는 열과 관련된 현상, 즉 열역학이 있다. 기체분자나 액체분자 또는 고체분자가 끊임없이 미시적으로 요동하는 것과 같은 항상 불안정한 상태도 역학의 중요한 대상이 된다.

열역학과 통계역학

18 세기에는 물질에 열을 가하면 따뜻해지지는 이유를, 열소 (caloric) 가 불에서 나와 상대 물질에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물질을 이루는 작은 입자, 즉 분자나 원자가 그 자리에서 심하게 진동하거나 회전운동을 하는 것이 '열' 이라고 생각한다. 즉, 분자나 원자가 심하게 진동할수록 분자·원자의 운동에너지가 커진다. 그리고 분자의 운동에너지는 곧 열에너지이기 때문에 물질은 더욱 뜨거워진다. 이처럼 열도 역학의 한 현상이며, 소리나 빛도 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공기 입자들이 압축과 팽창을 되풀이하는 것이 소리이다. 비가 온 후에 생기는 무지개의 색깔도 역학적으로는 설명된다. 빨간색은 빛 입자가 긴 파장으로 진행할 때이고 파란색은 짧은 파장이다. 이와 같이 역학은 자연 현상을 입자와 그것의 운동으로 귀결시켜 설명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현상을 뉴튼의 고전역학으로 귀결시킬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 특히 열역학은 하나 하나의 입자 상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입자의 상태가 중요하다. 그 수많은 입자에 대해서 일일이 뉴튼 방정식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의미하다. 그래서 이것들의 평균적인 운동 결과에 주목하여 집단의 상태 변화를 연구하는 통계역학이 등장하게 되었다.

에너지란 무엇인가?

역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개념의 하나가 '에너지 (energy)' 이다. 에너지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어떤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를테면 가능성을 표현한 것이다. 날아가는 총알의 가능성은 그것이 표적에 맞을 때, 총알이 닿는 부분을 뜨겁게 만드는 능력을 말한다. 총알의 속도가 느리면 표적을 뜨겁게 하는 정도도 낮아진다. 즉, 총알의 운동이 표적의 열로 바뀐 것이다 (물론 그대로 모두 열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이와 같이 총알의 운동과 표적의 열은 서로 바뀔 수 있다.

화약이 폭발하면서 나온 열이 총알을 음속보다 빠르게 나아가게 하고, 이렇게 날아온 총알이 표적에 박히면서 표적을 뜨겁게 만든다. 따라서 '열' 과 '운동' 이라는 서로 다른 현상을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간주하고, 이 둘을 통일적으로 파악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게 된다. 즉,

이와 같이 운동하는 총알이 지니는 가능성을 '에너지' 라는 개념으로 나타내면 아주 편리하다. 총알의 운동에너지는 총알의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총알의 무게도 중요하다. 같은 속도라면 무거운 쪽의 총알이 표적을 더 뜨겁게 만들 수 있다. 무거울수록, 그리고 빠를수록 에너지를 많이 갖는다. 이것을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된다.

에너지는 역학계에서 카오스가 일어나는 주요한 원인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생태계의 카오스를 보기로 들면, 생태계를 역학계의 하나로 볼 때, 번식률은 에너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에너지가 높아지면 카오스가 일어난다.

역학계

추상적인 기호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수학과는 달리, 역학은 현실적인 물리적 현상이 연구의 대상이다. 물론, 물리적인 세계를 있는 그대로 연구하는 것은 아니며, 연구를 쉽게 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요인은 제거하고 보다 단순한 세계를 재구성한다. 이 세계는 실재하는 자연 세계와는 별개의 독립된 세계이다. 그러나, 중요하지 않은 성질들은 무시하고, 대신 중요한 요인은 갖추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자연 세계의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앞에서 본 호수 속의 생태계는 실제로는 아주 복잡한 여러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다른 것은 모두 무시하고 초식어와 육식어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생태계를 머리 속에 그려서, 실제로 호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물고기 수의 변화를 설명했다.

이와 같이 현상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추상적인 모델을 역학계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태양의 질량, 그 밖의 중요한 행성의 질량과 궤도만을 따로 떼어냄으로써 실제보다는 훨씬 추상화된 태양계를 생각할 수 있다. 그 외의 요인들, 즉 별을 구성하는 물질성분ㆍ색깔ㆍ모양 등은 역학을 연구하는 데에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며, 이밖에 영향이 있는 것들이라고 해도 극히 미미하므로 무시해도 좋을 정도다. 이렇게 미미한 것을 무시하고 중요 대상인 질량과 운동만을 생각하는 세계가 역학계이다.

역학계는 물리학적·생물학적 시스템에서의 변화 상태를 수학적으로 엄밀하게 연구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즉, 무렟의 운동이나 변화, 생태계의 개체수 변동 등, 그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계 (system) 의 시간적인 변화를 지배하는 법칙의 성질을 밝히고, 초기 조건에 따라 계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살펴보는 것이 그 목적이다.

결정론적인 역학계

수학에서는 역학계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역학계의 상태 변화를 결정론적인 법칙이 지배하는 역학계와 확률적으로 역학계의 상태 변화가 결정되는 확률론적-즉, 비결정론적-인 역학계이다. 결정론적인 역학계는 매우 간단한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법칙에 지배되어 있으므로 초기 상태만 안다면, 미래의 상태에 대해서 아주 정확히 말할 수 있다. 지구와 태양, 달과 지구의 관계 등이 그 좋은 보기이다. 이제부터 다루는 역학계는 가장 간단한 결정론적인 역학계인데 여기에도 카오스적인 측면이 나타난다. 결정론적인 역학계가 보여주는 카오스의 한 예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 '시에르핀스키의 개스킷' 은 삼각형을 차례로 분할해서 만든 단순한 프랙탈이다. 이 선형의 자기닮음 도형 외의 '브라운 운동' 과 같은 확률적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프랙탈이 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카오스적 비선형인 프랙탈이다. 이 카오스적인 프랙탈은 컴퓨터 그래픽스를 이용하여 나타낼 수가 있다. 가령, 산맥의 프랙탈 모델을 바탕으로 지구의 기복을 나타내는 이론을 세우는 것 등은 복잡한 자연의 형태를 나타내는데 있어서 프랙탈의 개념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프랙탈이 복잡한 역학계의 구조를 밝히는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구실을 하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값의 미묘한 차이가 역학계 내에서 증폭되어 커다란 차이로 발전한다는 현상은 결정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즉, 초기조건의 작은 차이는 결정론적인 역학계에서는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오늘 담배를 한 대 더 피웠기 때문에 10년 후에 폐암에 걸린다고 생각하는 애연가는 없을 것이다. 결정론자들의 믿음은 이런 것이었다. 그러나, 그 결정론적인 역학계에서 카오스가 발견된 것이다. 이 점은 결정론을 신봉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한 대의 담배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한 모금의 담배로도 폐암에 걸릴지 모른다.

결정론, 확률론, 그리고 카오스의 관계

앞에서 자주 말했던 것처럼 결정론의 틀 속에서도 초기조건의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무한 번의 정밀관측을 하지 않는다면, 결정론적 사안이라 하더라도 확률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변증법의 논리인 정ㆍ반ㆍ합-즉, 전제 (명제)ㆍ반대 (명제)ㆍ종합-과도 같이 결정론 또는 확률론의 양자 택일적인 대립도 '카오스' 로 지양 (통합) 되는 셈이다. 결정론 대 확률론의 대립구도는 컴퓨터의 창시자 노이만과 그리고 사이버네틱스 (cybernetics) 의 창시자 위너의 입장 대결에서도 볼 수 있다. 노이만은 실수가 없는 완전한 사고기계를 생각했었고, 위너 (N. Wiener, 1894~1964) 는 오히려 잡음과의 공존을 생각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프로그램화된 시스템에서 잡음 (카오스) 이 생긴다는 사실은 이 두 사람의 입장을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지양하게 하는 결과가 된 것이다.

여러 가지 역학계

역학은 반드시 물리적인 대상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 예로 경제의 변동에도 역학적인 해석을 적용할 수 있다. 경기의 변동은 자금이라는 에너지와 수요, 공급에 의해 움직인다. 생태계에서는 여러 생물종의 경쟁과 공존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볼 수 있다. 토끼들만이 사는 산 속에 어느날 늑대가 나타나면, 늑대는 산 속의 생태계를 변화시킨다. 이렇게 계 (system) 는 역학법칙에 따라 변화해 간다.

카오스 이론에서는 역학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확히 정의되는 결정론적인 내용이 의미가 있다. 처음부터 비결정론적인 것은 확률론의 대상이 되고, 그 자체가 카오스이다. 인류의 역사도 하나의 역학계로서 추상화되면, 그의 메카니즘을 규명하여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다. 역사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을 무엇으로 보느냐는 역사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기독교에서는 여호와가, 마르크스 주의자에게는 유물론이 보이지 않는 힘이다. 필자는 역사는 움직이는 동력으로 민족 (또는 인류) 의 원형이라는 원형사관을 주장해 왔다. 이 원형이 어떻게 역사를 지배하여 왔고, 앞으로 어떻게 역사를 이끌어 갈지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 민족의 역사에서 원형의 역할을 역학적으로 규명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선 일반적인 역학계에서 일어나는 카오스를 생각해 보자

가장 간단한 역학계의 보기로서 진자 (흔들이) 를 들 수 있다. 가만히 정지상태에 있는 진자는 어느 한쪽으로 밀었다가 놓으면, 일정한 주기로 흔들림이 계속된다. 이 흔들림을 주관하는 것은 진자의 속도와 진자의 진폭, 즉 진자가 최대로 움직이는 위치이다. 이것들을 각각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라고 부른다.

 

역학계의 자유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리적인 역학계는 질량을 가진 입자와 그들의 운동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역학계는 질량을 가진 입자와 그들의 운동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역학계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히 앎으로써 파악된다. 라플라스의 말대로 이것들만 알면 역학계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입자의 공간 내의 위치는 위치벡터 (= 유향선분) 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 위치벡터의 성분은 세 가지로 되어 있는데, 직각좌표계, 구면좌표계, 원통좌표계 중에서 어느 것을 쓰더라도 3개의 변수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n 개의 입자로 이루어진 역학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모든 입자의 동시적인 위치를 완전히 지정하기 위해서는 3n개의 좌표가 필요하다. 서로 독립적인 3n 개의 좌표의 수를 그 역학계의 자유도라고 부른다.

자유도는 꼭 좌표와 같이 차원을 갖는 변수일 필요는 없다. 열역학이나 유체역학에서는 그 역학계 내에 무한히 많은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신에 온도, 압력, 부피, 농도 등으로 역학계의 상태를 표현한다. 이 개념 (자유도) 을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인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기상 현상의 자유도

자유도가 1 인 역학계의 대표적인 예는 앞에서 설명한 진자이다. 진자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도록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변수만으로 진자의 위치를 표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수영장에 있는 곡선 모양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어린이의 자유도도 1이다. 미끄럼틀의 어느 위치에 있는가만 알면, 어린이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순간속도 등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예에서 보는 것처럼 '자유도' 란 임의로 (자유롭게)-즉, 독립적으로-변할 수 있는 변수의 개수이다. 자유도가 1 인 역학계에서는 항상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므로 카오스는 일어나지 않는다.

자유도가 2인 역학계의 보기로는 빙판에서 스케이팅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평면 (빙판) 위의 위치를 나타내는 데는 2개의 변수가 필요하다. 즉, 뒤에서 이야기하는 로렌츠의 어트랙터 ('기묘한 어트랙터')  (p.230) 에서는 어느 시각에 있어서의 기상은 3 차원 (위상) 공간의 점 (x, y, z) 으로, 그리고 그 시각의 변화는 점의 자취로 나타내어진다. 그러나, 이 모델에서는 변수가 x, y, z 의 셋-즉, 자유도는 3-뿐이어서 실제 대기의 시간적 변화를 바르게 예측하기에는 너무도 엉성하다. 며칠 앞의 기상 변화만이라도 파악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개량하고 자유도가 훨씬 많아야 한다. 현재 일기예보의 모델에서는 100 만개 이상의 변수가 쓰인다.

자유도와 카오스

자유도에 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마치겠지만, 이처럼 간단하게 보이는 자유도의 개념은 카오스 현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역학계의 에너지가 높아지면, 결정적인 순간, 즉 임계치를 넘으면 카오스가 일어난다. 이 현상은 역학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자유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마치 질서정연하게 걷고 있던 군중이 어떤 돌발 사태로 인하여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평상시에는 각자의 행동이 사회규범이나 도덕, 질서 4 등에 얽매여 있다가 무정부 상태가 되면 각자의 자유도가 급증함으로써 앞으로의 행동을 예견할 수 없는 사태로 몰아가는 것과 같은 구도이다.

이처럼 자유도가 낮은 역학계에서도 에너지가 높아지면, 자유도가 급증하여 카오스가 발생하는 것이다.

역학계의 종류

역학계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태양계의 안정성을 묻는 삼체문제나 날씨와 관계있는 대기권의 문제는 연속역학계의 좋은 보기이다. 대부분의 물리적인 계는 연속역학계이다. 이들 계에서는 모두 카오스가 발견되었으며, 이것이 곧 카오스 연구의 시작이기도 했다. 한편, 생태계는 1 세대, 2 세대라는 식으로 시간간격을 두고 나타나는 이산역학계의 구체적인 예이다. 이산역학계는 개체수 생물학의 수학적 모델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도 카오스가 발견된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보았다.

그러나, 아마도 가장 불가사의한 것은 이산역학계의 카오스일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계 안에 카오스 현상이 숨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이 얼마나 얄팍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그 외의 역학계에도 아직 밝혀내지 못한 신비가 숨어 있는데, 그 신비로움이 카오스의 원천으로 여겨진다.

상태 공간

역학계의 변화 상태를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나타낸 것을 상태공간, 또는 위상공간이라고 부른다. 상태공간은 역학계가 취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상태를 기하학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미의 뜨거운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공간은 변수가 온도 하나 뿐이기 때문에 1차원의 직선으로 나타내어진다.

처음에 다리미는 10 °C 의 상온에 있다. 그러나 전기 코드를 꼽아 에너지를 가하면 다리미의 온도는 점점 상승할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전기 코드를 뽑으면 열이 서서히 식으면서 상온의 상태가 된다. 즉, 다리미의 상태는 1 차원의 상태공간에서의 운동으로 나타난다 (그림 17).

그림 17

 

그러나 환자의 상태를 체온과 혈압으로 나타내기로 한다면, 그 환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공간은 2 차원의 평면이 된다. 앞에서 이야기한 생태계에서의 상어와 약한 물고기의 개체수의 변화 상태를 나타낸 그림도 2 차원의 상태도이다.

일반적으로 문제의 위치와 속도가 결정되면, 물체의 역학적인 상태는 완전히 결정된다. 따라서 상태공간은 위치를 x 좌표, 속도를 y 좌표로 하여 2 차원의 평면으로 구성할 수 있다. 상태공간에서 물체의 운동상태를 나타내는 점을 상태점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점이 상태공간에서 그리는 곡선을 궤도라고 부른다.

상태공간과 궤도는 그림 18 과 같은 '시간지연' 좌표를 이용해서 만든다. 여기서 시간지연이란, 시간의 흐름에 다라 속도 또는 위치를 나타내는 변수의 변화상태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앞에서 예로 든 진자의 운동을 시간지연 좌표로 나타내 보면, 이 때의 상태공간은 두 개의 시간지연 그래프를 하나로 통합하여 놓은 것이 된다 (그림 19). 따라서 시간지연 좌표가 3 개인 역학계의 상태공간은 3 차원이 된다.

 

그림 18  시간 지연 좌표

 

그림 19  상태 공간

이 외에도 주식시장에서 주가변동과 투자자 수 (또는 투자액) 의 변동을 상태공간으로 나타낼 수 있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생태계의 포식자 (늑대) 와 피식자 (토끼) 의 변동 관계도 상태공간으로 나타낼 수 있다. 상태공간에서 보는 것처럼 주가가 최저 바닥세인 P 점일 때는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이 변화가 주식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주가의 반등이다.

주가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르면 더 이상 투자자 수는 늘지 않고, 기왕의 투자자도 주가가 오르고 있을 때 주식을 팔기 때문에 투자자 수는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주가는 계속 오른다. 한편, 주가가 오르는데는 한계가 있고, 투자자도 이미 상당히 줄어들었다. 주가는 이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투자자는 더욱 줄어들어 간다. 주가는 계속 바닥세를 향해서 떨어져 가지만 주가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다시 투자자도 서서히 늘어가기 시작한다. 드디어 주가가 바닥세에 도달하면 투자자도 급격히 늘게 된다. 이 때문에 주식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 이렇게 투자자와 주가는 어느 한계 안에서 서로 오르내림을 되풀이하면서 안정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상태의 주식시장은 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 외부에서 생기는 사건, 이를테면 원유 파동이나 쿠데타 등의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폭락하기도 하는데, 이런 때는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주가변동에 카오스가 발생한다. 주식시장은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돌발사태가 수습되면, 다시 주식시장 자체 내의 문제만이 주가 변동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원래의 안정 상태로 회복되어 간다. 주식시장을 진자에 비유한다면 진자의 추는 회사이고, 운동에너지 (속도) 와 위치에너지 (진폭) 는 각각 주가와 투자자 수일 것이다. 회사의 경영은 이 흔들림을 잘타야 하는 것이다. 회사는 계속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투자자의 시선을 끌어서 주가를 올리는 일에 힘써야 한다. 신상품이 나오지 않는 회사는 점점 활력을 잃고, 주가가 최저 바닥값일 때 더 이상 반등을 하지 못하고 부도를 내게 된다. 즉, 주식시장도 주어진 에너지가 보존되는 '보존계' 가 아니라, 에너지가 부단히 흩어지는 '산일계' 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이처럼 역학계의 변동을 상태공간으로 나타내면 알아보기 쉬운데, 특히 복잡한 변동을 보이는 카오스는 상태공간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상태공간은 일반적으로 다차원공간이며, 역학계의 상태는 이 상태공간에서 하나의 점으로 나타난다. 이 점을 대표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역학계의 변화는 상태공간 내의 점의 궤도로 나타낸다. 자유도 n 의 보존계는 2n 차원의 상태공간을 갖는다. 연속역학계에서 한 질점 (물체의 질량만을 문제시하기 때문에 질점이라고 부른다) 의 자유도는 3 이다. 따라서 이 질점의 상태를 나타내는 상태공간은 6 차원이 된다.

그러나, 3 차원 이상의 공간인 경우는 상태공간을 그려볼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표시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카오스 진단법이 나오게 되었다.

어트랙터와 리펠러

앞에서 역학계의 상태변화를 상태공간에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하나의 궤도로 나타내었다. 이 궤도는 역학계의 외부에서 주어지는 에너지에 의해 요동하게 된다. 이 대의 요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곧 없어지고, 다시 안정된 원래의 궤도를 그린다. 이와같이 상태공간을 움직이는 점은 대부분 안정된 궤도로 끌려간다.

앞에서 이미 몇 차례 사용한 '어트랙터' [attracter: 끌개, 흡인자] 에 대하여 여기서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용어는 점들을 안정된 궤도로 끌어당긴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점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그리는 궤적은 초기상태에 의해 달라진다. 그러니까 궤적의 수는 처음 출발점 (= 초기상태) 의 수만큼 많다. 이들 복잡한 곡선군 중에는 어느 점으로부터 출발하여도 결국은 거기에 귀착하는 하나의 곡선이 있다. 이것을 '어트랙터' 라고 부른다.

즉, 어트랙터는 근처의 모든 궤도가 수렴하는 불변집합 (invariant set) 인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한다면, 불변집합이란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집합 E 이다.

이것은 집합 X 에 어떤 작용 f 가 가해져서 모든 원소가 f 에 의해 재배치되지만, 부분집합 E 의 원소들만은 그대로 변함없이 E 안에 그대로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림 20).

그림 20

이에 대해 일시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점은 어트랙터가 아니라 리펠러 (repellor: 반발, 배척자) 라고 불리운다. 어트랙터는 역학계가 가장 안정된 (stable) 상태에 있는 점들인데 반해서, 리펠러는 불안정한 상태의 점들이라는 뜻이다. 역학계의 안정성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는 궤도안정성 (orbitary stable) 과 점근안정성 (asymptotically stable) 이 있다. 어트랙터는 점근안정성이다. 점근안정성이라 쉽게 말하면, 어트랙터 근방에 있는 점들은 모두 어트랙터로 끌려간다는 뜻이다.

어트랙터는 주어진 역학계의 안정상태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므로 역학계의 연구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네는 가만히 놔두면 멈춘다. 그래서 멈추지 않도록 계속 조금씩 밀어주면, 그네는 불규칙하기는 하지만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계속 움직이게 된다. 이때 주어진 에너지가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로 뒤바뀌며 끊임없이 반복한다. 이러한 역학계의 어트랙터는 폐곡선인 원이 된다. 그러다가 힘을 가하면 원을 벗어났다가 이윽고 다시 원주상을 돌게 된다. 그리고 마찰력 때문에 원 안쪽으로 끌려간다. 다시 그네에 힘이 가해지면 궤도는 원 밖으로 벗어난다. 그리고 계속 힘을 가하지 않으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는 공기의 마찰 때문에 점점 줄어들어 모두 0이 되는 점으로 끌려간다. … 이렇게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가 그리는 궤도의 회추 낙착점이 어트랙터이다.

어트랙터의 종류

어트랙터의 내용을 살펴 보면 역학계의 성격을 알 수 있으므로 그 분류는 중요하다. 어트랙터는 기하학적인 모양에 따라 그 이름이 각각 다음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이상의 어트랙터들은 모두 연속역학계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이것들에 대응해서 이산역학계에서 볼 수 있는 어트랙터는 수렴점 (convergence point) 어트랙터, 주기점 (period point) 어트랙터, 폐곡선 (closed curve) 어트랙터, 기묘한 어트랙터 등이 있다.

고정점 어트랙터는 기하학적으로는 한 점이며, 역학계가 안정된 상태를 나타낸다. 따라서 고정점에 있는 역학계는 정지해 있는 상태가 되며, 외부에서 요동이 주어지지 않는 한,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한계순환 어트랙터는 안정된 고정점들이 원주상으로 배열되어 있는 상태를 그린 것이며, 원주상에서는 자유롭게 움직인다. 이때 역학계는 원주상을 계속 순환하는 것이다. 준주기 어트랙터는 토러스 [torus,  (속이 빈 도너츠나 튜브 모양)]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역학계는 이 토러스를 휘감아 돌아간다. 한편, 준주기 어트랙터는 한계순환 어트랙터와는 달리 주기가 무한대 (∞) 인 진동상태가 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이 때는 역학계가 처음의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않고 한없이 토러스면을 휘감아 갈 뿐이다.

상태공간의 차원은 어트랙터의 성격을 규정한다. 즉, 1차원의 상태공간에서는 고정점 어트랙터만이 나타난다. 그리고 2차원의 상태공간에서는 고정점과 한계순환 어트랙터가 나타나며, 3차원이 되어야 앞에서 언급한 어트랙터들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고정점 어트랙터

한계순환 어트랙터

준주기 어트랙터

기묘한 어트랙터

어트랙터의 모양

한점

원 또는 폐곡선

토러스 곡면

특정한 모양이 없다

차     원

0 차원

1 차원

2 차원

프랙탈 차원

역학계의 상태

정지

주기 진동

준주기 진동

카오스 상태

고전역학은 준주기 어트랙터까지만 의미를 부여하여 다루었고, 기묘한 어트랙터는 잡음이나 알려지지 않은 요동에 의해서 생기는 불규칙한 현상이라고 하여 무시해 버렸다. 그러나 위 도표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사실은 오히려 단순한 어트랙터들 쪽이 아주 특수한 경우이고, 일반적으로는 기묘한 어트랙터가 자연계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형태의 어트랙터이다.

기묘한 어트랙터

기묘한 어트랙터는 이제까지의 단순한 기하학적인 어트랙터들보다 훨씬 재미있으며, 더 복잡한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단순한 재미라기보다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 '기묘한' 것이다. '기묘하다' (strange) 라는 말은 처음 그것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스러웠던 느낌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기묘한 어트랙터가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바로 프랙탈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기묘하지 않은가?!). 프랙탈 구조의 특성은 바로 자기닮음의 구조였었다.

그런데 기묘한 어트랙터는 프랙탈 구조처럼 어느 부분을 확대해 보아도 원래 형태의 궤도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프랙탈과 카오스는 이처럼 종이의 앞뒤면과도 같은 깊은 관계가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묘한 어트랙터가 3차원 이상에서만 생긴다는 점이다 (이산역학계에서는 2차원에서도 가능). 3차원 공간상에 그려지는 기묘한 어트랙터는 어느 한 점도 두 번 다시 지나가는 일이 없다. 그러면서도 한정된 범위의 공간 내를 무한히 되풀이해서 돌고 있다. 무한히 긴 구렁이가 좁은 굴 안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과 같은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기묘한 어트랙터로 알려진 것으로는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는 로렌츠 (Lorenz) 어트랙터를 비롯하여 에농 (Hénon) 어트랙터, 뢰슬러 (Rüssler) 어트랙터 등이 있다. 물론 이밖에 더 있으며, 앞으로도 많이 발견될 것이다.

 

어트랙터 중에서도 준주기 어트랙터는 토러스를 이룬다고 앞에서 말했었다. 마치 실패에 실이 감기는 것과도 같은 보기에도 아름다운 이 원환운동은 두 개 이상의 원운동이 합성되어 이루어진다는 것이 고전역학의 입장이다. 그러나 알고보면 운동의 궤적이 이처럼 깔끔한 형태 (원환) 가 되는 것은 공식에 의하여 해가 얻어지는 특별한 방정식들만을 다룬 탓이다. 실제로는 규칙적인 도형이 되지 않는 운동의 궤적 (=어트랙터) 이 무수히 많다. 이것들이 기묘한 어트랙터이다. '기묘한' 이라는 형용사를 붙인 것은 아직 그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묘한 어트랙터는 아무리 확대하여도 완전한 프랙탈 구조를 지닌다는 것도 이미 알았다. 그밖에 이 어트랙터에서 볼 수 있는 두드러진 특징은 카오스 현상을 빚는다는 점이다. '로렌츠의 어트랙터' 의 그림을 살펴보면 그 사실을 금방 알 수가 있다. 이 어트랙터에서는 곡선상의 점은 어느 쪽에서 오든지 반드시 두 개의 '눈 구멍' 주위를 돌 게 된다. 그러나 처음에는 서로 가까운 위치에 있던 두 점이 차츰 멀리 떨어져 나가고, 끝내는 두 '구멍' 중의 어느 쪽 둘레를 돌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궤도상을 움직이는 낱낱의 점들이 다음 순간에 어디에 위치하는지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에농 어트랙터의 프랙탈 구조
계속 확대해 가도 같은 패턴의 궤도가 나타난다. 참으로 기묘하다.

분기 이론

분기 (bifurcation) 란 2개로 분할, 분열 또는 변화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특히 역학계의 분기이론은 파라미터 (parameter) 의 변화에 따라 역학계를 지배하는 법칙이 받는 영향을 연구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역학계에는 여러 종류의 어트랙터가 있다. 외부에서 역학계에 가해지는 에너지가 점점 늘어나면, 역학계는 상전이를 일으키고, 다른 어트랙터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전축의 턴테이블 (turntable) 한 가운데에 사발 그릇을 올려놓고 그 안에 탁구공을 넣어두면, 테이블의 회전이 느릴 때는 탁구공은 움직이지 않고 그릇 가운데에 정지하고 있다. 그러나 점점 테이블의 회전 속도가 빨라지면 갑자기 탁구공은 그릇의 벽에 붙어서 회전한다. 즉, 어트랙터가 고정점이었다가 원으로 바뀐 것이다.

이와같이 역학계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어트랙터가 변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것이 아니고 위상적 (topological) 인 변화인 것이다. 이러한 어트랙터의 변화를 '분기' 라고 말한다.

 

그림 21

좀더 구체적으로 2차함수로 표현되는 간단한 역학계의 분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f (x) = x2 + c 의 그래프는 포물선이며, 상수 c 의 값에 의해서 그림 21 의 ㈀, ㈁, ㈂처럼 y 축을 따라 이동한다. 이때, y = x 의 그래프에 대해 f (x) = x2 + c 위의 점을 차례로 반사시켜 나가면, 이 반사된 점들은 바로 f (x) = x2 + c 에 지배되는 역학계의 상태점들이 된다.

우선 c 의 값이 1/4 보다 클 때를 보면  (그림 21㈀), 포물선과 y = x 의 그래프는 만나지 않는다. 따라서 고정점 어트랙터는 없다. c 의 값을 서서히 줄여가 보자. c 의 값이 작아지면 포물선은 y 축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온다. 그리하여 c 의 값이 1/4 이 되었을 때 포물선과 y = x의 그래프는 한 점에서 만난다 ㈁. 이 점이 바로 고정점 어트랙터이다. 이 고정점의 값은 x = 1/2 이다.

계속해서 c 의 값을 줄여가 보자. c 의 값이 1/4 을 넘어서자마자 고정점은 두 개로 갈라진다 ㈂. 즉, 분기가 일어난 것이다. 바로 c = 1/4 인 점이 분기점인 것이다. 계속해서 c 의 값이 작아지면 두 개의 고정점은 서로 멀어져 간다. 이 분기 상황을 그래프로 그려 보자.

이 분기도 (분기 상태를 나타내는 그래프) 는 변수 x 와 파라미터 c 를 좌표축으로 하는 좌표평면에 그린다. 그림 21 ㈃ 처럼 x - c 좌표평면상에 찍힌 점들을 매끄럽게 이어가면 분기도가 완성되는데, c 가 1/4  (= 0.25) 인 점에서 분기가 일어나고 있다. 그 전에는 전혀 어트랙터가 없었다가 1/4 인 점에서 하나의 고정점 어트랙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두 개의 고정점 어트랙터로 분기된다. 두 개의 고정점 어트랙터는 서로 점점 멀어져 간다.

분기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만, 여기서는 1948년 독일의 과학자 에버하르트 호프 (Eberhard Hopf) 에 의해 밝혀진 '호프 분기' 의 과정에 대해서 살펴 보겠다 (그림 22).

 

그림 22  호프 분기의 과정

처음에는 고정점 어트랙터로 모였던 궤도들이㈀ 점점 에너지가 증가하자 계에 요동이 일어나고㈁, 고정점의 둘레를 휘감아돈다㈂. 더욱 에너지가 증가하면 회전력이 증가해서 고정점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드디어 분기가 일어나 한계순환 어트랙터로 변한다㈃. 다시 계속 에너지가 증가하면 역시 여기에서도 요동이 일어나고 한계순환 어트랙터를 휘감아 돌아간다㈄. 마침내 임계점에 이르면 토러스로 변하고, 그 지름이 점점 커져간다 ㈅. 그리고 계속해서 차원이 더욱 높은 토러스로 변해가는 것이다. 이상이 호프 분기의 과정이다. 요컨대, 호프 분기는 분기가 일어날 때마다 차원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호프 분기의 분기도는 그림 23과 같이 3차원 이상의 그래프가 된다. 분기는 이처럼 어느 일정한 과정을 거쳐서 카오스에 이르게 된다. 즉,

 

그림 23  호프 분기도

호프 분기와 인생 행로

호프 분기를 알기 쉽게 인생행로와 비교해 보자.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어린이들은 집 근처에서만 놀다가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한다. 이 어린이에게는 집이 고정점 어트랙터인 셈이다. 그러나 이 아이가 자라서 학교에 다니게 되면, 집에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학교에 등교하고, 정해진 시각에 집으로 되돌아오는 규칙적인 생활이 시작된다. 즉, 집과 학교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2 주기적인 생활을 한다. 여기까지는 무척 단순하게 하루를 주기로 하는 생활이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면 하루의 주기 뿐만 아니라 일주일 간의 주기로 계획을 세워서 생활한다. 즉, 월요일은 학교에 가고, 화요일은 서클 활동, 수요일은 아르바이트, 목요일은 데이트, 금요일은 독서, 토요일은 스포츠, 일요일은 교회나 절을 찾고, 다시 월요일은 원래의 주기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학교를 나와 직장을 갖게 되면 1 주 간의 주기로만이 아니고, 1 개월 간의 주기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스케줄은 더욱더 복잡해진다. 한달의 첫 주간은 시장조사를 하고, 2 주째는 시장분석, 3 주째는 분석 결과에 따른 영업 활동, 4 주째는 영업성과 분석, 다시 다음 달이 시작되면 또다른 시장조사 …와 같이 되풀이된다. 이렇게 인생에 있어서도 인계점에 해당하는 고비마다 생활 패턴의 분기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분기가 계속되어 생활이 복잡하게 겹치게 되고, 그 속에서 여러 사람과 교제하고, 그러한 친분으로 사업에 도움을 받기도 하며, 때로는 엉뚱한 재미 또는 피해를 보는 등, 앞날을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즉, 카오스가 일어나는 것이다. 성공인가 실패인가, 아니면 그럭저럭 현상유지인가,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출발점은 누구나 거의 같았다. 그리고 대부분이 앞에서 본 것처럼 2주기 분기, 4주기 분기, …등을 거쳐서 카오스에 이르게 된다.

초등학교 때는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던 친구였는데, 동창회에서 만나보니 회사의 중역이나 장성이 되어 있거나 한다. 두 사람이 처음에는 비슷한 처지였는데, 나중에는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한다든지, 판이한 삶을 찾게 되는 것이다. 초기치의 민감성, 즉 처음의 작은 초기치의 차이가 분기를 되풀이하면서 큰 차이로 확대되어 버린 결과이다. 초등학교 때 한두 번 했던 지각의 버릇이 4 주기 분기에서는 아르바이트에 지각을 해서 쫓겨나고, 데이트 시간에 늦어서 애인에게 실연당하고…등등, 걷잡을 수 없이 사건들이 겹쳐가는 것이다. 인생은 이처럼 카오스가 본질인지도 모른다.

불안정한 계

철학자 헤겔은 '존재는 합리적인 것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쉽게 풀이한다면,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은 안정성을 갖춘다고 말할 수 있다. 불안정한 것은 곧 다른 상태로 변한다 안정과 불안정이라는 상식을 좀더 깊이 파헤쳐 보기 위해 역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 폭탄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이다. 조그만 충격으로도 폭발을 일으킨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충격을 주어도 거의 요동하지 않는 매우 안정된 물질 (이를테면, 헬륨등의 비활성기체들) 도 있다. 이와 같이 외부의 충격으로도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를 역학적으로 '안정' 이라 한다.

이에 비하여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없이도 스스로 혼돈상태로 변해가는 것을 '불안정' 이라고 한다. 이것은 마치 걸핏하면 초조하고 불안해 하는 신경이 과민한 사람과 성인군자처럼 세속의 어지러움에도 항상 초연한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카오스는 바로 불안한 상태에서 발생한다. 화목한 가정보다 부부싸움이 잦은 집은 곧 카오스를 일으키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불안정한 계는 사소한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사태를 변화시킨다. 그것이 바로 카오스이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폭탄이 터졌을 때 그 주위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 중상을 입지만, 때로는 경상에 그치는 사람도 있다. 즉, 파편이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없는 일이며, 그것이 곧 예측 불가능한 카오스의 특성이다. 그러므로 불안정은 카오스의 한 단면인 것이다.

그것과는 대조적으로 안정된 계에서는 카오스가 일어나지 않는다. 조용히 흐르는 층류는 유석이 느리기 대문에 안정되어 있다. 에너지가 낮은 상태인 탓이다. 그러나  난류는 유속이 빨라야 일어난다. 난류는 유체의 점성을 충분히 이겨낼 만큼 큰 운동에너지를 갖고 있으므로 유체를 이루는 분자들은 에너지가 사방으로 발산하는대로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들 안정과 불안정한 계를 기하학적으로 표현하면 그림 24와 같다.

 

그림 24

앞에서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다시 표현을 바꾸어서 말하면, 불안정평형 (unstable equilibrium) 이란 평형상태에 있는 질점이나 물체에 미소한 위치의 변화를 주면, 즉시 그 변위를 증대시키는 힘이 작용하는 역학적 평형상태를 말한다. 거꾸로 놓인 원뿔의 평형, 그림 24처럼 곡면의 꼭대기에 놓인 질점의 평형, 말안장 곡면의 마루에 놓인 질점의 평형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지금의 평형상태를 깨고, 보다 안정된 상태로 변해간다.

선형과 비선형 역학계

'선형' 과 '비선형' 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카오스의 수학적인 특징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 다시 이 둘의 차이점에 대해 보기를 들어 생각해 보기로 한다.

중학교 1학년 수학책에 나오는 1차식이나 1차함수들을 선형이라고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 것이다. '선형' 이란  (그래프가) 직선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1차식의 그래프는  (직) 선형이다.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성형계획법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카오스는 명백하고 간단한 운동을 하는 선형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며, 오직 비선형의 상태에서 문제가 된다. 이처럼 선형은 단순하다. 하나의 원인에는 하나의 결과가 있을 뿐이며, 결과를 보고 원인이 어떤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비선형은 그렇지 않다.

선형과 비선형의 차이를 비유적으로 개미를 가지고 설명해 보자. 개미들이 선형적으로 협동할 때는 개미의 숫자와 비례해서 무거운 먹이를 운반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개미가 비선형적인 협력을 할 줄 안다면, 이전보다 더 적은 수의 개미로도 더 무거운 먹이를 운반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선형과 비선형의 차이이다. 비선형은 이처럼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훨씬 높은 차원의 현상을 일으킨다.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는 비선형 현상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비선형성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학기술은 비선형성의 활용에서 많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카오스는 비선형 방정식 가운데서 특히 피드백 (feed back, 되먹임) 의 성질을 갖는 대상에서 발생한다. 피드백은 하나의 방정식이 있을 때, 그 식에서 나온 결과가 계속 반복적으로 같은 식에 대입되는 성질을 갖는다. 겉보기에는 간단한 것같지만, 피드백이 되풀이되면서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변화한다. 식은 하나이지만 그것으로부터 나온 결과는 수시로 바뀌기 대문에 예측이 어렵다. 축구 경기에서 각 선수들의 순간마다의 위치를 알아 맞추는 일처럼 말이다.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공의 위치가 바뀌므로 선수들의 위치가 앞으로 어디에 있게 될지 도저히 짐작할 수도 없다.

뉴튼 역학에서는 선형계가 주된 연구의 대상이었다. 선형계는 몇 개의 단순한 구성요소로 분석하여 그들의 특징을 파악하면 다시 종합함으로써 전체 행동 추측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뉴튼 역학의 대상은 주로 정량적인 방법이 사용된다. 비선형이라 해도 선형으로 근사시키는 선형화라는 방법으로 비선형의 항을 소거하여 근사적으로 단순한 형태로 바꾸어 그 행동을 예측할 수는 있다. 그러나 비선형계는 본직적으로 몇 개의 간단한 구성요소로는 분석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만약 분석이 된다고 해도 그것들이 종합될 때는 각 부분, 또는 요인들이 서로 상승작용하여 전체의 행동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선형의 특성

이야기의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내친 걸음에 좀더 선형의 특성에 대해서 수학적으로 따져 보기로 하자.

⑴ f (x) 가 선형함수일 때, 초기치 x0를 정해 두면 x = a  (a 는 임의값) 에 있어서의 답은 유일하게 결정된다.

이 법칙은 하나의 원인에서 유일하게 결과가 딱 부러지게 나온 것이므로 선형의 전형적이고 결정론적인 성격을 나타낸다. 그러나 ⑴ 의 성질은 반드시 성형 법칙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가령, f (x) = x2 은 ⑴ 의 성질을 갖고 있지만, 그래프는 포물선이 되므로 선형함수가 아니다.

⑵ 선형 함수에서는 f (a) + f (b) = f (a + b) 가 성립한다.

일반적으로 f (x) = nx 이면, f (a + b) = n (a + b) = na + nb = f (a) + f (b) 이다. 이 특성 때문에 성형계에서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f (x) = x2 이나 삼각함수는 선형이 아니다.

가령, f (x) = x2 일 때, a = 1, b = 2 라고 놓으면 f (a) = 1, f (b) = 4 이고, f (a) + f (b) = 1 + 4 = 5.

한편, f (a + b) = f (3) = 9 이므로 f (a + b) 와 f (a) + f (b) 는 서로 다르다. 또,

            sin (30° + 60°) = sin 90° = 1

그런데, sin30° + sin60° = 1.3666  (sin 30° = 0.5, sin60° = 0.8666)

따라서, sin (30° + 60°) ≠ sin30° + sin60°

일반적으로 f (a) + f (b) ≠ f (a + b) 이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선형은 다음 두 가지의 성질을 특징적으로 갖는다.

이 선형함수로 나타내어지는 역학계가 바로 선형역학계이다. 선형역학계의 예로, 영국의 물리학자 후크 (Robert Hooke, 1635∼1703) 가 발견한 '후크의 법칙' 을 만족하는 용수철이 있다. 이 용수철은 힘을 가한 만큼 늘어난다 (F = -kx ; F 는 가한 힘, k 는 용수철의 상수, x 는 변형된 용수철의 길이). 즉, 용수철의 길이는 그에 가해진 힘에 비례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의 용수철은 어느 한도 내에서만 후크의 법칙에 따르고, 그 이상에서는 비선형성을 보인다.

선형함수의 두 번째 특징은 요소환원주의의 입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미지의 대상을 연구할 때, 우선 그것의 부분을 해체하고, 그것들의 요소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그 요소들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인가를 낱낱이 따진다. 그리하여 이들 요소의 종합으로 미지의 대상 전체를 '이해' 했다고 생각한다. 이 요소환원주의적인 사고에는 다음과 같은 위험이 따른다. 즉, 비선형 방정식으로 나타내어지는 자연현상을 선형 방정식으로 근사적으로 나타낼 수 있고, 아주 복잡한 현상은 통계적으로 평균치를 구하면 되다고 안이한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림 25 에서 보듯이 선형적인 현상은 자연계에서는 극히 특수한 경우이며, 오히려 비선형적인 현상이 보다 일반적인 것이다. 게다가 비선형을 선형에 근사시키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선형 방정식의

세계

    비선형 방정식의 세계

그림 25

최소량의 법칙과 카오스

거듭 말하지만, 이제까지의 과학은 좁은 선형의 세계가 주된 연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에는 비선형적인 사건이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어린이가 빨리 키가 크고 힘도 세지고 싶어서 밥을 많이 먹는다 하여도 먹는 양에 비례해서 키가 크거나 힘이 세지지 않는다. 물을 준 만큼 나무가 자라주지는 않는다. 엔진을 크게 한다고 자동차의 속도가 그에 비례해서 빨라지지는 않는다.… 이처럼 우리 주변은 온통 비선형으로 가득찬 세계이다. 이러한 비선형성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수한 요인들에 의해서 비롯된다. 앞에서 예를 든 용수철도 어느 한계 안에서는 후크의 법칙을 만족하는 선형성을 보이지만, 용수철이 오래되었거나 어느 한도 이상의 힘을 가하면, 용수철의 기계적인 작용 외에 용수철의 재질의 특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한 가지 이상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비선형성이 나타나는 것이다.선형에서 비선형 현상으로 넘어가는 재미있는 예가 있다.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  (J.F.von Liebig, 1803∼1873) 에 의해 밝혀진 식물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에 관한 '최소량의 법칙' 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칙은 고교의 생물 교과서에도 나온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식물이 자라는데는 영양분이 골고루 갖추어져 있어도 한 가지 영양분이 부족하면, 그 때문에 식물의 성장아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이 결핍된 영양분을 주면 이에 비례하여 식물은 자라게 된다. 즉, 선형적이다. 그러나 그 영양분만 계속 공급한다고 해서 식물이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계, 즉 다른 영양분의 한계까지만 선형성이 나타나고, 그 이상은 다른 영양분의 양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선형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림 26).

 

그림 26

한 마디로 비선형이라고 하지만, 이 현상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두 가지 양상이 나타난다. 즉, 비선형계의 각 요소의 변화의 합이 전체의 변화보다 작을 때가 있고, 클 때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각각 '양의 비선형성', '음의 비선형성' 이라고 부른다. 특히 양의 비선형성은 생명현상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결정론적인 역학계에 숨어있는 카오스

여러 차례 말했듯이 하나의 원인에서 반드시 하나의 결과가 생긴다는 것이 곧 결정론이다. 결과는 항상 앞에서 일어난 원인에 의하여 꼭 한 가지로―즉, 일의적으로―결정되어 버린다는 뜻에서 그 이름  (결정론) 이 지어진 것이다.

결정론적인 역학계는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결과가 다음 단계의 변화를 결정한다. 즉, 전단계의 결과가 원인이 되어 다음 결과를 유도한다. 이렇게 인과의 사슬이 계속되어 가는 것이다.

이것을 수식으로는 간단히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때 최초의 원인 x0 의 값을 정하면, 차례로

의 수열이 계속된다. 이들은 모두 f 라는 하나의 법칙과 바로 직전의 단계에서 얻은 값으로 다음의 값이 결정된다. 즉, 바로 앞의 항이 다음 항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법칙에 의해 결정되는 수열을 결정론적인 수열이라고 부르자.

이에 대해 주사위 던지기나 동전 던지기의 경우와 같은 비결정론적인 수열

에서는 모든 n 에 대해서 xn 과 xn+1 이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다 [확률론에서는 이 사실을 독립시행이라고 한다]. 즉, 바로 앞 시행에서 앞면  ('1') 이 나왔다고 해서 다음 번에는 뒷면  ('0') 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계속 앞면이 나온다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모두가 오로지 우연에 따라 일어날 뿐이다. 그러니까 비결정론적인 수열인 것이다.

다음에는 앞에서 이야기한 이상역학계를 기호화한 기호역학계에서 볼 수 있는 카오스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여기서는 결정론적인 수열과 비결정론적인 수열이 일치하는 예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충격받지 말기를…

기호역학계 -질서 속의 혼돈, 혼돈 속의 질서-

질서 속에도 혼돈이 숨어 있고, 혼돈 속에도 질서가 숨어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앞에서 이야기한 동전 던지기를 다시 한번 생각하자. 지금 동전을 던진다. 그리고 앞면이 나오면 1, 뒷면이 나오면 0이라고 표시하기로 한다.

몇 사람이 한 줄로 나란히 서서 마루바닥에 동전을 던진다. 이들을 편의상 A, B, C, D, E, …라고 하자. 그리하여 이들이 동전을 던졌을 때 나온 면  (1 또는 0) 을 기록해 간다.

동전을 던지는 회수

동전을 던지는 사람

1, 2, 3, …

A

B

C

D

E

:

W

:

1 0 0 1 0 0 1 1 0 0 1 1 1 1 0 …

0 1 1 1 0 0 0 1 0 1 0 1 1 0 0 …

1 1 1 1 1 0 0 0 0 0 0 1 1 1 1 …

1 0 0 1 0 1 0 0 0 1 1 0 0 0 1 …

0 0 1 0 0 1 1 0 0 0 1 1 0 0 0 …

                    :

w0, w1, w2, w3, w4, w5, w6, w7, w8, …

                    :

이때 위의 표와 같이 1 과 0 의 수열이 각각 만들어졌다고 하자. 각자의 시행 결과는 독립적이며 남의 것에 영향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따라서 각 수자의 영은 모드 제각각이다. 여기서 W 는 A, B, C, D, E, …의 일반적인 표현이며, 0 과 1 의 배열이 임의로 만들어지는 수열이다. 이 수열에는 어떠한 법칙성도 없으며,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이다.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0 과 1 의 수열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함수를 생각해 보자. 이 함수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그림 27 과 같다.

이 함수는 중학교 1 학년생도 잘 아는 두 개의 1 차함수  (선형함수) 로 이루어진 아주 간단한 함수이다. 여기서 이 함수를 간단히 f 라는 기호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다.

x 의 값에 따라 y 의 값이 정해지는 것이므로 x 를 원인이라고 하면 y 는 결과이다. 그러면 이 함수로부터 앞서 이야기한 인과의 연쇄 사슬을 만들 수 있다. 즉 x, y 대신에 xn, xn+1 로 바꾸어

으로 한다. 이 규칙에 의하면, y 값이 다시 그대로 x 값으로 되어 f  ( )의 괄호 속에 넣어지는 것이다. 이와같이 결과가 다음 단계의 원인으로 대입되는 함수를 계속 되풀이하여 돌아온다는 뜻에서 재귀함수라고 부른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말했다. 이것은 물레방아를 돌리고 떨어진 물을 다시 퍼올려 물레방아를 돌리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론 그 물은 전과 똑같은 물일 수는 없다. 이 상황을 그림으로 나타내려면 그림 27 의 그래프에 대각선을 하나 더 그으면 된다  (그림 28). 이 대각선이 y 의 값을 그대로 x 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수열

은 규칙 f 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초기값 x0 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열은 달라진다. 단, 간단히 하기 위해서 x 의 값이 구간 [0, 1/2]에 있을 때는 0 으로, [1/2, 1]에 있을 때는 1 로 바꾸어 나타낸다. 그러면, 초기값 x0 와 규칙 f 에 따라서 여러 가지 패턴의 0 과 1 의 수열이 타오게 된다.

 

그림 27                                                       그림 28

 

이와같이 해서 만들어지는 수열을 X 라고 하자.

그러면, 앞에서 동전 던지기로 만든 수열들에서 임의의 어떤 수열 W 를 가져오더라도 이 함수 f 로 만들어지는 수열들에서 완전히 일치하는 수열 X 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역도 성립한다.

즉, W 와 X 는 완전히 일치한다 (이 사실은 엄밀하게 증명되어 있다. 그러나 번거로운 증명의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라면 직감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9 는 x0 를 초기치로 시작해서 12 항까지의 수열을 구한 그래프이다. 이 수열의 값을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0 과 1 로 고쳐 보자. 이때 초기치 x0 는 [0, 1/2] 의 임의의 점에서 시작하므로 0 이다. 따라서 이 수열은 다음과 같이 된다.

x0

x1

x2

x3

x4

x5

x6

x7

x8

x9

x10

x11

x12

0

0

1

1

0

1

0

1

0

1

0

1

0

 

그림 29

이 보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x0 값의 미묘한 차이에 따라 수열은 전혀 엉뚱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과 1의 배열도 전혀 규칙을 찾아볼 수 없다.다음에 0 이 될지, 1 이 될지는 그래프를 그려 보아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동전 던지기로 만든 수열 속에서도 규칙 (f) 을 찾을 수 있음을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이 간단한 규칙 f 로 만든 수열에서도 혼돈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사실은 실로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질서는 카오스의 한 단면이며, 카오스의 존재 양식의 하나」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완벽한 질서 속에서도 얼마든지 혼돈을 만들어낼 수 있고, 역으로 혼돈 안에서도 한 가닥의 질서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이성이 아무리 혼돈을 배제시켜서 질서정연한 세계 (코스모스) 를 만들고 싶어도, 항상 그 안에는 어두운 혼돈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카오스는 질서 안에 숨어있는 혼돈을 찾아가는 새로운 과학이며, 아무 쓸모 없는 단순한 돌덩어리라고 무시했던 혼돈에서 '보석' (질서) 을 찾아내는 과학이다. 이제 니체의 말대로, 아폴론 (질서) 과 디오니소스 (카오스) 의 혼존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라플라스는 결정론적인 세계관을 굳게 믿었던 사람이다. 그의 영향으로 최근까지도 이 세계관이 과학자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확률론의 확립에도 공헌하였던 그는 '비결정론적' 인 수학 (확률론) 을 그의 결정론적인 세계관과 대비시켰다. 그러나 서로 대립적인 결정론과 확률론을 결합시키는 혁명적인 과학의 통일이 이루어진 것은 '카오스' 의 등장에 의해서이다. 미래의 과학이 카오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복소역학계

다음과 같이 실수 x 와 허수 yi 의 합을 복소수 z 라고 한다. 복소수에 대한 여러 가지 성질은 고등학교에서 배운다.

 

그림 30

복소수는 그림 30㈀ 에서 보는 것처럼 복소수 평면의 한 점이 대응한다. z 가 복소수일 때, 하나의 함수 f (z) 를 생각하자. 이 함수는 앞에서 이야기했던 재귀함수 중의 하나이다. 즉, 그림 30㈁ 과 같이 출력이 새로운 입력에 되먹임이 되는 재귀함수이다. 이 복소함수 f (z) 와 초기 복소수 z0 로부터 하나의 복소수열 {zn} 이 만들어진다.

복소수는 복소평면에 한 점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위의 복소수열은 복소평면 상에 하나의 점열로 나타내어진다. 이처럼 복소평면상의 점열이 그리는 시스템을 복소함수 f 에 의한 '복소역학계' 라고 부른다. 이때 이 점열 {zn} 은 f 라는 법칙에 따라 이루어진다.

실수 평면의 경우보다도 복수역학계가 만드는 점열은 초기값 z0 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인다. 좀더 수학적으로 말한다면, 초기값에 따라 점열이 어떤 한 점에 수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반면, 멀리 무한대로 발산하기도 하고, 그 중간 상태의 경우로서 몇 개의 점 사이를 진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주기적인 진동이 여러 번 겹쳐서 카오스가 만들어지는 것이 재미있다.

지금 하나의 복소함수 f (z) = z2 을 생각하고, 이것을 재귀함수 zn+1 = f (zn) 꼴로 나타낸다. 이 함수에서 초기치 z0 의 절대값 l z0 l 가 1 보다 작은 경우를 생각해 보자. 초기값의 절대값이 1보다 작고, 이 값의 제곱의 절대값도 1 보다 작으므로 오히려 초기값보다도 작아진다. 계속 대입 과정을 되풀이하면 점열은 원점을 향해 접근해 간다. 하나의 운동궤적이 한 점에 수렴할 때  (즉, 끌려갈 때), 끌어당기는 점을 '수렴점 어트랙터' 라고 부른다는 것은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어떤 범위 내의 점의 집합들이 모두 어트랙터로 수렴해갈 때, 그 범위를 그 어트랙터의 인력권이라고 한다.

역사의 흐름이란 지나가기 전에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이 점에서 역사는 카오스이다. 그러나, 역사가 어떤 한 점에 수렴되어 가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즉, 역사에는 '수렴점 어트랙터' 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역사의 발자취는 늘 '원형' 이라는 어트랙터의 인력권 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 z0 l = 1 인 점들, 즉 반지름이 1 인 단위원 둘레 위의 점들은 제곱해도 다시 단위원 위의 점이 된다. 즉, 12 = 1, i2 = -1,  (-1)2 = 1,  (-i)2 = -1 이기 때문이다. 한편, 단위원 l z l = 1 의밖에 있는 점을 초기치로 잡으면 무한히 발산해 버린다. 바꾸어 말하면 {zn} 의 움직임은 단위원이 분수령 역할을 함으로써 바깥쪽과 안쪽의 흐름이 성립되는 것이다. 원둘레 상의 부동점 l z l = 1 은 조금만 떨어져도 그 후에는 급격하게 멀어져가는 불안정한 부동점이다.

함수 f (z) = z2 에 복소상수 c (=a + bi) 를 덧붙인 새로운 함수 f (z) = z2 + c 를 생각해 보면, 이 함수에 의해 생기는 점열은 초기치와 함께 상수 c 의 값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알기 쉽게 초기값을 z0 = 0 으로 고정해 놓고, c 의 값만을 변화시켜 보면, c 의 값이 다음과 같은 범위에 있을 때, 인력권은 각각 그림 31 과 같이 된다.

 

그림 31

만델브로 (Mandelbrot) 집합

앞의 복소함수에서 c 값의 변동폭을 점점 넓혀가 보면, 그림 32 와 같이 매우 아름답고 환상적인 모습의 인력권이 나타나게 된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프랙탈한 복소평면 상의 인력권을 '만델브로 집합' 이라고 한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은 물론 만델브로이이다. (주석 : 이 만델브로 집합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나타내 보고 싶은 독자는 다음 프로그램을 참고하면 된다. 이 프로그램은 MS-DOS 6.0 의 QBASIC 언어를 사용해서 작성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설명하기 위해 앞의 함수를 다시 보자.

그림 32

이 식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프로그램을 코딩한다. DOS프롬프트 (DOS가 명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로, 화면에 보통 C:\〉_' 가 보이고 커서가 깜빡이는 상태이다) 상에서 qbasic이라 입력하고 엔터 키를 누르면 편집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다음 프로그램을 타이핑하고 실행시켜 본다. 즉

    SCREEN 10

    FOR i = 1 TO 300

    FOR i = 1 TO 150

       a = - 2 + 4*i / 300

       b = 2 - 4*j / 300

       ]  (c = a + bi 에서 a, b의 움직이는 범위)

      x = 0

      y = 0

      ](z0 = 0으로 한다.)

    FOR n = 1 TO 30 ㅡ (z30 까지 계산)

      x1 = x * x - y*y + a

      y1 = 2*x*y + b

      ] ( zn+1 = zn2 + c 의 계산)

           z = x*x + y*y  

    IF z > 4 THEN GOTO 10

    ] (lzol2 > 2가 어떤가? 2 보다 크면 대개 점열은 발산)

      x = x1

      y = y1

    NEXT n

    PSET (i, j)

    PSET (i, 300 - j)

    10 NEXT j

    NEXT i

    END )

만델브로 집합에 대하여 좀더 정확히 정의해 보면 다음과 같다.

c 를 변화시켜서 l zn l이 무한 대가 되지 않는 c 의 집합을 만델브로 집합이라고 한다. 즉,

만델브로의 집합은 어느 부분을 확대해도 다시 전체의 모습, 즉 매우 조그만 만델브로 집합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따라서 만델브로 집합의 경계는 그 둘레의 길이가 무한 대이다. 또한 놀랍게도 그 프랙탈 차원은 2 차원임이 밝혀져 있다  (1991년).

쥴리아 집합 (Julia set)

쥴리아 집합은 만델브로 집합과는 반대로 복소상수 c 를 고정하고, z0 의 값을 변화시키면서 수렴하는 점들만을 찾는 것이다. 이 집합은 제1 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군인으로 참전한 쥴리아  (Gaston Julia, 1893∼1978) 가 생각해낸 것이다. 쥴리아는 포앙카레의 제자이며, 복소평면 상의 재귀함수를 연구했다.

프랙탈이 기하학적인, 즉 공간적인 복잡성을 연구한다면, 카오스는 변화를 중심에 두는 역학계를 주된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시간적인 복잡성을 연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뜻에서 복소역학계는 프랙탈과 카오스의 가교구실을 한다. 즉, 카오스를 기하학화하여 그의 복잡성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준다고나 할까?

20 세기에 이르러 역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볼츠만의 통계역학, 하이젠베르그의 양자역학 등으로 발전되고, 뉴튼의 기본개념들은 차례로 수정되어 왔다. 특히 카오스역학의 등장으로 인하여 결정론적인 세계관은 더 이상 과학자들의 기본적인 사상이 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