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혁명 '브레인 웨이브'] [2] 구글도 페이스북도 두뇌에서 따왔다 : 조선일보, 전병근, 2011.03. 30 : 구글 인터넷 링크 방식, 두뇌 뉴런의 방사형 닮아… 뇌과학 등 첨단 자연과학, 인문사회과학과 접목돼 폭발적인 융합 일어나 ... "우리가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3개쯤 됩니다. 그런데 이게 알코올 중독자가 술병을 봤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아요." 연세대에서 '소통지능과 행복'이란 강의를 진행하는 김주환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이런 예시로 440명의 수강생을 사로잡는다. 서울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이탈리아에서 움베르토 에코 교수에게 기호학을 사사한 후, 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박사를 땄다. 하지만 지금 몰두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뇌과학. 그는 "인간의 소통능력의 핵심이 어디에 있을까, 타인의 의도나 감정 파악능력의 기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뇌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외 이공계 교수들과 뇌 과학 스터디도 한다. 연세대 의대 뇌분자영상기술연구실을 이끄는 박해정 교수의 팀원은 의학, 통계학, 물리학, 공학, 언어학, 심리학, 수학, 커뮤니케이션학과 등에서 온 '다국적군'이다. 지난 25일 신촌 연대 세브란스병원. 자정이 다 된 시각 본관 4층 MRI실로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피실험자 역을 맡은 학생은 뇌파와 fMRI(기능성 뇌방사성영상) 측정을 위한 실험용 모자를 쓴 후 기기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실험은 수면상태로 빠져드는 순간의 뇌신경계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것. 궁극적으로는 꿈이나 수면이 왜 필요한지, 뇌는 수면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알아내는 게 목표다. 이 과정에서 뇌신호 정보처리를 위해 통계·수학도가 필요하고 다양한 응용연구 과제 설정을 위해 언어·심리학도의 참여가 필수다. 뇌를 중심으로 학문이 빠르게 융합하고 있다. 인문과학·사회과학·자연과학도들도 '뇌' 연구에 팔을 걷어부친 것. 산업 분야에서는 이미 뇌과학을 응용한 지 오래다. 아마존·페이스북의 핵심 인재는 인공두뇌 전문가들이다. 구글 창업주 래리 페이지는 스탠퍼드대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했고, 그가 인터넷 페이지를 링크하는 방식은 두뇌 뉴런의 방사형과 닮았다. '지식의 대융합'을 쓴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은 "뇌과학을 비롯한 첨단 자연과학이 인문사회과학에 접목되면서 폭발적인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융합이 경계를 넘나들면서 신기술과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경영기법에서도 뇌과학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찰스 제이콥스는 최근 저서 '리와이어'(프런티어)에서 CEO를 향해 '두뇌경영법'을 말한다. 그는 "두뇌 스캐닝과 인지 실험, 행동과학 연구에서 얻은 결과는 조직 관리, 매출, 리더십 등 경영의 모든 측면에 극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혼융은 혼돈을 낳기도 한다. 학계 내부에서조차 뇌과학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뇌 자체를 신경생물학으로 접근하는 편과 뇌의 기능(지능)에 초점을 맞춰 이론적으로 설명하려는 입장으로 나뉜다. 그래서 뇌에 대한 데이터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할 적절한 이론이나 모델은 아직 빈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쏟아지고 있는 뇌 서적들도 보편적으로 인정된 학문적 견해보다 주관적인 해석에 가까운 책들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대식 카이스트대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뇌를 책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수많은 자료는 확보했지만 아직 제대로 읽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이비 뇌과학이 활개치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4의 혁명 '브레인 웨이브'] [1] 뇌가 열린다 학문이 모인다 : 조선일보, 전병근, 2011.03. 29 : "인간을 이해하려면 1.4㎏ 뇌를 들여다봐야"… 인문·사회·예술계도 관심 ... 수도승 머리에 전극 꽂아 '종교와 마음' 연구도 ... 프로
골프선수와 초보자의 스윙 순간 뇌 상태를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로 찍었더니 완전 딴판이었다. 초보는 머릿속에서 배운 것을 정리하느라 생각이 복잡했다. 감정 중추인 변연계까지 뇌가 활성화돼 있었다. 반면 프로는 반복훈련 결과 뇌의 운동피질만 조금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과학 전문 학술지 뉴로이미지에 실린 논문 내용이다. 피아노 레슨도 마찬가지. 숙달된 피아니스트의 뇌를 스캔해보면 손가락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유독 발달해 있다. 골프, 피아노, 젓가락질에 미숙한 것은 '몸치'여서가 아니다. 뇌의 신경망
연결이 덜 형성된 탓이다. 그뿐 아니다. 남녀의 생각차이는 물론 정치적 보수·진보의 성향 차이, 동·서양 문화 차이, 종교적 믿음까지 이제는 뇌로 설명이 가능하다. 무게 1.4㎏ 안팎(체중의 약 2%)에 불과한 이 양배추 모양 장기 주변에 이공학계는 물론 인문·사회과학계까지 몰려들고 있다. 뇌신경기술 분야 저자인 잭 린치는 이를 농업·산업·정보화 혁명에 이은 제4의 혁명 '브레인 웨이브(Brain Waves)'라 부른다. 뇌를 정점으로 한 신경계를 뜻하는 접두어인 뉴로(neuro)는 학계에서 최첨단과 동의어가
됐다. 뇌과학과 사회과학을 결합한 '소셜-뉴로사이언스'부터 건축에 접목한 '뉴로-아키텍처'에 이르기까지 뇌과학 열풍의 기세는 논스톱이다. 출판계는 이미 뇌 서적 홍수다. '긍정의 뇌'(질 테일러·윌북)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바버라 스트로치·해나무) '브레인 룰스'(존 메디나·프런티어) '뇌가 나의 마음을 만든다'(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바다출판사) 등 서가 하나를 채우고도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