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언

(Envoi)

 

컴퓨터와 마음 : Philip N. Johnson-Laird 지음, 이정모. 조혜자 옮김, 민음사, 1991, 467~475 (원서 : The Computer and the Mind: An Introduction to Cognitive Science, Harvard Univ. Press, 1988)

 

결언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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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언

여러분은 이러한 <기계적으로 추론된> 삼단논법에 저항할 것이다. 여러분은 그 전제들 중 하나를 부정하거나, 인간은 특별한 종류의 동물, 즉 행위가 의식적인 판단과 감정에 의해 통제되는 존재라고 논의할 수 있다. 어떤 논의를 끌어대든 간에 여러분은 다음과 같이 고집할 것이다 : 그러나 사람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도덕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가진다.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 그런 생각은 인생의 신비로움을 감소시킨다. 그것은 인간과 삶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만약에 사람이 기계라면,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을 파괴시킬 것이다. 여러분의 상상을 이해하는 것은 상상을 소멸시킬 것이다. 만약에 사람이 기계라면,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각각의 개인이 무엇을 행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더 이상 자유롭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무서운 일이다. 사실상 그런 생각은 불가능하다. 나는 항상 내 행동에 대한 어떤 예측도 반박하는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지과학은 자유나 상상, 개성을 파괴하기 위해 헛되게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주장에 실존주의자들과 현상학자들, 해석학자들의 재창이 첨가될 수 있다. 그들은 말하기를, 인지란 심적 표상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와 독립적인 세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세계는 우리가 언어를 통해 만들어내는 세계이다. 그러나 우리의 언술행위는 정보의 전달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행위의 한 형태이다. 해석학의 주장처럼, 우리가 자신의 믿음을 검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란 없다. 문자 그대로의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의미란 존재하지 않는다 : 모든 것은 맥락, 즉 화자와 청자가 공유하는 배경지식에 의존적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이러한 지식이 완벽하고 분명하게 만들어질 수는 없다.

이러한 주장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반복되고, 확대되어 왔다.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에 대해 지속적으로 하이데거식의 비판을 가하는 드라이퍼스 (Hubert Dreyfus) 는 인간 행위를 모사하는 컴퓨터 (Computer) 를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연구자들이 당면한 기본적인 문제는 <모든 대안들이 분명해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전의 인공지능학자인 위노그라드 (Terry Winograd) 와 그 동료인 플로레스 (Fernando Flores)도 비슷하게, 배경지식은 명제들의 집합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세계에 대한 ' 관심 '의 기본방향> 이라고 논의한다. 언어 철학자인 설 (John Searle) 은 컴퓨터 프로그램은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고, 어떤 다른 인지적 상태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조작하는 이진 숫자들은 인간 사용자들에 의해 제공되는 것 이상의 해석을 갖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뇌가 지니는 인과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기계들이라야 지각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으며, 인간 심성의 특성들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말한다. 컴퓨터 과학자인 바이젠바움 (Joseph Weizenbaum) 은, 인간이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컴퓨터로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질 수 없는 것들이라고 논의한다. 인간은 신체를 가진 결과로, 그리고 다른 인간에 의해 인간으로 취급됨으로써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인간은 또한 무의식적인 마음 (Mind) 에 의존하는 직관과, 예감과 창조과정들을 가지며, 바이젠바움의 말처럼, 무의식은 <정보 처리적> 용어로 다루어질 수는 없다. <인간은 기계는 아니다. …… 비록 인간이 가장 확실히 정보를 처리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컴퓨터가 행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회의주의자들이 옳을 수도 있다. 그들의 비판은 인지과학자들에게 도전을 하며, 이들의 지나친 자신감을 억제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회의주의자들에 대해서도 역시 회의적이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키워갈 생각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며, 이제 곧 기술하겠지만 때때로 틀리고 있다. 그들의 비판은 세 종류로 볼 수 있다. 즉 도덕적인 것과, 형이상학적인 것, 그리고 과학적인 것이다.

도덕적인 문제는 바이젠바움에 의해 날카롭게 지적되어 왔다. <아무리 기계가 지능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지라도, 어떤 사고행위는 인간에 의해서만 시도되어야 한다.> 나도 그게 동의한다. 나는 은행의 명세서가 컴퓨터에 의해 준비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가 3차 세계대전의 시작에 책임을 갖는다면 반대한다. 사실상 컴퓨터는 러시아 인들이 서방세계에 대항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가능성을 계산하는 데 중심역할을 담당하며, 그들의 추정치는 인간이 추정하는 것보다 더 급진적이다. 도덕적인 결정은 컴퓨터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마음의 이론들에 대해 계산주의적 모델을 만드는 정당성은 무엇인가 ? 바이젠바움이 컴퓨터 과학의 연구 프로젝트 중 어떤 것에 대해서는 비난을 가한다. 그는 말소리에 대한 자동인식 프로젝트는 자동화된 감시체계를 향해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그 프로젝트를 반대한다. 그러나 그의 입장은 강하지 못하다. 그는 마이크로 칩이 자동화된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본단계이기 때문에 반대할 것인가 ?

바이젠바움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후 10년 동안, 그가 반대했던 것에 대한 연구는 그가 두려워했던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았으며, 이제는 컴퓨터 과학에서 그가 반대했었을지도 모를 새로운 프로젝트들, 즉 전략방어안 (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만이 특정한 비난을 받아야 할 근거는 없다. 더욱이 마음을 이해하려는 탐구는 어떻게 인간을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과는 구별되어야 하며, 인간을 컴퓨터로 대신하려는 어떤 시도와도 구별되어야만 한다.

다음에서는 언어나 사고와는 독립된 세계에 대해 회의론적인 부정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 거의 1세기 전의 제임스 (William James) 의 말을 그대로 되풀이하자면, 인지과학은 유한한 개별 마음들에 대한 연구이며, 인지과학은 물리적인 세계가 시간, 공간 내에 존재하고, 심적 과정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세계를 지각하고, 사고와 감정을 가지며, 자신을 자각하도록 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가정들은 도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제임스가 논평했던 것처럼, 그러한 논의는 형이상학을 요구하고 과학의 범위에서 벗어난다.

과학은 세계에 대한 단순화된 가정들을 만듦으로써 진행되고, 그 결과로 얻어진 이상화된 도식을 설명함으로써 진행된다. 우리가 아는 한, 어떤 과학이론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모델화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문제의 상황을 구체화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아주 다른 문제이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기상학은 하나의 프로그램에서 모델화될 수 있다. 그러나 날씨 자체가 프로그램에 의해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프로그램이 마음에 대한 이론들을 모델화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나의 반례가, 제1부에서 묘사되었던 튜링의 생각에 대한 논박과 동일한 것이다). 그들의 주요입장은 <기계론적> 삼단논법에 반대하는 것이며, 기계가 적절하게 프로그램되면 정신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견해에 반대한다.

J. 설의 언어에 대한 논의는 어떤 의미이론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모델화될 수 있다는 것을 허용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가 언어를 이해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 논의는 루이스 (David Lewis) 가 지적했던 점을 반복하는 것이고, 다른 학자들에 의해서도 종종 강조되었던 것이다 : 형식언어는 그것에 해석이 할당되기까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 입장은 적절히 제기된 입장이다. 사실상 나는 이 책에서도 한 번 이상 그것을 지적하였다 (제 5 부 참조). 컴퓨터는 적절한 해석 영역에 자연언어를 관련시킬 수 있기까지는 자연언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전자 감각기관과 지각 프로그램을 장치한 로봇은 언어를 세계와 관련시키는 약간의 능력을 갖지만 (제2부 참조), 도덕과 감정, 추상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기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동기와 내적인 감각, 의식에 필요한 기제들을 로봇에 장치하는 것 (제 4 부 참조) 이 불가능하게끔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실히 안다.

과학은 세계에 대해 단순화된 가정을 하기 때문에, 지식이 완벽하게 분명히 만들어질 수는 절대 없다는 논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마음의 (정신의) 과학을 위협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제를 주장해 온 오랜 역사 속에서, 그것은 종종 과학을 위협한다고 잘못 말해져 왔다. 1920 년대에, 언어학자인 블룸필드 (Leonard Bloomfield) 는, 의미가 설명되기 위해서는 모든 지식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의미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논의하였다. 1960 년대에 철학자인 카츠 (Jerry Katz) 와 포더 (Jerry Fodor) 는 자구적 (문자적, literal) 의미에 대한 이론을 제안하였지만, 맥락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은 있을 수 없다고 논의하였다. 맥락 효과가 설명되기 위해서는 모든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후속 연구자들은 어떻게 맥락이 해석을 주도하는지에 대한 이론들을 만들어왔다. 지식의 압도적인 성질은 (생리학적인 방법으로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지능적인 기계들을 구성하는 것을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조차 만들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인지과학의 실험 가능성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이 완벽하게 분명히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은 사실인가 ? 하나의 답변은 인간이 그 조작 실행가능성의 살아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 인간은 유한한 뇌를 가지고, 유한한 양의 지식만을 획득한다. 어떤 인지과학자들은 지식의 내용을 하나씩 밝히기 시작하였다. 밀러 (George Miller) 와 재켄도프 (Ray Jackendoff) 등은 어휘 지식에 대해 연구하였고, 헤이스 (Pat Hayes) 는 일상생활에서의 소박한 물리학적 지식을 연구하였으며, <전문가체계> 의  컴퓨터 프로그램에 요구되는 지식에 대한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그러한 연구사업은 막대하게 시간이 소비되는 것이지만,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보다 극단적인 가능성은, 지능적인 기계들을 구성하는 데는 지식에 대한 외현적 (explicit) 표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뇌 자체는 많은 지식을 병렬분산처리에 근거한 내현적인 (implicit) 표상으로 표현할지도 모른다 (제 3 부 참조). 그러한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은 분명한 분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분산적인 처리는 바이젠바움의 주장, 즉 무의식적인 마음은 컴퓨터처럼 작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다. 무의식적 마음이 관습적인 디지털 컴퓨터처럼 작용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그 조작양식이 계산적으로 모델화될 수 없다는 가정을 할 근거는 없다.

어떤 회의주의자들은 사람들이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인지과학이란 불가능하다고 논의한다. 그러나 동일한 반론이 물리학에 대해서도 제기될 수 있었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로부터 당구공이 서로 부딪치는 것까지, 많은 단순한 결정론적인 체계들도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도 물리학이 불가능하다고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상, 예측 불가능성은 무질서이론으로 알려진 물리학의 한 분과에 의해 윤곽을 나타내었다. 두 종류의 예측을 혼동하는 것은 잘못이다 : 즉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한 특수한 세부사항들과 관련된 예측과, 과학적 가설 검증과 관련된 예측을 혼동해서는 안된다. 유전자와 자연선택에 대한 최근의 종합이론은 어떻게 종들이 진화하는지를 설명하며, 그 이론의 예언들은 많은 경험적인 검증을 통해서도 살아남았지만, 어떤 새로운 종이 다음에 진화되어 나올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었다.

이 책의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식적인 느낌과 판단이 자신의 행위를 통제한다고 믿으며, 자신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아마도 인지과학에서 가장 놀라운 측면은 이러한 믿음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감정과 자유의지는 계산주의적 모형 내에서 설명될 수 있다. 결정론적이지 않은 어떤 체계조차도, 그 체계의 특정행동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이해될 수 있다 (제 4 부 참조). 자유의지와 계산주의적 설명과의 양립가능성은, 심리학의 개인행동을 예측하고 조절하는 한 수단이라는 가정의 우매함을 드러내 준다. 과학은 여러분의 상상에서 나온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여러분이 만나는 모든 사람에 대해 무엇을 느낄지를 예측할 수 없으며, 여러분이 모든 경우에 무엇을 행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도 없다. 인지과학은 여러분이 자유와 존엄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마음에 대한 연구에서 나온 중요한 교훈은, 각기 다른 설명 수준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음이 무엇을 계산하는지에 대한 일반이론과, 계산을 수행하기 위해 사용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이론 및 프로그램이 신경체계 내에서 어떻게 이행되는지에 대한 이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훈은 모든 심리학적 설명이 궁극적으로는 신경생리 (또는 생화학, 또는 화학, 또는 물리학) 적 용어로 표현될 것이라는 관점에 역행하는 것이다. 또한 역으로 인지과학은 인지과학적 용어로 사회적, 문화적 현상을 설명함으로써, 그 현상을 하위 수준 현상으로 환원시키려는 위협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인지과학은 경제적, 사회학적, 문화적 수준에서의 이론화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그러한 이론들은 마음의 작용에 대해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을 위배해서는 안된다. 그 이론들이 물리학 법칙을 위배해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들이 심적 조작의 설명들에 의해 대치될 수는 없다.

행동주의가 들어왔을 대 드디어 심리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행동주의 심리학이 막다른 길에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이 스스로 깨닫기까지는 40 여 년이 지나갔다. 인지과학도 비슷하게 시간이 경과하면 물러나는 고통을 당할 것인가 ? 그것은 가능하다. 인지과학 연구자들은 인간 마음의 진정한 본성에 대해 결코 확신하지 못할 것이다 : 어떤 과학자들과도 마찬가지로, 인지과학자들의 이해는 항상 임시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들에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었으리라고 내가 바라는 것처럼, 인지과학자들은 인간 마음을 일종의 기계로 다룸으로써 약간의 성공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한 시도들의 각 부분에는 (그리고 이 책의 각 장에는) 이 자체의 해결되지 않은 풀기 어려운 문제들과 물음들이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친숙하지 않은 사물의 기능을 지각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제가 사용되며, 마음에 연상적인 생각이 떠오르거나 말소리를 인식하거나 문법을 획득하게 되는 데는 어떤 기제가 사용되는가 ? 현재, 우리는 이러한 능력들 중 어떤 것에 대해서도 만족할 만한 모델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인지과학적 이론과 실험의 성질이, 우리가 그러한 모델들을 소유하기 전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변화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튜링이 어떤 효력 있는 (명료히 규정 가능한) 절차도 그의 단순한 자동기계들 중 하나의 조작들로 환원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옳았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났던 간에 나는 계산 개념이 어떤 다른 틀 (framework) 로 대치되지 않을 것이라고 기꺼이 예측할 수 있다.

인지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이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지과학을 가장 즉각적으로 적용한 것은 지능적인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인간공학 (human technology) 의 발달이다. 나는 인지과학이 정신병리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신경증에 대한 프로이트식의 19 세기적 관점을 보다 효과적인 정신치료 형태를 제공하는 설명체계로 대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마음에 대한 계산주의적 관점은 보다 놀라운 다른 양식으로 펼쳐질 것 같다. 그것은 우리가 인간이 된다는 것 (to be a human being)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기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옛날에는 기계란 시계나 엔진, 또는 발전기에 불과했다 ─ 즉 에너지를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전환하는 장치이다. 컴퓨터는 기계시대의 스위치를 올리면 작동하는 괴물과는 아주 다른 기계이며, 인지과학에서의 계산에 대한 개념은 디지털 컴퓨터의 전통적인 조작이라는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인지적 컴퓨터 (cognitive computer) 는 에너지를 상징으로, 상징을 상징으로, 상징을 행위로 전환하는 장치이다.

인지적 계산은 많은 철학적인 문제들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전통적인 심리철학에 하나의 대안을 제안한다 : 심적 과정은 뇌의 계산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은 마음과 물질을 독립적인 영역에 놓는 이원론적 철학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주장은 또한 유물론이나 관념론, 즉 마음이나 물질 중 어떤 한 영역을 포기하려는 전통적인 시도와도 양립 불가능하다. 이 주장은 물질이 어떤 조직화를 이루면 그것은 세상의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표상하는 처리과정들이 발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또한 컴퓨터의 구조가 문제가 안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컴퓨터가 계산 (computations) 을 실현하는 방식은, 비물질적이며, 사소한 문제이다 (immaterial 이란 단어는 두 의미를 모두 갖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과정들의 조직화이다. 이러한 철학은 불멸의 영혼의 뇌가 아닌 다른 매개체 내에서 실현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인간 성격의 복사 (팩시밀리) 가 컴퓨터 프로그램 내에서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물들은 자신의 자기생식적 프로그램을 유전자로 자기 자손에게 전달한다. 덧붙여, 인간은 책이나 그림, 이론, 그리고 다른 문화적인 인공물들 내에 자기들의 성격특성을 흔적으로 남길 수 있다. 우리는 오래 전에 죽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러한 인공품들과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보존된 어떤 개인의 지성과 성격에 대한 역동적인 표상과 상호작용한다는 그 생각은 당혹스러울 만큼 새로운 것이다. 그러한 발상은 그 자체로 도덕적, 형이상학적, 과학적인 문제들을 불러일으킨다.

옮긴이 후기

우리는 지난 40 여 년 동안 <인지변혁> 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패러다임적 전환을 맞고 있다. 마음의 본질, 심리과정의 특성, 인식론의 문제, 언어과 사고의 문제, 두뇌의 신경생리적 과정과 그 기능의 문제, 컴퓨터의 지능의 문제, 사회 문화적 인식의 문제 등을 각각 연구해 오던 학자들은 마음과 두뇌의 작용을 컴퓨터에 유추함으로써 인간의 마음과 인간 활동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마음과 두뇌와 컴퓨터의 본질과 상호 관계성을 규명하여 이들의 공통분모를 찾으려고 하였고, 이 셋을 연결하여 보다 좋은 설명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렴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 인지적 패러다임이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그것을 형성시킨 학문들 자체는 물론, 주면 학문들에서 영향을 주고, 인간관, 세계관, 과학관에 변혁을 일으켰다. 인지과학이란 이러한 인지적 변혁을 구체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그 기초이론을 제시하며, 이 변화의 개념적, 구체적 의의를 탐색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적 패러다임은 마음과 인간에 대해 기존의 관점과는 다른 관점을 지닌다. 인간과 인간활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다윈>의 이론처럼 인간과 동물의 생물적, 진화적 연관성의 관점만으로 설명하거나, <프로이트> 의 이론처럼 억압된 무의식적 충동의 이론으로 설명하거나, <스키너> 이론처럼 강화되고 보상받은 행동과 자극 간의 연결고리에 의해서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지적 패러다임은 인간을 지적인 특성에 의해 이해하려는 것으로서, 19세기 철학에서 제기된 인식론적 접근과는 그 맥을 달리하여 심신 이원론의 부적절성을 제기한다. 즉 마음의 본질과, 심리적 과정이 이루어내는 각종 활동과 그 활동의 결과 산물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은,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여 각종 의미정보를 파악, 획득, 저장하고 활용하는 인간의 지적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을 인지적 (주석 : <인식> 이라는 용어는 다소 수동적 지적 활동에 제한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수동적, 능동적 지적 활동을 다 포괄하는 의미로 <인지> 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존재로서 접근함으로써 비로소 인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심리현상을 신체와 구분된 비물리적 현상이므로 수량화할 수 없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인지적 패러다임은 심리현상들을 다른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자연화한다. 술어논리나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와 같은 형식적 도구를 사용하여 심적 내용과 과정들을 형식화하여 엄밀한 과학적 분석과 기술을 시도하며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한다.

이러한 인지적 패러다임이 지니는 특징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인지적 패러다임은 본질적으로 인간을 각종 자극 (인간 자신의 내적 상태를 포함한) 에서 능동적으로 의미정보를 파악, 추출하고 이를 표상으로 저장하며 활용하는 정보처리자로 전제한다. 마음은 바로 이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체계이고, 인지과정은 정보처리과정이다. 정보처리라는 점에서 인간의 마음과 컴퓨터는 동일한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체계로서 유추될 수 있다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의 하드웨어다 같다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따라서 인감의 심적 현상들은 컴퓨터의 정보처리에 대한 개념과 이론들에서 유추하여 기술, 설명될 수 있으며 그 역도 가능하다.

둘째는 계산적 접근이다. 계산이 개념은 정보처리적 접근에서 도출되는 개념으로서, 산술적 계산의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정보상태를 그 정보처리체계 내에 내장된 원리 또는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다른 정보상태로 전환한다는 의미의 계산이다. 정보처리과정을 기술하고 설명한다는 것은, 곧 정보의 전환과정인 계산과정을 기술, 설명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의 심적 현상을 정보처리과정으로서 이해한다는 것은 심적 현상을 주로 계산적 관점에서 이해, 기술, 설명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신경과학적 기초의 강조이다. 인간의 정보처리과정은 본질적으로 그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두뇌의 신경생물적, 신경생리적 구조와 과정들에 의해 그 특성과 한계가 결정된다. 따라서 인지과학은, 신경계가 어떤 구조와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신경계의 단위들 사이에서 어떤 양식으로 정보가 교환되고 처리되고 저장되는가에 대한 이론적 모델에 기초하여 또 그에 유추하여 기술될 수 있다. 두뇌와 컴퓨터는 각기 수많은 미소한 정보처리 단위들이 연결된 구조와, 이 단위들의 상태에 변화와 전달과정들에 의해 정보가 전달되고 저장된다는 같은 원리를 구현한다. 그렇다면 세 개의 정보처리체계, 즉 마음, 두뇌, 컴퓨터 각각에 대한 연구는 다른 두 체계에 대한 개념들, 이론적 모델,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거나 유추함으로써 보다 더 좋은 설명과 기술을 도출할 수 있다. 이는 마음, 두뇌, 컴퓨터의 연구가 하나의 공통의 초점에서 연구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넷째로, 다학문적 접근이다. 인지현상의 연구는 심리학, 컴퓨터과학 (인공지능학), 신경과학이 수렴되어 접근되어야 한다. 이에 첨가하여 언어가 인지의 주 도구이며 형식이고 언어과정이 인지과정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언어학적 연구가 요구된다. 인간의 인지의 문제는 인식론의 문제이며, 마음, 두뇌, 컴퓨터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심신론의 문제이고, 새로운 과학으로서의 인지과학의 형성과 그 학문적 기초의 문제는 과학철학의 문제라는 점에서 철학적 연구가 필수적이다. 동시에 인지라는 것은 인간이라는 종과 인간사회적·문화적 배경 위에 축적되고 함께 나누어지는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류학적 연구가 인지적 접근에 의한 마음의 연구에 있어서 불가결해진다. 따라서 마음에 대한 인지적 패러다임의 연구는 자연히 종래의 학문적 경계를 넘어서 여러 학문들이 연결되어 학제적으로 연구하는 종합적 연구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종합적 접근이 바로 인지과학이다.

이러한 인지적 패러다임의 특징을 지닌 인지과학 (주석 : 인지과학의 형성배경, 주요특성, 현황 등에 대한 개괄은 조명한 외 공저『 인지과학 』(1989) 내의 <인지과학 서설> 을 참고.) 은 다음과 같은 학문적, 문화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과학사적 중요성이다. 고래로부터 인간의 주관심 문제였던 마음, 두뇌 (신체), 인식의 문제를 정보처리적 틀 내에서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접근 가능하게 하며, 두뇌와 마음과 컴퓨터를 창의적으로 연결하여 동물, 인간, 기계, 정신의 본질과 상호 관계성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게 해준다. 동시에 미래의 정보사회를 구현한은 개념적, 방법론적 도구 및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둘째, 순수이론적 측면의 중요성이다. 인간의 지각, 주의, 언어, 사고,과정의 본질에 대한 인지심리학적 이론과 이 과정들의 신경생리학적, 신경생물학적 기초를 제시해 주며, 컴퓨터에 의한 기계적 형태지각, 기계적 학습, 기계적 언어처리, 기계적 문제해결, 추론 및 판단 등에 대한 이론과 모델을 제시하며, 지의 철학적, 생물학적, 인류학적, 사회학적 기초를 규명해 준다. 기초과학 측면에서도 인기과학은 정보처리 문제의 연구를 하나의 독립된 기초과학 분야로 형성시켰으며, 관련된 인접학문들에 개념적, 이론적, 경험자료적, 방법론적 기초와 도구들을 제공해 준다.

셋째, 학제적 측면의 중요성이다. 기존학문의 개념적, 방법론적 제약성을 극복한 종합적 접근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인문사회과학 대 자연과학의 이분법적 분류체계가 현재와 미래의 학문체계에는 부적절한, 시대에 뒤떨어진 분류체계임을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는 대안적, 학제적 종합과학의 틀을 제시해 준다. 구미의 유수한 대학들에서 여러 학문들이 함께 참여하는 인지과학학과, 또는 인지과학대학이 제도적으로 개설된 것은 새로운 학문의 형성과 새로운 대학 교육 및 연구제도의 절실한 필요성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하겠다.

넷째, 응용공학적인 측면의 중요성이다. 일반공학적 측면에서는 컴퓨터과학을 데이터 베이스 위주에서 지식 베이스 중심으로 전화시키고, 두뇌의 신경단위들 사이의 연결에 기초한 신경모델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지능 컴퓨터를 구현하기 위한 이론적 기초를 제시해 주며, 컴퓨터와 인간의 상호작용 모델을 통하여 컴퓨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공학적 연구방향과 이론의 기초를 제시한다. 그리고 산업 및 일상생활 장면에서 인간이 사용하는 각종 도구와 기계의 디자인의 효율화 방법 및 이론의 기초를 제공해 준다. 인지공학적 측면에서는, 각종 교육기관, 산업체, 공공기관 등에서 새로운 지식 및 기술 습득과 교육의 효율화 모델 및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인지교수법 또는 컴퓨터 보조학습의 기초이론, 모델을 제시함). 각종 전문가의 인지적, 감각운동적 정보처리 모델을 제시하여, 의료장면, 군사장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산업장면에서의 인간전문가와 기계적 전문가 프로그램의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인간이 각종 문화적, 문명적 이기들에 어떻게 지식정보를 분할 저장하고 이를 활용하는가에 대한 설명모델을 제공해 준다.

다섯째, 기타 일반사회, 문화적 측면의 중요성을 들 수 있다. 두뇌에서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언어, 주의, 사고과정 등의 지적 기능 이상현상을 분석, 설명, 교정하는 이론들은 제공해 주고, 시각, 청각, 언어 장야의 개선이론과 방법을 제공해 주며, 운동감각능력 장애자의 개선이론, 학습지체아나 천재아의 교육이론과 모델을 제시해 준다. 또한 군사, 경제, 경영, 정치, 외교 등에서의 판단과 결정의 오류의 분석과 이의 개선방법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제공해 주며, 정치적, 경제적, 행정적, 산업적 각종 집단적 상황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정보가 어떻게 분할표상되며 이것이 집단적 인식과 과제수행에 주는 영향들을 분석 제시해 준다. 그리고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예술적 표현과 이의 이해과정에 대한 인지심리학적 분석과 이론적 설명을 제공해 준다.

이상에 기술한 인지과학의 의의와 중요성을 종합해 본다면,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의 작용과 관련된 각종 인간활동과 그 산물의 이해, 설명, 개선을 위한 개념적, 이론적 방법론적 틀을 제공해 주는 포괄적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자신과 생물계와 기계와 문화에 대하여 컴퓨터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는 틀을 제공해 주는 종합적 학문이다. 자연의 가장 오묘한 현상이며, 인류 최후의 개척지라고 불리는 마음과 두뇌와, 21 세기 인류과학 기술문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를 연결하여 미래의 정보화 사회, 컴퓨터 문화를 형성해 가는 구체적 도구와 개념적, 이론적 틀과 철학을 제시해 주며, 21 세기 인류과학의 중심이 될 학문이 인지과학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틀에서 이 책은 인지과학이 무엇인지 그 기원은 무엇인지, 어떤 유형의 주제가 어떻게 연구되어 왔는지, 남은 문제들은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각 분야에서 연구된 결과들을 집적하여 소개한 것이 아니라 계산모형에 입각하여 통일된 주제를 가지고 논의를 전하고 있다. 마음의 여러 현상에 대하여 저자 존슨 레어드는 여러 분야의 지식과 깊은 통찰력과 예리한 논리로 각 학문적 영역들을 이어주고 있다. 단순한 나열적 제시가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깊이 생각해 봄으로써 종합적인 틀 속의 인지과학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인지과학의 영향은 우리의 일상적, 학문적인 사고방식에 이미 상당히 점진적으로 스며들어 왔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그 영향을 뚜렷한 하나의 변혁으로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들이 이러한 변혁의 존재와 그 정체를 인식하건 못하건 간에, 이미 인간관, 고학관, 기계문명관, 사회문화관이 인지과학의 영향을 받아 달라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컴퓨터, 마음, 두되, 정보사회, 인식론 등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나 인지과학과 관련된 분야의 학문 (심리학, 인공지능학, 신경과학, 언어학, 철학, 인류학, 컴퓨터공학, 전기공학, 커뮤니케이션학, 수학, 물리학, 교육학, 사회학, 경제학, 행정학, 정치학, 의학, 미학, 문학, 음악학 건축학 등) 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지적 패러다임을 익히고 구체화하는 디딤돌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번역서의 미흡한 표현들 때문에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실상 새로운 학문의 지식을 담은 서적을 번역한다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언어이해나 번역에 대한 인지심리학적 이론에 따르자면 유일한 정확한 이해나 번역은 있을 수 없다. 번역은 저자의 언어표현을 단서로 하여 역자의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의 생각에 가능한 한 근사한 추론을 하여 제2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의 표현이 좋은 단서의 역할을 못하거나, 역자의 지식과 추론능력, 어휘 구사력이 부족한 경우, 번역은 저자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독자들은 번역의 미숙한 표현들을 양해하고, 잘못된 점을 발견하면 지적해 주며 가르침을 주기 바란다,

이 책이 번역할 가치가 있는 책으로 결정되고, 번역되어 출간되기 까지에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컸다. 먼저 이 책을 추천해 준 소흥렬 교수 (이대 철학과)와 조명한 교수 (서울대 심리학과) 에게 감사한다. 이책을 양서개발위원회의 지원서적으로 채택해 준 양서개발위원회와 관련 교수들에게 감사한다. 또 번역을 허락해 주고, 한국 독자들을 위해 한국판 서문을 써주고 사진을 보내주는 등, 이 번역서의 출판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 원저자 존슨 레이어드 교수에게 감사한다. 거친 번역문을 가다듬고 도움말을 준 김영진, 박창호, 방희정, 이건효, 이재호, 이흥철, 최영주 선생과 김귀현 교수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흔쾌히 출판을 승낙해 준 민음사의 박맹호 사장과 이영준 주간에게 감사한다. 끝으로, 번역의 시작에서부터 원고의 교정에 이르기까지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정대현 교수에게 감사한다.

 

최근의 인지과학 관련 읽을거리

이 번역서의 운전이 출간되기 이전과 이후에 국내외에서 인지과학을 소개하는 문헌들이 여럿 출간되었다. 그중에서 국내에서 비교적 구해보기 쉬운 문헌들을 일부 소개한다.

Gardner, H. (1985). The Mind's new science : A history of the cognitive revolution. New York : Basic book. (인지과학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좋은 소개서이다. 역사서 흐름을 잘 기술하고 있다.)

Stillings, N. et als. (1987). Cognitive science : An introduction. Cambridge, Mass. : MIT Press (첫 인지과학 교과서이다. 인지과학의 연구 주제별로 인지과학의 핵심구성학문들의 틀을 유지하며 개괄하고 있다.)

Posner, M. I. (Ed.) (1989). The foundations of cognitive science. Cambridge, Mass. : MIT Press (인지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과 일반 인지과학자들을 위해 인지과학의 전 영역을 깊은 수준에서 다른 종합적 개괄서이다.)

Osherson, D. N. Ed. (1990). An invitation to cognitive science. Cambridge, Mass. : MIT Press (세 권으로 된 종합적 개관서이다. 인지과학의 영역을 언어 (1권), 시각적 인지와 행위 (2권) , 사고 (3권)의 세 영역으로 대별하여 인지과학전공, 또는 비전공 대학원생이나 학부 상급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지과학의 연구 주제별 소개서이다.)

Churchland, P. M. (1988). Matter and consciousness : A contemporary introduction to the philosophy of mind (2nd Ed.). Cambridge, Mass. : MIT Press. Flanagan, O. (1991). The science of mind (2nd Ed.).  Cambridge, Mass. : MIT Press. (두 권 모두 철학적 관점에서 인지과학의 내용을 개괄하여 정리한 소개서이다.)

조명한 외 (1989), 『 인지과학 : 마음, 언어, 계산 』, 서울, 민음사. (인지과학에 대한 서론과 각 분야별 연구주제에 대한 연구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