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의 독립성

 

변형-생성문법의 이론 : Noam Chomsky, 이승환.이혜숙 공역, 범한서적주식회사, 1966 (원서 : Syntactic Structures, Mouton & co, 1956), Page 17~22

 

1. 지금부터 본 연구에서 언급될 언어라 함은 기본요소의 유한집합으로 구성되고 길이가 유한한 문장의 (유한 또는 무한의) 집합을 말한다. 모든 자연언어는 구어 (spoken language) 와 문어 (written language) 를 불문하고 이러한 의미의 언어들이다. 즉, 개개의 자연언어는 유한수의 음운 (또는 알파벳의 자음과 모음) 을 가지고 있으며, 무한수의 문장이 있으나 각 문장은 음운의 유한 연속체 (finite sequence) 로 표시된다. 같은 식으로 일종의 형식화된 수학체계의 '문장' 의 집합도 역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L 라는 언어의 언어학적 분석의 기본목적은 L 의 문장이 되는 문법적 연속체 (grammatical sequence) 와 L 의 문장이 아닌 비문법적 연속체 (ungrammatical sequence) 를 구분하고, 그중 문법적 연속체의 구성을 연구하는데 있다. 따라서 L 의 문법은 비문법적 연속체를 일체 포함하지 않고 L 의 모든 문법적 연속체를 생성 (generate) 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L 을 위하여 제안된 문법의 적부를 시험하는 한가지 방법은 그 문법이 생성하는 연속체가 가 사실상 문법적이냐 하는 것을 따져보는 것이다. 즉, 그 언어를 사용하는 토박이 (native speaker) 가 생성된 연속체를 용납하는 가를 보면 된다. 적부시험으로써 문법성 (grammaticalness) 에 대한 행동주의적 (behavioristic) 기준을 가진 방안을 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본 책자의 목적상, 영어의 문법적인 문장에 대한 직관적 지식 (intuitive knowledge) 을 가정하고, 어떠한 모양의 문법이 이 문법적인 문장을 효과적이고 명백한 방법으로 생성하는냐 하는 문제를 알아보기로 했다고 하자. 이렇게 가정할 때 생기는 문제는 일종의 직관적 개념 (intuitive concept) 을 해명하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 잘 알려진 문제이다. 즉, "영어에서 문법적 (grammatical in English)" 이라던가 더 일반적으로 불리 우는 "문법적 (grammatical)" 이라는 개념에 대한 해명이다.

타당성있게 문법의 목표를 설정하는 문제에서 문장 (sentence) 과 비문장 (non-sentence) 에 대한 부분지식 (partial knowledge) 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본 문제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가정을 세울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음운 연속체 (sequence of phonemes) 의 어떤 것은 명확히 문장을 이루며, 어떤 것은 명확히 비문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문법이 명확한 문장을 포함시키고 명확한 비문장을 배제하도록 가장 간결한 방법으로 이루어졌을 때, 문장과 비문장의 중간적인 애매한 문장의 경우는 문법 자체가 그들의 문법성을 결정 짓도록 하면 된다. 이것은 이미 잘 알려진 해명방법이다. (주석 : 예를 들어, N Goodman 의 The Structure of appearance (Cambridge, 1951), pp 5-6 을 참조하라. 주어진 언어학이론으로 문법의 목표를 달성하자면 한 언어의 문장 (자료) 에 대한 부분적 지식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 이유인즉, 언어학이론이 관찰된 문장의 집합과 문법적 문장의 집합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즉, 언어학이론은 "문법적 문장" 을 다음 세가지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이다 : "관찰된 문장", "관찰된 문장의 특종속성", 그리고 "문법의 특종속성" 이 그것들이다. Quine 의 설명에 따른다면, 언어학이론은 언어가 지니고 있는 '개연성' 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인 설명은 "실재하는 사실과 이 실재하는 사실을 외삽법을 사용하여 기술하는 법칙의 간결성" 에 기반을 두고 있다. (W. V. Quine, From a logical point of view, [Cambridge, 1953], p.54). § 6.1 을 참조하다.) 따라서 어느 정도에 달하는 수의 명확한 경우 (문장이건 비문장을 막론하고) 만 알면 문법의 적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얻을 수 있다. 하나의 언어를 단독으로 생각하면 상술한 적부기준은 약한 것이 되고 만다. 서로 다른 다수의 문법들이 그 언어의 명확한 경우들을 적절히 다룰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개개언어의 경우를 모두 같은 방법으로 구성된 문법들로 다루어야 한다고 하면 적부기준이 상당히 강력한 위치에서 일반화될 수가 있다. 환언하면, 언어학이론이 모든 문법을 미리 결정하는 양식에 따라서 개개의 문법과 그 문법이 기술하는 언어의 문장자료와의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써, "관찰된 문장 (observed sentence)" 에 의한 "문법적 문장" 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보편성 (일반성) 있게 해명을 시도하는 강력한 기준을 얻게 된다. 나아가서는 언어학자의 관심이 개별언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의 일반적 본질에도 있는 것을 미루어볼 때 위에 말한 개념은 언어학이론에서 타당한 필요조건이 된다. 특히 중요한 본 논제에 대하여는 언급되어야 할 바가 많으나 여기에서는 이 정도로 줄이기로 하겠다. § 6 을 참조하기 바란다.

2. 실제적으로는 어떠한 방법으로 문법적인 연속체와 비문법적인 연속체구별할 것인가?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하여 완전한 해답을 여기서 시도하려는 것은 아니다(§6과 §7을 참조하라). 그러나 이에 대한 몇가지의 소위 알려진 해답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밝혀 두고 싶다. 첫째, 문법적 문장의 집합이 언어학자의 현장연구(field work)에서 얻은 언어표현의 자료와 동일시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언어에 대한 여하한 문법이라 할지라도 유한하고 일면 우연한 방법으로 얻은 관찰된 언어표현자료를 문법적 언어표현(무한일수도 있다) 속에 투영(project)시키고 있다. 이러한 점은 언어에 대한 유한하고 우연한 경험에 입각하여 무한수의 새로운 문장을 만들고 이해하는 화자(speaker)내의 작용 [또는 행동. behavior]을 문법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보인다. 진정으로 "L에서 문법적(grammatical in L)"이라는 개념(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L에서 관찰된 언어표현"에 의하여 이루어진"L에서 문법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여하한 특성규정)에 대한 모든 해명은 상술한 언어행동(linguistic behavior)의 근본적 국면을 설명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언어의 문장 (자료) 에 대한 부분적 지식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 이유인즉, 언어학이론이 관찰된 문장의 집합과 문법적 문장의 집합간의 관계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즉, 언어학이론은 "문법적 문장"을 다음 세 가지에 의하여 규정한다는 것이다:"관찰된 문장", "관찰된 문장의 특종속성", 그리고 "문법의 특종속성"이 그것들이다. Quine의 설명을 따른다면, 언어학이론은 언어가 지니고 있는 "개연성"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인 설명은 "실재하는 사실과 이 실재하는 사실을 외삽법을 사용하여 기술하는 법칙의 간결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W. V. Quine, from a logical point of view, [Cambride, 1953], p. 54), §6.1을 참조하다.  

3. 둘째로, "문법적" 이라는 개념을 의미론적으로 해석하여 "유의의적 (meaningful)" 이라던가 "중요하다 (significant)" 라는 것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다음의  ⑴ 과 ⑵ 의 두 문장은 의미가 없기로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서 불구하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첫째 문장 ⑴ 만이 문법적이라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서, 다음의 네 문장을 놓고 의미론적 견해를 가지고 보면 ⑶이 ⑸보다, 그리고 ⑷가 ⑹보다 낫다고 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⑶과 ⑷만이 영어에서 문법적 문장이 된다.

의미론에 근거를 두고 "문법성"에 대한 정의를 얻으려는 연구라면 여하한 것이라도 무익하다는 것을 이러한 예문들이 보여 주고 있다. ⑶과 ⑷를 ⑸와 ⑹에서 구별해야 한다는 구조상의 깊은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7에서 살펴 보겠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명을 구하기 전에 우선 통사론구조의 이론을 이미 잘 알려진 한계를 훨씬 넘는 데까지 전개해보기로 하겠다.

4. 셋째로, "영어에서 문법적"이라는 개념을 "영어에 대한 높은 순위의 통계학적 근사치(high order of statistical approximation to English)"라는 개념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문장 ⑴과 ⑵는(비록 이 문장의 어는 부분도) 영어담화에 결코 사용된 일이 없다고 가정하는 것이 공정한 판단이 될 것이다. 따라서 문법성의 규정을 어떠한 통계학적 모형에 의한다 할지라도 이 두가지의 문장은 똑같이 영어와는 '녹분이 멀다'는 같은 이유로 배제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⑴은 비록 의미는 없지만 문법적이요, ⑵는 비문법적이다. 이 두 문장을 영어하는 사람에게 내놓으면 ⑴은 정상적인 문장억양(sentence intonation)으로 읽고, ⑵는 각 단어마다 내림억양(falling intonation)으로 읽게 된다. 사실상 ⑵에 있어서는 서로 관련이 없는 단어들을 나열해 놓은 것을 읽는 억양형을 사용한다. ⑵의 각 단어를 따로 떨어진 구절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⑴은 ⑵보다 훨씬 쉽게 상기되고 퍽 속히 배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영어하는 사람이 이 두 문장에 사용된 어느 두 단어가 연결되어 실제의 담화에서 사용된 것을 아직껏 보거나 들어 본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살펴 보자, 즉, "I saw a fragile_"이라는 문맥(context)에서 "whale"과 "of"라는 두 단어의 어느 쪽도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영어하는 사람들의 언어경험이다. 즉, 이 두 단어의 빈도가 똑같이 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즉각적으로 이 가운데 하나를 대치(substitution)하면 문법적 문장을 이루지만, 다른 하나를 대치하면 비문법적 문장을 이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물론, ⑴과 같은 문장은 어느 정도 억지로 꾸며낸 입장에서 사용될 수 있으나 ⑵는 결코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집해서는 안된다. 그 이유는 ⑴과 ⑵를 분리하는 근거가 바로 우리가 결정하려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더 말할 나위 없이, 문법적인 언어표현을 만들어 내고 또한 인식한다는 능력은 통계학적 근사치등의 개념에 의한 것이 아니다. 문법적인 문장을 "일어날 수 있는 것(can occur)" 또는 "가능한 것"으로 간주하는 관례는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가능하다"는 것을 "확율이 놓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언어학자가 명확히 구별하는(주석 : 뒤에 다시 "명확한 구별"이라는 것을 "문법성의 수준(levels og grammaticalness)"이라는 수정된 개념에 따라 생각해 보겠다. 여기서는 본 논제와 관계가 없는 것이기에 논하지 않겠다. 말하자면, ⑶과 ⑷를 ⑴에 비교하면 ⑴이 낮은 문법성의 수준에 있지만 ⑴은 ⑵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⑴과 ⑵가 영어에서 통계학상 연분이 먼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다수의 쌍을 이루는 비슷한 분장에 나타난다.) "문법적"이라는 것과 "비문법적"이라는 것도 언어의 '현실'이 완전히 기술되기에는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공확율과 확율이 매우 낮은 모든 것을 불가능으로 보고 확율이 높은 모든 것을 가능으로 보는" 개괄적인 해석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견해에 기반을 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주석 : C. F. Hockett, A manual of phonology (Baltimore, 1955), p. 10.)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식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며, 구조분석이 순전히 통계학적 방법으로 불투명한 주변을 명확히 한다는 약식적 요약과 같은 것으로 이해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정한 길이를 가진 연속체들을 영어에 대한 통계학적 근사치순위에 따라서 나열해 본다면 문법적인 연속체와 비문법적인 연속체가 서로 무질서한게 배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사치순위와 문법성간에는 하등의 관련성이 없는 것 같다. 언어에 대한 의미론적 연구며 통계학적 연구는 부인할 수 없는 이득과 중요성을 지니고 있으나 이러한 연구가 문법적 언어표현의 집합에 대한 판단과 특성규정이라는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즉, 문법은 자율적이며 의미론과는 독립된 것이다. 또한, 확율적 방법론은 통사론적 구조의 몇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특별한 동찰력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주석 : §8과 §9에서 다시 의미론과 통사론의 관련성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봄으로써 통사구조를 독립적인 기초에서 결정한 후에야 비로서 관련성을 연구할 수 있다는 논증을 세워 보겠다. 언어에 대한 통사론적 연구와 통계학적 연구와의 관계성도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어에 대한 문법을 가지고 그 언어의 용도를 통계학적인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구할 수는 있다. 또한, 언어의 용도에 대한 확율적 모형(언어에 대한 통사구조와는 별개의 것으로)을 발전시키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수는 있다. B. Mandelbrot, "Structure formelle des textes et communication : deux etudes", Word 10. 1­27(1954)와 H. A. Simon, "On a class of skew distribution functions", Biometrika 42. 425­40(1995)를 참조하라. 통계학적 구조와 통사론적 구조에 대하여 우리가 거부한 바 단순한 근사치순위형보다 더욱 치밀한 관련성을 수립해 보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치밀성있는 관련성의 수립이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바로는 이런 식의 제안이 어느 하나 명백한 결함을 가지지 않은 것이 없다. 다시 말하면 n 을 주의의 수로 생각했을 때, 한 연결체의 처음 n 개의 단어가 문법적 문장 S1 의 처음이 되고 마지막 n 개의 단어가 문법적 문장 S2 의 마지막이 된다고 하여도, S1 과 S2 가 구별되지 않으면 안될 경우가 있음을 의미해야 한다. 예를 들면, "the man who…are here"형의 연결체를 생각해 보자, 여기에서, …가 임의의 길이를 가진 동사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주의할 점은 언제나 새롭고 그러면서도 완전히 문법적인 단어류의 연결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I saw a ­house"라는 문맥에서 지금까지의 어느 것 보다도 긴 형용사의 연결체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⑴과 ⑵의 경우에서 문형의 빈도나 단어류연속체의 근사치순위등에 의하여 문법성과 비문법성을 구별하려는 여러 가지 시도는 이상 말한 것과 같은 여러 가지 사실과 모순을 이룬다.).