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지논리와 인지과학

 

박창균 : 서경대학교 철학과 

인지 과학 (마음, 언어, 기계) : 한광희, 임중우, 김민식, 이일병, 변혜란, 김진우, 김상문, 이승종, 이익환, 이민행, 임춘성, 박창균, 나동렬 공저, 학지사, 2000. Page 135~150

 

1. 퍼지논리의 배경

2. 퍼지 논리의 기본 개념들

3. 퍼지논리와 인지과학

 

 

1. 퍼지논리의 배경

논리학은 인간 사고의 법칙을 탐구한다고 하기도 하고 추리에 관한 규범학이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기원전 4 세기경 오늘날 서양 논리의 기원이 된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eles) 의 '오르가논 (Organon)' 이후 발전되어 온 논리학은 19 세기 중엽부터는 수학과 긴밀한 관계를 가짐으로써 양화논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고, 20 세기 초 하나의 학문영역으로 독립된 이래 양상논리, 다치논리, 윤리학과 고나련된 의무논리, 의사결정논리, 퍼지논리 등 더욱 다양한 논리체계들을 제시하고 있다.

칸트 (Kant) 는 논리학이 본질적인 면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에서 마무리된 완성된 과학이라고 주장했지만 (Haack, 1978), 그 후 새로운 논리체계들이 계발되고 제시되었음을 볼 때 논리학이 완성된 학문이라는 견해는 온당치 못함을 역사가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논리는 불변의 원리라고 인식되고 있지만 한 시대의 패러다임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흔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노법을 '전통논리' 라고 하고, '고전논리' 는 2 치문장 논리와 술어논리를 가리킨다. 이 고전논리는 여러 형태의 비형식적 논의를 표현하고 해석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뒤따랐고,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 방식은 다양한 논리로 표출되었다. 해크 (Haack, 1978) 에 의하면, 고전논리를 비형식적인 논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논리적 용어와 이것들을 위한 공리와 규칙을 고전논리에 추가함으로써 얻은 '확장논리' 로는 양상논리, 시제논리, 당위논리, 인식논리, 기호논리, 명령논리, 의문논리 등이 있으며, 거꾸로 표준적인 논리 장치를 제한하여 얻은 이른바 '파생논리' 로는 다치논리, 직관주의 논리, 양자논리, 자유논리 등이 있다.

고전논리의 비형식적 논의에 대한 부적합성을 극복하는 또 하나의 대응방식은 직관주의자들이 배중률의 무제한 사용을 거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고전논리에 일정한 제한을 두면서 참 (true) 의 개념과 논리학의 적용범위에 근본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퍼지논리는 다른 논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비형식적인 논의에 다가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냐 하면 퍼지논리에서는 논리학의 적용범위가 '애매한' 곳까지 넓어지고, 진리값은 2 치가 아닌 '무한치' 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모순율과 배중률도 성립하지 않는다.

한 예를 들어 설명을 시도해 보기로 하자. 조선 초기에 명재상이었던 황희 정승의 일화 가운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고 한다. 황희 정승의 집에서 일하는 두하인이 어떤 일로 다투었다. 황희 정승이 하인 한 사람을 불러 그 이유를 묻고 네 말이 옳다고 했다. 그리고 다른 하인을 불러서 자초지종을 듣더니 또 그 하인의 말도 옳다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황희 정승의 부인이 "어떻게 두 사람의 말이 다 옳을 수 있는가?" 라고 반문했는데 황희 정승은 부인에게 "자네 말도 옳다" 고 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일화는 단순히 황희 정승의 아량이나 기지로써 이해하고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지만 퍼지논리의 관점에서는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일화에서 황희 정승의 '옳다' 는 말은 사실 애매한 언어이다. 세상에는 일반적으로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의 경계가 칼로 무 자르는 것처럼 그렇게 명료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비록 반대 입장에 서서 논쟁을 하더라도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옳고 다른 사람은 전적으로 옳지 않다고 할 수 없는 애매함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황희 정승이 처음 하인에게 옳다고 했을 때는 그 사람의 옳은 '정도' 를 인정했다는 것이요, 둘째 하인에 대해서도 그 사람 나름의 일리 있는 이유를 긍정했으며, 자기부인이 2 치논리적인 입장에서 그러한 반문을 했다면 그것도 옳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 된다. 이렇게 인간이 사고하고 판단하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고전논리의 옳다와 그르다, 참과 거짓이라는 2 치적 구분은 실재를 표현하기에는 지나친 단순화이다. 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함수라는 개념이 수많은 '관계 relation' 중에서 어떤 조건을 만족하는 아주 '특수한' 관계이듯이 고전논리는 인간이 사안을 인식하고 사고하는 데 있어서 매우 특수한 경우에 적용되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퍼지논리는 고전논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애매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적용 가능한 논리이고 항상 현실과의 연관 속에서 의미 있는 해석을 추구한다.

흔히 애매하다거나 불확실하다고 할 때 지식의 부족이 야기하는 애매성 (incomplete),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데서 오는 애매성 (ambiguity), 미래의 일에 대한 애매성 (randomness), 오류나 부정확함에서 오는 것 (imprecision), 언어나 의미의 애매성 (fuzziness) 등으로 구분하는데, 퍼지논리는 특히 '퍼지니스 (fuzziness)' 를 취급하는데 장점이 있다. 퍼지니스는 언어나 의미에 의한 애매성을 지칭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그 애매성이 소멸되지 않고 정의하기가 곤란하고 또 정의해도 의미가 없는 애매성이다. 이러한 영역을 논리학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 그리고 엄밀하다고 하는 논리학이 이런 영역에서 정말 작동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은 어떤 메타 논리적 입장에 서 있는가에 따라 매우 심각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은 현실적 필요성에 대한 태도와도 관련이 있고 '패러다임의 전환' 과 같은 보다 폭넓은 논의를 요구하기도 한다.

사전에 의하면 '퍼지 (fuzzy)' 라는 말은 원래 형용사로서 '보풀 같은, 솜털 모양의, (윤곽, 사고 등이) 희미한, 분명치 않은'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런 '애매함' 이 논리학의 본격적인 대상이 되기까지 과학과 철학을 중심으로 한 문화 전반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오늘날을 흔히 '불확실성의 시대' 라고 부른다.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이 표현은 근대 합리주의 전통의 붕괴와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가 엷어진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19 세기와 20 세기 전반에 걸쳐서 얻어진 과학의 성과들 - 비유클리드 기하학, 상대성 원리, 불확정성 원리,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다치논리, 양자역학 등 - 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했고 불확실성의 시대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인간 이성의 전리품이면서 동시에 인간으로 하여금 이성에 대해 반성하게 했다. 서구 유럽에서는 2 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거의 아물어 가던 1960 년대에 들어서서 새로운 철학운동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이 운동들은 기존의 대부분 철학이 전제하고 있던 이성의 절대성과 자아의 명증성, 언어의 도구성을 비판하고 과학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거부함으로써 근대 철학의 기초를 흔들었다. '철학적 해석학', '후기 구조주의', '새로운 과학철학' 등이 주도한 이 사조는 서양 근대문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반성하고 해체함으로써 데카르트 이래 인간이 추구해 온 합리주의적 전통 - 지식의 확실성과 엄밀성을 추구하는 것 - 에 제동을 걸었고, 이성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하였다는 점에서 '반데카르트적' 경향을 띠고 있었다 (강영안, 1991). 흔히 퍼지논리의 시작을 1965 년 자데 (Zadeh) 교수가 『Information and control』잡지에 '퍼지집합 (Fuzzy Sets)' 이라는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시기는 인류가 추구해 왔던 근대합리주의 전통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시기와 거의 일치하고 인지과학의 태동시기와도 비슷한데,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퍼지논리가 어떠한 역사적 축적없이 역사의 어느 시점에 돌출된 것은 아니다. 퍼지논리의 제창자인 자데보다 약 30 년 앞서서 철학자 블록 (Black) 이 1937 년 '애매함 (Vagueness)' 이라는 논문에서 애매한 집합을 정의했다. 그러나 퍼지집합의 뿌리는 파스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지나친 단순화인지는 모르겠으나 파스칼은 데카르트와는 대조적으로 이성보다는 감성, 보편성보다는 개별성, 물질보다는 정신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 파스칼은 잘 알려진 대로 확률론의 창시자이다. 확률론은 전술한 애매성의 양상 중 '랜덤니스 (randomness)' 를 다루는 이론이며, 퍼지논리가 나오기 전에 애매성을 다룬 거의 유일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의 발전단계를 보면 수학은 그리스 기하학의 특성에 나타나 있는 '관념적인' 수학에서 '결정론적인' 수학 (미적분학) 으로, 그리고 '우연적인' 것에 대한 관심 (확률론과 통계학) 으로 그 대상이 변해 왔다. 이 우연적인 대상 다음에 '애매모호함' 을 다루는 퍼지논리가 등장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늘날을 흔히 '정보과학의 시대' 라고 부른다. 인지과학은 인간을 기본적으로 '정보처리체' 로 간주한다. 과학기술이 물질을 대상으로 발전하다가 그 대상을 에너지로, 에너지에서 최근에야 그 대상을 정보로 옮긴 것은 애매성을 가급적 배제하려 했던 근대 합리주의 전통의 벽이 두터웠던 탓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정보란 인간의 인식을 배제할 수 없는 의미의 전달이기 때문에 애매성이 개재되어 있을 수박에 없고 종래의 2 치논리로 이러한 정보를 담아내기에는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퍼지논리는 인간의 언어나 사고가 가지고 있는 소거해 버릴 수 없는 애매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수학적으로 다루어 보자는 입장에 서며, 여기서 인지과학과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논리학에서 퍼지논리가 가지는 특징과 발생 배경을 논의했다. 다음장에서는 퍼지논리의 기본 개념들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인지과학과 퍼지논리와의 관계를 언급하려 한다.

 

2. 퍼지 논리의 기본 개념들

'퍼지논리 (Fuzzy logic)' 는 두 가지의 의미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 로 사용되고 있는데, 보통은 넓은 의미를 지칭하고 이 글에서도 그렇게 사용해 왔다. 넓은 의미의 퍼지논리는 경계가 불분명한 류 (class) 를 다루는 이론인 퍼지집합론 또는 퍼지 이론을 총칭한다. 즉, X 가 어떤 학문이라면 X 앞에 '퍼지 (Fuzzy)' 라는 말을 붙인 모든 것 - 좁은 의미의 퍼지논리, 퍼지 시스템, 퍼지 수학적 프로그래밍, 퍼지 패턴인식, 퍼지 토폴로지, 퍼지 결정이론 등 - 이다. 이에 대해 좁은 의미의 퍼지논리는 정확하기보다는 근사적으로 수행되는 인간 추리의 양상에 모델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가진 논리체계라고 정의된다. 이 장에서는 퍼지논리의 기본개념인 퍼지집합, 퍼지측도, 퍼지관계, 좁은 의미의 퍼지논리, 퍼지논리의 응용 등을 소개하기로 한다.

1) 퍼지집합

만약 어느 한 학교를 대상으로 '키가 190 cm 가 넘는 학생들의 모임' 을 만든다면 확정된 집합이 될 것이다. 그러나 '키 큰 학생들의 모임' 을 구성하려 한다면 그것은 '퍼지집합 (fuzzy set)' 이 된다. '키가 크다' 는 것은 애매한 표현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집합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배워 온 집합을 퍼지집합과 구별하여 그렇게 부름) 은 집합론의 창시자인 칸토어 (Cantor) 가 정의한 대로 확정되어 있고 또 서로 명확히 구별되는 것이다. 그러나 '키가 크다' 는 것은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크다' 는 표현에 대해 객관적 합의도 이루어져 있지 않다. 보통집합에서 하나의 원소는 특정한 집합에 들어가든가 들어가지 않든가 둘 중에 하나이다. 이것을 수치화하여 1 과 0 이라는 값을 각각 부여하여 다음과 같이 형식화할 수 있다. 전체집합을 X 라 하고 부분집합을 A 라 할 때 A 는 특성함수 에 대해 이 되고 에 대해서는 으로 정의된다. 이에 대해 전체집합 X 에서 퍼지집합 A 는 소속함수 로 나타낸다. 이 '소속함수 membership function' 는 각각의 원소가 퍼지집합 A 에 소속되는 정도를 단위구간 [0, 1] 의 값으로 표시한다. 소속함수 는 정의역이 X 이고 공역이 [0, 1] 이 된다. 즉, 소속함수의 공역은 특성함수의 공역에 0 과 1 사이에 있는 값을 추가해서 얻어지므로, 퍼지 집합을 보통집합의 일반화로 이해할 수 있다. 보통집합에 대응하는 고전논리가 2 치논리인데 반해서 퍼지집합에 대응하는 퍼지논리는 단위 구간 위의 무한한 모든 값을 취할 수 있으므로 '무한 다가 논리'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한 원소가 어떤 퍼지집합에 소속되는 정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관적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사실 퍼지논리의 상당한 약점으로 여겨지고 많은 논쟁이 되어왔다. 그러나 이것은 약점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관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혹자는 퍼지논리를 '과학의 주관화' 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퍼지집합 A 는 그 원소가 이산적이냐, 연속적이냐에 따라,

로 각각 표시된다. 퍼지집합에서는 다양한 연산이 가능하지만 보통집합의 연장선상에서 연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전체집합 X 에서 퍼지집합 A, B 에 대하여

또한 퍼지집합에서는 흔히 보통집합에서 성립하는 교환, 결합, 분배, 드모르간의 법칙 등이 다 성립하낟. 그러나 퍼지집합에서 는 보통 집합에서와는 달리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모순율과 배중률이 퍼지논리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 여러 종류의 퍼지집합이 존재하는데, 1967 년 Goguen 이 제안한 L-퍼지집합은 공역 [0, 1] 을 '속 (lattice)' 으로 대치한 것이다.

 

2) 퍼지측도

'퍼지측도 (fuzzy measure)' 는 애매성의 양상을 취급함에 있어서 종래의 확률측도에서 가법성 - - 을 완화한 것으로 수게노 (Sugeno) 에 의해 제안되었다. 퍼지집합이 경계가 모호한 집합이라면 퍼지측도 는 어떤 원소 x 가 '보통집합' A 에 소속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 개념에는 원소 x 가 어느 보통집합에 속하게 되는 정도의 불확실성이 전제되어 있다. 예컨대 여기 흐려진 한 장의 여자 사진이 있다고 하자. 여자 전체의 집합을 X 라 하고 여고생의 집합을 , 여대생의 집합을 , 20 대 여성의 집합을 이라고 할 때 이다. 즉, 사진이 여고생이라고 여겨지는 정도가 0.4, 여대생일 경우가 0.8, 20 대 여성일 경우가 0.7 이 되는 것이다. 이 때 함수 g 는 집합 X 의 모든 부분집합들의 집합 위에 정의되고 [0, 1] 을 공역으로 가지며 다음 세 조건을 만족한다.

이미 잘 알려진 확률측도는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퍼지측도의 특수한 예이다. 퍼지측도와 확률측도의 차이는 가법성의 조건인데, 확률측도에서 사건 A 의 확률  와 A 가 아닌 확률 의 합이 꼭 1 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애매성의 양상을 취급하는 데 있어서 융통성을 결여하고 있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수집하여 그 사람이 범인일 확률을 0.4 라고 한다면 범인이 아닐 확률은 0.6 이 된다. 그런데 이 애매한 상황에서 퍼지측도는 범인일 '가능성' 이 0.4 라고 해서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반드시 0.6 일 필요는 없다. 0.3 일 수도 있고 0.8 일 수도 있는 것이다. 확률측도 외에 가능성 척도, 필연성 측도, Belief 측도, Plausibility 측도, λ-퍼지측도 등이 정의되어 있고, 퍼지측도라는 큰 테두리에서 설명될 수 있다.

 

3) 퍼지관계

'퍼지관계 (fuzzy relation)' 는 수학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관계 (relation) 라는 개념을 퍼지화 (fuzzification) 한 것이다. 예를 들면 'X 와 Y 가 매우 닮았다' 든가, 'X 가 Y 보다 적극적이다' 라는 관계는 퍼지관계가 된다. 퍼지관계는 퍼지추론에서 퍼지조건문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집합 X 와 Y 의 카테이젼곱 (cartesian product) 을 X × Y 라 할 때 X × Y 의 부분집합 R 을 '관계' 라고 부른다. 가 R 의 원소가 되면 x 와 y 는 R 라는 관계가 있고 이면 x 와 y 는 관계가 없는 것이 된다. 만약 관계 R 가 퍼지집합이면 R 를 집합 X 에서 집합 Y 에로의 퍼지관계라 한다. 이 때 x 와 y 의 관계의 정도는 소속함수 로 나타낸다. 통상적으로 관계를 그래프와 행렬로 나타내듯이 퍼지관계도 퍼지그래프와 퍼지행렬로 표시할 수 있다. 퍼지그래프는 정점 (vertex) 과 호 (arc) 를 이용하여 표현하는데, 호는 관계의 강도를 의미한다. 때로는 호를 퍼지화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정점들의 집합을 보통집합이 아닌 퍼지집합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통상적인 집합론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의 하나가 동치관계 (equivalence relation) 이다. 이 관계는 반사적이며 동시에 대칭적, 추이적인 관계이다. 퍼지관계에서 동치관계에 대응하는 관계를 유사관계 (similitude relation) 라고 한다. 유사관계 R 라는 것은 집합 X 위에 정의되어 있다고 할 때,

①, ②, ③ 을 만족하는 퍼지관계로서 동치관계의 일반화로 이해할 수 있다. 동치관계로 임의의 집합을 분할해서 보듯이, 유사관계는 클러스터 분석 (cluster analysis) 에 기본적인 도구가 된다. 또한 두 퍼지관계를 적절한 정의에 따라 합성 (composition) 하여 새로운 퍼지관계를 만드는데, 만약 이 때 사용한 두 퍼지관계를 규칙으로 해석한다면 어떤 사실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추론 (inference) 하는 결과가 된다. 즉 퍼지관계 R 와 S 가 A × B 와 B × C 의 부분집합이라고 하면 퍼지관계의 합성 S  R 는 A × C 의 부분집합이 되고, 이 관계들을 규칙으로 해석한다면 사실 A 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는 것이 된다. 또한 퍼지관계는 확장원리 (extension principle) 에 의하여 보통집합을 퍼지화할 수 있다. 이것에 대한 예를 다음과 같이 들어보기로 하자.

감기에 걸린 네 사람 a, b, c, d 의 감기에 걸린 정도가 각각 0.6, 0.4, 0.3, 0.9 라 하자. 친구 관계인 세 사람 는 감기에 걸리지 않았고 감기에 걸린 a, b, c, d 와 다음과 같은 접촉이 있었다고 하자. 이 때 가 감기에 걸릴 정도를 추론해 보자. 이 때 연결선에 있는 숫자는 접촉의 정도 - 멀리서 손만 흔들었는지 악수를 했는지, 음식을 같이 먹고 오랜 대화를 나누었는지 등 - 를 나타낸다.

감기에 걸린 사람의 집합 는 퍼지집합이고 접촉한 사람의 집합 는 보통집합이다. 이 때 두 집단의 사람이 접촉한 것은 퍼지관계 R 가 되고, 그 정도는 이다. 그러면 보통집합 B 에서 퍼지집합 B' 가 확장원리

에 의해 얻어진다.

이 감염될 가능성을 보자. 우선 에 연결된 관계는 인데 이것들의 소속 정도는 각각 0.7 과 0.5 이다. 따라서

마찬가지 방법으로 이 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집합 은 퍼지집합으로 가 감기에 감염될 가능성으로 해석될 수 있다.

 

4) 퍼지논리 (좁은 의미)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퍼지논리는 넓은 의미는 흔히 퍼지이론이라 부르는 전 분야를 총칭한다. 이에 대해 좁은 의미의 퍼지논리는 정확하기보다는 근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근사추론 (approximate reasoning) 을 가리킨다. 사실 일상 생활에서 인간이 수행하는 추론은 애매모호한 개념을 포함하는 가정과 결론을 가지고 있다. 퍼지논리는 기존의 논리적 방법에서 제외되고 처리할 수 없었던 이러한 영역에서 상식적인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게 한다. 퍼지논리는 논리를 일상 속으로 복귀시킨 셈이다. 예컨대 '토마토가 붉으면 익었다' 는 전제 또는 지식을 가지고 있고, 토마토가 '매우' 붉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하자. 이 때 만약 고전논리에 근거한 엄밀한 추론을 시도한다면 '매우' 라는 단어가 결론을 도출하는 데 있어서 장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아주 자연스럽게 토마토는 '매우' 익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일반 논리에서는 'A → B 이고 A 이다' 라는 전제로부터 B 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이 때 뒤에 나오는 A 는 먼저 나오는 (조건절의) A 와 완전히 일치하여야 한다. 이런 형태의 추론을 Modus Ponens 라고 하는데 퍼지논리는 다음과 같은 확장을 시도하고 그것을 GMP (Generalized Modus Ponens) 라 부른다. 즉,

전제 1 : x 가 A 이면 y 는 B 이다

전제 2 : x 가 A' 이다

결  론 : y 는 B' 이다

이 때 A' = A 이고 B = B' 이면 물론 다시 Modus Ponens 로 복귀하게 된다. 유사한 방식으로 GMT (Generalized Modus Tollens) 는 다음과 같다.

전제 1 : x 가 A 이면 y 는 B 이다

전제 2 : y 가 B' 이다

결  론 : x 는 A' 이다

만약 B' = ~B (B 가 아님) 이고 A' = ~A (A 가 아님) 면 우리에게 익숙한 Modus Tollens 가 된다.

또한 퍼지논리에서는 메타 언어적 술어인 '참이다' 는 말 자체도 '퍼지' 하게 취급되며 퍼지진리치 - 절대적 참, 매우 참, 참, 다소 참, 다소 거짓, 거짓, 매우 거짓, 절대적 거짓 등 - 를 갖는다. 자데 (Zadeh, 1975) 에 의하면 퍼지논리는 "퍼지진리치, … 부정확한 진리표, … 그리고 정확하기보다는 근사한 타당성을 가진 추리규칙들을 가진다." 따라서 수리논리학에서 핵심적인 주제가 되는 공리화, 모순성, 완전성, 증명 절차 등은 퍼지논리에서는 '변두리' 문제일 뿐이다 (Zadeh, 1976). 오히려 퍼지논리는 인간의 직관에 맞고 일상 속에서 실제로 수행되는 추론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이다.

 

5) 퍼지논리의 응용

퍼지논리의 응용은 매우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74 년 영국 런던대학의 Mamdani 가 스팀엔진의 자동운전에 퍼지추론을 응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고, 이것은 퍼지추론을 제어에 응용한 효시가 되었다. 그 후 1980 년에 Smidth 라는 회사에 의해 개발된 cement kiln 용의 제어기에 실용화되었지만 퍼지 세탁기, 퍼지 카메라, 퍼지 진공청소기 등 산업에 활발하게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 년대 말부터였다. 현재 퍼지논리는 공장자동화, 전문가 시스템, 음성인식, 문자인식,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 로봇, 퍼지 컴퓨터 등에 응용되고 있다. 공학분야뿐만 아니라 의학, 경영, 교육, 정보처리 (진단, 평가, 예측), 기상, 증권 등 애매하고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는 곳에서 퍼지논리는 마치 '틈이 난 곳에 물이 스며들 듯이' 자연스런 방법론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분야들에서는 인간이 중심이 되어 의사를 결정하게 되므로 인간과 기계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퍼지논리는 인간언어의 의미를 수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럴 듯한 대안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최근에 많이 거론되는 감성공학에서는 감성을 '어느 대상을 상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 (image)' 로 해석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가령 예쁘장한, 푸르스름한 등 모호한 형용사로 표현하게 되므로 감성공학에서도 퍼지논리의 역할은 중요하게 거론되어 진다. 퍼지논리는 또한 신경망이론 (neural network) 과 융합하여 신경회로망의 학습에 의해 소속함수를 자동 조절하거나, 퍼지한 자료를 신경회로망의 입출력 자료로 취급하기도 하며, 신경회로망 구조를 퍼지화하기도 한다. 자데는 퍼지논리와 신경망이론에 카오스 이론과 '진화연산' (genetic algorithm) 을 포괄하는 '확률추론' (probabilistic reasoning) 을 결합하여 '부드러운 계산' (soft computing) 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종래의 융통성 없는 '딱딱한 계산' (hard computing) 과 대비가 되는 것으로 기계지능 (MIQ) 을 높이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3. 퍼지논리와 인지과학

퍼지논리와 인지과학의 관계를 논하기에 앞서 두 가지 가상적인 예를 들어 시작하려고 한다.

<예 1> 어느 카센터의 정비기사 K 씨는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고객이 의뢰해 온 자동차를 점검하여 고장을 진단하려고 한다. 이 분야에서 경력이 5 년인 그는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것과 파워와 배기가스는 배터리 또는 엔진오일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시동과 배터리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반면 배터리는 파워와 배기가스와는 별 관계가 없고, 엔진오일은 시동과는 좀 관계가 있고, 파워와 배기가스와는 관계가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K 씨가 고장난 자동차를 조사한 결과 시동을 걸기는 어려우나 파워나 배기가스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면 고장난 원인은 무엇일까? K 씨는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것을 미루어 보아 시동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배터리의 상태를 고장난 원인으로 우선 간주할 것이고, 엔진오일이 나쁜 것은 고장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예에서 전문가인 정비기사 K 씨의 지식을 퍼지관계 R 로 나타내고 출력 (혹은 증상) B 를 관찰하여 입력 (혹은 원인) A 를 규명하려고 할 때, 다음과 같이 모델링할 수 있다.

∨ : max, ∧ : min 이라고 하면 max - min 연산에 의하여

인 연립방정식을 얻고 이것을 풀면 를 해로 얻게 된다. 즉, 보다 고장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퍼지집합 B (증상) 를 알고 퍼지관계 R 를 이용하여 퍼지집합 A 를 구하는 것 ( 에서 A 를 구하는 것) 을 퍼지관계방정식 (fuzzy relation equation) 을 푼다고 한다.

<예 2> 1995 년 1 월 X 일 TV 에서는 정치평론가 A, B, C 세 사람의 시사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토론에 나선 A 씨는, 집권당이 추진하고 있는 '역사 바로 세우기' 는 '사회정의' 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고 이는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여당의 지지율' 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사회정의 확립도 중요하지만 한 공동체에 있어서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며, 이를 해치는 것은 결국 우리사회의 다수인 '보수 중산층의 지지' 를 떨어뜨려 여당의 지지율이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C 씨는 A 와 B 의 토론을 다소 방관적인 자세로 지켜보다가 지지율은 '지역정서' 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지역정서를 자극하여 여당의 지지율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리 나라의 현실을 개탄했다. 이 토론을 시청한 L 씨는 하나의 지도를 머리 속에 떠올렸고 그것을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그려보았다.

이러한 그림을 퍼지 인지 지도 (fuzzy cognitive map) 라고 하는데 <+> 는 인과관계의 증가를 나타내고 <-> 는 인과관계의 감소를 나타낸다. 이를 테면 '역사 바로 세우기' 와 '사회정의' 사이에 있는 <+> 는 인과관계의 증가를 나타내는데, 좀 어색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역사 바로 세우기가 증가하면 사회정의가 증가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가 감소하면 사회정의가 감소함을 나타낸다. 또 '역사 바로 세우기' 와 '법적 안정성' 사이에 있는 <-> 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증가하면 법적 안정성은 감소하고 전자가 감소하면 후자는 증가함을 의미한다. 위의 지도에 화살표 옆에 언어적 가중치 (많이, 아주 많이, 약간 등) 를 표시할 수 있고, 각 회로 위에 있는 부호들을 곱하여 인과관계의 증감을 계산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 바로 세우기' → '사회정의' → '개혁세력의 지지' → '여당의 지지율' 에서는 +, +, + 이므로 이를 모두 곱하여 + 가 되므로 역사 바로 세우기는 결국 여당 지지율과 같이 증가하고, 같이 감소한다. 이에 반해 역사 바로 세우기 → 법적 안정성 → 보수 중산층의 지지 → 여당의 지지율은 -, +, - 로 연결되므로 이들을 모두 곱하면 결과적으로 인과관계가 감소하게 되어 역사 바로 세우기와 여당의 지지율은 한편이 증가하면 다른 한편은 감소하게 된다. 물론 이 지도에 인과관계가 증가하는 정도를 '수치' 혹은 '언어적' 으로 표현함으로써 더 정밀한 표현을 할 수 있다.

위의 첫 번째 예는 퍼지논리가 인간의 사고와 추론과정에서 어떻게 형식화되어 정보를 처리하는가를 보여주고, 두 번째 예는 인간이 지식을 습득하고 표상하는 데에 퍼지논리가 적용됨을 보여준다. 이러한 퍼지논리의 성격은 인지과학이 가지는 학문적 특성과 일치한다.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이 심리학, 인공지능학, 신경과학 등을 핵심 학문으로 하여 철학, 언어학, 인류학 등 그 밖의 여러 학문들과 학제 간의 연구가 이루어지는 것 (이정모, 1994) 과 마찬가지로 퍼지논리도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공학에 걸쳐 폭넓은 학제간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인지과학의 핵심 학문의 하나인 인공지능학에서 퍼지논리는 이미 많은 연구와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말 또는 언어는 인간과는 분리할 수 없는 특징적인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표현수단에 불과하다고 여겨지지만 어떤 때에는 사고 자체가 되기도 하고 인간 행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하여 사고하기도 하고 의지를 전달하며 문화적 활동을 수행한다. 그래서 언어의 본질 규정은 언어학뿐만 아니라 철학, 신경과학의 주요한 연구과제이기도 하다. 학제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인지과학에서도 '언어는 인지의 도구와 형식' 으로 자리매김된다. 그런데 언어는 본질적으로 애매하고, 사고와 언어가 불가분의 관계라면 사고도 애매할 수밖에 없다. 퍼지논리는 이러한 언어와 사고가 가지는 애매성을 수리적으로 표현하여 기존 체계에서 유실되었던 정보들을 의미 있게 하고 인지과학의 제반 연구의 단계마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자데 (1995) 는 퍼지논리의 장래 역할에 대하여 '말로 하는 계산 (computing with words)' 이라고 규정했다. 수로 했던 계산과 달리 말로 하는 계산은 바로 인간의 추론을 묘사하는 것으로, 퍼지논리의 차별적인 공헌이고 컴퓨터 과학과 기타 공학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되는 '패러다임의 전이' 를 유발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퍼지논리와 인지과학은 시기적으로 종래 학문적 방법론의 한계가 노정되고 데카르트적 합리론을 해체하려는 철학적 운동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퍼지논리와 인지과학은 다같이 전통적으로 과학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 애매성과 심리현상을 각각 과학적 대상으로 포함했다. 또한 이 둘은 주관과 객관, 물질과 정신을 양분하는 것을 극복하여 연구대상에 대해 보다 근원적이고 총체적인 파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퍼지논리와 인지과학이 데카르트적 인식론의 극복을 시도한다고 해서 합리적인 학문적 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해체하되 방법론을 계승한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것' 에 비유한다면 새 부대에 담는 것이 '헌 술' 은 아니지만 '술을 담는 것' 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보처리를 하는 방식은 컴퓨터에 무게중심이 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을 컴퓨터에 적응시키는 이러한 방식으로는 정보처리가 효율적일 수 없다. 인간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이 인공지능의 목적이라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퍼지논리도 결국 인간 이해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인지과학을 인간 마음의 작용과 관련된 각종 인간 활동과 그 활동의 산물의 이해와 설명 및 개선을 위한 개념적, 이론적, 방법론적 틀을 제공해 주는 포괄적인 학문이라 정의한다면 (이정모, 1994), 퍼지논리는 인지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발전하고, 동시에 퍼지논리의 진보는 인지과학의 성과로 인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