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News : 2006 년 12 월
`MRI도 못찾던 2mm크기 암 찾아낸다` : 중앙일보, 2006/12/25 : .... 연세대 연구팀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나노 입자` 개발 .... 머리카락 10만분의 1 크기의 나노(Nano) 입자를 이용해 2㎜ 이하의 작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조기 암 진단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세대 천진우(이과대 화학과)ㆍ서진석(의대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생체 내에서 암세포에만 결합하는 초고감도 나노 입자 '메이오'를 개발, 이 나노입자의 움직임을 자기공명촬영장치(MRI)로 선명하게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인터넷판에 이날 게재됐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논문에 따르면 현재 암의 진단과 치료계획을 잡는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 MRI영상은 몸 속에서 암세포가 상당히 커진 후에 발견되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지름 2㎜ 이하의 암은 MRI 영상만으로 거의 발견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형 나노물질 메이오를 혈관에 주사하면 이 나노물질이 암세포 특유의 '종양특이항원'에 반응하는 항체를 달고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미세 암세포를 찾아내는 자가 탐색 기능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즉 암 검진을 받는 환자가 약물 형태로 만들어진 메이오를 먹게 되면 이 약물이 미세 암세포에 달라붙고 되고, 이를 MRI로 정확히 촬영해 조기 암 진단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첨단 자성설계공법(AME)으로 개발된 메이오는 크기가 10㎚(1㎚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하기 때문에 먹는데 큰 문제가 없다. 물론 이전에도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조영제' 개념의 나노물질이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적이 있었다. '클리오(CLIO)'라는 이름의 미국 제품은 메이오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몸 속에서 미세 암세포를 찾는 데 활용됐지만 그 질환 부위에 대해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실제로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클리오 주입에서는 보이지 않던 2㎜ 크기의 암세포 덩어리가 메이오 사용 시에는 선명한 MRI 영상으로 촬영됐다. 천진우 교수는 메이오의 자성설계공법에 대해 "산화철인 메이오 입자에 MRI 신호증폭에 가장 민감한 망간을 넣어 생체응용 MRI 신호를 클리오 보다 10배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비록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생체 안전성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조기 암 진단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단 가능 분야는 간암과 폐암 등 암 뿐만 아니라 ,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같은 혈관질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서진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임상적 의의는 암의 크기와 모양 등과 같은 생김새 차원이 아닌 암의 분자적 성격을 알면서 동시에 2㎚ 정도의 작은 암세포를 영상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늦어도 5년 안에 이 기술이 인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한다면 10년 후에는 암 진단용 먹는 약으로 상용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강연회 … 내달 9일 한경 18층 : 한국경제신문, 2006/12/21 : 한국경제신문사는 내년 1월9일 세계적인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미래예측가 레이몬드 커즈와일 (Raymond Kurzweil) 을 초청, '새로운 시대의 도래: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융합' 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합니다. 김진형, 권동수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이일병 연세대 교수,이상목 과학기술부 기초연구국장 등 국내 인공지능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합니다.
○일시:2007년 1월9일(화) 오후 3시 ○장소: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
○참가신청: http://partner.hankyung.com/kurzweil (02)360-4785
로봇도 세금내고 군대가고 투표할수 있을까? : 중앙일보, 2006/12/20 : ..... 英정부 보고서, `2056년께 自我 지닌 로봇 등장` 예측 ..... 로봇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내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며 투표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영국 정부 보고서를 인용, 로봇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 오는 2056년께 과학소설에서나 등장하던 내용들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정부 수석과학보좌관 데이비드 킹 경의 후원으로 작성된 '호라이즌 스캔'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해 로봇이 '자아'를 갖게 된다면 인권이 로봇들에까지 연장돼야 하며 따라서 권리에 수반되는 의무도 로봇들에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지아공대 로보틱스연구센터의 헨릭 크리스텐슨 소장은 "자의식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아마도 로봇들도 권리를 갖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됐을 때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간과 로봇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윤리적 규범을 마련하고 어떤 것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경계선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로봇과 인간과의 공존을 소설 속에서 그려낸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이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 '로봇은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의 '로봇 3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영컨설팅업체 아웃사이츠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가 공동 작성한 이 보고서는 로봇에 "완전한 권리가 부여된다면 각국이 로봇에도 최저생계비 지원이나 주거환경 조성, 정기 유지보수인 '로보-헬스케어' 같은 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조치들이 "적절하게 운영된다면 인류는 노동력 확보를 통해 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 경우 피해를 입는 분야가 생길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에너지 소비 및 쓰레기 증가로 인한 환경 파괴의 가속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국·EU `로봇윤리` 만든다 : 중앙일보,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2006/12/14 :
#시나리오 1=미래 전투 현장. 전투로봇을 대거 투입해 적군을 소탕했다. 이 과정에서 아군 표시가 없는 적군뿐 아니라 그 지역에 있는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 인공지능이 있는 로봇이지만 적군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2=미혼 남성인 '알파'는 밤이면 아름다운 금발의 아가씨 로봇과 동침한다. 사람과 거의 같은 체온과 모발.피부, 여성의 상징까지도 거의 비슷해 아가씨 로봇에 비정상적으로 푹 빠져 산다. 로봇과의 '사랑' 때문에 인간에게는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그는 길거리를 지나가는 여성에게도 거의 눈길을 주지 않는다.
미래 로봇 시대가 가져올 사회의 부정적인 단면을 상상해 본 것이다. 이 경우 로봇의 민간인 학살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아가씨 로봇에 빠져 인간성이 병들어 가는 알파는 그게 자신의 잘못일까. 고도의 기능을 가진 로봇의 출현을 앞두고 세계 로봇학회와 정부가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로봇윤리'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윤리적 혼돈을 사전에 막으면서 인간과 로봇 간의 경계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유럽연합(EU)은 로봇 학자들을 중심으로 '로봇윤리 로드맵'을 만들고 있으며, 내년 4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국제로봇 및 자동화학회'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 산업자원부 주도로 내년 봄에 로봇 윤리를 발표하기로 했다. EU의 로봇윤리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성안나고등과학원 파올로 다리오 교수는 "미래 인간은 로봇에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 한다"며 "스스로 학습해 지능을 높여가는 인조 인간 등 고기능 로봇이 출현하기에 앞서 윤리적 혼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봇윤리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윤리는 로봇의 사용자와 로봇 자체에 적용된다. 로봇 사용자가 로봇을 범죄에 사용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지능이 높아진 로봇이 고의로 사고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로봇윤리 쟁점은 ▶로봇이 인간의 삶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인가▶어떻게 로봇이 고의적으로 사고를 일으키지 않도록 할 것인가▶로봇에게 얼마만큼 권한을 위임할 것인가▶로봇의 자유 의지를 인정할 것인가 등이다. 로봇윤리의 쟁점 중에는 섹스 파트너 로봇의 경우 외모를 인간과 비슷하게 만들게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와 같은 것도 포함돼 있다. 장난감 로봇의 경우 어린이들이 심리적으로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고 기술을 탐닉할 우려도 쟁점 중 하나다. EU 로봇윤리 로드맵은 '로봇이 인간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게 하고, 로봇 활동을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갖도록 하는 등 안전과 윤리를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제정되고 있다.
이인화 교수의 디지털 세상 ⑫ 가상공간의 미래 : 중앙일보,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교수, 2006/12/13 : ... 인공지능, 그는 결코 인간을 넘볼 수 없다 ...... 1995년 영화 '가상현실'(감독 브레트 레오나드)이 나왔다. 경찰 훈련용 가상현실 프로그램이 오류를 일으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는 스토리다. 이 영화를 중심으로 미래 가상공간의 공포를 다룬 영화들이 봇물 터지듯 소개됐다. 98년에 출시된 '다크 시티'(감독 알렉스 프로야스)는 이 세상이 외계인들에 의해 날조된 가상의 기억으로 만들어졌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99년에 출시된 '엑시스텐즈'(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는 미래 세계의 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개발한 게임 속으로 들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쫓기는 이야기다. 이런 영화들의 결정판은 99년 하반기의 '매트릭스'(감독 워쇼스키 형제)였다. 그 스토리는 충격적이다. 주인공이 99년으로 알고 있는 현재가 사실 2199년이며 인공지능 컴퓨터들이 스스로 매트릭스라는 가상공간을 만든 뒤 인간을 가축처럼 양육하면서 인간의 생체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쓰고 있다는 내용.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지식인 사회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영화를 해설하기 위해 '매트릭스 워리어'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우리는 매트릭스 안에 살고 있나' 같은 철학 교양서들이 다수 만들어졌다. 위 영화의 사례들은 20세기 말 인류가 느낀 가상공간에 대한 공포를 증언한다. 가상공간의 과학기술은 너무 빨리, 너무 전격적으로 유포되었다. 91년 티모시 버너 리가 월드와이드웹(www)을 발명하고 92년 마크 앤드리센이 모든 웹브라우저의 모태가 된 모자이크(MOSAIC)를 발명했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 만에 인류는 인터넷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종족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급격한 생존조건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가상공간에서의 삶은 시간과 공간의 구속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켰지만, 그 해방감은 때로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점점 더 빨라지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내게 주어진 세계의 의미와 내 인생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게 되었다. 미래 가상공간의 공포를 다룬 90년대 후반의 영화들은 이러한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미래의 가상 공간은 결코 영화처럼 암울하지도, 충격적이지도 않다. 인간은 60만 년 전 불이 발명된 이래 과학기술이 초래한 어떤 환경변화에도 의연하게 적응해온 종족이다. 인간 종족이 가진 천부적인 능력은 가상공간 기술을 재빨리 수용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 지능과 가상현실의 테크놀로지는 결코 인간의 지능을 능가할 수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능력을 습득하고 새로운 대응 수단을 마련한다. 인간은 전혀 새롭게 변형되고, 또 계속 변형되는 현실에서 놀라운 수단과 극적인 해결책을 항상 도출해낸다.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 지능은 인공 지능에 비해 열등할 수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화된 컴퓨터 환경은 인간에게 고립된 개인의 상상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뛰어넘는 집합 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선사한다. 이것은 마치 개미 한 마리 한 마리는 낮은 차원의 지능을 갖지만 더듬이를 병렬로 연결한 집단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하는 최적의 행위와 최적의 해답을 찾아내는 이치와 같다. "시스템상 불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말은 상상력이 부족한 프로그래머가 항상 하는 말이다. '리니지2' 바츠해방전쟁을 보라. 지배혈맹은 체력 4700, 공격력 1400의 능력치를 가진 고 레벨 2400명이다. 이에 맞서는 민중들은 체력 200, 공격력 40의 능력치를 가진 저 레벨이다. 민중은 상상을 초월하는 전술로 시스템상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승리를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고귀한 윤리적 가치를 생산해냈다. 이 시기 '내복단'(가진 아이템이 없어서 복장이 내복이었다)이라 불린 민중들이 보여준 의분과 정열, 정의와 자유를 위한 헌신은 길이 전설로 남아 폭력과 유혈이 지배하던 가상공간의 환경 자체를 바꾸었다. 모든 가상공간에서 인간의 지능은 개발자가 설계한 인공 지능을 압도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나오는 악마의 군주 카자크는 저주받은 땅, 외진 변방에 사는 최강의 보스 몬스터이다. 공격 스킬의 데미지는 끔찍하게 높고 회복 스킬의 효능은 어이가 없을 만큼 강력해서 '보면 죽는다'는 캐릭터로 설계됐다. 그러나 2005년 5월 풍백비렴이라는 사용자는 이 카자크를 유인해 늪을 횡단하고 숲을 통과하고 산맥을 넘고 협곡을 달리고 황야를 가로지르고 호수를 건너 일반 사용자들이 있는 도시까지 끌고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을 보도한 웹사이트에는 이런 댓글이 올라왔었다.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오늘날 우리는 e-메일, 인터넷 사이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같은 다양한 원격통신을 접하지 않고는 업무를 볼 수가 없다. 원격 통신들은 모든 사물을 움직이는 기호로 변화시켜 가상화(Virtualize)한다. 우리는 또 컴퓨터 스크린이 전자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를 접하지 않고는 생활을 할 수도 없다. 이제 컴퓨터는 정보의 입수.조작.저장.배포를 포함한 의사소통의 모든 단계를 관장하고 텍스트.스틸사진.동영상.사운드 등 모든 매체요소를 통합하여 가상세계(Virtual world)를 만들어낸다. 가상공간의 힘은 점점 더 커져간다. 디지털, 나노, 웹2.0, 인공 지능, 유비쿼터스 같은 단어들이 대변하는 새로운 힘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미 이런 가상공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인공 지능은 결코 인간 지능을 능가할 수 없다. 아직도 미래의 테크놀로지에 공포를 느낀다면 한 번쯤 한국 온라인 게임의 가상공간에 들어와서 인간들이 집단적으로 머리를 맞대서 만드는 간지(奸智)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경험할 필요가 있다.
인간, 컴퓨터에 완패 :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 2006/12/07 : ...체스 세계챔피언 크람니크 ‘4무2패’ ... “한 시대가 갔다.” 5일 인간과 컴퓨터가 맞붙은 체스 대결 마지막 날. 독일에서 2주간 펼쳐졌던 그 격전(激戰)에서 인간 챔피언은 여섯번 붙어 컴퓨터에 한 판도 못 이겼다. 6전4무2패. 세계 체스챔피언인 블라디미르 크람니크(Vladimir Kramnik)와 독일의 컴퓨터 체스 프로그램인 ‘딥 프리츠(Deep Fritz)’ 간의 이번 대결이 열리기 전만 해도, 도박사들은 “그래도 백중세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출신의 크람니크는 2000년 세계 챔피언에 처음 등극한 뒤로, 2004년과 2006년에도 타이틀을 따냈다. 체스계의 절대 강자다. 그는 2002년에도 ‘딥 프리츠’와 대결한 적이 있다. 당시는 초반에 잘 나가다 후반에 밀려 결과는 4:4 무승부. 인간은 기계와 달리 피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번은 4년 만의 재대결 성격. 크람니크는 출전 조건으로만 50만유로를 받았다. 승자에게는 별도로 50만유로의 상금이 걸렸다. 컴퓨터가 이기면, 체스 프로그래머 팀이 받게 된다. 크람니크는 대결 전 “인간 자존심이 걸린 매우 어렵고 중요한 시합”이라며, 컴퓨터의 인공지능 작동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 체스 프로그래머의 특별지도를 받기도 했다. ‘딥 프리츠’ 프로그램 팀도 체스 고수(高手)들의 조언을 받아가며 성능을 키웠다. 4년 전의 ‘딥 프리츠’는 초(秒)당 279만 수를 읽었으나, 이번엔 초당 800만 수를 읽는 능력을 갖췄다. 이번 대국에선 인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격일로 경기가 치러졌다. 첫 시합에서 크람니크는 컴퓨터가 읽지 못하는 공격의 수를 사용해 컴퓨터의 ‘허(虛)’를 찌르기도 했지만, 결과는 무승부. 둘째 시합은 크람니크의 패배였다. 잘 공격하다가 한번 실수한 것이 패인이 됐다. 컴퓨터는 인간의 사소한 실수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3·4·5 시합은 무승부. 마지막 시합은 패(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