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News : 2009 년 2 월

 

10년 후, 주목 받을 과학기술 분야 뇌 공학·로봇전문가 등 뽑혀 : 조선일보, 김명교 맛있는공부 인턴기자, 2009/02/16 : 10년 뒤 과학기술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을 직업은 무엇일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최근 과학기술분야 박사 623명을 대상으로 10년 뒤 과학기술분야 유망직종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10가지 신(新) 직업군을 선정했다. 조사 결과 10년 뒤에는 '로봇전문가'와 '인지·뇌 공학전문가'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직업은 '유비쿼터스·사이버전문가'였다. 또 '차세대 에너지 전문가'도 주목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허대녕(34) KISTEP 부연구위원은 "현재 중고생들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는 10년 뒤를 생각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전문가 ...... 활동: 수요자의 기호와 목적에 맞게 로봇의 설계·개발·판매·관리 활용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  .... 관련직업: 로봇 개발자/설계자, 로봇 콘텐츠 개발자, 로봇 프로그래머, 로봇 엔지니어

바이오·의공학전문가 .... 활동: 공학,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의 융합기술을 토대로 의료 지원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직업: 유전자·줄기세포 연구원, 인공장기 개발자, 의료장비 개발자, 유해성 평가 전문가, 식량 전문가

인지·뇌공학전문가 ..... 활동: 뇌의 작용원리와 의식현상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의학, 공학분야는 물론 마케팅, 교육, 인공지능 개발 등 여러 응용분야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한다. ... 관련직업: 인공지능 개발자, 뇌분석/뇌질환 전문가, 두뇌계발 전문가

환경·에너지전문가 .... 활동: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영향과 다양한 규제 분석을 통해 기업 및 국가 차원의 대응전략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 업무환경 개선 방안 컨설팅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또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개발 및 성능 평가, 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 관련직업: 환경/기상 컨설턴트, 에너지 컨설턴트, 친환경 제품 개발자, 차세대 에너지 연구원

유비쿼터스·사이버전문가 .... 활동: IT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접목한 건축, 도시 설계 및 개발과 사이버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의 니즈(needs)를 분석해, 사이버 시스템 개발 및 관련 분야 서비스를 제공한다. ..... 관련직업: 유비쿼터스 시스템/네트워크 전문가, U-City 전문가, 사이버환경(가상현실) 전문가, U-Learning 개발자

생활안전전문가 .... 활동: 온라인 및 정보통신 매체를 활용한 각종 범죄 예방 및 수사, 기업의 기술유출 방지 등과 관련해 활동한다. .... 관련직업: 정보 보안 전문가, 사이잭(Cyjack·해커를 잡는 직업), 방재전문가, 제품 안전진단 전문가

건강·실버전문가 ..... 활동: IT 등의 공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분석, 관리하는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 및 의료서비스 산업과 관련해 활동한다.... 관련직업: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건강 코디네이터, 병원 코디네이터, U-헬스케어 서비스 전문가, 실버시터

R&D컨설팅전문가 .... 활동: 새로운 기술의 발굴 및 지식재산(특허)의 창출과 사업화, 기술 거래 등 지식재산의 활용을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또 산·학·연 간의 공동연구, 수탁연구의 추진 및 연구성과 홍보 등을 지원한다. ..... 관련직업: 지식재산 전문가, 산·학·연 협력 코디네이터, 기술지원 컨설턴트, Lab 매니저, 전문 테크니션

금융서비스전문가 ...... 활동: 우수한 수리적 능력과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한 금융서비스전문가로서, 효과적인 금융활동지원을 위한 최적화된 비용 산출 및 재원 활용 컨설팅 활동을 한다. ..... 관련직업: 비용산정 전문가, 금융상품/자산관리 전문가, 사이버 금융 전문가

문화·홍보전문가 ..... 활동: 과학기술분야의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상품 및 기술에 대한 홍보·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예술, 문화, 오락 분야에서 과학기술 전문지식을 접목한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로 활동한다..... 관련직업: 특수효과 기술자, 디지털 PD, 기술 마케팅 전문가, 과학 문화 전문가

구글·NASA 도움 받아 ‘특이점 대학’ 만든다 .. ‘2045년 영생 시대’ 주장한 미래학자 커즈와일 : 중앙일보, 이종찬 기자, 2009/02/08 : “2045년 인간이 영원히 사는 시대가 열린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61). 커즈와일이 ‘특이점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의 총장이 된다. 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기술오락디자인(TED) 콘퍼런스에 참석해 “다음 세대 인류가 맞을 중대한 도전에 대비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이점 대학’을 올해 6월 설립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이름은 2005년 자신이 펴낸 유명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Singularity is near)』에서 따왔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특이점 대학의 설립을 지원한다. 특이점 대학 설립은 미국의 우주연구 후원단체인 엑스 프라이즈 재단의 피터 다이어맨디스 회장이 2년 전 커즈와일에게 처음 제안했다. 이후 구글의 공동 설립자 레리 페이지와 NASA 에임스 연구센터 소장 사이먼 피트 워든이 돕겠다고 나서면서 급물살을 탔다. 구글은 특이점 대학 설립을 위해 이미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자금을 내놓은 상태다. NASA는 캠퍼스가 캘리포니아의 ‘NASA 에임스 연구센터’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끔 배려했다.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세기 기술 발달 경향을 분석해 보면 그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2029년께면 인간의 지능과 구별이 안 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고 2045년께는 인간의 지능보다 수십억 배 이상 똑똑한 기계지능이 출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2045년께는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인간의 역사가 그 이전과 단절될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 시점을 ‘특이점’이라고 불렀다. 커즈와일은 2045년 이후 인간의 수명이 무한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십억 개의 미세한 기계(나노로봇)가 인간의 몸에 들어가 건강을 유지시키고 기계지능이 인간지능과 결합하는 ‘사이보그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는 인류가 곧 에너지·환경·질병·가난 등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해 환갑인 그는 특이점을 목격하기 위해 하루 150알의 영양제를 복용하고 매주 50여 가지의 생리적 지표를 측정하는 등 특별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커즈와일의 이론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기술지상주의적이고 낙관적인 이론”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러나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4일 “구글과 NASA가 ‘특이점 대학’의 설립 지원에 나선 사실은 커즈와일의 이론이 주류 학계에 의해 점점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커즈와일은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류가 처한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것이지만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파괴적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본지 2008년 12월 21일자 14면> 특이점 대학은 올해 첫 신입생 30명을 받아 향후 120명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정식 학위가 수여되지 않는 ‘싱크탱크’식의 연구기관으로 운영된다. 9주 코스의 강좌에 학비는 2500달러 정도며, 강의는 최근 급격한 발달 속도를 보이는 바이오, 나노, 인공지능 등의 분야가 중심이 된다.

美 인공지능시대 대비한 대학 설립 ... `싱귤래러티 대학`에 구글.NASA 등 지원 : 중앙일보,  2009/02/04 :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 첨단기술을 개척할 과학자 양성기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들어선다. 4일 AP 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에 따르면 구글과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은 레이 커즈와일 박사를 총장으로 한 '싱귤래러티 대학'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 커즈와일 박사는 21세기 상반기중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등 새로운 문명이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온 발명가이자 미래학자로, 대학 이름도 2005년 출간된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땄다. 여기서 특이점 또는 임계점이란 유전공학, 나노공학, 로봇공학 등 기술의 발전 속도가 '수확 가속의 법칙'에 의해 감당할 수 없는 시점을 일컫는다. 실리콘밸리의 NASA 에임스연구센터에 들어설 싱귤래러티 대학은 올여름 30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9주간 각종 첨단기술을 가르칠 예정이다. 과학연구 성과를 종합해 빈곤, 질병, 지구온난화, 에너지난 등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한다는 취지다. 대학은 인근의 유명 기술업체에서 강사를 초빙하고 학생들과 함께 컴퓨터, 생명공학, 인공지능, 에너지, 법률 등 10개 분야를 아우르는 특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비(非)학력인증 기관인 이 대학은 내년에는 120명의 수강생을 받고 기업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3일 또는 10일의 단기 과정도 개설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미 대학에 100만달러를 기부했고 다른 업체들도 최소 25만달러 후원을 약속하는 등 기업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강 신청은 학교의 웹사이트(www.singularityu.org)를 통해 할 수 있다.

섹시 성형 후 무엇이 바뀔까 : 월간중앙, 복거일 소설가 시인, 2009/02/01 : ....

인간의 노후화를 부른 문명의 기계화는 지난 세기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다. 하지만 기계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수행해온 기능을 점점 기계가 맡게 되어 사회의 움직임에서 인간의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 인간의 노후화(obsolescence) 또한 재촉되고 있다. 그리고 기계에 밀린 인간은 역설적으로 육신을 숭상하는 풍토를 낳고 있다. ....

1. 문명의 본질은 기계의 사용이다. 기계로 사람 육신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문명은 발전한다. 사회적 공간을 가득 채운 갖가지 기계 덕분에 현대문명은 번창한다. 만일 지금 존재하는 기계의 상당부분이 사라진다면, 안정적으로 보이는 현대문명은 이내 무너지고 얼마 되지 않는 생존자들은 원시적 삶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기계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나온 중요한 현상 가운데 하나는 인간의 노후화(obsolescence)다. 사람이 수행하던 기능을 점점 기계가 맡게 되어, 사회의 움직임에서 인간의 역할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가 주로 일을 처리하고 사람은 부차적 역할만 한다. 비록 언급되는 적이 드물지만, 인간의 노후화는 문명 수준의 근본적 현상이며, 여러 가지 중요한 함의를 지녔다. 그것은 이미 한 세기 넘게 우리 삶을 다듬어낸 힘이며, 앞으로 우리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들은 더 나은 기술에 의해서만 풀리거나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은 기술이란 더 낫고 흔히 더 많은 기계를 뜻한다. 그런 기계들은 물론 인간의 노후화를 재촉할 것이다.

2. 원시문명부터 중세문명까지 기계는 사람의 능력을 강화했다. 점점 발전된 기계가 나왔지만, 기계 체계의 중심은 사람이었다. 근대문명이 증기기관·내연기관·전동기와 같은 동력을 이용하는 기계를 쓰기 시작하면서 사람은 마침내 힘들고 단조로운 일에서 해방됐다. 그러나 이런 바람직한 변화는 사람의 근육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몫을 빠르게 줄였고, 이제는 사람의 근육은 적어도 산업현장에서는 거의 노후화했다. 현대에 컴퓨터가 보급되자 사람의 판단을 컴퓨터가 점점 더 많이 대신하게 됐다. 그래서 체계의 환로(loop)에서 사람이 점점 배제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 근년에 크게 발전한 무인항공기(UAV)는 전형적이다. 미국 본토에서 원격조종하는 무인항공기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선에서 큰 역할을 한다. 덕분에 무인항공기 편대는 지금 미국 공군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부문이다. 영공을 지키기 위해 출격하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모습이 머지않은 미래에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군대만 무인항공기를 쓰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국경 순찰, 경찰의 감시, 과학적 조사, 재난 구호와 같은 일에서 무인항공기의 쓸모가 점점 커진다. 무인항공기의 성공은 컴퓨터, 원격조종, 감지기술, 자료 전송 같은 여러 분야에서 나온 혁신에 크게 힘입었다. 앞으로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성능은 점점 좋아지고, 값은 꾸준히 내릴 것이다. 이런 추세는 자연스럽게 조종사 없는 여객기의 출현을 부를 것이다. 그런 여객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요소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대형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Global Hawk)’는 스스로 이륙해 바다 건너 지상 관제탑의 유도 없이 착륙한다. 문제는 무인항공기의 발전이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공군은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고, 민간분야에서는 여객기 조종사와 관제사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다. 당연히, 저항이 거셀 터다. 그러나 항공체계의 환로에서 조종사가 가장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가장 취약한 부분임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조종사 없는 여객기의 출현은 막을 수 없다. 앞으로 사람에 의해 조종되지 않는 기계들은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당장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기계는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다. 이런 자동차는 20년 안에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런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안전하고 소통이 원활할 것이다. 이런 변화의 집합적 영향은 산업현장에서 뚜렷하다. 제조업 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서비스업이 커지는 추세는 주로 사람의 근육과 판단이 기계의 그것들로 대치되는 현상에서 나온다.

3. 기계가 대치하는 것은 실은 사람의 근육과 일상적 판단만이 아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특질이라고 할 수 있는 지성까지 점점 기계가 대신한다. 이제 모든 지적 작업은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이뤄지고, 사람이 컴퓨터에 의존하는 정도는 점점 커진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체계(expert system)라고 불리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나와 사람의 지능을 보완한다. 전문가체계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참고하는 규칙과 자료들을 정리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게다가 전문가체계들은 스스로 배우는 능력까지 갖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한다. 이제 진료와 법률 판단을 위한 전문가체계는 의사와 법관들이 꼭 참고해야 하는 도구가 됐다. 이런 추세에서 상징적 사건은 한 세대 전에 나왔다. 위상수학이 초기에 이룬 성과 가운데 하나는 ‘4색추측(four color conjecture)’이었다. 맞닿은 지역이 같은 색이 아니도록 지도를 칠하는 데는 네 가지 색깔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추측을 증명하는 일은 보기보다 힘들었다. 마침내 1976년 케네스 아펠(Kenneth Appel)과 볼프강 하켄(Wolfgang Haken)이 이 문제를 풀어 ‘4색추측’은 ‘4색정리(four color theorem)’가 됐다. 그러나 이 증명을 사람이 완전히 따라갈 수는 없다. 증명 과정이 너무 방대해 사람이 그것을 다 읽는 것은 불가능하며 컴퓨터 프로그램만 따라갈 수 있다. 즉, 컴퓨터는 증명의 본질적 부분이 됐다. 이어 ‘케플러의 추측(Kepler’s conjecture)’이 컴퓨터의 도움으로 증명됐다. 과일과 같은 상품을 되도록 조밀하게 진열하는 문제는 수학에서 ‘구체포장(sphere packing)’이라고 불린다. 17세기에 케플러는 이 문제에 대한 추측을 내놓았는데, 증명은 힘들었다. 마침내 1998년 토머스 헤일즈(Thomas Hales)가 케플러의 추측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의 증명은 250장의 텍스트와 3기가바이트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졌다.

4. 이런 상황은 인간의 노후화가 이미 많이 진전했음을 가리킨다. 인간의 노후화란 본질적으로 효율을 추구해 사람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노력이므로, 그것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효율의 추구는 워낙 강력한 힘이므로, 무엇으로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 요즈음에는 그런 효율의 추구를 훌쩍 넘어 사람의 본성을 기계의 판단으로 완전히 대치하려는 움직임마저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인간의 노후화에 새로운 빛깔을 입힌다. 끊임없는 전쟁은 사람의 본성에 대한 회의를 불렀다. 근년에 갑자기 심해진 테러리즘은 그런 회의를 더욱 크게 했다. ‘9·11 참사’와 지난해 인도 뭄바이의 테러리즘은 사람의 본성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뿌리째 흔들었다. 테러리스트들은 되도록 많은 사람을 가장 충격적 방식으로 죽이려고 간지(奸智)를 짜냈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재능이 나쁜 데 쓰이는 것처럼 우리를 절망적으로 만드는 것은 없다. 물론 그들이 저지른 죄악은 압제적 권력이 저지른 죄악보다 규모에서 훨씬 작다. 히틀러·스탈린·마오쩌둥(毛澤東) 등 전체주의 지도자들은 몇 천만 명의 목숨을 앗았다. 그래도 테러리스트들의 만행은 우리 마음에 매번 큰 충격을 준다. 테러리스트들이 보통사람들이므로 그들의 사악한 행위가 사람의 본성에서 직접 나왔다는 점이 부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전체주의 체제에서 저질러진 사악한 만행은 체제를 통해 나오므로 사악함과 사람의 본성 사이의 연관이 어느 정도 간접적이다. 그래서 사람의 본성이 체제 속에서 왜곡됐다는 주장도 상당한 타당성을 지니고, 사악함이 주로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는 주장을 통해 보통사람들이 어느 정도 면책되기도 한다.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확신한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일은 객관적으로 사악하지만,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그런 사악함을 충분히 정당화할 만큼 크다고 믿는다. 아무리 사악하더라도, 그들의 행위는 나름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핵심은 사람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fallibility)이다. 판단의 옳고 그름을 판별할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상황을 근본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이런 사정은 물론 정치분야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갑자기 닥친 경제위기는 사람들의 절대적 신임을 얻어 ‘현인(賢人)’ 대접을 받는 사람들도 자주 그른 판단을 내린다는 것을 괴롭게 일깨워 주었다. 이번 위기의 진원인 미국의 경우 물가관리를 맡은 중앙은행 책임자들이 통화정책을 잘못 펴 자산거품(asset bubble)이 일도록 했다.

5. 이런 곤혹스러운 사정에 대처할 길은 마땅치 않다. 사람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이 높은데도 사람마다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여기는 상황은 사람의 본성이 바뀌지 않는 한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짧은 시간에 바뀌지 않는다. 몇 십억 년 동안 자연 선택을 통해 다듬어진 터여서 사람의 본성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실은 진화의 과정이 사람의 천성을 본질적으로 바꿀 가능성도 거의 없다. 현재 실질적 조치들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사람의 판단을 되도록 인공지능(AI)의 판단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본능적 행태, 감정적 판단, 이기적 고려, 그리고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 따라서 사람의 판단이 어려운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해 판단하도록 하는 방안은 합리적이고 실제적이다. 사람과 달리, 인공지능은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보편적 지능은 아니다. 인공지능의 능력은 특수한 분야에 국한된다. 그런 전문화가 실은 인공지능의 장점이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은 이런 방안을 먼저 주창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영향을 받는 통화정책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차라리 통화량을 개인의 판단이 아닌 규칙에 따라 조절하고, 그런 방안의 관리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맡기자고 제안했다.

6. 이런 추세에서 뜻있는 발전으로 꼽힐 만한 일이 요즈음 추진되고 있다. 미 육군은 자율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지능로봇(intelligent robot)’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 로봇을 개발하려는 목적은 좀 뜻밖이다. 전투에 나선 병사들의 마음은 두려움·분노·복수심과 같은 감정들로 들끓는다. 그래서 병사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변해 ‘제네바협약(Geneva Convention)’이나 교전수칙 같은 규율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드물지 않게 민간인에게도 해를 입힌다. 만일 자율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된다면 감정 때문에 판단이 흐려지지 않으므로 전투상황에서도 훨씬 인도적으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이 개발사업을 맡은 미국 컴퓨터공학자 로널드 아킨(Ronald Arkin)은 “나의 연구 가설은 지능로봇들이 싸움터에서 지금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윤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무인항공기나 지뢰탐지기처럼 지금 군대에서 쓰는 무인 기계들은 궁극적으로 사람이 조종한다. 아킨이 개발하려는 전투로봇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행위가 윤리적이고 규율에 맞는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런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곧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값도 싸리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자율적 로봇의 출현은 인간의 노후화를 효율의 추구보다 훨씬 근본적 수준에서 밀 것이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그렇게 노후화하는 반대편에는 로봇의 출현이 있다. 아직 작가들의 상상 속에 머무르지만, 인공지능과 제조된 몸을 지닌 ‘호모 로보티쿠스(Homo Roboticus)’가 인류에 합류할 가능성은 점점 짙어진다. 과연 로봇은 어떤 존재일까?

7.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인 로봇은 미래의 인류사회를 그린 작품에서 흔히 나온다. 로봇이라는 말은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펙(Karel Capek: 1890~1938)의 희곡 <R.U.R>(1920)에서 처음 쓰였다. 이 작품은 영어 번역판 <로섬의 만능 로봇들: 환상적 멜로드라마(R.U.R.[Rossum’s Universal Robots]: A Fantastic Melodrama)>(1923)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그 뒤로 로봇이라는 말은 일상어가 됐다. 지금 로봇은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를 가리키지만, 차펙의 작품에 나온 로봇은 영혼이 없고 일밖에 모르는 인조인간을 뜻했다. 로봇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존재다. 이미 많은 공장에서 원시적 로봇이 단순하지만 힘들고 위험한 작업을 한다. 주로 금속을 재료로 삼아 기계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로봇은 사람과 쉽게 구별된다. 로봇은 때로는 사람과 비슷하게, 때로는 사람과 많이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로 그려진다. 물론 자식을 낳을 수는 없지만, 때로는 자신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과학소설 작가들은 처음에는 로봇이 사람을 압도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드러냈고, 로봇이 사람을 억압하거나 말살하는 상황을 주로 그렸다. 그러나 1930년대에는 로봇에 호의적인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널리 알려졌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이작 애시모프(Isaac Asimov)가 그린 로봇들이다. 애시모프는 사람들에게 아주 호의적인 로봇을 그렸다.

8. 아울러 애시모프는 인류를 로봇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려고 시도했다. 마침내 그는 <나, 로봇(I, Robot)> 연작에서 ‘로봇공학의 세 법칙(Three Laws of Robotics)’이라고 불리는 원칙을 다듬어냈다.

애시모프의 ‘로봇공학 3법칙’

제1법칙 : 로봇은 사람을 해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이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 된다(A robot may not injure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제2법칙 : 로봇은 사람이 내린 명령에 따라야 한다, 그것이 제1법칙과 상충하지 않는 한(A robot must obey the orders given to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제3법칙 :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런 보호가 제1, 제2법칙과 상충하지 않는 한(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and Second Law).

위의 세 법칙을 생각해낸 뒤 애시모프는 사람이라는 말을 정의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세운 법칙을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므로 로봇에 그저 사람의 명령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충분한 지침이 되지 못한다. 사악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도 물론 본질적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서 애시모프는 개별적 사람에 우선하는 ‘인류’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제0법칙(The Zeroth Law) : 로봇은 인류를 해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류가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 된다(A Robot may not injure mankind, or, through inaction, allow mankind to come to harm).

애시모프가 이런 법칙을 내놓자 로봇소설을 쓴 작가들은 거의 모두 그것을 문학적 관행(convention)으로 받아들였다. 인공지능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는 이들 법칙을 실제로 컴퓨터에 집어넣으려고 애썼다.

9. 앞으로 로봇은 인류에게 호의적이고 도움이 되는 존재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로봇을 만들고 발전시키는 것은 사람이므로 인류에게 좋은 특질은 선택되고 해로운 특질은 제거될 것이다. 이런 과정은 사람들이 가축을 길들이고 개량해온 과정과 본질적으로 같다. 사람이 맨 먼저 길들여 가장 오래 공존해온 개의 진화는 로봇의 진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윈이 진화론을 정립할 때 가축 개량업자들의 관행에서 많은 시사를 받았다는 사실은 그래서 흥미롭다. 로봇은 모습도 점점 사람을 닮아갈 것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로봇의 모습이 사람에 가까울수록 친근하게 느끼고 신뢰를 품는다. 행태에서도 로봇은 점점 사람을 닮아갈 것이다. 따라서 애시모프의 ‘로봇공학의 법칙’은 그저 문학적 관행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로봇의 진화를 인도하는 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 만일 로봇의 진화가 실제로 그런 과정을 따른다면 인류에게 충실한 로봇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류와 로봇이 함께 살면서 공진화(coevolution)할 가능성이 높다. 로봇은 능력이 향상되면서 점점 더 많은 일을 맡게 될 것이다. 특히 외계 탐험에서는 로봇의 능력이 워낙 뛰어나 인류의 역할은 부차적이 될 터이다. 현재 상상할 수 있는 기술로는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 어렵다. 로봇들은 그런 이주가 가능하며, 다른 별에서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인류를 재생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계 탐험은 인류에게 열린 ‘마지막 변경(final frontier)’이므로, 길게 보면 인류의 생존과 확산은 인류와 로봇의 성공적 공진화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10. 역설적으로, 육신이 노후화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육신을 더욱 숭상하게 됐다. 인간의 노후화를 부른 문명의 기계화는 인류에게 지난 세기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존의 걱정에서 벗어났고, 자신의 욕망에 따라 쓸 수 있는 자원을 지니게 됐다. 사람의 많은 욕망은 본질적으로 생식의 욕망으로 환원된다. 사람은 성적 선택(sexual selection)을 통해 진화했다. 이성이 매력적이라고 여긴 개체는 좋은 배우자를 많이 만나 자식을 퍼뜨렸고, 그런 과정을 통해 이성이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특질을 갖추게 된 것이다. 자연히 사람의 욕망은 이성에게 매력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존재는 물론 이성에게 매력적인 몸을 지녔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많은 자원을 들인다. 미용과 치장이 지출의 가장 중요한 항목이 됐다. 성적 매력은 생식능력과 비례하므로, 젊음은 성적 매력의 본질적 요소다. 자연히 모두 젊은 모습을 오래 지니려고 애쓴다. 운동과 절식으로 젊은 몸매를 유지하려 하고, 염색과 성형수술로 늙음을 가린다. 사정이 그러하므로, 큰 성적 매력을 지닌 사람들이 영웅이 됐다. 아름다운 얼굴, 날씬하고 튼튼한 몸매, 노래를 잘 부르는 능력, 운동 능력 같은 자질들은 모두 훌륭한 유전자를 지녔음을 암시하며, 자연히 성적 매력을 지닌다. 그래서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지닌 사람이나 운동을 잘하는 사람들은 돈과 명예를 얻고, 모두 그들을 부러워한다. 아름다운 육신과 운동에서의 재주는 내재적 가치가 거의 없다. 100m를 남보다 0.1초 더 빨리 달리는 능력에 무슨 대단한 내재적 가치가 있고, 공을 잘 차 좁은 곳에 넣는 재주에 무슨 대단한 가치가 있겠는가? 그래도 성적 선택을 통해 진화한 우리의 마음은 그것들에 절대적 가치를 둔다. 앞으로 인간의 노후화가 더욱 깊어지면 육신의 숭상도 따라서 커질 것이다. 인간의 노후화와 그에 따른 육신의 숭상은 현대 인류사회를 다듬어낸 근본적 힘이다. 그것들은 사람들의 행태부터 산업구조까지 인류사회의 모든 면에 작용한다. 자연히,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는 그것들을 살피는 것이 긴요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