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News : 2009 년 3 월

 

디지털로 혀 인공지능 진단 : 중앙일보,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2009/03/27 : .... 설태 분포 보고 병 증상 판별 ‘디지털 설진기’ 개발 .... 혀에 노란 설태가 낀 사람은 소화기가 안 좋거나 장기에 열이 있는 것으로 한의사들은 본다. 그러나 설태의 양이나 색깔이 모호할 경우 한의사마다 진단이 다른 경우가 많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박사팀은 설태의 분포를 보고 자동으로 병증을 판별하는 디지털 설진기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의사들의 오진 가능성이 크게 줄게 됐다. 디지털 설진기는 개인용컴퓨터 (PC) 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했다. 컴퓨터 안에는 설태 분포에 따른 병증 데이터 베이스가 내장됐다. 그동안 3000여 명의 환자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집어 넣은 것이다. 이를 디지털 카메라가 찍은 혀의 영상과 비교, 병증을 인공지능으로 판별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설진기는 혀의 상태와 설태 분포, 혀의 표면 상태 등의 정보를 모아 종합적으로 분석하도록 설계됐다. 지금까지 한의사들은 한 종류의 설태만 끼어 있을 경우 오진이 거의 없었지만 백태·황태·홍태 등이 섞여 있을 경우 소견이 서로 다른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인간 축구팀을 이기는 로봇 축구팀 : 중앙일보, 이수지 기자, 2009/03/27 : 유럽 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스페인 국가대표팀이 로봇 축구팀에 3-0으로 지고 있다. 이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아시아, 미국, 유럽의 로봇 개발자들은 이 대단한 목표를 꿈꾸고 있다. 포괄적 조직인 국제로봇축구연맹(FIRA)과 로보컵 연합(RoboCup Federation) 소속 연구진과 개발진은 2050년까지 축구경기에서 세게 1위 축구단을 이길 로봇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로봇축구대회가 처음 열린 이후 연구진은 이미 목표를 항해 주목할 만한 로봇 기술 개발을 이룩했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교 산하 로봇 및 정보 시스템 센터의 연구진 필 커버하우스는 "로봇축구대회에서 인간이 다리 4개 혹은 바퀴로 움직이는 최초 로봇을 제어했지만 현재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7년 이후 연구진은 두발로 걷는 로봇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현재 로봇은 외부에 의한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장착된 카메라가 움직일 목표지점과 공과 상대 선수가 어디 있는지 감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한층 나아진 로봇기술 개발로 그들의 목표에 거의 다 온 듯 보인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칼로스 III 대학 연구진은 3월 과학기술전문잡지인 '엑스퍼트 시스템즈 위드 어플리케이션’ 온라인 최신판에서 인공지능 분야인 기계학습(machine-learning) 방법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과학자들은 동일한 상황에서 실제 사람이 반응하는 방법을 기초로 시각 자극에 단순하게 반응할 수 있게 가상의 선수를 가르칠 수 있게 됐다. 로봇이 언젠가는 축구경기에서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 올해 로봇은 오는 6월과 7월에 걸쳐 호주에서 열리는 로보컵 경기와 8월 한국에서 열리는 FIRA 로보월드컵에 출전하게 된다. 현재 가장 최상급 선수는 두발로 움직이는 인간형 로봇이다. 로보컴 2009의 제랄드 스타인바우어 공동의장은 올해 대회가 13회째며 첫 대회 이래 회를 거듭할수록 로봇 기술이 발전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로보컵에 인간형 로봇 3개 팀이 경기를 가졌다”며 “두발로 걷고 공을 갖기 위해 서로 다투고 점수를 올리고 있어 이제 인간 축구단을 이긴다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커버하우스는 “특히 두발로 걷는 로봇이 도입되면서 양 대회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로보컵에는 40개국의 3000여 로봇축구선수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로봇’ 인재가 되려면 어떻게- 홍성용 교수에게 듣는다 : 중앙일보, 박정식 기자, 2009/03/16 : .....수학·과학·사회 문제에 정통… 상상·창의력 계발도 꾸준히 .... 최근 대전교육정보원에서 로봇영재교육에 나선 로봇 권위자인 KAIST IT영재교육원의 홍성용 교수에게서 로봇 산업과 인재 육성에 대해 들었다.

-로봇영재교육 대상에 선발된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은.
 “로봇을 만들기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래밍과 창의력·응용력이다. 교육은 세 개로 구성된다. 하나는 로봇 인성교육으로 로봇의 원리와 로봇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배운다. 둘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래밍으로 로봇의 동작 원리를 알아본다. 마지막은 로봇제작과 실험을 통해 로봇이 인간 생활에 미칠변화와 대처에 대해 논의한다.

-초·중·고교에서 방과후학교나 실업계 전공으로 이미 로봇교육을 해오고 있다.
 “기존 교육은 기계나 전기·전자에 치우쳐있다. 로봇 산업이 그동안 반복 작업, 기계공학 등 하드웨어 면에서 발전돼 왔기 때문이다. 앞으론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갖고 인간 생활에 밀착된 로봇 개발이 필요하다. 청소·댄싱·음악연주·간병 등을 하는 로봇 탄생이 그 예다. 그러나 초·중학교의 기존 특기적성교육은 로봇조립 체험에 그치고 있다.

-로봇영재교육은 무엇이 다른가.
 “먼저 VPL(Visual Programming Language) 기반의 시뮬레이션으로 로봇의 원리를 배운다. 로봇을 만들지 않아도, 다양한 기능들을 실험·응용할 수 있다. 이어 시뮬레이션 내용으로 실제 로봇을 제작해본다. 교육은 한발자국 더 나아가 토론·발표·논술 수업을 한다. 로봇에 대한 생각과 논리를 키우기 위해서다. 일부 교육은 영어로 진행된다.

-기술과 철학을 함께 배운단 말인가.
 “그렇다. 기존 로봇교육은 부품조립·조작에만 집중돼 학생들의 생각이 장난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로봇교육을 인간의 사회성·도덕성으로 넓히면 기술교육과 인성교육이 결합된다. 예를 들어, “로봇은 나이가 없다. 존댓말을 쓰게 할까 반말을 쓰게 할까?” 물으면 학생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난다. 토론을 통해 로봇 제작 이전에 먼저 윤리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어 그에 필요한 부품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봇교육은 미래 인재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교육이 아닐 수 없다.”

-로봇교육은 영재교육과 어떻게 관련되며 어떤 재능을 발달시키나.
 수학·과학 영재의 경우 수리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현실문제에 대해서는 해결력이 부족하다. 로봇교육은 수학적·과학적·사회적 문제를 모두 아우른다. 실현가능성을 함께 생각해야 하므로 현실적인 문제해결력과 논리성·창의성·응용력이 요구된다.

-외국에서는 로봇분야 인재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인재 교육은 대학이상에 맞춰져 있다. 부품 비용이 비싸고 생산량이 적으며, 어린이 안전사고 우려로 조기영재교육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완성형 로봇을 연구·교육하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결과 외국도 대부분 로봇 분야를 기계·전기·전자·컴퓨터 등 여러 학문에서 다르게 교육한다. 기계·전기학과는 로봇의 모터와 회로에 대해, 전자학과는 마이크로칩 설계 등에 대해, 컴퓨터학과는 로봇제어프로그램, 인공지능 등에 대해 교육한다. 미국 MIT에서는 유비쿼터스 분야를 접목한 URC(Ubiquitous Robotics Companion) 로봇에 대해 연구 중이다.

-로봇분야의 인재가 되려는 학생과 부모에게 조언해준다면.
 “최근 미국의 한 연구소가 도마뱀 로봇을 만들었다. 벽을 타고 다니는 기술을 개발한것이다.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두 개념이 합쳐져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기술 개발에 앞서 상상력과 창의력 계발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설계하는 논리력을 갖춰야 한다. 부모는 ‘틀’이 없는 자녀교육을 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이렇게 해야 해’라고 조건과 제한을 두고 생각하면 자녀의 소질과 관심을 찾기 어렵다. 공상과학영화를 봐도 ‘로봇이 인간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식으로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성화학교 1 - 로봇고교 진학을 원하면 : 중앙일보, 박정식 기자, 2009/03/16 : ..... 컴퓨터 C언어 익히고 면접·실기고사 대비해야 .... 특성화학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특성화학교는 특정 분야의 인재나 전문직업인을 키우기 위해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 대부분이 전문계고(실업계)가 전환된 유형이다. 최근엔 졸업 직후 산업현장에서 바로 업무 수행이 가능한 고급기능인력을 양성하는 정부 지정 마이스터고까지 생겼다. 특성화 분야는 애니메이션고·자동차고·관광고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심지어 미디어·반도체·IT모바일·의료기기 등 첨단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먼저 로봇 분야의 특성화 교육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로봇 작동원리에서 제작까지 기본실무 습득 : 로봇 제작은 기계와 전자를 복합·적용하는 분야여서 메카트로닉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교 과정의 로봇 교육은 크게 자동화로봇·로봇제어·마이크로로봇·로봇재료 등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래밍과 전문제도가 공통 기초과목이다. 전공별로 보면 자동화로봇은 산업자동화 로봇시스템을 설계하는 시스템 전문가 과정이다. 로봇기초·자동화시스템·로봇제작·전자기계공작을 배운다. 로봇의 작동원리·공장자동화·제어프로그램 등을 익혀, 산업현장의 로봇을 제작·운용한다. 1학년 때는 블록조립기구로 로봇공학과 전기전자의 기초를 익힌다. 2학년 땐 공작기계조작·전기전자·프로그래밍을 배운 뒤, 3학년 때 CAD·CAM 설계, 가공·조립, 프로그램 입력 등으로 로봇을 직접 제작한다. 로봇제어 전공은 지능형 로봇을 만드는 과정이다. 인체의 감각기관과 같은 센서와 신호처리 기술을 배워 로봇 시스템을 만드는것이다. 신입생 때는 전기·전자회로를 배우고, 2학년 땐 로봇 제어 요소를 설계한다. 3학년 땐 마이크로프로세서·로봇설계제작·모션제어·디지털논리회로를 배우며 초급 단계의 인공지능형 로봇을 만든다. 마이크로로봇 전공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프로그래밍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전자기계공작·디지털논리회로를 익혀 초소형 로봇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설계한다. 로봇재료 전공은 로봇산업의 신소재를 발굴하고 성능을 시험하는 과정이다. 3D모델링 실무로 재료 설계기술을 배운다. 서울로봇고 김인목 교사(로봇제어과장)는“고교과정은 기본 제작실무로 구성돼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마쳐야 로봇지식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며 “졸업생 대부분이 공학계열 대학으로 진학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사는 “학생들이 로봇 제작 실무를 겸비해 대학에서 우수한 학업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관련 경진대회에 출전해 수상실적 올려야 : 로봇 고교들은 대부분 중학교 내신으로 학생을 뽑는다. 서울로봇고의 경우 로봇관련대회의 입상실적이 있거나, 관련 자격증 취득으로 실무능력과 소질을 갖추면 특별전형으로 우선 선발하기도 한다. 서울로봇고 고현진 교사는 “중학교 때 로봇경진대회에 자주 출전하거나 컴퓨터 C언어를 미리 익혀두면 고교 로봇교육과정에 적응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로봇 고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희망학교의 최근 합격선을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성적과 비교해 중 2~3학년 때 취약한 과목을 보완할 수 있다. 특성화고는 대학 진학 시 동일계열 전공으로 입학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봇에 대한 기본 지식을 묻는 면접이나 실기·실습도 치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모집지역제한과 기숙사 시설 여부도 알아야 한다. 모집대상은 전국이면서 기숙사가 없어 통학거리가 멀어지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일부 학과에만 로봇교육이 설치된 학교보다, 전체 교육과정이 로봇 분야로 통일된 학교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학교가 전문 교사들을 많이 확보하고 필수과목을 로봇교육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교 재학때는 로봇 관련 경진대회에 자주 출전해 입상실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졸업 후 취업과 대학 진학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올 9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국제기능경기대회 부터 로봇이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점도 한 배경이 됐다. 이번 국제기능올림픽대회의 모바일로보틱스 부문에 최연소로 출전하는 김원영(17·서울로봇고3)군은 “초·중·고교 로봇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군은 “정규교육과정에서는 로봇교육을 받기 어려우므로 방학 중 로봇캠프와 학기 중 주말로봇교실을 이용해 소질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봇산업 초기단계, 블루오션 선점이 관건 : 로봇 교육은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현 관련 산업이 시작 단계여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선택해야 한다. 로봇고교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취업을 보면 주로 공장자동화설비, 시스템 설계, 로봇완구, 시스템 프로그래머,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으로 진출한다. 대학 진학 때는 기계·전기전자자동화·로봇시스템·자동화공학·컴퓨터응용기계과·마이크로로봇과 등에 입학한다. 관련 자격증은 마련된 것이 없다. 생산자동화기능사·수치제어밀링기능사·금속재료시험기능사·정보처리기능사·마이크로프로세서기능사 등을 취득할 수 있으나 로봇과 직접 관련된 자격증은 없다. 로봇 시장이 초기 단계여서 선택할 수 있는 직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수요가 계속돼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KAIST IT영재교육원의 로봇영재교육 홍성용 교수는 “과거 장난감에 머물던 로봇의 영역이 군사·경비·청소·심지어 학습 서비스로 넓어지고 있다”며 “그에 따라 로봇디자이너·로봇소재연구원·로봇에너지원 개발자·로봇윤리가 등으로 관련 직종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이 적은 지금이 틈새시장과, 표준화 시장선점을 노릴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과학연구소에 철학박사가 근무한다고? : 중앙일보, 심재우 기자, 2009/03/20 : ......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여명숙 박사 .... 어렴풋한 아이디어 제품에 인문학적 상상력 불어넣어 ‘왜 그런 제품 개발해야 하나’ 근원적 문제 제기로 시야 넓혀..... “이런 걸 왜 개발하려고 했을까요. 국민 세금을 이런 데 써도 되는 겁니까.” 13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14층 회의실에서 한 연구원이 계속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박사급 10여 명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이 연구원만 튀는 발언을 자주 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은 혈압과 혈당 등을 체크해 담당 주치의에게 정보를 전송하는 건강지능센서 개발이 주제였다. ‘모바일 바이오 센서(Mobile Bio Sensor)’를 줄여 모비오(MoBio)로 명명된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리더인 김성훈 서울대 약대 교수를 비롯해 지능형 로봇, 환경에너지 자원, 건설교통, 정보기술(IT), 산업디자인 전문가 등이다. 그중에서 가장 특이한 인물이 여명숙(43·여·사진) 박사다. 그는 이화여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이날 토론에서 여 박사의 공격적인 발언에 멈칫하던 이공계 박사들이 이내 한마디씩 응수하며 아이디어를 보탰다. 어렴풋한 아이디어 제품이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의견이 모아졌다.  여 박사는 “제 역할은 지엽적 문제보다는 좀 더 근원적으로 왜 그런 걸 개발해야 하는지 물으면서 동료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이라며 “철학개론 수업 한번 들은 적 없는 이공계 박사들에게 인문학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점에서 쓸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세대융합기술원은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서울대 교수들이 겸직으로 나노 소재, 융합생명과학, 차세대 자동차, 지능 로봇, 소프트웨어, 환경에너지 자원, 정보기술, 건설교통, 범학문 통합 등 9개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융합이 가능하다. 여 박사는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스탠퍼드대 인지과학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KAIST 전산학과 전임연구원을 거쳐 지난해 가을부터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제 논문 제목은 ‘사이버 스페이스의 존재론과 그 심리철학적 함축’입니다. 가상현실에 관한 내용이죠.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은 서양철학의 오랜 주제입니다.”여 박사는 김성훈 교수와 함께 ‘생명게임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암을 정복하는 슈팅게임이다. 한마디로 몸속에 들어가 암세포와 싸우는 게임이다. 김 교수는 “철학박사와 대화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두 권의 인문서를 읽어야 한다”며 “딱딱한 얘기를 꺼냈다가 혼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 박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자지만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완벽한 자아를 망가뜨려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알려줘야 했다”면서 “다행히 실험광 출신이라 게임광을 이해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여 박사는 “처음 이곳에 들어왔을 땐 기술적인 내용을 잘 몰라 답답했다”며 “그러나 이학박사의 발표를 공학박사들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얘기를 듣고 안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술분석 회의에 참석했다”며 “이젠 서당개 정도의 흉내는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다 보니 당장에라도 도시 하나를 폭발시킬 만한 에너지가 느껴진다”며 “하나의 문제를 놓고 다각도의 해결책이 만들어지는 지적 체험은 이곳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